1.
4월 마지막을 향해 가며.
오후의 햇빛은 제법 강해졌다. 걸어 다니면 더울 정도.
그나마 아침저녁은 쌀쌀하다는 게 위안이 된다.
여름은 천천히 와주었으면 좋겠으므로.
이 시기에 알맞은 온도로 기분 좋게 걷기 좋은 시간은
4시 30분에서 6시 사이 정도라는 걸 발견했다.

 

 

2.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선택이 가능한 것들은 때에 따라 하지 않는 것도 자신을 위해 좋다.
이게 아닌데라며 억지로 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면 결국 탈이 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자동차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한 번씩 휴게소를 들러줘야 하지 않던가.
물론 사람이 쉬어 가는 것도 있지만, 자동차 엔진도 한 번씩 식혀줘야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때로는 마음을 그냥 정적으로 두어도 좋다.
일부러 밝은 마음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몸도 마음도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쪽 저쪽 어느 정도 다 필요하다고.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감정들 또한 제 각자 역할이 있지 않던가.

 


3.

 

 

 

 

 

 

 

 

 

 

<내 마음을 읽는 시간> 저자 변지영.

 

 


한 번씩 심리학, 뇌과학, 사회과학, 관계, 대화법에 관한 책들에 꽂힐 때가 있는데 요즘이 그러하다. 몰아서 읽고 읽는 중.
그러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이란 책에서 자존감에 관한 부분을 읽게 되었는데 완전히 공감되었다.
차근차근 리뷰를 써볼까도 싶지만, 읽어야 할 책이 밀려있는 관계로 지금 일단 자존감 부분만 끄적여보기로 한다.

 
누군가 안 좋은 말을 해서 기분이 나쁘고 상처받을 때, 사람들은 이것을 낮은 자존감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이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연결하지 않는다.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가치 판단이다. 
나는 자존감이 있어도 누군가의 평가나 부정적인 말에 상처받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왔다.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받는 게 왜 자존감이 낮은 것인가.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일명 나만의 사고방식인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전법. 은근히 이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심리학 책 읽다 보면 여기에 해당되는 게 제법 많기도 하고 말이다.
오~나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이미 이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어!! 라고 스스로 뿌듯했다는 건
안 비밀이다.

 

어쨌든, 귀가 있고 뻔히 들리는데 기분 나쁜 말을 기분 나쁘다고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거 아닐까?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면 여기다 대고 갑자기 "모든 사람이 널 좋아할 수는 없잖아." 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누가 언제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해 달라고 했나? 하지도 않은 말을 하며 확대해석하는 사람 꼭 한 명씩 있다.
핵심은 그게 아닌데 꼭 핵심을 벗어나 말꼬리잡고 엉뚱한 소리 하는 사람들....
어휴. 그런 사람 하고는 가능한 대화를 섞지 않는 게 좋다. 어차피 남의 말 안 듣는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런 말을 그냥 무시할 수도 있고 별로 신경 안 쓸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자존감이 있으니까, 자신이 소중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니까 싫은 말이 귀에 거슬린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

내 감정을 속이고 싶지 않다고나 할까. 지금 난 이런 마음이구나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낫지 안 괜찮은 걸 자꾸 괜찮다고 강요하고 요구하는 분위기가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물론 그것을 오랫동안 두고두고 신경 쓰며 자신을 탓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면 그때는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자존감이 낮아서 상처받는 게 아니라 자존감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누구든 평가든 부정적인 말에는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도 그러한 점을 꼬집는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고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데
타인의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만큼 자존감이라는 것은 불안정하고
거기에 연연하지 말자고 한다. 자존감이 높아야 해!! 여기에 집착하지 말 것.
자존감이 마냥 좋은 게 아니다. 여기에도 역기능이 있고 꾸준한 비판과 문제 제기도 있어왔다.
그러므로 이 책은 자존감의 대안으로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기자비'를 강조한다.
자기자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나오는데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게다가 타인의 판단과 무관하게 자신이 내리는 자기에 대한 '가치감'이라고는 해도,
정말 타인의 평가나 사회적 상황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는 나에 대한 믿음이 있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주위에서 목표한 것을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성적이 좋게 나오든 나쁘게 나오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든 욕을 듣든 상관없이 일관된 '가치감'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자신에 대한 평가는 상황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처럼 자존감은 성취나 타인의 평가와 관련이 있고 불안정하다는 특성을 지닙니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p.217

 

 

 

텍사스대학교의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는 자존감을 높이려고 애쓰다가 오히려 불행해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에 대한 판단을 그만 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친절하게 받아들이는 자기자비가 정신 건강에 더 유익하다고 제안합니다.
『내 마음을 읽는 시간』p.221~222
 

 


 

예를 들면, 
"넌 왜 그렇게 자존감이 낮니? 자존감을 높여!" 이 말보다,
"그러한 속상함은 자연스러운 거야. 자존감 문제가 아니니까 네가 이상한 게 아니야!"

(이게 자기자비의 예는 아니다. 그냥 속상한 건 속상하다 인정하고 자존감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각을 말하고 싶음이다.)
이 말이 훨씬 마음을 읽어 주는 기분이다. 그리하여 앞으로 뭔가 할 수 있다는 기분이 되기도 하다.

 

 

그러므로 나는 노력했는데 왜 안 되는 걸까 낙담할 필요 없다.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기존의 이론들도 알고 보면 역기능, 비판들이 발견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꼭 그게 맞는 내용이 아니었음이 밝혀지기도 하고
최근까지도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과는 맞지 않을 수 있으니까.
더불어 이처럼 새롭게 바라보고 더 좋은 대안들이 나오니 말이다.
새삼 느끼지만 심리학을 포함 뇌과학이나 사회과학 책도 이렇게 갱신하듯 한 번씩 읽어주면 좋은 것 같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 사고방식을 찾아갈 수 있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다고나 할까.
캬~! 이 맛에 내가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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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곳에 두어도 참 예쁠 것 같고,

생기 있고 반짝반짝하게 모든 분위기를 확 살려줄 것만 같은 겹벚꽃이다.

덩달아 마음도 핑크핑크해지며 약간 설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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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벚꽃을 보고 있노라면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마치 하얀 눈이 나무에 내려앉은 듯한 모습.

바람이 불면 꽃잎들은 휘날리고,
눈앞은 자연스레 꽃길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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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맑은 공기

부드러운 햇빛

기분 좋은 바람

흐드러지게 핀 하얀 벚꽃.

 

반짝반짝하고 너무나 예뻐

누군가와 함께 하고픈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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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만 빨강이 잘 어울리는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딸기를 보면서, 얘는 또 왜 이렇게 예쁜 빨강인 걸까 감탄하고는 한다.

거기다 딸기만의 달달하고도 싱그러운 과일향!

빨강만 있으면 보는 사람이 너무 단조롭지는 않을까하여

물방울 모양에 초록 꼭지까지 갖춘 귀여운 과일이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상큼하면서도 달콤함이 한가득 퍼지는데,

슬슬 더워질 기미를 보이며 봄이 살짝 힘겨워진다면 딸기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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