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고전 공부법 - 니코마코스 윤리학부터 군주론까지 한 권으로 읽는 고전의 정수
쉬번 지음, 강란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고전 읽기는 어렵다.  독해도 쉽지 않지만 생각해야 할 방향도 제대로 잘 잡아야 완성에 가까운 읽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늘 부족한 듯 메워지지 않는 빈 틈을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었던 책이라 말 하고 싶다.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질문에 대한 고급스런 답변을 얻은 기분도 든다.

미국 교실에서의 인문학 수업이 어떤 목적으로 출발해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여 주면서, 독자에게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 준다. 말로만 듣던 미국 인문학 수업은 고전 읽기에서 비롯된다. 읽기와 토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사고 능력, 질문, 토론, 전달 능력을 기르게 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미국 교실에서는 주로 토론이 차지한다고 들었다. 그 토론이 나오기까지 그들은 고전을 잘 읽고 미리 질문을 생각해 와야 하는 것이다. 고전 읽기에도 기술이 있는데 당연히 꼼꼼하게 읽는 것이 그 첫 번째이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연상 능력도 여기에서 발생하는 결과물이다.


1 부 에서 소개하는 고전 읽기의 토론 사례는 어떤 방식으로 수업이 이루어 지고 있는지를 훤히 알 수 있게 한다.

트로이 함락에 필요한 필록테테스의 활과 화살, 그는 이미 무인도에 버려졌다. 죽지 못해 연명해 오던 그로부터 활과 화살을 뺏아 오라고 명령하는 오디세우스와 명예와 수치 앞에서 주저하는 네오프톨레모스 의 사이에서 우정과 신뢰, 배신을 주제로 토론한다. 인간에게 왜 고난을 내리는가, 정치적, 종교적 자유에 관하여 토론할 때에는 구약성경의 욥기와 루터의 저서, 기독교인의 자유에 대하여, 와 같은 책을 읽고 각자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본다.


성경을 읽는 행위조차 한 때 독점이 있었으나 번역서를 이용한 대중적 읽기가 이루어졌다. 인문 교육의 고전 읽기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 정치적 자유와 의식의 자유, 사상적 자유도 모두 읽기에서 시작되며, 자유 교육을 견지하는 인문 교육에서 고전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165쪽


이 시점에서 우리 교육 현실을 돌아본다. 읽기의 자유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고 있는지, 읽은 후의 토론은 또 어떤지를.  고전은 커녕 교과서 외 다른 책은 읽지 않는 현실이 비판없고 사고 할 수 없는 사회로 만들었다는 한심함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경우에서만 보아도, 파스칼의 팡세와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같은 책은 문자 읽기에만 지나지 않았고 깊이있는 읽기에 진입하지 못하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두려움없이 내게로 다가올 날 기다려 본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은 고대 그리스의 기본 개념을 아주 잘 볼 수 있게 한다. 오늘날의 우리 정치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는 대목이다. 정치인 한 사람의 뜻 만으로 정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과 동시에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으로 가야 한다는 그 기본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올바른 시민의 역할도 벌써 그 시대에 언급하고 있으니 역시 고전 중의 고전이구나, 는 생각과 함께 이런 고전 읽기 수업같은 제대로 된 수업을 통해 미래 인재를 길어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케 했다.언제쯤이나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수업이 생겨날 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이렇듯 읽기 어렵고 선뜻 손대기 힘든 묵직한 고전들을 제대로 읽어 볼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제시해 준 이 책과의 만남이 매우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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