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나서 기다렸다는 듯, 별거 아니라고,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내가 다 안다는 식으로 충고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절대 잘 들어주는 게 아니다.
정작 용기 내어 자신의 약함, 고민을 얘기하는 그 사람의 상처를 후벼파는 일일뿐.
그것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당사자에게는 가장 큰 고통일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본인에게는 간단한 문제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상황, 환경, 얽혀있는 인간관계 때문에 그렇게 녹록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다 가벼운 말투로 그 사람을 나무라듯, 못났다는 듯 훈계하면 그 말이 더 상처가 된다.
내가 맞아, 내가 다 알아, 넌 잘못했어. 내가 알려줬어.라는 식의 느낌을 담아
오늘도 난 누군가의 말을 잘 들어줬어라고 생글생글 웃으며 뿌듯해하는 사람들이여. 제발 착각하지 말기를.
단순한 '듣기'와 '들어주는 것'에는 엄청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참고로 알려주고 싶은 것이 하나.
누군가 말하는 것을 머뭇거린다면 그건 정말 정말 힘들어서 말하기 힘들거나, 어떠한 사정이 있거나 등등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걸 말이다.
그것도 아니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만 적어도 그쪽은 아니라는 거.
그럼에도 자꾸만 말해보라며, 자신의 호기심과 잘 들어준다는 자만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뭔가 캐내려 하지 말 것.
본인의 사람 대함이 꽝인 걸 모르고 자꾸만 질문 공세를 하지 말기를.
안 알려준다고 숨긴다느니 대단한 것도 아니면서 왜 그러냐느니 억지를 쓰며 몰아가지 말기를.
그렇게 뭔가를 캐고 싶다면 차라리 산에 가서 돌을 캐거나 광물을 캐거나 해서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길 바란다.
단언하건대, 그 정도 열정이면 충분히 프로 광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