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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와 습도.

지하철을 탔는데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나머지 목적지에 다 왔어도 내리고 싶지 않더라.

계속 타고 싶은 이 마음!

특히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냥 맨 끝에 있는 종착역까지 가볼까,라고 짧지만 진지하게 1초 고민하는 건 안 비밀.

아직 한 번도 그래본 적은 없지만 내리면서 참 많이 아쉬운 게 사람 마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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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서임을 알리는 흰색 봉투나 지로용지가 대부분인 우편물들 속에서 

알록달록한 편지봉투 하나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프린터로 찍어낸 딱딱한 글씨들 사이로 더욱 빛을 발하는 누군가의 손글씨!

이상하게도 이럴 때는 우편함에서 집 현관문을 향해 걷는 그 순간마저도 너무나 길게만 느껴진다.

얼른 개봉해보고 싶어 이미 손끝은 봉투를 만지작만지작,

누군가의 손편지는 왠지 모르게 사람을 웃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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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로 하늘이 예쁘게 물드는데 건물에 가로막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

유성이 떨어지는데 너무 순식간일 때.

무지개가 떴는데 너무 빨리 사라졌을 때.

너무나 예쁜 꽃이 활짝 폈는데 향기까지 좋을 때.

파란 하늘에 하트 구름이 둥둥 떠있을 때.

.

.

.

 

이렇게 멋진 순간들은 왜 이리 짧기만 한 걸까.

혼자 즐기기엔 너무나 아까운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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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들어가거나 나오기 위해서,

어떤 곳은 자동문인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곳은 회전문인 경우도 있다.

혹은 두꺼운 유리로 된, 엄청 엄청 무거운 문.

이럴 때는 밀거나 당겨야 하는데

이게 참 만만치가 않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고마운 순간이 있었으니,

앞사람이 나가면서 손으로 문을 잡아주었을 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남기고 지나치기는 하지만,

사실 마음속은 말랑말랑해지면서 웃음꽃이 피어난다.

별것 아닌 거 같은데도 되게 고맙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그래서 다짐하게 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해줘야겠다고.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도 따뜻함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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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나서 기다렸다는 듯, 별거 아니라고,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내가 다 안다는 식으로 충고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절대 잘 들어주는 게 아니다.

정작 용기 내어 자신의 약함, 고민을 얘기하는 그 사람의 상처를 후벼파는 일일뿐.

 

 

그것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당사자에게는 가장 큰 고통일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본인에게는 간단한 문제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상황, 환경, 얽혀있는 인간관계 때문에 그렇게 녹록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다 가벼운 말투로 그 사람을 나무라듯, 못났다는 듯 훈계하면 그 말이 더 상처가 된다. 

내가 맞아, 내가 다 알아, 넌 잘못했어. 내가 알려줬어.라는 식의 느낌을 담아

오늘도 난 누군가의 말을 잘 들어줬어라고 생글생글 웃으며 뿌듯해하는 사람들이여. 제발 착각하지 말기를.

단순한 '듣기'와 '들어주는 것'에는 엄청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참고로 알려주고 싶은 것이 하나.

누군가 말하는 것을 머뭇거린다면 그건 정말 정말 힘들어서 말하기 힘들거나, 어떠한 사정이 있거나 등등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말이다.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만 적어도 그쪽은 아니라는 거. 

그럼에도 자꾸만 말해보라며, 자신의 호기심과 잘 들어준다는 자만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뭔가 캐내려 하지 말 것.

본인의 사람 대함이 꽝인 걸 모르고 자꾸만 질문 공세를 하지 말기를.

안 알려준다고 숨긴다느니 대단한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러냐느니 억지를 쓰며 몰아가지 말기를.

그렇게 뭔가를 캐고 싶다면 차라리 산에 가서 돌을 캐거나 광물을 캐거나 해서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길 바란다.

단언하건대, 그 정도 열정이면 충분히 프로 광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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