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쉬고 8월부터 한국어 선생을 다시 시작했다. 밖으로 나돌면서 일을 하니 몸이 좀 거하게 아팠다는 사실도 잊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2주 후면 또 한 학기가 마무리된다. ^^

다문화 가정 주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나라 것만 가르치다 보니 다문화가 아닌 우리 문화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수업 시간에 그녀들 나라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이는 편이다.  

새로 나온 단어를 그녀들 고향 나라 말로 물어보며 책에 적어두고 발음을 따라하면서 그녀들의 배꼽을 빼게 한다. "선생님, 그거 아니예요~~~~" 그래도 난 그녀들이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계속 집착을 보이곤 한다. 

그리고 교재와 관련해서 그녀들 나라의 문화를 이야기하도록 시킨다. 처음엔 멀뚤멀뚱 머뭇대던 그녀들도 3,4개월만 지나고 귀가 조금씩 트이기 시작하면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일치하는 말은 "우리나라 정말 좋아요~"다. 여기서 우리나라란 한국이 아닌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그녀들의 고향 나라다. 

우리나라 궁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같은 사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역사를 말하면서 베트남의 프랑스 식민 역사를 간단하게라도 이야기해주면 그녀들의 눈은 행복과 자신감으로 넘친다. 음식이나 유명한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가난한 탓에 한국까지 왔지만 그녀들이 조국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채 한국 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년째 다문화 가정에 수업을 다니면서 느낀 건 내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보다 후진국이라는 것만 확실하게 알고 있었지 뭐 하나 자세히 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학생을 만날 때마다 나도 그녀들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부를 조금씩 하는 편이다. 함께 공부하고 배우면 더 즐겁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다 보니 여행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다. 베트남에 관한 책이 가장 많았고, 캄보디아에 관한 책이 가장 적었다. 베트남이나 태국의 전래 동화가 우리말로 소개된 것도 있고, 우리나라 전래 동화가 베트남어, 태국어, 중국어 등 이중 언어로 번역되어 나온 것도 있었다.

*** 베트남

  

 

 

 

 

 

 

 

  

 

 

 

 

   

 

 

   

 

 

 

 

 

   

 

   

      *** 태국 

 

 

 

  

 

 

 

 

 

 

  

      

*** 필리핀 

 

 

 

 

 

 

  

   

     ***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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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1-12-04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세요 짝짝짝!!!
12월 5일 곽영권선생님 강연회 있어요. 함께 듣고 점심 같이 했으면 하는데...시간 되시나요?

소나무집 2011-12-05 09:21   좋아요 0 | URL
함께 가고 싶은데 정말 아쉬워요. 권영권 샘은 자주 만날 수 있는 분도 아닌데...

희망찬샘 2011-12-03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네요. 그 분들은 좋은 선생님 만난 것으로도 작은 기쁨 하나를 얻었어요.

소나무집 2011-12-05 09:22   좋아요 0 | URL
그분들한테 제가 배우는 것도 많답니다.^^
 

가을이 가기 전에 아주 재미있는 책 두 권을 읽었다. 아이들 책을 빼면 그나마 내가 즐겨 사서 보는 책은 소설책이다. 그런데 이 두 권의 책은 소설이 아니다. 정치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정치 분야를 다룬 책들이 알라딘 서재에서 떠들썩해도 사서 본 적은 그리 많지 않은데 이 두 권의 책은 망설임없이 사들였다.  

소설책과는 다른 쪽의 감성을 예민하게 깨워준 책은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와 문재인의 <운명>이다. 이 두 권의 책에는 공통점이 있다. 아주 쉽다는 것이다.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주인공의 마음속을 들락날락해야 하는 소설책보다도. 하지만 감동은 크다.

 <닥치고 정치>를 읽다 보면 통쾌하다. 살아 있는 언어로 우리의 현재 정치판을 낱낱이 파헤쳐준다. 어려울 것 같은 이야기도 김어준의 언어로 들으면 그렇게 쉬울 수가 없다. 뉴스 앵커의 언어로 듣던 무미건조한 주제도 무지하게 흥미진진해진다.  

단편의 정치적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다음 사건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추리해보는 재미가 컸다. 요즘 김어준의 추리대로 돌아가는 세상을 만나고 있어 슬프긴 하지만...  

난 사람도 책도 어려운 건 딱 질색인데 어렵지 않으니까 관심을 갖고 귀귀울이게 된다. 나와 상관없을 것 같아 흘려들었던 사건들이 나의 삶과 밀접한 이야기로 들린다. 어디에 잘못된 게 있었는지 깨닫고 잘못된 걸 따지고 싶은 마음도 솔솔 생긴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욕 몇 마디가 입에 밴다는 것 정도. 하지만 자꾸 들으니 그 욕들도 정겨워지더라. 

  

사실 <운명>은 문재인에게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좀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지레짐짐작했다. 그래서 <닥치고 정치>보다 나중에 읽었는데 기우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 같았던 사람이지만 별로 아는 게 없었던 사람.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이 그렇게 긴 세월 이어져 온 줄 몰랐다. 상당히 감성적이고 원칙적이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노무현 대통령과 아주 많이 닮았다.  

책을 보는 내내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서 마음이 짠해지곤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던 때 이야기를 할 때는 책장을 넘기는 것 자체가 슬펐으니. 

앞으로 문재인의 발길이 기대된다. 가난하고 서럽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정치를 해줄 사람 같다.  

 

아줌마인 나, 기회 닿는 대로 정치책을 읽으리라. 요리책, 인테리어책, 소설책을 읽는 틈틈이. 그래서 내 삶을 더 맛깔나게 요리하고 품위 있게 인테리어하는 방법을 익혀 나가리라. 닥치고 살림이나 하고픈 평범한 아줌마에게조차 운명처럼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고마운 세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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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11-11-2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토인데도 일찍 부지런히 글 올렸네요..
나도 닥치고 정치에 관심 있어서 찜해놓고 벼르고 있는 중이에요.

소나무집 2011-11-28 09:24   좋아요 0 | URL
꼭 읽으세요.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보여요.^^

순오기 2011-12-0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무리가 아주 멋져요!
닥치고 살림이나 하는 아줌마처럼 보이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에는 그들의 힘이 필요해요!!

소나무집 2011-12-01 16:04   좋아요 0 | URL
아줌마가 변해야 교육도, 환경도 뭐도 다 변하는 것 같아요.^^

이미정 2012-03-27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보기도전에 님 글에 먼저 호감이가네요 어쩜그리 꼭 읽고싶게 글을 올려놓으셨는지 ~ 사실제가 책본지 오래되었어요 오래전 읽었던 다른책들중에 추천할만한게있음 또 글 올려주세요 부탁드려요~~~^^

소나무집 2012-03-29 19:19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요즘 <뿌리 깊은 나무>를 열심히 보고 있다. 4회까지는 이 드라마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기에 유료 방송으로 보았다. 아버지 태종 앞에서 벌벌 떨면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어린 세종의 매력 때문에 4천원이 아깝지 않았다. 그 이후 본방송을 사수하고 있다. 

한자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조선의 1%가 아닌 99%의 백성을 위해 쉬운 글자를 만들고자 결심한 세종의 마음을 생각하면 한 나라를 책임지는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정치인의 올바른 선택은 사람을 바꾸고 역사까지 바꿔놓는다는 걸 세종의 한글이 증명했으니까. 99%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1%가 판을 치는 요즘 세종은 아무리 찬양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다수와 소통을 원하지 않는, 1%만을 위한 언어인 한자를 계속 써 왔다면 우리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물론 부정적인 면이 더 많겠지만 긍정적인 쪽으로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건 우리만의 언어, 99%를 위한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에 1%만을 위한 언어를 쓰는 시대를 산다면 나는 어느 쪽에 속해 있을까? 음~ 생각하기 싫군.

내가 이 드라마를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문화 가정 이민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은 반나절 만에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글자라는 세종의 말씀처럼 나의 그녀들은 두 시간 만에 자음과 모음, 한글의 구성 원리, 발음까지 다 익히면서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중급 이상의 한국어를 배우는 그녀들에게 한글을 만든 과정과 세종 임금 이야기를 해주면 자기들 나라에도 그런 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나도 가끔은 그녀들 나라의 언어에 관심을 가지고 배워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중국어나 베트남어처럼 성조가 복잡하거나 캄보디아어나 태국어처럼 자모의 모양 자체가 어려운 언어가 많다. 내가 가끔 그림처럼 보이는 글자들을 흉내내서 쓰기라도 하면 그녀들은 정신없이 웃으며 다 틀렸다고 한다. 그래서 난 그녀들 나라 언어 배우기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이런 걸 볼 때 몇백 년 후엔 쉬운 언어인 한글이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흐뭇한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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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1-2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글이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날이 온다면 정말 좋겠어요...
학생들은 굳이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니 피곤하지도 않을테고 말입니다 ㅋㅋ

1%가 아닌99%를 위한 세종대왕님의 마음이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흘렀음에도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언젠가 그런날이 온다는 것을 예견하는 것이 아닐까요 ㅎㅎ

소나무집 2011-11-26 08:23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그죠? 제가 열심히 한글 퍼뜨리는 일을 하겠습니다.^^

치유 2011-11-2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글이란 문자는 알수록 신기하고 대단하단 생각을 하게 해요.
세종대왕님...만만세입니다요~!
다시 살아오셔서 이나라의 교육제도도 세상이 깜짝 놀라만하게 바꾸어 놓으면 좋을텐데..
누군가 나타나겠지요??

소나무집 2011-11-28 09: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어떻게 글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그게 신통하고 기특하고 그래요. ^^

희망찬샘 2011-11-2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에 이 책 있어요. 저도 읽어 봐야겠어요. 방송은 못 보고 있지만... 소나무집님 좋은 일을 하시네요. 저도 어린이용 도서 <<훈민정음을 구출하라>> 이제 막 읽었는데, 세종대왕에 대한 감사가 물밀듯이 밀려오더라구요. 정말이지 대단하신 분.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겠지요.

소나무집 2011-11-28 09:26   좋아요 0 | URL
드라마도 재미있어요. 그죠? 우리 역사에 그런 왕이 있다는 게 무지무지 자랑스럽고 고맙고 그렇네요.^^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한미 FTA 관련 뉴스가 나왔다. 국회에서 기자들 출입도 통제하고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는 말에 딸아이의 한마디~ 

딸:  쥐답네, 쥐다워.  

엄마 : 뭐? 쥐는 왜? 

딸 : 쥐들은 사람이 안 볼 때 몰래 다 갉아 먹잖아.  

엄마 : 네가 정곡을 찌르는구나. 너 진짜 기자 해라! 하하하하하... 

 잠시 후 

엄마 : 엄마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인 줄 알았구나??? 

 

아이들이랑 이런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아침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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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1-11-23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촌철살인^^

소나무집 2011-11-24 08:43   좋아요 0 | URL
뜬금없이 쥐가 튀어나와서 웬 쥐? 했어요.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11-23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코알라가요, 자꾸 쥐박이 쥐박이 그래요.
엄마랑 아빠가 한 대화를 훔쳐들은거죠. 학교에서 그 단어를 써먹을까봐, 열심히 타일렀다는... ㅡㅡ;;;;

소나무집 2011-11-24 08:48   좋아요 0 | URL
세상이 아이들마저 의식화시키고 있어요.
울 아들은 선생님이 통지표에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고 써 주셨더라구요.ㅎㅎㅎ
학교에 가서 뭔 소리를 하고 다니는지...

전호인 2011-11-25 08:58   좋아요 0 | URL
타이르지 마세요.
아이의 소리도 국민의 소리입니다.
간접적인 전달이죠.
중딩인 나의 알라들이 그럽디다.
학교에서 2MB관련 영상자료라도 나오면 모두가 쌤께 "그만 꺼주세요 피곤해요"라고 말입니다.
 

올 가을은 유난히 예뻤다. 붉게 물든 낙엽 몇 개를 주워 책 사이 끼워 본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가을을 느낄 여유도 없이 이 도시 저 도시 흘러다니던 내 정신에 여유가 생긴 걸까? 우수수 쏟아지는 단풍이 아까워 혼났다. 요즘 여린 나뭇가지를 하나하나 드러내며 가을이 다~ 간다. 

남편이 오지 않는다. 완도에서 원주로 올 때 2년만 떨어져 살면 내려올 거라던 남편 회사는 2년이 다 된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와야 오는 거다. 혁신 도시 공공 기관 이전은 예산과 관련된 일이기에 가카의 신념이 바뀌길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다. 그 와중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확정되었다. 다들 경사났다고 난리였지만 우리 부부는 안 되길 두손 모아 빌었다. 하지만 유치에 성공했고 우려했던 일이 순식간에 벌어졌다.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집값이 올라가고 있었다. 서너 달 사이 수도권도 아닌 곳에서 전세가 3천~4천만원 정도 올랐다. 갑자기 몰려든 타지의 투기꾼들은 매매가도 듬뿍 올려놓았다. 집 가진 사람들은 웃었겟지만 전세 사는 나는 한숨만 나왔다. 집값이 요동치는 사이 새로 바뀐 집주인은 자기들이 들어온다며 이사 가라고 했다. 아~~~ 또 이사!!!!

어차피 이사할 거면 남편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살아야 하나? 어째야 하나? 여름 내내 결론 없는 고민만 하다 언젠가는 회사가 내려올 거라는 남편의 말에 힘입어 눌러앉기로 했다. 그리고 가을 내내 집을 보러 다녔다. 이사하는 게 지겨워 집을 사고 싶은데 집값이 갑자기 너무 올라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전세를 구하려고 두어 달 발품을 팔았지만 마음 고생만 했다.  

한 달 전부터 딸내미 학교 가까운 아파트를 찜하고 한 부동산만 열심히 드나들었더니 요즘 시세보다 좀 싸게 급매로 나온 아파트가 있다며 권해주었다. 급한 마음에 요모조모 따질 여유도 없이 그냥 사기로 했다. 대출 듬뿍 받아서.ㅜㅜ   남편이 없는 관계로 주중에 나 혼자 다니면서 일처리 다 했다. 그래서 집주인도 나고 대출 주인도 나다. 주말에 집에 온 남편이 웃으며 한마디 날렸다. "대출은 집주인이 갚는 거지?" 어쨌거나 이번에 이사하면 당분간 이사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휴~~ 삼주 후 이사 간다. 

어제 서울에 다녀왔다. 대학 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가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다. 25일 떠난다기에 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려고 만났다. 아침부터 만나 수다 떨다가 같이 점심을 먹고 또 수다를 떨다가 지하철역에서 헤어지는데 눈물이 나와서는 끌어안고 한참 울었다. 친구 남편이 하던 사업이 잘 안 돼서 빈손으로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나는 거라 서로 마음이 무거웠다. "25년지기 친구야, 가서 잘 살아라~ 자리 잡으면 꼭 보러갈게." 

친구도 가고 가을도 간다. 내 생일이기도 했던 어제는 하루 종일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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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22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저러한 이유가 있으셨지만, 집을 사신거군요?
아우, 축하드려요! 집 사신 이후, 집값 팍팍 올라서 대박나시고 이사 잘 하시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친구가 떠나신다니, 그리고 지인 소식에 마음 아프시겠네요.. 제 친구도 수술해서 마음이 덜컹했는데.
네, 가을이 다 가네요.
그리고, 생일 축하드려요!

2011-11-22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11-23 09:12   좋아요 0 | URL
오래된 아파트라 더 오를 것 같진 않구요, 아이들 키우는 동안 이사나 안 하고 살 마음으로 사게 되었어요. 젤 친한 친구가 떠나니까 마음이 허전해서 한마디 했어요. 가서 잘 살길 바랄 뿐인데...

2011-11-23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11-22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 나뭇잎만 떨구는줄 알았더니 사람 감정까지 떨쳐주네요. 이왕 떨치기로 작정한거 집값이랑 전기세 이런거나 왕창 떨쳐주지..;;
3주후 이사하실 즈음엔 조금 더 춥겠어요. 아주 고생을 안할수는 없을테고 조금만 고생하시라고 빌어드릴게요.
친구와의 이별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하네요. 친구분 뉴질랜드에서 모든게 다 잘 풀려서 소나무집님의 뉴질랜드 여행기를 읽는 날이 멀지 않은 시간에 올겁니다 :)

하루 지났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소나무집 2011-11-23 09:17   좋아요 0 | URL
앗, 제가 님 감정까지 떨쳐놓은 건 아니지요?
그러게요, 떨칠 건 안 떨치고 엉뚱한 것만 떨쳐요.
아무 기약 없이 떠나는 거라 걱정이 많이 돼요. 친구 남편은 5개월 전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있다가 가족들 불러들이는 건데 좋은 여건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생일 축하 고마워요.^^

전호인 2011-11-2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자체가 전형적인 가을과 부합되는 것 같아 저의 마음도 쓸쓸해 집니다.
갑작스런 집값의 상승, 이사, 아파트구입, 친구의 이민 등등 대출이 있다곤 하지만 아파트를 장만했다는 것을 위로삼아 쓸쓸한 가을 마음만이라도 풍족하길 바랍니다. 이사잘 하시구요^^

소나무집 2011-11-23 09:19   좋아요 0 | URL
네, 님의 기운을 받아 다시 씩씩해지겠습니당!!!

순오기 2011-11-23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쓸했던 어제~~~~ 늦었지만 생일축하해요.
그래도 집 샀으니 됐지, 이걸 위로라고 남겨요.^^

소나무집 2011-11-23 09:20   좋아요 0 | URL
네, 축하 고마워요. ^^

2011-11-23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엘리자베스 2011-12-0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같은 라인으로 이사오시나 은근 기대했는데 너무 멀리 가시네요.
같은 아파트 살면서도 서로 바빠 자주 만나지 못했던게 많이 아쉬워요.
이사 하시면 정리되는대로 한번 불러주세요^^ 그전에 얼굴 한번 더 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