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마이어의 ‘서울 속 건축‘이란 책에서 흥미로운 개념을 만났다. 건축물이라는 나무, 도시라는 숲이란 개념이다.

지난 번 정동 해설에서 풍수지리를 이야기하며 나는 서울시립미술관, 정동 제일교회, 주한 캐나다 대사관, 정동극장, 이화여고, 프란치스코 회관 등 정동의 주요 건축물들이 정동이 명당이어서 그 자리에 모인 것도 아니고 정동을 명당으로 만들기 위해 모인 것도 아니지만 시기와 사연을 달리해 들어선 그 건축물들이 결과적으로 정동을 명당이 되게 했다는 말을 했다.

나는 명당을 만드는 풍수에 관심이 많다. 이를 비보 풍수라 한다. 지세가 약한 곳에 나무를 심고 절을 짓고 제방을 쌓는 것 등이 비보 풍수의 개념이다.

100페센트 길지(吉地)도 없고 100퍼센트 흉지(凶地)도 없다. 그러니 만든다는 표현은 사실 덜 좋은 땅을 더 좋게 한다는 의미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숲 밖으로 나가거나 외부인에게 물어야 한다.

독일인 건축가인 울프 마이어는 우리의 숲인 서울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외부인으로 선정된 사람이다.

울프 마이어가 쓴 책의 특징은 서울 전 구의 주요 건축물들을 소개했다는 데 있다.

한편 서울 외곽의 파주, 안양, 인천, 과천, 성남, 수원, 양주 등의 건축물들도 소개되었는데 내가 사는 연천과 접경한 파주를 보며 나는 연천의 상대적 낙후에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을 느낀다.

중구는 몇 차례의 해설을 통해 많이 친근해진 곳이다. 그런가 하면 자주 찾아 많이 안다고 할 수 있는 가나아트센터, 서울역사박물관, 교보빌딩, 세종문화회관 등 종로의 건축물들은 체계적으로 알고 싶다.

서울 건축물들도 중구, 종로구, 강남구, 마포구, 서초구 등의 것이 많고 상대적으로 다른 구들의 건축물들은 적게 다루어졌다.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을 담은 ‘서울 속 건축‘은 공부한다기보다 놀이하듯 읽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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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7-10-30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벤투님 글은 이따금 읽었지만 오늘 첨 댓글 남깁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랑 비교적 가까운 데 사셔서 반가워서요.
저도 형편이 나빠져서 서울에서 밀려나 동두천에서 산 지 이제 여덟달 반이네요.
알라디너 분들 가운데 동두천,연천 사시는 분은 첨 봐서 그냥 댓글 한 번 달아 봤어요.
안녕히 계세요.

벤투의스케치북 2017-10-30 14:30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반갑습니다.. 동두천은 어떠신지요?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