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사상가 레지 드브레와 중국의 철학자 자오팅양이 나눈 편지 모음집인 ‘상실의 시대,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에서 읽었을까? 지음(知音)과 지심(知心)이란 말 말이다.

철학자 자오팅양이 말한 지음(知音)은 지혜로운 두 친구의 지적 우정이고 지심(知心)은 심리적 약점을 토로할 수 있는 친구 사이의 심리적 우정이다.

중국 북송의 학자인 범중엄(笵仲淹)이 했다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이란 말을 보며 지음과 지심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은 연결일지도 모른다.

선우후락은 학자나 지사(志士)의 바람직한 자세를 말하는 것으로 세상의 근심은 먼저 하고 즐거움은 나중에 누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적 우정은 밝음과 즐거움의 면면으로 나누는 우정이자 담론(談論)을 나누는 우정으로, 심리적 우정은 부끄러운 면, 그늘진 면, 고충(苦衷... 衷; 속마음 충)도 나누고 고백하는 실존적 우정으로 본다.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또는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할까? 지적 우정과 심리적 우정 중 어느 것이? 함께 근심하고 슬퍼하는 우정과 함께 즐거워하는 우정 중 어느 것이?

바람직하고 완전한 것은 즐거움도 고통도 함께 하는 우정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함께 슬퍼하지는 못해도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우정의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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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5-26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여기에 적기에는 좀 문맥과 맥락을 약간 벗어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요. 저는 모든 중국 사상은 봉건적 사상이고 왕조(시대)적 사상으로 수렴된다고 봅니다. 중국은 결코 민주주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시진핑(習近平, Xi Jinping)이가 각국의 외교 사절을 맞이하면서 그들한테 자리(일종의 서열, 요컨대 봉건적이고 왕조시대적인 서열) 차등대우를 하는 모양새를 보면 그게 확연히 드러난다고 봅니다. 21세기 백주대낮에 고대 왕조시대의 중화사상을 철저하게 실현하고 있는 쭝궈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중국 국민들까지)을 보면 우습지도 않습니다. 중국이 한국이나 베트남, 동남아 국가 등등 약소국을 대하는 외교 정책도 보면 그게 한결같이 드러납니다. 미치광이 독재자이자 학살자인 마우저뚱(毛澤東, 마우쩌둥, Mao Zedong)을 지폐 초상화에까지 그려넣고 천안문 광장에까지 걸어넣고 숭배하는 중국인들 보면 답이 안 나옵니다. 그들은 시간적으로는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왕조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죠. 한국인인 저로서는 그런 중국 지식인들은 결코 믿을 수 없습니다. 옛날의 성현이든 현대 중국 지식인이든 말이죠. 그들의 어록과 경전이 아무리 금과옥조로 넘친다고 한들, 그들의 논리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한들, 인간/인류 본연의 신뢰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땅덩어리 크고 머릿수 많다고 힘의 논리로 밀어부치는 중국인들은 결코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 지식인들도 저런 혐의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동북공정 따위 역사 왜곡에 광분하고 있지요. 한국 지식인들은 현실을 냉철히 깨닫고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힘에 지배를 당하면 지식인이고 양심가고 뭐고 전혀 없다고 봅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17-05-2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맥락에서 벗어난 감이 있다 해도 들을 부분은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오팅양은 인류사회가 착취, 억압, 폭력, 전쟁, 학살, 기만, 독단, 사기, 거짓말, 위선 등 추악한 행위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자기 좌절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를 좌절시키는 행위가 붕괴의 임계점에 도달하면 선이나 공정의 진리가 마지막으로 생명을 구하는 지푸라기가 된다고 말합니다. 주관적이고 관념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오팅양은 중국의 패권적 지식인들과 거리가 있지요. 여담이지만 자오팅양의 아내가 삼몰주의 즉 베이징은 가망 없고(몰희沒戱), 재미 없고(몰경沒勁), 어쩔 도리가 없다(몰철沒轍)는 주장을 했다고 합니다. 중국은 말씀대로 패권적이고 중화(中華)적 가치관에 근거해 역사왜곡과 약소국 탄압, 배척을 일상으로 하는 국가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면이 강한 국가입니다. 그래도 양심적 지식인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비판적인 자요팅양의 생각과 지향점을 중국의 많은 지식인들이 배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