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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심스럽게 꾸러미를 풀었다. 예쁜 빨간색 스웨터, 레이먼드와 내가 길에서 새미를 발견한 그날 새미가 입고 있던 것이었다.
나는 냄새를 맡아보았다. 입고 있던 사람의 냄새가 희미하게 났다.
사과와 위스키와 사랑의 냄새. 나는 스웨터를 꼭 쥐고 그 부드럽고따뜻한 감촉을 손바닥으로 느껴보았다. 다정하고 활기 넘치는 새미의 느낌.
키스는 창가로 가서 거리를 내다보고 있었고, 나는 그 행동이 완전히 이해되었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그들의 감정까지 감당하려고 애쓰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진다. 그는 내 눈물을 감당할 수없었던 것이다. 나도 기억한다, 나도 기억한다.
"고마워요." 내가 말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등을 돌린 채였다. 모든 것이 거기 존재했고, 우리 두 사람 다 분명히알고 있었지만, 그 전부를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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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에 의해 완벽하게 사실적으로 쓰인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면, 정말 재밌겠죠? 단, 책의 내용을 절대까먹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알고, 죽는 시간까지 정확히 미리 알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면, 과연 몇 명이나 용기내서 그 책을 읽을까요? 반대로, 삶에서 비록 희망과 놀라움이 없어진대도, 과연 몇 명이나 그 책을읽고 싶은 호기심을 억누를 수 있을까요??
인생은 잘해 봤자 단조로운 거예요. 먹고 자는 일의 연속이니까요. 그러니 매 끼니 사이사이에 예상 밖의 일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생은 정말 죽을 만큼 단조로울 거예요. 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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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것이별것인가요?
다 눈물의 굽이에서 울고 싶고기쁨의 순간에 속절없이뜀박질하고 싶은 것이지요사랑이, 인생이 별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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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래된 병 때문에 자연스럽게 죽는다면,
그건 사실 당신이 큰 행운아라는 것을 뜻합니다.
피난을 가다가 배 난간 뒤로 떨어져 익사한 것도밤의 어둠을 틈타 누군가 당신을 때려죽인 것도70 요람에서 죽은 것도 전사한 것도아주 어릴 때 죽은 것도 아니고전염병, 상처, 감염으로 죽는 것도 아니고오늘도 지구상 어느 곳에선가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갈 재난을 당한 것도 아닙니다.
당신 죽음은 그래서 나쁜 죽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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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린아, 니 괜찮나?"
이지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물었다. 이지호가 아니었다.
은 어른들이 우리를 이렇게 빨리 찾아내지는 못했을 거다.
"응, 아무렇지도 않아."
느 이지호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실은 울고 싶었는 데, 나도 사월이처럼 엉엉 울고 싶었는데,
다친 곳은 한 군데도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욱신욱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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