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뜨겁다
김경진 지음 / 마음세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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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눈물을 주제로 한 글을 써보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눈물에 관해 쓴 책은 눈에 띄는대로 읽어보게 됩니다. 김경진 시인의 <눈물은 뜨겁다>를 읽게 된 것도 그래서입니다. 흔히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라고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체온보다는 분명 낮아야 할 눈물이 뜨거운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 줄 것으로 기대를 했던가 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답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눈물은 정말 뜨겁다’라는 제목의 산문 어디를 보아도 ‘뜨거운 눈물’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눈물이 뜨거운 이유’라는 서문에서 모호하게 설명할 뿐입니다. 저자는 “삶은 매 순간이 뜨거운 눈물 속에 있다. 뜨겁지 않은 눈물은 눈물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보통의 삶들은 순간순간 자신의 생을 위해서 처절하게 몸부림을 쳐야한다. 거저 얻어지는 삶이란 없다. 대가를 치러내야 자기가 바라는 바의 최소한이라도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피땀을 동반한 노동을 지불해야 하고 고된 머리를 속사해 생각을 만들어 내야만 나를 부양할 수 있고, 가정이있다면 가족의 안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멈추지 못할 탁발 같은 것이 인생이다(7쪽)”

하지만 시인이 말하는 보통의 삶이 모두 처절하게 몸부림쳐야만 한다는 주장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고 보이므로 필자의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어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도 우린 삶을 이어 간다. 반드시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는 작은 것들에게서 전해져 오는 행복의 역설을 수취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가 무엇을 말하고자함인지 뜻을 알 수 없습니다. 저자의 이런 글쓰기는 모두에 적은 “내게 산문은 시를 쓰는 일에서 잠시 벗어나 시로 쓸 수 없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기 위한선택이어서 특별히 무게를 두지 않았다 라는 생각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제목에 낚여 시인의 산문을 읽으면서 무슨 의미일까 고민한 필자가 바보같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는 어떠한 형식의 것이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신산할 정도의 고통이 수반되기도 한 것아닐까요? 예를 들면 이런 대목입니다 “아직 1학년인 학생이 쓴 대본을 그것도 첫 대본을 작품으로 만들어 공연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만 배우가 아니라 대본가로서 조연출로 작품에 함께 참여해 달라는 조건이다(97쪽)” 작은 아이가 쓴 첫 대본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작은 아이의 꿈인 뮤지컬 배우가 될 기회를 붙들지 못해서 아쉽다는 건지 분명치가 않습니다.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생을 이어감이 선택이면 생을 접는 것도 역시 선택이다(123쪽)” 세상에 태어나는 일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듯, 세상을 떠나는 일도 대부분의 경우에 본인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요? 이런 구절은 무슨 의미일까요 “흐름이 끝나는 시간이 죽음을 맞이하는 시간이다. 흐름에 있는 동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과 해서 즐거운 일을 하며 살자(45쪽).”  아무래도 편집하시는 분이 뭔가 놓진 바가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산문쓰기에 관심이 커가고 있는 필자입니다만 저 같은 까다로운 독자가 조심스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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