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두고 그 애는 말했어. ‘파히라, 내가 당신을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딱 한 번만요. 나는 팔을 벌려 그 애를 안았어. 끝까지 안고 있었지. 비명을 참고 눈물을 참으며, 피부 표면을 칼로 베어내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고통을 주지 않는것이 사랑일까, 아니면 고통을 견디는 것이 사랑일까 생각하면서, 의사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는 나를 그 애에게서떼어냈을 때 나의 얼굴은 괴로움으로 마비되어 있었고 시트는눈물범벅이 되어 있었어. 그리고 그 애는 이미 십 분 전 숨을거둔 상태였지. 그때 나는 불행히도 나에게 고통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어. "
파히라는 적막한 그의 집을 돌아보며 말한다.
"그래도 그 사랑을 감수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지."
-선인장 끌어안기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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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 P14

나는 항상 나를 몰아세우던 목소리로부터 거리를 두고 그 소리를가만히 들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일이.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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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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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그 이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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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의 네 딸들 레트로판 1~20 세트 - 전20권 - RETRO PAN
신일숙 지음 / 거북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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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이국적 소재의 이 만화는
동경과 슬픔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던..
처음으로 북펀딩에 참가합니다.
설레는 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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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그 반대 같아. 나가고 싶은데 한국에 묶여 있어야 하는……. 욕망들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동시에 끌어안을 수없고, 그래서 그 틈으로 외로움이 쌓이는 거 같아.
아버지는 객지에서의 이야기를 더는 꺼내지 않았다. -중략-
네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데.
무슨 말인데?
‘모든 걸 다 모르는 척하고 싶지만 차마 눈을 감을 수 없는 그런 거잖아. 이를테면 네가 지금 눈을 뜨고 기회를 떠나보내는 것 같은. 그렇다면 네 간격에도 외로움이 생겼겠네.
리윙은 나를 가만 끌어안았다. 리윙은 그때 내 표정이 얼마나 얼떨떨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표정을 하고 있으면서도 리윙이 놓을 때까지 안겨 있었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외롭구나. 외로움을 이겨낼 수 없을 때 사람이 덤덤해지는구나.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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