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류재화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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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혼자 살겠다고 생각했다. 가난하고 못생긴 여자가영리하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차라리 일찌감치 익숙해지는 것이나은, 환상 따위는 없는 어두운 길로 들어서라는 선고와도 같다.아름다우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저속함조차도. 지능은 자연이 가장혜택을 덜 받은 자식들에게 주는 재조정 같은 정당한 보상이 아니라,보석의 감정가를 조금 올리는 별 볼일 없는 장식이다. 그런데추함은 언제나 이미 유죄고, 나는 바보 천치가 아니었으므로 더큰고통을 포함한 비극적인 운명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p.60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저 문장의 의미는 무능력자가 좋은 자리를차지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현실처럼 혹독하고 부당한 것이없다는 것이다. 즉 인간들은 행위가 아닌 말이 힘을 갖는 세상,최고의 능력은 능변인 세상에 산다. 끔찍한 일이다. 결국 우리는먹고 자고 생식하고 정복하고 우리 영토를 안전하게 지키게 계획된영장류인데, 이 일에 가장 특출한 사람들 즉 가장 동물적인사람들이 항상 말 잘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잡아 먹힌다. 그건우리의 동물적 본성에 아주 끔찍한 모욕이고 타락이며 깊은모순이다. 2016. 9.11.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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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헤세에게 중요한 건 새 출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중요한 건 이별을 위한 준비였다.
습관과의 이별,
환상과의 이별.
오래 전에 지나가버려 이젠 껍질만 남은 삶, 이따금한숨을 자아내는 삶과의 이별.p.325
"끝과 새 출발 사이에 중간 세계가 있다는 거 알아요? 장 페르뒤,그건 상처 입은 시간이에요. 그 시간은 늪이고 그 속에 꿈과근심과 잊힌 계획들이 쌓여 있어요. 그 시간 동안은 걸음걸이가갈수록 무거워지죠. 이별과 새 출발 사이의 그 과도기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요. 서두르지 말아요. 그런 문지방들이 한 걸음에 넘을수 있는 것보다 더 넓을 때도 간혹 있어요."
그후로, 사미가 상처 입은 시간, 중간 세계라고 불렀던 것에 대해 자주골똘히 생각하게 돼요. P357
마농, 당신 말이 맞아. 모든 것은 그대로 여기 있어. 우리가함께 보낸 시간들은 사라지지 않아. 영원히 남아 있어. 그리고삶은 절대 멈추지 않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은,다만 끝과 새로운 시작 사이의 문지방일 뿐이야.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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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시절, 꿈속에서 처음으로 날았을때, 지붕에서 뛰어내려 양팔을활짝 펴고 성의 안마당을 날았다. 그리고 나는 법을 배우려면 먼저 뛰어내려야한다는 걸 알았다. P170
 독서는 끝없는 여행이다. 기나긴, 그야말로 영원한 여행, 그 여행길에서 사람들은 더 온유해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타인에겐 더 친근해진다. 조당은 그 여행을 시작했다. 이제 책을 한 권씩 읽을 때마다세상과 사물과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은 걸 가슴속에 품게 될 것이다.p.172-"사랑은 집이다. 모름지기 집 안의 모든 것을 이용해야 한다. 그 어떤것도 덮어두거나 아껴서는 안 된다. 완전히 사랑 속에 거주하면서그어떤 방도 어떤 문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살아 있는 것이다.다투는 것과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것, 두 가지 모두 동시에 중요하다. 서로단단히 붙는 것과 다시 밀쳐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사랑의 모든방을 이용하는 것은 존재론적으로 중요하다. p.172- 그들을 우리 안에 품는 것. 그게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임무야. 우리는 모두를 우리 안에 품고 있어, 우리의 죽은자들과 깨어진 사랑을, 그들이 비로소 우리를 완전하게만들어. 우리가 잃어버린 사람들을 망각하거나 내쫓으면....그러면 우리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돼.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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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늑대 같은 거야, 추억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을 수도없고 나를 못 본 체하길 바랄 수도 없어." P12
"물론이죠. 눈물을 참으면 그 가슴에 고인 눈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가라앉아버리죠." 그리고 저는 그런 눈물의바닥 밑바닥에 있답니다 p.17
페르뒤 씨는 알코올을 입에 대지 않았다. 미시지 않았다.술을 한 모금 넘길 때마다. 생각과 감정이 너울대는 호수를가까스 가두는 높은 제방의 틈이 조금씩 벌어졌기 때문이다.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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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감정은 두 사람이 자유를 가진 것에 비례하여커지는 법이다. 사랑이 최고의 기쁨으로 다가오는 순간은 언제인가?언제든지 나를 떠날 자유를 가지고 있음에도, 상대방이 내 곁에머무는 순간일 것이다. 반면 상대방이 여러 이유로 나를 떠날 수없게 되었을 때, 놀랍게도 사랑이 수반하는 설렘과 기쁨은 급속도로사라지게 될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떠날 수 없다고 판단할 때,우리는 더 이상 상대방의 속내를 읽거나 그에게 기쁨을 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잊지 말자, 사랑의 열정과 기쁨은오직 상대방이 언제든지 나를 떠날 수 있는 자유를 가질 때에 만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p.482
선물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대가를 바라지 않아야 한다. 한마디로 내가이만큼 했으니 당신도 이만큼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 혹은 당신이이만큼 했으니 나도 그만큼 해야 한다는 생각. 이것이 바로 뇌물 논리다.일체의 대가성 없이 그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해 주는 것이 기뻐서 기꺼이하고 있다면, 우리는 상대방에게 선물을 주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사랑이다 . 대가성의 요구와 부채감의 자각은 당신의 결혼 생활이그저 일종의 직장 생활이라는 걸 보여 준다.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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