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 여행지보다 더 설레는 테마별 호텔 여행 28
김다영 지음 / 반니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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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우는 집이 아닌 상업적인 장소, 즉 호텔이나 여관에서 묵는 경우가 적지 않은 편입니다. 여행 혹은 하루 일과에 지친 몸을 쉬기 위한 장소로 생각하기 때문에 별다르게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호텔을 여행 한다>라는 제목의 책을 만났을 때 호기심이 당겼던 것 같습니다. 호텔을 여행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졌던 것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야 겨우 호텔을 여행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는 호텔이 그저 지친 몸을 쉬는 곳만이 아니고 호텔이 가지고 있는 나름대로의 독특한 것들을 향유하고 즐기려는 목적으로 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호텔들을 찾아가 경험해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해외여행 잡지의 기자로 활동할 때, 취재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여행전문 강사로 발돋움을 하였고, 그 결과로 호텔을 살펴보고 평가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닌 호텔 가운데는 협찬을 받은 곳도 있고, 자신의 비용으로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5년여에 걸쳐 30개 국가의 120개 호텔을 이용하고 그 경험을 정리하였던 것을 이 책에 담아냈다고 합니다. 호텔을 찾는 목적에 따라서, 고요한 휴식의 시간이 필요할 때, 여행 준비를 하나도 못했을 때, 일과 여행을 동시에 해야 할 때, 도시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고 싶을 때, 호텔만으로도 떠날 이유가 충분할 때 등 다섯 가지의 영역으로 나누어 28개의 호텔을 소개하였습니다.

주제에 따라서 글의 내용도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호텔의 설비나 서비스 중심으로 글을 풀어내기도 하고, 호텔은 물론 주변의 환경까지 포함하여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책의 전반을 통하여 느끼는 문장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어떤 글에서는 신문의 기사처럼 건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흘러가는가 하면, 어떤 글은 비문이라고 할 정도로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여 읽는 흐름까지도 끊어지는 느낌이 남습니다. 그런 경우는 단어 선택도 문자의 흐름을 끊어놓을 정도로 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쩌면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 날 아침, 이불을 박차고 호텔 옆에 붙어 있는 허름한 식당으로 향했다.(98쪽)’라는 것도 무언가 강조할 일이 있을 때 사용하는 ‘박차고’라는 단어가 적절하게 사용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갓 구운 원두를 내려 신선한 커피 한 잔을 양껏 마시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라거나 ‘가뜩이나 영하의 날씨에 눈보라라도 휘몰아치는 날에는 아무리 의욕적으로 운동화 끈을 매고 문 밖으로 나선들 몇 시간을 채 못버티고 숙소로 퇴각할 수밖에 없다.(106쪽)’ 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세상에 신박한 호텔서비스가 다 있나!(113쪽)’라는 구절에서는 저도 모르는 ‘신박한’이라는 단어 때문에 인터넷검색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국어사전에 나오는 ‘신박(信泊)하다’는 “이틀 밤을 머무르다”라는 의미인데, 여기에서는 그런 의미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와우갤러리에서 신기를 신박으로 부르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생각 없이 따라 쓰는 사람들이 ‘참신하다’ 혹은 ‘새롭고 놀랍다’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용례를 따른 것 아닐까 싶습니다. 필자 역시 글을 쓰고 책을 낸 입장에서 비문을 최대한 피하고, 심지어는 의미가 분명치 않은 유행어는 물론 외국어 사용을 자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어학자들도 놀라는 우리말을 우리가 훼손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의 특색 있는 호텔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해놓은 점은 좋았습니다. 물론 제가 이 책에 나오는 호텔에서 묵을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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