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뷔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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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출 수가 없었다.  도대체 그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 지 도무지 예상이 되지가 않아서, 읽고 있는 도중에 할 수 있는 나의 예상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질 수 있을까 확률을 알 수가 없어서, 무엇보다 그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나카야마 시치리 라는 작가는 내게, 추리소설의 흥미가 주는 반전의 기대감,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필력, 이런 것들로만 설명되어 지지 않는다. 이미 나와 있는 그의 작품들 중 몇몇 의학 전문 시리즈- 히포크라테스 선서, 우울 등 -와 폭넓은 음악의 세계를 보여주는 일련의 작품들, 이런 것들로 이미 그의 역량을 맛보았었다. 추리소설이 차지하고 있는 주요 구성인 살인 사건에 그토록 자세한 표현이 가능하려면 영안실, 주검, 이런 맞딱뜨리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도 실제로 경험했던 것일까, 그리고 음악에 관한, 악기 다루는 것은 어떨까, 이런 의문을 가득 가지게 만들 만큼 그의 작품은 그 상황 묘사력에 있어서 대단하다.


이 작품, 안녕, 드뷔시는 그런 그의 출발을 알렸던 작품이다. 이미 몇 몇 작품을 통해 능수능란한 그를 알고 있던 나로선 그의 초창기 작품이 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을지 당연히 궁금할 수 밖에 없었는데, 후속 작품들이 훌륭할 수 밖에 없을 그런 요소들이 조금씩, 샘플 양식으로, 이 작품 군데군데 차지하고 있었다.  그의 색깔이랄까, 특색이랄까, 그런 점들이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미시케 요스케라는 피아니스트를 통해 바라 본 부동산 재벌가의 비운, 그리고 그 주인공인, 막 16살이 된 하루카양, 처음 도입부에선 참으로 평안하다. 햇빛에 일렁이는 강물과 두 소녀, 고집 센 할아버지와 가족들, 그리고 결혼도 않고 직장도 없이 가족 구성원으로 빈둥 거리는 삼촌, 이 평화로운 가정에 무슨 일이 전개되어지나,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일관적인 것은 음악을 중심에 세워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미시케 요스케라는 인물을 처음 접하게 되다 보니 그가 하루카의 피아노 교실에 등장하였을 때 그다지 주목하지 못하였다. 중간중간 그의 추리력에서 약간 미스터리적으로 느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작가의 작품에 시리즈 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임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작가가 그려내는 단골 등장 인물 중 하나라 다음 작품에서도 활약이 기대가 된다.


이렇듯 피아니스트가 추리해 가는 흐름, 한 소녀의 기구한 운명, 그리고 피아노, 음악을 통한 구원의 길,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이 연속되면서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지와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도 예리하게 번득이고 있다. 


음악 용어인 알레그로, 아다지오 이런 초보적인 것은 벗어나 악보상에 놓여있는 작곡가의 요구, 연주자의 표현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내용도 한층 흥미롭기만 하다.


<사나운 폭풍처럼 광포하게, 소리를 낮추고 잠잠하게, 비탄에 잠겨 괴로운 듯, 소리 높여 생동감 넘치게,  그리고 열정을 담아 기도하듯> 


이런 목차가 보여 주듯이 피아노 선율을 따라 움직여 가는 전개 양상이 사뭇 부드러울 듯 하나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이 가정 이야기를 독자는 어느 덧 몰입하여 쉽게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그리고 왜, 제목이 안녕, 드뷔시 인지를 끝에 가서야 그 답을 알게 될 것이다. 상상도 하지 못할 반전도 함께 기다리고 있는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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