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제 10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아몬드'를 읽었습니다


1. 
그날 한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 먼저 엄마와 할멈. 다음으로는 남자를 말리러 온 대학생. 그 후에는 구세군 행진의 선두에 섰던 50대 아저씨 둘과 경찰 한 명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 남자 자신이었다. 그는 정신없는 칼부림의 마지막 대상으로 스스로를 선택했다. 자신의 가슴 깊이 칼을 찔러 넣은 남자는 다른 희생자들과 마찬가지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숨이 끊어졌다. 나는 그 모든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언제나처럼, 무표정하게.


책 소개글에 나온 앞부분 미리보기인데.... 
이 부분만 읽고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을 못느끼는 소시오패스 아이 '윤재'가 겪은 끔찍한 사고와,
그 아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었어요
시작 부분이 강렬해서...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게 될지, 어떻게 슬픔을 겪어나갈지, 다음의 그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 단숨에 읽었답니다 

가족이 사고로 죽고 살아남은 자들에겐 어마어마한 충격이 남아있지만,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사건은 마무리 되고 더이상 누구도 남겨진 사람에게 관심갖지 않는 사회...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사건 뒤에 남겨진,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고통.. 소외감.. 외로움.. 등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요며칠 세월호 인양 소식으로 남겨진 가족들의 소식이 다시 뉴스에 자주 나오고 있는데... 그런 가슴아픈 이야기들과 맞물려서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억울하게 고통 받은 주위의 사람들에게 우리는 '사건 종결' 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던건 아닌가...
그 무관심이 그들에겐 '제 2의 피의자'가 되어 더 큰 고통을 주지는 않았을까.. 하는 괴로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뒷부분엔, 사회에서 버려진 아이인 친구 '곤이'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는 최근 현대사회에서도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는 <버려진 아이들> 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되더라구요
부모의 무관심, 학대, 방치 또는 과잉보호.... 등등에 시달리는 아이들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데는 분명히 그 이전의 무언가 원인이 될 만한 이유가 있을텐데, 왜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됐는지 알아보려는 노력은 하지않고 무조건 나쁜 아이 라는 주홍글자를 찍어 매도하는 사회, 너무 성급하게 사회악으로 분류해버리는 섣부른 판단이 분명 잘못되었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딘가를 걸을 때 엄마가 내 손을  꽉 잡았던 걸 기억한다. 엄마는 절대로 내 손을 놓지 않았다. 가끔은 아파서 내가 슬며시 힘을 뺄 때면 엄마는 눈을 흘기며 얼른 꽉 잡으라고 했다. 우린 가족이니까 손을 잡고 걸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반대쪽 손은  할멈에게 쥐여 있었다. 나는 누구에게서도 버려진 적이 없다. 내 머리는 형편없었지만 내 영혼마저 타락하지 않은 건 양쪽에서 내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덕이었다.


아이에게 <사랑> 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어요
"다른 사람이 너를 보고 웃어주면, 너도 비슷하게 웃어보여." 라는 등의 엄마수업을 바탕으로 꿋꿋하게 버텨나가고 있는 윤재...
윤재의 마음에 바람이 불게한 친구 도라를 만났으니 윤재에게도 이젠 봄이 올까요?
다른 사람의 기쁨을 공감할 수 없어 기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슬픔을 공감할 수 없어 더 슬픈 윤재...  
책을 덮으며 '윤재가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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