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그리모(Helene Grimaud)의 내한 피아노 연주회와 종묘 대제(宗廟 大祭)가 오늘(5월 7일) 열린다.

그리모가 연주할 곡은 클로드 드뷔시의 ‘물속에 잠긴 성당‘, 루치아노 베리오의 ‘바서 클라비어‘, 가브리엘 포레의 ‘뱃노래 5번‘, 모리스 라벨의 ‘물의 유희‘, 레오시 야나체크의 ‘안개 속에서 1번‘ 등 물을 주제로 한 피아노 작품들이다.(5시 예술의 전당)

종묘대제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한 종묘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오후 2시)
나는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을까? 종묘 대제는 엄숙하고, 흔히 볼 수 없는 이벤트이고, 음을 들으면 색을 느낀다는 그리모의 연주는 세련된 미모를 자랑하는 연주자의 서정과 힘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다.

종로에서 종묘 대제를 보고 그리모 연주회를 듣기 위해 예술의 전당으로 이동한다면 나는 강북에서 강남으로, 우리의 전통 왕실 문화제에서 서양 고전 음악회로 이동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생각을 하는 데 그치고 말 것이다.

예매 또는 예약 여부를 떠나 오늘은 근무일이다. 한참 생각하고 이리 저리 궁리했는데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이 아니라 일정이 잡혀 있는데도 어떤 것을 선택할지를 공상한 것이다. 허무한 봄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양철나무꾼 2017-05-08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랑이를 키운다던 그녀, 엘렌 그리모가 왔었군요.
잘 모르지만 그녀의 야나체크는 강렬했어요~^^

벤투의스케치북 2017-05-08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야나체크 음악도 들어야 하는데 관심이 덜 갑니다. 늑대 양육 자격증을 가진 분이라지요. 인상적인 분입니다...

양철나무꾼 2017-05-08 10:07   좋아요 1 | URL
헤헷~, 늑대였군요.
전에 그녀가 쓴 자서전인지 수필집을 읽어놓고도 이리 되었네요.
비로 잡아주셔서 감사~^^

벤투의스케치북 2017-05-0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