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각축전
알렉스 캘리니코스 외 지음 / 책갈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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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세계대전 개전 전에 레닌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민족 문제에 관한 노동계급 민주주의의 강령은 다음과 같다. 어떤 나라도 어떤 언어도 특권적 지위를 누려서는 절대 안 된다. 완전한 자유 속에서 민주적인 방식으로 독립국을 세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민족들의 정치적 자결 문제를 푸는 해결책이다." (113-114)


   이런 사례들에서, 나토 군사동맹을 동쪽으로 확장하려는 미국의 집요한 노력은 자기 제국을 넓히려는 유럽연합의 소망과 언제나 맞물렸다. 이는 소련이 몰락하던 1991년에 미국이 당시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한 약속을 대놓고 위반하는 것이었다. (135)


... 케네디는 두 가지를 양보해 흐루쇼프로 하여금 신속하게 미사일을 철수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케네디는 쿠바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며, 소련을 겨냥해 터키와 이탈리아에 배치한 핵미사일을 철수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케네디와 흐루쇼프는 이 중 둘째 약속을 비밀에 부치기로 합의했다. 케네디가 그해 11월에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공격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케네디는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승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흐루쇼프는 먼저 굽힌 사람으로 묘사되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케네디에게서 기대 이상의 양보를 받아 냈기 때문이다. (153)


   마르크스주의 제국주의론은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러시아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은 제국주의를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라고 불렀다. 레닌의 동지인 폴란드계 독일인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다음과 같이 썼다. "제국주의의 정수는 자본이 기존의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하고, 그 새 영역을 두고 서로 경제적·정치적 쟁투를 벌이며 경쟁한다는 점이다." 달리 말하면,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의 특징은 경제적 경쟁과 지정학적 경쟁이 서로 맞물리는 것이다. 경제적 경쟁은 자본주의의 원동력인데,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기술 혁신과 생산 확대에 투자하며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202)


   동유럽 대중은 서방의 영향력 확장으로 이득을 봤는가? 서방의 신자유주의적 제국주의의 확장은 동유럽에서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 노동계급 삶의 파탄, 극우와 파시즘의 부상을 낳았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지배층은 서방과 교역을 늘리고 시장 친화적(신자유주의적) 개혁을 하는 것이 자기들에게 득이 되리라 보고 친서방 행보를 보였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대중은 인근 국가 중 가장 심각한 불평등과 빈곤에 시달리게 됐고, 친서방 지배층의 반동적 민족주의를 틈타 파시즘이 성장하고 소수민족들이 크게 억압받았다. 젤렌스키 정부 역시 친서방 ·반러 국수주의를 강화해 왔다. 지금도 서방의 군사개입 확대를 요구하며 긴장 고조에 일조하고 있다. 나토와 러시아의 직접 충돌을 낳을 것이 분명한 우크라이나 영공 비행 금지 구역 설정을 집요하게 요구한다. 이 전쟁에서 서방의 비호를 받은 젤렌스키 정부가 승리하면 우크라이나를 서방 제국주의 쪽으로 더 끌고 갈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이는 다시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더 큰 갈등을 일으킬 불씨가 될 것이다.(217-218)


   소련은 국가자본주의 사회로, 지배계급인 국가 관료가 자본축적을 위해 노동계급 대중의 노동을 착취하는 사회였다. 그런 착취 덕에 소련은 세계적 군사 강국이 됐다. 그러나 1980년대에 소련은 극심한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220)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은 지적을 한 바 있다. "노동자 정당이 보잘것없는 민주주의의 외피를 지킨다며 '우리'나라의 제국주의를 지지하다가는 독립적 정치를 포기하고 노동자들을 국수주의적 혼란에 빠뜨려 인류를 재앙에서 구원할 유일한 요소를 파괴하게 될 것이다." 국제 노동계급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보다 훨씬 더 나은 대안을 건설할 자격과 잠재력이 있다. 그리고 그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국주의 체제와 자국 지배계급에 맞서 싸워야 한다. (236)


   많은 좌파들은 제국주의를 (미국 같은 특정) 강대국의 약소국 지배로 이해해 왔다. 그러나 제국주의는 이처럼 식민주의로 환원될 수 없고, 강대국들 간의 세계적 경쟁 체제로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면 미국과 서유럽 강대국들처럼 분명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동유럽을 놓고 서방과 쟁탈전을 벌이는 제국주의 국가이고, 세계적 수준에서도 점점 더 그러고 싶어 한다. (237)


   러시아 노동자들은 푸틴이 대외 정책에서 거둔 '성공'을 지지하면서, 국내에서의 심각한 노동개약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보아넘겼습니다. 그런 개악의 사례로 2018년 연금 '개혁'이 있었는데, 이 '개혁'으로 남녀 노동자들의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5년 늦춰졌습니다. (241)


   이처럼 온 사회가 재앙에 휩싸인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살상하고, 러시아 국내에서는 반전 활동가들이 구금되고 있다. 경찰은 시위를 유혈 진압할 뿐 아니라 시위 참가자들에게 물리적 폭력과 고문을 자행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는 모스크바 브라테예보구 경찰서에서 활동가들에게 어떤 고문이 자행되고 있는지를 짐작케 하는 녹음 파일이 돌고 있다. (261)


   러시아의 평범한 사람들은 적이 아니다. 진정한 적은 러시아의 기업주들과 정치인들이다. 이들과 평범한 러시아인들을 혼동하는 것은 푸틴의 전쟁에 맞선 저항을 약화시킬 뿐이다. (270)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한다. 그리고 이 침공이 패배해 푸틴의 제국주의에 타격이 되길 바란다. 푸틴의 침략군은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 대중과 사병들의 반란, 나토 열강에 독립적인 우크라이나인들의 운동이 결합돼서 패배하는 것이 가장 좋다. (279)


... 그렇지만 미국은 미군이 기소될 때는 국제형사재판소를 인정하지 않는다. 서방 지도자들이 푸틴을 전범으로 규탄하는 것은 더 큰 그림의 일부다. 즉, 자신들의 최대 경쟁자 중 하나를 상대하는 전쟁의 수위를 더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지지 여론을 쌓아가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푸틴이 전범이라면 ['테러와의 전쟁'을 벌인] 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 미국 전 대통령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등도 전범이다. 전쟁범죄에 대한 조사는 우크라이나에서만이 아니라 아부 그라이브와 관타나모에서도 해야 마땅하다. 마리우폴의 파괴는 이라크 팔루자의 파괴와 나란히 놓고 봐야 한다 .(287)


   한국의 무기 수출으 사우디와 이집트 같은 최악의 반인권 정권에 그치지 않는다. 방위사업청은 우방국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1000건 이상의 전략물자 수출 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유엔 세관 데이터를 보면, 2015~2020년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은 2009~2014년보다 22퍼센트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4년간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액은 2344만 달러(265억 원)로, 박근혜 정부 4년간 수출액인 1019만 달러(116억 원)의 갑절이 넘는다. 문재인 정부가 이스라엘에 판매한 무기의 절반 이상은 폭탄, 수류탄, 어뢰, 지뢰, 미사일, 탄약 등 발사 무기류다. 

   이처럼 한국의 방위산업과 무기 수출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한국 방산 기업드의 수익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운운하며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서방 국가들이 공공연하게 판매하기를 꺼리는 분쟁 지역에까지 적극적으로 무기를 수출하는 위선을 보여 줬다. 이에 반해 한국이 무기를 판매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억압을 피해 한국을 찾은 난민들에게 한국 정부는 극도로 인색하다 못해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한국의 무기 수출이 급증했던 2010~2020년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1.3퍼센트에 그쳤다. 한국 정부는 이 죽음의 수출을 당장 중단해야 할 정치적 ·도덕적 책임이 있다. (306-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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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 (반양장) 레닌 전집 63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지음, 이정인 옮김 / 아고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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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독점의 역사를 핵심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1860~70년대: 자유경쟁의 발전이 가장 높이, 정점에 도달한 단계. 독점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맹아에 불과하다. (2)1873년 공황 이후: 카르텔들은 장기간 발전했지만 아직 예외적이다. 그것들은 아직 견고하지 않으며, 일시적 현상이다. (3) 19세기 끝무렵의 호경기 및 1900~3년의 공황: 카르텔들은 모든 경제활동의 기초들 가운데 하나가 된다. 자본주의는 제국주의로 전화되었다. (35)


...자본의 집중 및 은행 거래의 증가가 은행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더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것이다. 몇몇 자본가들을 위해 당좌계정을 운영할 때 은행의 이 업무는 순수하게 기술적이고 완전히 보조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업무가 엄청난 규모로 증대되면 한 줌의 독점가들이 전체 자본주의 사회의 상공업 업무들을 자신들의 관할 아래 두게 된다. (56)


   생산의 집중, 그로부터 성장한 독점조직들, 은행과 산업의 융합 또는 유착, 그것은 금융자본의 발생사인 동시에 금융자본이란 개념의 내용인 것이다. (76)


   산업의 호황기에는 금융자본이 엄청나게 높은 이윤을 얻고, 불황기가 되면 견실하지 못한 작은 기업들이 쓰러진다. 대은행은 이렇게 쓰러지는 기업들을 헐값으로 사들이거나, 벌이가 좋은 '구조조정(Sanierungen)', '구조재편(Reorganisationen)' 작업에 참여한다. (90)


   급격하게 발전하는 대도시 근교에 대한 땅투기도 금융자본에게는 굉장한 돈벌이가 되는 사업이다. 은행들의 독점은 여기서 토지소득의 독점 및 교통노선의 독점과 결합된다. (91-92)


   일단 독점이 형성되어 수십억의 돈을 움직이게 되면, 그것은 절대적인 필연성을 가지고 정치체제나 다른 어떤 '세부적인 것들'이 어떻든 관계 없이 사회생활의 모든 면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94)


   자본의 소유가 자본의 생산적 투자와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이 산업자본 또는 생산자본과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에서 나오는 소득으로만 생활하는 금리생활자가 기업가나 자본 운용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사람들과 분리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일반적 특성이다. 제국주의 또는 금융자본의 지배는 이런 분리가 상당한 정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가장 높은 단계다. (96)


   자유경쟁이 완전히 지배적이었던 예전의 자본주의에서는 상품수출이 전형적인 것이었다. 이제 독점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최근 단계에서는 자본수출이 전형적인 존재다. (100)


... 자본수출의 필연성은 몇몇 나라들에서 자본주의가 '지나치게 성숙'해서 자본에게 (낙후된 농업과 대중의 빈곤이라는 조건 때문에) '수익성 좋은' 투자 대상이 있는 분야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의해 창출되었다. (102)


   금융자본은 독점의 시대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독점은 가는 곳마다 독점의 원리를 전파한다. 유리한 거래를 위해 공개된 시장에서의 경쟁 대신 '연고'를 이용한다. 차관의 일부를 채권국의 생산물, 특히 군수품, 선박 등을 구입하는 데 지출하는 것을 차관 조건으로 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관행이다. (106)


   최근 자본주의의 기본적 특징은 거대기업가들의 독점연합에 의한 지배라는 것이다. 이러한 독점조직들은 모든 원료산지를 한 손에 장악하고 있을 때 가장 견고하다. 그리고 국제적인 자본가 연합이 경쟁자들에게서 모든 경쟁의 가능성을 빼앗기 위해서, 예를 들어 철광산과 유전 등을 매점하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가는 이미 우리가 본 그대로다. 식민지를 보유하는 것만이 경쟁 상대와의 투쟁에서 나타나는 온갖 우연-경쟁자가 국가전매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할지 모른다는 우연까지 포함해서-에 대해 독점의 성공을 완벽하게 보장한다. (135)


   자본수출의 이익 역시 식민지 정복을 부채질한다. 왜냐하면 식민지 시장에서는 독점적 방법에 의해 경쟁 상대를 배제하고 공급을 확보하며 '유착관게'를 단단히 다지는 등의 일이 더 쉽기(아니, 때로는 거기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138)


...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기본 양태를 포함하는 제국주의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이다. 

   (1) 독점을 창출하여 그것이 경제생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정도로 높은 발전 단계에 도달한 생산과 자본의 집중 (2)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융합, 그리고 이 '금융자본'을 기초로 한 금융과두제의 탄생 (3) 상품수출과 구별되는 자본수출이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획득 (4) 세계를 분할하는 자본가들의 국제적인 독점연합들 형성 (5) 거대 자본주의 열강들에 의해 지구의 영토적 분할 완료. 요약하면 제국주의란 독점과 금융자본의 지배가 형성되고, 자본수출이 중요한 의미를 획득하며, 국제 트러스트들에 의한 세계 분할이 시작되고, 가장 큰 자본주의 나라들에 의해 지구의 모든 영토 분할이 완료된 발전 단계에 도달한 자본주의다. (144-145)


제국주의는 농업 지역뿐 아니라 가장 공업화된 지역도 합병하려고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벨기에에 대한 독일의 욕망, 로렌 지역에 대한 프랑스의 욕망), 이는 첫째로 이미 세계 분할이 완결된 탓에 재분할할 때는 모든 종류의 땅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여러 강대국들의 경쟁이야말로 제국주의의 본질적 특성이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직접적으로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 경쟁국을 약화시키고 경쟁국의 헤게모니를 파괴하기 위해서 영토를 장악하려고 한다(독일에게는 벨기에가 영국에 대한 거점으로, 영국에게는 바그다드가 독일에 대한 거점으로 특별히 중요하다). (149)


제국주의는 노동자의 사이에도 특권을 가진 부류를 분리해서 그들을 프롤레타리아트의 광범위한 대중으로부터 갈라놓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175)


만약 어떤 일본인이 미국인들의 필리핀 합병을 비난한다고 가정해보자. 묻건대, 그것이 필리핀을 합병하려는 자기 자신의 욕망에서가 아니라 모든 병합에 대한 증오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일본인의 합병 반대 '투쟁'은 그가 일본의 조선 합병에 반대하여 들고 일어설 경우에만, 일본으로부터 조선이 분리할 자유를 요구하는 경우에만 비로소 성실하고 정치적으로 정직한 것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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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신규 사업에서 6개월의 원칙을 지켰다. 새로운 사업부를 만들든지 신규 아이템을 진행하든지 6개월이었다. 6개월 내에 BEP=0이면 나는 시작했다. 그 신호는 내게 미래의 기회로 다가왔다. 매출을 더 올리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의 변곡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투여되는 비용 대비 ROI  Return On Investment(투자자본수익률)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29)


   사업계획서는 오히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만들지 않는 편이 좋다고 본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금의 흐름도이다.

   신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최소한과 최대한의 투자액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매출 발생 시기와 예상 매출 등을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향후 1년간의 월별 매출을 적고 6개월만 지켜보면 계속해서 이 사업을 진행해야 할지 말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30)


   그래서 나는 직원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에서는 잡코리아나 인쿠르트 등 구인구직 사이트에 구인 공고를 올리고, 그걸 본 구직자가 지원하길 기다리면 늦는다. 찾아나서야 한다. 전문가 집단이 운영하는 전문 블로그나 카페에도 글을 남겼다. 대학교도 찾아다니며 공고문을 올렸다. 그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성실하게 보이는 직원에게 명함을 주며 입사를 권하기도 했다. 봉사를 하러 갔다가 만난 친구는 현재 우리 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48)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려면 거액을 가지고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종종 오해한다. 사업을 하는 데 돈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돈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백이면 백 다 망한다. 사업은 돈이 아닌,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히려 크게 성공한 사람일수록 작게 시작해서 한걸음씩 성공의 계단을 밟아 간다. (54)


   내가 한 것은 실제 이익공유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나의 이익공유제는 영업사원들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이것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처음의 취지와는 달리 영업사원들이 인센티브를 자신의 능력으로 당연히 받아야 하는 고정급여처럼 인식했기 때문이다. (69)


   가장 최고의 영업사원은 사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영업에 한해서는 사장이 직접 보고를 받고 영업 전략을 임원들과 함께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영업을 알지 못하는 사장은 절대 성공할 수 없고, 영업을 등한시하는 회사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 (73)


   사장의 판단은 늘 회사의 차기 전략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현재 비즈니스의 리스크와 확장 가능한 부분까지 체크해야 잘못된 선택을 줄일 수 있고, 설사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바로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작은 회사에서 사장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84)


   직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위임을 하지 못하면 장사를 하게 된다. 결국 장사와 사업의 차이는 시스템의 존재 여부다. 그 시스템은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아도 운영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101)


   사업의 방향성과 매출과 매입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시스템은 사장이 직접 개입해서 철저하게 만들어야 한다. 관리가 잘되는 회사는 문제가 생길 여지를 만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문제가 발생되어도 바로 발견할 수가 없으며 해결 또한 조기에 가능해진다. 생선을 바로 앞에 놓고 고양이에게 먹지 말라고 지시하는 것은 태만이며 방임일 뿐이다. (147)


   업무 지시 사항을 메모해서 직원에게 주면 더 좋다. 그리고 정해진 날짜는 물론 시간까지 정확하게 말해 주는 편이 좋다. 사장이 미처 외부 미팅이나 회의 때문에 바쁘다면 문자라도 남기거나 메일을 보내라고 일러두어야 한다. (165)


   직원들은 회사에서 설명하지 않은 부분은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런 사고들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회사와 직원들 간의 책임 분담 부분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사업을 하다 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180)


   하지만 제대로 된 리더라면 이런 직원들조차 챙길 수 있어야 한다. 부정적인 의견이 꼭 회사나 대표를 향한 불만이 아닐 수 있다. 따라서 직원의 부정적인 의견의 근본을 알아야 한다. 왜 그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알고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200-201)


   회사의 무기는 차별화된 상품이다. 그리고 영업사원은 그 상품들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상품에 대한 깊은 지식이야말로 고객을 현장에서 직접 응대하는 영업사원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217-218)


   독한 리더십은 부장급 이상의 간부사원들에게만 적용할 것을 추천한다. 그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고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회사의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회사의 어려운 고충도 본부장급들과 나누는 것이 좋다. 사장의 고민이나 질책도 본부장들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221-222)


   다만, 1~2년간이라도 노무법인과 계약을 맺어 관련 컨설팅을 받아 볼 것을 추천한다. 그 기간 동안 사장은 틈틈이 회사 운영에 관하여 노무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노무와 관련한 보다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월 20만 원 수준이면 노무법인과 연간 컨설팅 계약을 통해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회사의 직원 수에 따라서 노무 컨설팅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237)


   그래서 회사를 설립한 지 3~4년 이상 되었다면 꼭 가지급금 부분을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사장도 모르는 금액이 가지급금 항목으로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은 대표가 회사에게 빌린 돈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회사에다 꼭 갚아야 하는 돈이다. 회사에 그 돈을 상환하지 않는 기간 동안에는 이자가 발생하며, 만일 계속해서 그 돈을 갚지 않으면 상여금으로 처리되어 갑근세를 내야 한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주위의 사장들은 억울함을 많이 토로하곤 한다. (240)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이익잉여금을 향후 회사의 목표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상속이나 회사 정리를 생각하고 있다면 그 규모를 축소시키도록 하고, 향후 상장이나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 목적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참고로 이익잉여금 규모가 크면 회사의 가치도 높아져서 상속을 할 때 상속세가 많이 부과될 수도 있다. 회사정리를 위해 인수합병을 할 경우 회사의 가치가 커서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회사의 실질적인 가치에서 할인돼 거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괜스레 커진 이익잉여금은 거래할 때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물론 회사 상장 등을 고려한다면 이때는 유리한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241)


   그러므로 내 회사는 내가 챙겨야 한다. 세무사와 일회성으로 거래하지 말고 연간 계약을 맺고 매월 기장료를 내는 것이 중간중간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거나 중요한 세무사항이 생겼을 때 편리하다. (242)


   회사와 사장은 상법상 완전히 다른 객체다. 결론부터 말하면 구주매각은 기존 회사 주주의 보유 주식을 파는 것이어서 그 주주의 통장으로 돈이 들어온다. 하지만 신주 발행의 경우 회사가 새롭게 발행하는 주식이므로 기존 주주가 아닌 회사 통장으로 돈이 들어간다. 즉 신주 발행은 회사의 자본금이 증액되는 요인이 되고, 그 대금은 기존 사장이 가지고 갈 수 없는 회사의 자금이 되는 것이다. M&A에 있어서 신주 발행 형식에 정말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사장은 돈 한 푼 가지고 가지 못하는데 지분율은 발행한 주식 수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회사의 경영권을 빼앗긴 사장들을 많이 보았다. (265)


   내 경험으로 볼 때 중소기업은 철저하게 매월 순이익을 챙기면서 키워 나가는 편이 좋다. 매달 순이익이 나는 회사는 그 규모가 작다 하더라도 절대 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 덩치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적자 폭이 상상 이상을 넘어가게 되는 시점이 반드시 도래한다. (271)


   눈앞에 놓인 돈만을 쫓다가 채권 관리가 제대로 안 돼서 문을 닫는 회사가 의외로 많다.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경우, 상대 회사의 입출금 계좌에 가압류를 걸면 채권을 보전받을 수 있다. 돈을 일부러 주지 않는 악덕 업체에게 사용할 수 있는 매우 편리한 방법이다. 대다수의 채권 관리 업체들이 즐겨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28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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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보수주의는 고전 보수주의와 공통점이 거의 없다. 사람들이 고전 보수주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그것은 적어도 인간이라는 존재의 특별한 자질에 대한 추동된다. 게다가 옛 보수주의와는 달리 그것은 지킬 전통이 없다. 이전의 좌파와 우파가 똑같이 공유하는 공포 보수주의는 그들이 강력하게 신봉하던 신념 및 가치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고방식이다. (20-21)


공포 보수주의는 인간의 잠재력이 쇠퇴했다는 의식을 조장함으로써 번성한다. 과학과 기술의 이익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무책임하게' 지구 생태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빈번히 비판받는다. 동물적 본능에 대한 인간 이성의 우위를 단언하는 것은 '종 차별주의'라는 혹평을 감수해야 한다. 오늘날의 정치적 상상력의 상실 이면에는 인간에 대한 폄하가, 그리고 근대 문명 발전의 주요한 특징이 되어온 인본주의적 전망에 대한 거부가 숨어 있다. 이것이 공포 정치가 번성할 수 있는 지형을 제공한다. (35)


정치의 회복은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설계된 새로운 장치의 발견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만연한 한계 문화에 도전함으로써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달려 있다. (36)


1990년대에 공중의 신뢰 부식은 정치 체계 자체에 대한 국민의 의심 풍조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출현한 것이 반정치라는 이름,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냉소적 경멸, 웨스트민스터와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추잡함과 타락에 대한 강박증이다. (53)


좌파와 우파 모두의 신뢰의 토대를 침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세 가지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구분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냉전 그리고 1980년대의 문화 전쟁이다.(80-81)


두 가지 매우 다른 노선---미래를 포기한 노선과 과거를 상실한 노선---을 통해 좌파와 우파는 현재의 영역으로 수렴되었다. 심원한 현재주의presentism 의식은 모든 분파의 정치 게급의 전망에 널리 퍼져 있다. 과거와 단절되어 있고 또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회는 역사의식의 약화에 시달리게 된다. (89)


위험에 처한 존재라는 개념은 위험 감수라는 고전적 관념과 극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을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위험 감수'라는 정식화는 개인들이 선택을 할 수 있고 또 탐험과 실험을 하겠다고 결정할 수 있다는 가정을 포함하고 있다. 위험 감수는 행위를 통해 긍정적 결과를 산출하고 환경을 일정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적극적 주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위험에 처한 존재라는 개념은 인간존재와 경험 간의 이전의 관계를 전도한다.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은 개인에게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역할을 할당한다. (110)


역사적 사고는 인간 조건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식의 한 형태이다. 역사적 사고는 모든 사회적 배열을 일시적인 것으로, 그리하여 사람들이 당면한 도전들을 헤쳐나감으로써 한층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본다. (125)


인본주의의 인간화는 인간 발전의 결과를 예단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도그마로서의 인본주의가 아니라 인간들이 행하는 것으로부터 우리 안간이 학습하는 것을 중시하는 하나의 관점으로서의 인본주의이다. (133)


개별 국가 제도의 결함이 무엇이든지 간에, 진정한 참여의 문제는 국제기구의 경우에 훨씬 더 클 수 있다. 적어도 이 점에서 지구적 시민사회의 주창자들은 개별 국가제도의 민주적 결함은 비판하면서도 훨씬 더 큰 국제적 관료제화 경향과 맞서기는 피하는 이중의 기준을 채택한다. (148-149)


지역 시민 단체들의 출현이 사회의 정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유용한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공중이 국가의 정치 생활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초래하는 결과를 벌충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154)


실제로 협의는 진정한 심의를 가장한 관리 도구가 된다. 심의를 위한 발의는 항상 위로부터 나오고, 그것이 실행되는 조건들은 전문 컨설턴트들에 의해 구성된다. 심의 과정은 전문가들이 수립한 '절차, 기법, 방법'에 의존한다. 절차 자체는 전문 퍼실리테이터들에 의해 관리되고, 그들은 참여자들의 관리를 돕기 위해 고안된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이것은 참여자들이 평등하게 상호작용하는 포럼이 아니다. (160)


하지만 이처럼 민주주의와 발언권 부여를 등치시키는 것은 이 중요한 정치적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한다. 실질적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확인이라는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국민들에게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참여하고 또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칠 기회를 제공하는 정치생활의 한 형태이다. 포함의 제도화는 민주주의 문제를 우회하고자 한다. 그것은 또한 의미의 문제도 우회한다. 그것은 포함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기회를 목적의 정치의 대체물로 제시한다. 관여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정치의 목적과 부딪치는 과제는 회피된다. (166)


국민들의 감정 관리는 어떤 구체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 그 목적은 권위에 대한 종속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1984년』에서와는 달리 사상 단속의 권위주의적 ·강제적 차원은 좀처럼 공개적 ·공적 형태를 취하지 않는다. 그러한 단속은 처벌 제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취약함, 무기력함, 의존성의 의식을 조장함으로써 통제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그것의 목적은 자기 제한의 감성을 내면화시키는 데 있다. (212-213)


이전 시대에 공적 제도들은 용인할 수 있는 행동과 신념을 증진하고 강화하는 것을 지향했다.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활동에 어떤 목적의식을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로 그러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로 그러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국민들의 주체성을 관리함으로써 순응과 의존을 조장하는 접근 방식을 선택해온 이유이다. 이 접근 방식은 국가의 일을 공적인 것에서 사적인 것으로, 그리고 좀 더 염려스럽게는 개인들의 내적인 삶으로까지 확대한다. 정치의 사망은 공적 불만을 치료요법적 개입이 손쉬운 사적 문제로 체계적으로 바꾸는 과정을 촉진한다. (215)


정치를 재구성하기에 앞서, 우리는 널리 퍼져 있는 취약성 패러다임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감상들에 우호적인 지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인간임의 인간화는 널리 퍼져 있는 운명론 문화에 도전하는 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직면하는 가장 긴급한 문제이자 실제적인 문제이다.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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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괴롭힘과 낮은 강도의 지속적인 위협이 합쳐지면 여성의 도시 생활은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변화를 겪는다. 직장 내 괴롭힘이 여자들을 간부직에서 몰아내고 그들이 과학, 정치, 예술, 문화에 기여한 바를 지우듯 도시 폭력의 공포는 여자들의 선택과 권력과 경제적 기회를 제한한다. 업계 관행이 괴롭힘을 허용하고, 가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징벌하도록 만들어져 있듯이 도시 환경은 가부장제, 성차별적 노동시장, 전통적 성 역할을 지탱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사회가 성 역할 따위에 의한 한계를 넘어셨다고 믿고 싶어도 여성을 비롯한 소수 집단들은 여전히 도시에 내재된 여러 가지 사회 규범에 의해 자신으 삶이 제한되는 것을 발견한다. (22쪽)


전후 프로파간다는 여자들이 전시에 가졌던 공장 일자리를 남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그리고 교외 주택은 규범적 성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완벽한 <해결책>이었다. 일시적으로 넓어졌던 여성의 활동 반경에 공간적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공적 노동과 사적 노동, 유급 노동과 무급 노동이라는 구분이 남녀 간에 <자연스럽게> 재정립될 수 있었다. (57쪽)


지나치게 성별 중심적인 관점에서 평등을 추구하는 것도 또 다른 한계를 만들 수 있다. 전형적인 도시인이 너무 자주 백인 시스젠더 비장애인 중산층 이성애자 남성으로 상정되는 것도 문제지만 젠더 기획에서 상정하는 여성상 또한 비슷하게 제한적이다. 젠더 기획의 수혜자는 대부분 핑크칼라 또는 화이트칼라의 기혼 유자녀 비장애인 여성으로 가정된다. 그러나 이 여성은 오늘날 대부분의 도시에서 소수자에 속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즉 성 주류화에서 다루지 않는 필요를 가진 범주의 여성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80)


여성 친화적 도시는 물리적, 사회적 장벽이 해체된 곳이자 모든 사람을 환영하고 수용하는 곳이어야 한다. 여성 친화적 도시는 돌봄 중심이 되어야 한다. 돌봄 노동을 계속 여자들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돌봄 노동을 보다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는 잠재력이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87쪽)


청소년과 성인 간의 공간 차이를 조사한 질 밸런타인의 연구에 따르면 소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의 길거리 같은 공공장소를 <사적인> 장소라고 생각한다. 이런 공간이야말로 부모님이나 선생님 같은 보호자의 감시에서 벗어나 익명성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집은 오히려 공공장소에 가까웠다. 사생활을 보장받지도 못하고 자기 방이나 물건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108쪽)


유색인들은 자기가 사는 도시에서도 침입자나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스타벅스에 앉아 있거나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것 같은 간단한 일을 하려다가도 괴롭힘, 체포, 심지어는 살해당할 위험에 처하곤 한다. 테주콜이 말했듯이 백인 우월주의하에서 흑인 소요객은 존재할 수 없다. (148쪽)


다른 많은 문제의 경우처럼 사회적 변화 또한 필요하다. 1인용 화장실을 설치한다고 해서 트랜스젠더 혐오나 젠더 기반 폭력이 사라지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젠더, 장애, 계급의 사람들을 아우르는 화장실 접그성을 보장하는 것은 여성 친화적 도시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170쪽)


도시 여자들의 반폭력 운동은 경찰이 기껏해야 무관심한 방관자에 불과한 세계에서 일어난다.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에서 여러 명의 여자 ---그 중 다수가 원주민 그리고/혹은 성 노동자였던---가 실종된 사건이 연쇄 살인범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밴쿠버 경찰과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이 오랫동안 부인했던 일은 유명하다. 결국 범인이 여섯 건의 살인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음을 고려할 때---그가 자백한 건수는 50건에 가까웠다고 한다--- 경찰의 행동과 태도는 명백한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뿐 아니라 성 노동자에 대한 깊은 멸시를 드러냈다. (189쪽)


때로는 그냥 거리로 나가야 한다! 권리란 강의실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혹은 선거 정치를 통해서도 쟁취하거나 지킬 수 없다. 모든 일은 현장에서 일어난다. 

역사는 명백하다. 사회 변화는 어떤 형태로든 저항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여성의 도시 생활에서 이루어진 개선은 대부분 사회 운동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모든 여자가 시위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한 번도 안 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시위는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쳐 왔다. (212-213쪽)


이것은 공포의 숨은 비용, 여자들이 도시에서 충만하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을 방해하는 비용이다. 이 비용이 초래하는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 결과는 상당하다. 그것은 이미 과부하 상태인 여자들의 생활에 엄청난 부담을 덧얹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유급 노동과 무급 노동이라는 <투잡>을 뛰면서 거기에 성차별과 인종 차별, 동성애 혐오, 장애인 차별 등을 더해 <스리 잡>, 거기다가 끊임없는 스스로의 안전 관리까지 더해 <포 잡>을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228-229쪽)


페미니스트들은 분명 인공 환경의 변화를 위한 운동을 해왔으나 여자들의 안전 부족이 여성을 비롯한 주변화된 집단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용이하게 하는 지배의 네트워크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한 번도 잊어 본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포는 절대 <설계로 업앨> 수 없다. (239쪽)


따라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나 관행, 설계 변경을 실시할 때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사전에 잘 살펴야 한다. 모두에게 맞는 한 가지 해결책을 찾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르나 가능한 한 교차적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 (244-245쪽)


1990년대에 필라델피아가---그 중에서도 특히 젠트리피케이션이 빠르게 진행 중이던 도심이--- 실제보다 안전해 보이게 만들기 위해 경찰이 범죄 데이터를 조작해 왔음이 밝혀졌다. 지리학자 앨릭 브라운로는 경찰이 수십 년간 고의적으로 성폭력, 특히 강간 신고를 <허위 신고>나 단순 <인물 조사>로 분류함으로써 조작해 왔음을 폭로했다...(중략)... 필라델피아는 강간을 보이지 않게 만듦으로써 스스로가 (여성을 포함한) 젊은 전문직 독신자들에게 가장 안전한 최고의 도시라고 광고할 수 있었다. (245쪽)


우리는 안전한 도시의 형태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거기에 사적인 안전 조치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안다. 안전한 도시는 범죄 예방이나 적절한 조사를 경찰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안전히 보이는 겉모습을 위해 성 노동자, 유색인, 젊은이, 이민자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백인 여성 특권층의 필요와 욕구를 중심에 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물리적 변화가 가부장적 지배를 무너뜨릴 거라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249쪽)


여성 친화적 도시는 도시 세계에서 다르게 살기, 더 잘 살기, 더 공정하게 살기에 관한 현재 진행 중인 실험이다.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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