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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혹시 치즈 버거니?
모니카 아르날도 지음, 이정아 옮김 / 우리동네책공장 / 2022년 7월
평점 :
친구와의 '우정'을 떠올리면 즐겁거나 힘든 순간에 언제나 함께 하며 의지가 되는 관계를 떠올립니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이런 순수한 우정을 쌓았지만, 성장하고 사회에 나가게 되면 나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을 조금씩 따져가면서 우정을 쌓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로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시작한 우정은 그 기대치에 못 미쳐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 무너질 가능성이 높죠.
이 책의 주인공 너구리 '그럽'과 씨앗 '씨드'도 겉보기에는 전혀 안 어울리지만 그럽이 씨드에게 바라는 것이 있고 씨드는 그럽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기에 이어질 수 있었던 우정입니다. 배고픈 그럽은 씨드가 자라서 치즈 버거를 맺어 자신을 배부르게 해주길 바라며 씨드를 땅에 심고 정성껏 가꾸고 곁을 지켜주었죠. 처음에 씨드는 별 생각없이, 그저 그럽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마 치즈버거가 열릴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줬지만 점점 자라면서 치즈버거가 아닌 다른 결과물이 나올까봐 두려워하게 됩니다. 결국 씨드는 치즈버거 대신 꽃을 피웠고 그럽은 크게 실망합니다. 결과를 생각해본다면, 그럽이 실망해서 화를 내며 씨드를 떠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그럽은 씨드 자체가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실망감을 기쁨으로 바꿨어요. 이것은 어른들도 하기 힘든 부분이라 그럽이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진짜 '우정'이 어떤 건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정이란 무언가를 바라는 관계가 아니라 그 자체가 소중한 것이라는 걸요. 이 책을 읽은 우리 아이가 성장한 후에도 진실된 우정을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우리동네책공장으로부터 도서를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