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류시화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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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 인생극장의 특별석으로 초대하는 시인의 신작 산문 42편. 30만 명의 독자가 읽고 독일과 스페인 등 5개국에서 번역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이은 신작 산문집이다. 많은 작품을 통해 그만의 인생관을 세상에 알린 작가로 여행자로 살아가면서 깨달은 것들이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실의 힘이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에 문체의 매력이 더해져 서문을 읽는 순간부터 기대감이 커진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난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하는 기분의 연속이다.


그렇듯이, 그의 글에는 가벼움과 깊이가 공존한다.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할 때 사람은 말과의 관계가 돈독해진다. 전달된다고 믿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새는 해답을 갖고 있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다. 삶이 힘든 시기일수록 마음속에 아름다운 어떤 것을 품고 다녀야 한다. 그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자신이 좋아하는 색으로 자신을 정의하라」 「나의 지음을 찾아서」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새의 가벼움으로」 「성장기에 읽은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 「웃음은 마지막 눈물 속에 숨어 있었어」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볼 수 있다면」 등 글의 힘으로 많은 독자의 삶을 변화시켜 온 작가의 글 42편이 수록되어 있다.

글들을 한 편 한 편 읽고 있으면 불꽃놀이가 터지는 유리컵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마음속으로 다양한 부호들이 쏟아진다. 청각과 후각의 예민함을 언어화해 나가는 뛰어남이 느껴진다. 그래서 열심히 읽게 된다. 문장에서 힘을 받고 내일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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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시속 10만 킬로미터로 질주하는 바위 행성에 올라탄 채로 삶을 여행 중이다. 자전하면서 공전까지 한다. 때로는 진도 7로 흔들리는 불안정한 삶에서 ‘살아 있는 느낌’이 깎여 나가는 아픔에는 크고 작음이 없다. 누구의 삶도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없다. 당신의 삶도, 나의 삶도. 80억 명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오늘을 경험하고 있다. p48

가벼움을 경박함으로 여기는 시각이 나에게 있었다. 가벼움은 비문학적이고, 속물근성의 드러남이며, 추구의 길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치부했다. 그래서 가벼움을 경계하고, 가벼운 철학이 정신에 스며들지 못하게 막았다.

나로 하여금 글을 쓰도록 떠다민 것 자체가 생의 무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내 관점에서 가벼움은 곧 의미와 깊이의 부족이었다. 그래서 가벼운 상승기류를 타고 날아가지 않도록 밤마다 묵직한 번민의 돌로 내 혼을 눌러 놓았다. p79

깃털처럼 중심도 방향도 없이 이리저리 부유하는 것이 아니라 새처럼 가볍게 날 수 있어야 한다. 새는 뼛속에 공기가 통하는 공간이 있어서 비행할 수 있듯이 존재 안에 자유의 공간이 숨 쉬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경박한 가벼움이 아니라 자유를 품은 가슴의 가벼움이다. p81

우리는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누군가를 원한다. 마음속에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품고 사는 것만큼 큰 고통은 없다. 기차안에서 만난 그 인도인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위해 내 말을 들은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들었다. 모든 만남의 궁극적인 인의미는 조언이나 설교가 아니라 포옹이다. 포옹이 필요한 사람에게 강의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p120

어려울 때는 스스로 행복해지라는 티베트 속담이 있다. 우리는 희망하고, 절망하고, 희망한다. 이것이 우리의 날갯짓이다. 물에 얼굴을 박고 넘어져 있다면 당신이 할 일은 얼른 일어나는 일이다. 물속에서 산소를 찾거나, 아가미를 만들려고 할 것이 아니라. p150

내일은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끝까지 가 보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성실함이다. 어차피 나는 죽음에 패배하기 위해 태어났다. 하지만 아름답게 패배하는 것은 나에게 달린 일이다. 심장이 침묵한 것 같으면 스스로 심장을 깨워 그 고동 소리를 들어야 한다. p194

통증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은 통증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고, 그 통증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일이다. 트워스키 박사는 말한다.

“불편함과 갑갑함을 느끼는 시간들은 당신이 성장할 시기가 되었음을 알려 주는 신호이다. 이 역경을 제대로 활용하면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p235

요즘 들어 자꾸 꿈을 꾼다.

어린시절을 보냈던 병원집이다.

처치실 난로위엔 소독중인 주사기가 달그락 거리며 끓고 있고

진료실에서 할아버지는 환자를 진료중이시다.

약제조실에 간호사언니가 반갑게 날 맞는다.

늘 그랬듯 하얀 정사각형 종이위에 분배해 놓은 약을

능숙하게 접어 봉투안에 넣는다.

지금 내가 그토록 두려워 하는 병원이

꿈속에선 안락한 집이고 놀이터이다.

아마도 병원집이 자꾸 꿈에 나오는 건

얼마전 막내고모를 만나서인 것 같다.

잊고 있었던 옛기억이 되살아나며

한동안 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나, 왜 이렇게 사는거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듣는 것 같던 류시화작가의 신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나는 불행한 인간이 아니다.

단지 불행한 순간이 있을 뿐이다.

나는 우는 인간이 아니다.

단지 우는 순간, 웃는 순간이 교차할 뿐이다.

‘불행한 사람, 화난 사람, 과거의 어떤 사람’이 나라는 고정된 생각은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다. p103

과거를 돌아보면

지금 이 순간 내모습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도시빈민으로 살아가는 내가

과거에 누렸던 많은 것들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때 그렇게 살았던 난

지금 이렇게 살면 안되는거였다.

누구에게인줄 모를 원망과 한숨 그리고 눈물...

한참을 울고 나니 이제야 답답하고 요동치던 마음이 잔잔해진듯 하다.

오늘까지만 아프고

내일도 여전히 추운 한파라지만

이젠 그만 우울해하고 이불속에서 나와야겠다.

나의 계획이 아닌 신의 멋진 계획 플랜B를 기대하며...

인생의 길을 보여 주기 위해 길을 잃게 한다. 돌아가는 길투성이의 인생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과 행복한 일은 동시에 일어난다. 플랜A보다 플랜B가 더 좋을 수도 있다.가 아니라 더 좋다.플랜A는 나의 계획이고, 플랜B는 신의 계획이기 때문이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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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2-22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이란 게 내가 생각한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요? 굴곡과 부침의 연속인 게 인생이 아닐까요?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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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4000만 독자가 사랑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Tuesdays with Morrie의 모리 슈워츠 교수가 학자가 아닌 작가로서 독자들에게 남긴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다. 사회학자이자 심리치료사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누구도 소외받지 않으며, 환경으로 평가받지 않는 세상을 꿈꿨던 모리 교수는 삶을 마지막 날까지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의 시간이라 보았다.

나이 듦은 태어난 이상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앞으로 주어질 시간을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바라는’ ‘자기만의 세계’로 완성한다면 생의 어느 단계에 있든 큰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세상, 가족, 죽음, 자기 연민, 사랑에 대해 미치 앨봄의 목소리로 대신 전해 들었던 영혼의 가르침을 모리 교수의 육성으로 직접 만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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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명력은 갇혀서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밖으로 나오려고 밀어대는 중일지 모른다. 그 내적 생명력의 원천을 활용하는 일은 본인에게 달렸다. 그것을 풀어내고, 꺼내고, 부추기고, 달랠 방도를 찾는 것은 자기 몫이다. 잘 늙으려면 이 생기와 접하고 익숙해지고 그 기운을 키워야 한다. 생기를 불러들여 목표와 꿈을 추구하는 지속적인 힘으로 삼아야 한다. p26

혼자인 것과 혼자라는 느낌은 어느 정도는 인간의 기본 조건이며, 현대 사회에서 필연적이다. (…) 고독이 고통스럽고 부정적으로 느껴진다면 고독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타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원치 않는 고독을 혼자서 호젓하게 보내는 시간으로 바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느 쪽이든 혼자인 시간을 잘 보내면 힘을 얻고 삶을 통제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p50~51

인간으로서 현실을 부정하고 회피하는 것은 다반사이며 나쁜 일도 아니다. 때로 부정과 회피가 두려움을 눌러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해가 되기도 한다. 현실 인식을 꾸준히 거부하면서 상황이나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이다. 핵심은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 회피하거나 부정하면 별문제 없이 위태롭지 않을지 아는 것이다. 이따금 현실을 왜곡, 회피, 부정하는 일은 괜찮다. 자족감을 지켜주고 자기 생각이 맞는다고 증명해준다. 또 원하는 상황에서 자기 모습에 흡족하도록 돕는다. 긍정적인 허상은 장래에 희망을 갖게 하고, 앞날을 긍정적으로 기대해 나아가게 한다. p75~76

희망은 좋은 일이 있다는, 바라는 대로 된다는 신념과 기대이다. 순전한 우연이나 노력으로 생긴다. 희망은 어떤 소망이 이뤄진다는 믿음이다. 희망은 삶을 빛, 열의, 열정, 미래지향적 태도로 채운다. 희망은 계속 나아가게 한다. 계속 싸우고 저항하고, 역경 더미를 없애려고 노력하게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게 한다. 자신감을 높여 미래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p85

우리는 대개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는다. 믿고 싶은 것을 증거로 발견하고, 내 신념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반대 의견을 물리친다. 통상적인 것들을 당연시하고, 현상을 관습적인 관점에서 기정사실처럼 보면서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내 견해와 매우 다르며 이상하고 대담해 보이는 관점을 겁먹지 말고 고려해보자. 허튼짓이라도 생각하고 검토해보면 사고가 확장되고 시야가 넓어진다. 전에 모르던 가능성들을 고려하게 되고, ‘다른 면’을 보는 상상력이 자극받는다. p113

아직 실현하지 못한 포부들을 완성해보자. 살아보지 않은 인생을 지각하고 그 삶을 살기 시작하자. 잃어버린, 표현하지 못한, 지각하지 못해 밖으로 나오려는 나의 일부를 찾아 활력을 불어넣자. 스스로 묻자. ‘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여전히 생산적이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의도하고 될 수 있는 모습을 더 지각하자. p248

삶에 ‘예스’라고 말하고 인생을 긍정하는 태도를 견지하자. 절망을 거부하자. 삶을 사랑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에 계속 유의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내가 차이를 만든다는 태도를 유지하자. 냉소, 트집, 비판, 불평, 비난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거나 최소화하자. p264

한때 가장 좋아하는 책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이야기 하곤 했다.

이번에 미발표 유고집,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인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가 출간 되어 읽고 있다.

예전 나이드는게 두려웠던 내게 노작가는

사람은 성장하면서 점점 많은 것을 배운다며

나이 드는 것은 단순히 쇠락만은 아니고 성장이라 말했다.

삶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더 이상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고 싶어하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고도...

나이가 들면서 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게 자꾸 겁이 난다.

그까이꺼 한 번 해 보자! 하던 마음이

내가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늘고

그러다보니 다시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단

지금 현실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한때는 귀찮아서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는 아니었던 것 같고

새로운 환경에서 나와 다른 사고를 지닌 사람들과

융화하며 지낸다는게 점점 겁이 나는 것 같다.

나이가 든다는 건

용서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

추억하는 일이 많아지고 또 한편으론 그 추억하는 잃어가는 거라는

누군가의 얘기처럼

더 많이 용서하고

더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 가며

이제 나이 먹는 것에 맞서 싸우는 일은 그만 하고 싶다.

모든 인생은 소중하며 어떤 연령대이든 그 주인이 아름답고,

쓸모 있고,

보살피는 삶으로 가꿀 수 있다.

독창적이고,

경험을 쌓고,

충만하게 지각하며 인간애를 발휘하는 삶이 될 수 있다.

내 인생, 건강, 자부심, 자존감, 삶에서

지속적으로 얻는 만족감은 남들의 그것과 똑같이 중요하다.

누구나 공통의 인간애를 공유하며 인류에 기여할 게 많다.

살아 있는 한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존재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p137

지난 주말 찾아온 감기로 두문불출하고 나흘째 앓고 있다. ㅠ.ㅠ

이번에 아프고 나면 좀더 자유로워질 나를 기대한다.

살아 있는 한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존재로

자유롭게 살기로...

죽음을 상상하면서 만족스런 해결책을 얻으면 현재 삶이 더 자유로워진다.

죽음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더 충만하고 자유롭게 살면서 활기차게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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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뇌를 만드는 뇌과학자의 1분 명상 - 당신의 굳은 뇌를 가장 빠르고 쉽게 풀어주는 과학
가토 토시노리 지음, 김지선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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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아니 5분이라도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던 때는 언제인가? 반대로 무언가에 몰입해본 적은 언제인가? 집중력 위기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지금, 우리는 수많은 정보의 흐름에 휩쓸린 채 뇌의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일상생활 속 통제감을 잃은 기분인가? 그렇다면 이제 뇌를 의심해보라.

이 책에는 20년 넘는 기간 동안 저명한 신경내과 의사로 활동해온 저자가 1만 명에게서 효과를 본 명상법을 담았다. 저자의 뇌과학 명상은 과부화된 뇌를 최적화시키기 위해 각각의 기능을 하는 신경세포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서툰 사람이라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활성화하는 신경세포를, 집중력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집중력을 높이는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쉴 때는 제대로 쉬고 싶다면 뇌의 전환 스위치를 만드는 명상을 하자. 직장관계 갈등으로 인해 업무와 일상생활까지 불편해졌다면 어떤 고민에도 끄덕없게 유연한 뇌를 만드는 명상을 하자. 언제 어디에서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뇌과학 명상이 마음먹은 대로 살게 도와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여러분의 마음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울, 슬픔, 좌절과 같은 기분은 마음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의 파도를 지배하는 것은 뇌입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뇌라면, ‘행복하지 않다’라고 결정하는 것도 뇌입니다. 긍정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뇌라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뇌입니다. p27

‘있는 그대로 보기’란 눈앞의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간단할 것 같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려워집니다. 나이가 들면서 뇌의 여러 영역이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철 창문 너머로 풍경을 감상하다가도 업무 생각을 하거나(사고계가 작용), 고민거리 탓에 괴로워하지는(사고계와 기억계가 작용) 않나요? 눈에는 풍경이 비치지만 뇌에서는 여러 영역이 끊임없이 작용하므로 시각계만 사용해서 풍경을 볼 수가 없습니다. p54~55

문득 옛날 생각이 날 때 있지 않나요? 깨끗이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별안간 당시의 모습이 눈에 선했던 적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과거의 기억’이 뇌에 또렷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그 사건을 잊었다고 해도, 경험한 기억은 뇌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문제는 매일같이 덧쓰는 기억을 뇌가 제대로 처리하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기억을 처리한다'라는 말은 정보를 뇌에 정착시키는 해마와 그 주변에 위치한 기억계가 활성화되어, 그때의 경험이나 정보를 자세히훑어본 후 필요한 정보만을 적절한 뇌영역에 보내 준다는 뜻입니다.

곧 뇌로 들어오는 무한한 정보를 정돈한다는 말인데,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 '기억정돈'이 아주 중요합니다. p84~85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뇌는 기억장치입니다. 안타깝지만 뇌에서 기억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떠오르지 않게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려면 불쾌한 기억을 깔끔히 정리해서 그 위치를 명확히 해두어야 합니다. 잊고 싶은데도 갑자기 불쾌한 기억이 떠오르는 이유는 기억이 뇌에서 여러 영역과 애매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영역이 작동할 때마다 불쾌한 기억도 연동되어 떠오르는 것이지요.

불쾌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게 그 기억을 물건으로 바꾼 후 자물쇠가 달린 상자 안에 넣는 모습을 상상하세요. 그리고 머릿속 깊은 곳에 넣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p102

바로 ‘자신의 의지로 뇌에 지령을 내리는 것’입니다. 스위치를 켜고 끌 때 ‘시작’과 ‘끝’이라고 뇌에 말해줍니다. 전환을 의식하는 것이 뇌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무엇을 시작한다’ ‘무엇을 끝낸다’와 같이 목적이나 희망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는 명확한 목적이 없으면 어느 영역을 사용해야 할지 몰라 헤매게 됩니다. ‘몇 시에 할 것인지’ 정확한 시간도 정해야 합니다. 시간을 정하면 기억계가 작용해 스위치를 쉽게 켤 수 있습니다. p157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과의 대화도 점차 주제가 달라짐을 느낀다.

어느 순간부터

기억력 감퇴나 치매에 대한 불안을 토로하곤 하는데

내가 걱정하는 부분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적의 뇌를 만드는 뇌과학자의 1분 명상'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가끔 과거로의 회기도 좋으나 잊고 싶은 불쾌한 기억들이 떠오를때면

하루 종일 그 기억을 떨쳐내느라 마음이 힘들었던 때가 많았는데

저자는 불쾌한 기억을 물건으로 바꾸어 상자에 넣은 후 자물쇠로 잠그라고 이야기 한다.

다음에 한 번 시도해 봐야지.

책을 읽다가 딱 한 번 웃음이 나왔던 순간이 있었는데

넘 내 얘기라 잠깐 옮겨 본다.

'업무나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 의욕이 생기지 않아 방청소를 하거나

인터넷 서핑만 한 적 없나요?'

블로그에도 몇 번 포스팅 했지만

과거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시험공부전에 꼭 책상정리며 방청소를 하다가

끝내 공부는 시작도 못하고 잠들어 버렸던 기억...

일할 때는 일하는 뇌로,

집중할 때는 집중하는 뇌로 바꿔 쓸 수 있으면,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고민할 일도 없겠지만

그것이 그리 말처럼 쉬운가?!...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전환 스위치가 필요할 때...

내가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내가 꿈꾸는 모습으로 가까와지기 위해서

전환스위치를 만들고 강화해봐야겠다.

필요하다면 촛불도 켜보고...

앉아서 손으로 천천히 무한대 그리기도 해보고...

우리의 뇌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내 인생이 이렇지 뭐'라며 체념하고 있다면 아주 큰 오산입니다.

그러한 생각을 만드는 것 또한 여러분의 뇌입니다.

뇌는 마음만 먹으면 180도 바꿀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한 대로 뇌를 바꿀 수 있는 주체는 자기 자신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노를 깨울 수 있는 사람은 여러분 자신입니다.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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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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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집필과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특별하다. 1979년 데뷔 이래, 하루키는 각종 문예지에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글을 발표했고, 대부분 그 글들을 책으로 엮어 공식 출간했다. 그중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아 팬들 사이에서도 오랜 미스터리로 남은 작품이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던 중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1980)이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 사이에 벽이 세워지기 시작한 2020년, 그는 사십 년간 묻어두었던 작품을 새로 다듬어 완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삼 년간의 집필 끝에 총 3부 구성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세상에 내놓았다. 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70대의 작가가 청년 시절에 그렸던 세계를 43년 만에 마침내 완성한 것이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자신의 작가 인생과 작품세계를 수확하는 뜻깊은 완성이자 하나의 매듭이며, 이후의 하루키를 기대하게 하는 또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현실과 비현실을 다채롭게 넘나드는 하루키적 상상력을 더욱 원숙한 세계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장편은 그의 신작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하루키 세계를 집약한 결정적 작품’으로, 이제 막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하루키 세계로 들어가는 완벽한 입문작’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그냥 원하면 돼. 하지만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그사이 많은 것을 버려야 할지도 몰라. 너에게 소중한 것을. 그래도 포기하지 마.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도시가 사라질 일은 없으니까.” p15

내가 찾는 것은 '오래된 꿈'이다.

"'오래된 꿈'말이군요." 너는 작고 얇은 입술을 일자로 다물고 나를 본다. 물론 너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아시겠지만," 너는 말한다. "'오래된 꿈'은 '꿈 읽는 이'가 아니면 열람할 수 없습니다."

나는 말없이 진녹색 안경을 벗고 눈꺼풀을 들어올려 네게 보여준다. 누가 봐도 명백히 꿈 읽는 이의 눈이다. p37

"마음이 굳어 버려."

나는 여전히 침묵한다.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너는 말한다. "그러면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어딘가에 매달려서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나는 네가 하려는 말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애쓴다. p104

“가끔 내가 무언가의, 누군가의 그림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너는 중요한 비밀을 털어놓듯 말한다. “여기 있는 나한테는 실체 같은 게 없고, 내 실체는 다른 어딘가에 있어.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언뜻 나처럼 보여도 실은 바닥이나 벽에 비친 그림자일 뿐……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어.” p111

안녕, 잘 지내? 계절이 바뀌고 있어. 주위 풍경이 전과 다르게 보이고 공기의 감촉이 바뀌어가. 아마 나도 조금은 변하고 있겠지. 하지만 어디가 변했는지 그그로 알 수 없어. 자신에게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마음을 거울에 비춰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p156

쓸쓸한 외톨이로 보낸 여름이었다. 나는 어두운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쯤이면 지구의 중심에 닿지 않았을까 싶을만큼. 그러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내려간다. 주위 공기의 밀도와 중력이 점점 바끼어가는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고작해야 공기 아닌가. 고작해야 중력 아닌가.

그렇게 나는 더욱 고독해진다. p172

나는 그 슬픔을 무척 잘 기억했다. 말로 설명할 길 없는, 또한 시간과 더불어 사라지지도 않는 종류의 깊은 슬픔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가만히 남기고 가는 슬픔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대체 어떻게 다뤄야 할까? p280

세계와 또다른 세계의 경계를 초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각인. 나는 아마도 그것을 내 존재의 일부로 간직한 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p667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현실이 아닌가? 아니, 애당초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짓는 벽 같은 것이 이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가?

벽은 존재할지도 모른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니,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확실한 벽이다. 경우에 따라 상대에 따라 견고함을 달리하고 형상을 바꿔나간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p684

이웃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건 꽤 오래전부터이다.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먼북소리', '태엽감는 새' 등 단일작가로써는 가장 많은 책을 구입했고

한 때 열광하며 그의 책을 읽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신변잡기(?) 같은 에세이 등만 출간되거나

1Q84처럼 내가 읽고 즐기기엔 부담스러운 작품들이 발목을 잡는다.

그나마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나

다시 읽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은

좋았지만 예전 첫사랑(?) 같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늦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무렵 이번에도 혹시하는 기대감을 안고 구입한 책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다섯시간이라는 큰 수술을 한 탓도 있고

지레 벽돌같은 두꺼운 책이 부담으로 다가와

시작을 못하고 있었는데

겨울비 내리는

별다방 창가에서

이른 캐롤을 들으며 읽기 시작한 책은

두께가 무색하게 이틀동안 집중해서 다 읽어냈다.

꿈틀꿈틀 그를 처음 좋아했던 첫사랑의 마음과 함께

때론 아프고 미련이 남는

'오래된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던 것도 같다.

좋아했지만

한동안 대면대면 지내던 옛친구가

다정하게 말을 걸어준다.

'안녕, 잘지내?'

잘지내고 있다고 대답해야 하는데

눈물이 먼저 난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현실이 아닌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도시에서 한나절을 머무는 동안

염치없게도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듣고 읽으며

열일곱,열여덟이었던 나와 조우했고 누군가의 그림자와 이별을 했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만한...

다시 그와 사랑에 빠졌다.

요컨대 진실이란 것은 일정한 어떤 정지 속이 아니라,

부단히 이행 = 이동하는 형체 안에 있다.

그게 이야기라는 것의 진수가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할 따름이다. p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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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섬세함 - 이석원 에세이
이석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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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솔직하고 담백한 자신만의 언어로 꾸준히 기록해 온 이석원의 에세이 『어떤 섬세함』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됐다. “생각의 중심을 자신으로 두려는 어떤 본능, 관성으로부터 벗어나 이 책에서 만큼은 내 꿈이 아니라 남의 꿈에 대해, 내 사정이 아니라 남의 사정에 대해, 내 고통만이 아니라 남의 고통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에서 작가의 시선은 끊임없이 외부로 향한다. 서로를 미워하기 바쁜 요즘이기에 타인을 함부로 규정하지 않고, 세상의 이면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작가의 시선이 그대로 담긴 글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달랑 종이 한 장에도 앞뒷면이 있는 법인데, 하물며 사람이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어째서 인정하지 못했던 걸까.

하여 누군가 내게 너도 착한 사람이 좋으냐 다시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나는 착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보다는 인간은 그렇게 한 가지 성품만으로 무 자르듯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좋다고.

그래서 타인에 대해 판단할 때는 가능한 조심할 줄 아는 그런 신중하고도 사려 깊은 사람이 좋다고. p66~67

그런데, 이렇게 가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과 보내는 순간이 너무 벅찰 만큼 행복하고 내가 집에서 홀로 보낸 그 어떤 순간보다 감정의 파고가 진하다 느껴질 때면, 그래서 끝내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친구라는 존재는 역시 의심 없이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나는 슬프다.

친구란 원한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p75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사람은 사랑받지 못해도 살 수 있지만 이해를 받지 못하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가 없다고. 그래서 연애나 결혼은 거부할 수 있어도 누구의 이해도 필요 없는 존재로 홀로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그렇게나 중요한 이해를 자기가 직접 보고 듣고 겪은 범위 내에서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나를 아찔하게 한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우리의 이해라는 게 그렇게나 얄팍한 것이기에 남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p86

그렇게, 친구를 이해하게 되면서부터 우리 사이에 엉켰던 실타래는 조금씩 풀어졌고, 누군가를 이해하고 헤아리는 과정에서 나는 무엇보다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본래 누굴 미워하는 일을 중단하면 우선 내 마음이 편해지는 법이라더니, 알면 알수록 살아가는 이치란 어쩜 이리 무릎을 탁 칠만큼 절묘하고도 얄궂은 구석이 있을까.

결국 누군가를 이해하다 보면 상대에 대해 보다 너그러워진 마음은 점점 더 큰 이해를 불러오고, 이해를 하는 만큼 원망은 계속 줄어드니, 모두가 행복해지는 선순환이 시작되는 셈이라고 할까? p90

가령 세상에는, 다른 사람에게 ‘나 당신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꺼내 불편한 상황을 만드느니 차라리 힘들어도 그냥 참고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는 상대를 보지 않거나 연락을 피하는 일 역시 엄연한 의사표시라서, 어느 쪽이든 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내 마음이 이토록 힘든데도 그 사실을 상대에게 털어놓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세상에는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나의 친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혼자 속앓이를 하다 애꿎은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쏟고, 취하도록 술도 마시고, 그러고도 모자라 집으로 돌아가 부치지도 못할 편지를 쓰면서 난리를 치는 것 아니겠는가. p143~144

생각해보면 난,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욕망덩어리다.

힘들게 살았다는 내게

가끔 입바른 소리 잘하는 둘째동생은

'그래도 언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았잖아.'라고 말하며

일침을 가한다.

카누 미니도 비싸다고 병커피를 사라고 하는 김씨가

책을 (사서) 읽고,

영화는 (영화관)을 찾아 보고,

주저없이 (별다방) 커피를 마시는 마눌의 취향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것에 문득 감사한...

'언제 들어도 좋은 말'로 이미 좋아하는 작가였던 이석원의 글들이 더 좋아진건

어른으로서 살아가며 종종 느끼는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소하지만 빛나는 우리의 일상과 소중한 것들에 얘기해 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됨은...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

누군가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석을 통해 왜 좋아하는지 알려주며

'해석 당하는 쾌감'을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느끼기 때문이라고

속 시원하게 말해 주는 책이었다고 할까?!...

거절이 늘 힘든 나지만

앞으로 살면서는

나또한 '뭘 하기 싫으냐' 스스로에게 물으며

눈치보지 말고

싫은건 싫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하지 않을 자유를 획득하며 살고 싶다는 다짐을 해본다.

내겐 선물 같던...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난 언제부턴가 스스로에게

'너 뭘 하고 싶냐.'고 묻는 만큼 '뭘 하기 싫으냐.'고도 자주 묻는다.

내게 하지 않을 자유를 획득하는 일은 누군가 꿈과 목표를 이루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기에. p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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