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5
허먼 멜빌 지음, 김정우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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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서라도 고래잡이를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퍼퀴드 호의 아하브 선장을 보며 크게 놀랐다. 아하브 선장은 선원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흰 괴물 ‘모비 딕’을 잡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 이렇게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면서도 이 고래잡이의 끝을 보려 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아하브 선장의 그러한 집념에는 모비 딕에 대한 복수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복수를 가장한 그 이면에는 뭔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을지 모른다. 모비 딕은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잡기에는 너무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복수 이상의 의미, 내 존재의 이유였을지 모른다.

거대한 향유고래는 아마도 우리가 쉽게 쟁취할 수 없는 원대한 꿈을 상징하는 것 같다. 어쩌면 처음부터 잡지 못할 걸 알면서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취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위대한 존재에 대해 도전하고, 역경과 고난을 겪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도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은 고래잡이도 우리 인생살이 전체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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