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로 <도가니>를 보러 나가려고 준비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누군지 이름이 안 떠서 받을까 말까 하다 조심스럽게 "누구세요?" 하니 "지지배, 나야 박**!" 

만난 지는 10년도 더 된 것 같고, 전화 통화를 한 지도 4~5년은 된 듯하다. 오랜만인데도 어제 만난 사람처럼 구구절절 수다를 떨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는 뒷전에 두고 유난히 지지고 볶은 일들이 많았던 우리들이다. 술 잘 먹는 애들도 많았고, 잘 우는 애들도 많았고, 노래 잘하는 애들도 많았고, 기타 잘 치는 애들도 많았고, 시나 소설을 쓰는 애들도 많았고, 시나 소설을 읽는 애들도 많았고, 욕 잘하고 쌈 잘하는 애들도 많았고, 데모하다 학교 짤리는 애들도 많았고, 과커플도 유난히 많았던 우리 동기들.  

졸업한 지 20년이 넘어도, 만난 적이 없어도 동기들 소식이 반갑고 보고 싶고 그렇다. 단지 4년을 같이 보냈을 뿐인데... 그나마 군대 간 남자 애들은 2년 정도였고.

1학년 때부터 과커플로 유명세를 떨쳤던 그 친구는 남자 동기 김**(--> 이 남자 한동안 내가 짝사랑 했음)이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을 했다. 2년 터울로 딸만 셋을 두었는데 큰애가 벌써 고3이란다. 힘들겠다고 하니 자기가 딸 때문에 불경 공부를 다 하고 있댄다. 결혼 전 성당에 다녔던 친구라서 왜? 하고 물으니 불교를 믿는 시댁으로 시집가는 바람에 지금은 부처님께 더 열심히 기도를 하게 됐다고. 고3 딸아이를 위해 백일 기도도 하면서...   

긍정적이고 화끈했던 성격을 생각하면서 "너 같은 애가 웬 백일기도?" 친구는 한마디로 정리해줬다. "너도 애들 고3 되어 봐라 얘. 믿고 싶은 구석이 많아진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남편과 주말 부부(금요일에 내려와서 월요일 올라가는)라고 했더니 "어머, 너 전생에 나라를 구했구나!" 결혼 10년이 지나면 가끔 남편이랑 떨어져 살고 싶은데 저절로 그렇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으냔다. 난 시댁도 멀고 친정도 멀고 형제들도 멀고 남편도 떨어져 있어서 아예 시댁 근처로 이사 갈까 생각중이라고 했더니 " 야야, 그런 생각은 죽어서나 해라, 다 멀리 떨어져서 그리워하며 안쓰러워하며 지내는 게 최고야. 결혼한 지 오래 되니까 시댁도 친정도 의무만 많아지고 형제도 다 남남이야."  

그래도 난 그 친구가 부럽기만 하다. 시댁 식구들은 광릉수목원 근처에, 친정은 김포에 오글오글 모여 살면서 쿵닥거리는 모습이. 

매일같이 술 먹는 남편이 지겨워 죽겠다며 험담하는 그 친구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기분이 묘해졌다. 옛날 짝사랑했던 기억 때문일까? 아님 내가 자기를 짝사랑한다고 동네방네 소문 낸 게 생각나서일까?  

가을이 가기 전에 동기 모임 한번 하자고 한다. 몸도 마음도 나만큼 늙었을 친구들이 만나고 싶다. 

결국 아줌마들 수다가 길어져서 조조 영화는 물건너갔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1-09-23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그 친구가 뭘 아는군요.ㅋㅋ
전생에 나라를 구한 소나무집님~~~~~ 외로워도 그 시간을 맘껏 즐기세요.
그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으니까요.^^
난 고3 엄마여도 기도나 돌탑도 쌓지 않는, 자유롭고 부담없는 고3 엄마로 사는데...

아침에 도가니 봤으면 오늘 힘들지 않았을까...나도 조조 보려다 그런 이유로 심야로 미뤘어요.

소나무집 2011-09-26 09:24   좋아요 0 | URL
그 친구는 시댁 식구들이 근처에 다 모여 사나 봐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사는 걸 보니 전생에 나라를 너무 많이 구했나 봐요?
기도 같은 거 하지 않아도 순오기님이 믿을 만큼 아이들이 다 잘해주잖아요.^^

순오기 2011-09-29 01:18   좋아요 0 | URL
믿을만큼이 아니고 목표가 높지 않아서 마음 편한 고3 엄마죠.^^

엘리자베스 2011-09-24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가니 보러 갈까 하다가 머리염색을 먼저 했어요. 흰머리가 자꾸...
월요일에 그림책버스에서 엄혜숙 쌤 강연회 있어요. 시간되시면 함께 해요^^
도가니도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함께 보면 어떨까요?

소나무집 2011-09-26 09:25   좋아요 0 | URL
거울 보면서 나도 이젠 머리 염색해야 하나 고민중인데...

같은하늘 2011-10-0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전 시댁에서 2년 반이나 함께 살고 지금도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니 전생에 나라를 하나도 못 구했군요.ㅋㅋ

소나무집 2011-10-04 08:38   좋아요 0 | URL
그렇게 되나요? 그래도 님은 시댁이랑 참 친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아요.^^ 저는 가까이 살면서 잘 지내는 집 보면 부럽더라구요.
 

준비. 우리는 추석에 시댁에 가려면 최소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비행기표 예매 때문에. 이번엔 아버님 돌아가시고 정신없던 남편이 추석 3주 전에야 예매했다. 토요일에 갔다가 추석 다음 날 오면 딱인데 원주에서 한 번밖에 없는 비행기가 우리가 원하는 날은 예매가 끝난 상태~  어쩔 수 없이 금요일에 가서 추석날 올라오기로. 

9일 금요일 - 아이들 조퇴시켜서 원주공항으로 가니 비행기 한 시간 연착. 그럴 줄 알았으면 조퇴나 하지 말걸~  대한항공이 한 번 다녀주는 것만도 고마워해야 하니 김포에서 출발하는 저가 항공을 부러워할 수는 없지만 박봉인 우리에겐 징하게 비싼 요금이다. 네 식구 왕복 교통비만 80만원이 넘으니... 여기에 제사 비용과 어머니를 위해 산 티셔츠 두 벌 값까지 하면 우리 명절 비용은 130만원이 기본. 혹시 젊은 처자분 제주 남자 만나려거든 돈 잘 버는지 꼭 알아보시길... 

제주에서. 제주공항에서 택시 타고 15분 만에 시댁 도착하니 어머니께선 둘째아들네 먹이겠다고 제주 흑돼지 오겹살을 삶으며 법석이셨다. 일찍 저녁을 먹은 후 아들과 우리 부부는 택견학당에 가서 사부님께 한 달 동안 우리 아들 사람 만들어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 말씀 올리고 무릎 꿇고 앉아 좋은 부모 되기 강좌를 한 시간 동안 들었다. 집에 올 때 사부님께서 직접 땄다는(?) 100% 토종 꿀도 한 병 얻어 왔다. 무릎 꿇고 앉아 있었던 보람이 있었다.ㅎㅎ

집에 온 남편은 동창회가 있다며 나가고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 앉았다. 다시보기를 통해 보고 있던 드라마는 시크릿 가든. 본방할 때 자자한 명성은 들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1회, 2회 보는데 재미가 쏠쏠해서 도저히 끊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밤이 깊은 관계로 4회까지 보고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잠을 청했다. 현빈의 얼굴을 그날 처음 알았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하면서...  

10일 토요일 아침 설거지를 끝내니 형님은 거문고 배우러 나가고, 아주버님은 당직 근무라며 나가셨다. 집에 있던 사람들은 다시 TV 앞에 앉아 비밀스런 정원으로 빨려들어갔다. 6회까지 본 후 아버님을 뵈러 추모 공원에 다녀왔다. 오는 길에 비 오는 날엔 따끈한 국물이 최고라며 칼국수를 먹고 장을 보러 갔다. 장 본 거 정리하고 내가 가져간 꽃게로 인터넷 뒤져가며 간장게장을 담갔다.  

횡재. 그 사이 남편은 남자 아이들 셋을 데리고 축구 관람하러 갔다가 접이식 자전거를 경품으로 타오는 쾌거를 이루었다. 저녁 먹기 전에 남편이랑 고모님댁에 인사를 하러 다녀왔다. 형님은 9시가 넘어 들어왔고, 동창회가 있다던 아주버님은 12시 무렵 들어와 이젠 늙어서 2차 가자는 놈도 없더란다.

11일 일요일 아침부터 명절 준비에 바쁜 어머님을 뒤로 하고 철없는 두 며느리는 TV 앞에 앉아 현빈의 싸가지 없는 매력에 홀딱 빠져 있었다. 송편을 만들고, 전을 부치면서도 TV  앞을 못 떠나자 참다참다  어머님 한 말씀 하셨다. "야들아, 전 타는 건 괜찮은데 너희들 손 델까 봐 걱정이다."  그래도 두 며느리는 꿋꿋하게 앉아 김주원과 길라임의 영혼이 원래대로 돌아오길 기원했다. 전을 다 부치고도 TV 앞을 못 떠나는 마누라들을 위해 아주버님과 남편은 집 안팎 대청소를 했다. 현빈이 죽일놈이라면서~ 밤 11시가 넘자 어머니께서 낼 아침엔 모두 6시에 기상하라는 말씀과 함께 소등 명령을 내리셨다. 어쩔 수 없이 TV 도 off.  

12일 월요일 추석, 방에서 자다가 덤벼드는 모기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거실로 나와 뒹굴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나오더니 주방의 불을 켰다. 살짝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다시 들어가시겠지 했는데 채도 썰고 다지기도 하고 6시까지 열심히 지지고 볶았다. 미리 일어날 수도 있었지만 6시에 일어나라는 어머니 말씀을 지키고자 세 시간 동안 꿋꿋하게 요리하는 소리 다 듣고는 6시 알람이 울림과 동시에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며느리들이 할 일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차례 지내기. 제주에서는 친척들간에 차례를 지내는 순서가 있다. 10촌 정도의 집안 남자들이 모여 다니면서 차례를 지내는데 우리 시댁은 점심 때. 하지만 우리가 1시 10분 비행기를 타야 해서 8시에 지냈다. 줄줄이 오는 손님들께 인사를 하고, 차례를 지내고 식사를 위해 교자상 네 개를 폈으니 대충 몇 분이 오셨나 계산이 된다. 아참, 먼 친적들이 모이기 전에 6촌까지 모여서 7시 30분에 아버님 제사를 따로 지냈다. 대형 카스테라, 보리빵, 귤주스... 음, 제주 며느리 된 지 15년차건만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특이한 제사 음식.

원주로. 차례를 지내고 설거지를 끝낸 후 며느리들도 시댁에서 가까운 5촌 당숙집으로 차례를 지내러 갔지만 우리 네 식구는 비행기 시간을 핑계로 몇 집 더 돌아야 되는 돌림 차례에서 빠져나왔다. 어머니께서 바리바리 싸놓은 명절 음식을 들고는 비행기를 타고 원주 집에 오니 2시 40분. 늦은 점심상을 TV 앞에 차린 이유는 제주에서 18회까지밖에 못 본 시크릿 가든 때문이었으니~~~ 그리하야 3박 4일 동안 시크릿 가든 완결!

13일 화요일. 몸이 더이상 누워 있지 못하겠다고 발버둥칠 때까지 온 가족이 누워 있었다. 시댁에 가서 며느리로서 내세울 만큼 한 일도 없는데 몸은 왜 피곤한지 모르겠더라. ^^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스탕 2011-09-1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현빈은 전생이 나라를 구한게 맞습니다. 명절 연휴에 이렇게 며느님들을 즐겁게 해 주니 말이에요. ㅎㅎㅎ
제주도의 추석 풍경은 또 다르군요. 돌림차례라 부르나봐요. 그래도 육지든 제주도든 며느리들은 전지지고 상차리고 어디나 그건 같군요. 며느리 만쉐이~~~ ^^
소나무집님도 애 많이 쓰셨어요. 그래도 현빈이 달래줬다니 부럽당~~ ㅎㅎ

소나무집 2011-09-17 16:34   좋아요 0 | URL
현빈 때문에 일 대충하는 못된 며느리가 되었답니다. ㅎㅎ
돌림차례라는 말은 제가 만들었어요.암튼 남자들은 하루 종일 차례만 지내러 다녀요. 우리 아주버님이 그것이 싫다며 추석은 육지에 있는 저희집에서 지내자고 하네요.

엘리자베스 2011-09-1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빈과 보냈다니...몹시 부러워요.
제주도 제사음식 이야기는 들을때마다 정말 놀라워요. 너무 서양식이라 ㅋㅋㅋ

소나무집 2011-09-17 16:39   좋아요 0 | URL
그 꼴을 보아주는 우리 어머님이 대단하시지요.
제주도는 옛날부터 쌀 같은 게 부족했기 때문에 제주에서 나는 것 중에서 최대한 골라 차례상을 차리는 것 같더라구요. 제삿상이 완전 달라요.

꿈꾸는섬 2011-09-1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릿가든을 3박4일 완결하시다니요. 정말 대단하세요.
일도 많이 하셨네요. 추석 잘 지내신거죠?
제주도까지 다녀오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겠어요.

소나무집 2011-09-17 16:37   좋아요 0 | URL
현빈 이름난 듣다가 얼굴을 처음 알았어요.
재미난 드라마도 안 보고 뭐하고 사나 몰라요.
일은 정말 별로 많이 안했어요. 어머니도 작년보다 할 일을 덜 만드셨구요.^^

순오기 2011-09-23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현빈이 죽일놈에서 빵 터졌어요.ㅋㅋㅋㅋ
어머님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다 준비하시구~ 며느리들은 현빈만 해바라기 한 추석이었군요.
그래도 잘했어요~~~~~^^

소나무집 2011-09-26 09:28   좋아요 0 | URL
정말 현빈이 죽일놈이었답니다. 울 시어머니께서 일을 더하도록 만든 범인이니까요?^^

책가방 2011-09-23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상도에서도 종가집부터 시작해서 막내 할아버지네 자손들까지.. 그 동네에 터를 잡고 있는 집을 차례로 돌아가며 차례를 모셔요. 우리 동네만 그런건지도 모르겠네요..^^
새벽잠 설쳐가며 아버지 따라 나서는 어린 남동생이 안됐다는 생각을 한 기억이 있네요.

제 시댁은 명절 전날 저녁에 차례를 모셔요. 섬에서는 그렇게 했다고들 하시더라구요.
며느리 입장에서는 명절 당일에 느긋하게 일어날 수도 있고, 친정에도 빨리 갈 수 있어도 완전 좋아욤..^^

현빈 얼굴을 처음 알았다니.... 정말 놀라워요. 어떻게 그럴수가!!!

소나무집 2011-09-26 09:29   좋아요 0 | URL
네, 제주도는 조상 섬기는 게 경상도랑 비슷한 것 같아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을 훌씬 더 위해요.
제가 현빈 얼굴을 처음 알았다니까 놀라는 사람이 많더라구요.ㅎㅎ

희망찬샘 2011-09-2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못 봤는데, 갑자기 막 보고 싶어지네요. 엄청난 교통비~ 제주 남자랑 결혼한 동기가 생각 났어요. 너무 물 건넌 이야기지만 달님에게 소원은 잘 비셨나요? ^^

소나무집 2011-09-26 09:31   좋아요 0 | URL
한번 보세요. 폭 빠집니다.ㅋㅋ
제주 남자랑 살면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요. 올해는 울 남편은 제주도를 일곱 번이나 다녀왔어요.
소원은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해달라고 빌었어요. 건강이 최고인 것 같아요.
 

방학 내내 제주에 가 있던 아들이 개학을 앞둔 주말에 돌아왔다. 아들을 마중하러 공항에 가는데 가슴이 다 설렜다. 그런데 공항 입구를 나오는 아들을 처음에 못 알아볼 뻔했다는...  

새까맣게 탄 얼굴에 머리는 밤송이~~  한동안 아들을 끌어안고는 눈물이 글썽글썽~~ 

아들은 다음 방학에 제주에 또 가라는 말에 "아니에요, 우리집이 좋아요"를 반복했다.  

할머니랑 큰엄마가 많이 신경 써주고 잘해줬는데도 집이 그립긴 했던가 보네. 제주에 있는 동안은 엄마랑 전화 통화도 잘 안 하려 했던 아들인데... 주말 내내 엄마에게 엉겨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엄마가 좋아~~~" 요러면서 말이다. 집을 떠나보니 집과 엄마가 얼마나 좋은지 알아진 모양이었다.  

"아들아. 나도 네가 좋아. 네가 없으니 집이 적막강산이었단다." 

아무튼 엄마랑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대견하고 기특하다.

     

       35일 만에 훌쩍 커서 돌아온 아들. 택견학당 아이들 틈에서 강제 삭발을 당했다며 넘 슬퍼했다.

 

***  큰엄마가 챙겨 보낸 활동 사진들.

   

                                 자전거 일주하던 날.

  

                                          야영을 떠나던 날

  

                                 무수천 계곡에서 다이빙하던 날.

   

                택견학당에서. 육지에서 온 친구가 두 명이나 더 있어서 덜 외로웠다나.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에서.

  

                          택견학당에서 마지막 날 강아지랑 헤어지는 게 젤 아쉬웠단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엘리자베스 2011-08-2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몰라보게 커버렸네요. 밤송이 머리도 정말 잘 어울리구요^^
지우가 건강해보여서 보기 좋습니다.

소나무집 2011-08-23 09:04   좋아요 0 | URL
머리 때문에 개학날 학교 못 갈 뻔했어요.ㅎㅎ 아이들이 놀릴까 봐 걱정된다고...
근데 무사히 넘겼네요. 아이들이 귀엽다고 했대요.^^

꿈꾸는섬 2011-08-2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한달여만에 쑥 자라서 돌아왔네요. 소나무집님 너무 좋으시겠어요.^^

소나무집 2011-08-23 09:06   좋아요 0 | URL
키도 4센티나 커서 왔더라구요. 요 4센티는 할머니랑 큰엄마가 키워준 키예요.
요랜만에 보니까 눈물나게 좋더라구요. 가끔 이렇게 떨어져 살아볼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8-22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우리집이 좋아요"를 읽다가 저도 뭉클했어요.^^

소나무집 2011-08-23 09:08   좋아요 0 | URL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사촌들이랑 정도 듬뿍 들고, 할머니의 사랑도 듬뿍 받고 왔어요.^^

울보 2011-08-2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귀엽네요 헤어스타일,아들에게는 정말 뜻있는 여름방학이었을것 같아요,,아들이 돌아와서 좋으시지요,

소나무집 2011-08-23 09:09   좋아요 0 | URL
택견학당과 큰엄마의 엄격함 속에서 마음이 조금은 커서 온 것 같더라구요.^^

프레이야 2011-08-23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제삭발 당했군요.ㅎㅎㅎ
아이가 훌쩍 커서 돌아왔죠? 정말 많이 자랐네요.
부둥켜안고 우셨다니ㅋ

소나무집 2011-08-23 09:11   좋아요 0 | URL
네, 강제 삭발을 눈 뜨고 당했대요. 머리 짧은 것 넘 싫어하는데 말 한마디 못하고...
할머니집에 와서 속상해서 집에도 몇 시간 동안 안 들어오고 맴돌았다네요.^^

BRINY 2011-08-2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도 저렇게 좋아서 웃고 있었는데...헤어지기 얼마나 아쉬웠을까요. 그래도 '우리집이 좋아'니까요!

소나무집 2011-08-24 09:17   좋아요 0 | URL
큰엄마 말에 의하면 제주에 있는 동안 정말 재미있게 잘 살았다는데 그래도 집이 그립긴 했나 봐요.^^

희망찬샘 2011-08-2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많이 컸네요. 너무나도 귀한 공부를 하고 돌아왔군요. 멋져요. 지우군!

소나무집 2011-08-24 09:18   좋아요 0 | URL
세상이 좀 살기 힘들다는 걸 알고 왔대요.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ㅎㅎ

순오기 2011-08-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지우가 훌쩍 커서 돌아왔군요.
엄마 품에 안기면서 얼마나 좋았을까~~~~~~ ^^
집이 좋아, 엄마가 좋아~~~~~~ 그럼요, 그럼요!!

소나무집 2011-08-24 09:20   좋아요 0 | URL
집에 온 게정말 좋았던 모양이에요. 며칠 동안 내내 엄마 허리를 휘감고 다녔어요.
밥 먹을 때마다 맛있다고 그러고... 부르면 대답도 척척 하고요.^^
 

지금 우리 아들은 제주에 있다.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내려가서 안 올라왔다. 엄마랑 헤어진 지 열흘이 되었지만 아들은 전화도 안 하고, 어쩌다 할머니가 전화를 바꿔줘도 엄마가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안 한다. 괘씸하게시리. 그만큼 사촌 셋과 지내는 제주에서의 생활이 즐거운 모양이다.  

우리 어렸을 때는 방학이면 으레 고모네 이모네 삼촌네 집에 가서 살다 오는 걸 당연시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이런 저런 사정들로 인해 장기간 친척집에 머무는 일은 드문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보내라고 한 형님께 고맙고, 집에서 늘 신경을 써야 하는 어머니께도 고맙다. 난 아들이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 한 달을 살면서 마음이 훌쩍 커서(불가능할까?)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할머니의 각별한 사랑도 받고 사촌들과의 끈끈함도 생겨 오기를...  

집에서는 몇 번씩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 말도 징글징글 안 듣던 아들이 순한 양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아이구, 요것이 금방 환경에 적응할 줄은 알아가지고... 거기서까지 말을 안 들으면 밥도 못 얻어 먹을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나 보다.

요즘 아들은 사촌들과 함께 제주택견 전통 문화학교에 다니고 있다. 3년 전부터 형님네 아이들이 다니면서 알게 된 곳인데 택견보다는 아이들 정신 훈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게 하고, 힘들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도 하게 하고, 자연과 친밀하게 만들어주고,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준다. 생활 예절은 기본이고, 배운 것은 반드시 실천하게 만든다.  

    

                                         제주택견 사부님

  

아들을 부탁하러 갔던 날 가자마자 그곳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아들(강아지를 쓰다듬으며 평상에 앉아 있는)의 친화력은 누굴 닮았나 몰라.

조카들이 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한라산에 오르고,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밤에 야영을 하고, 계곡이나 바다에 다이빙을 하기도 한다. 실내에서는 운동도 하지만 요일별로 우리 역사, 천자문, 단소 가야금(별도의 교육비를 받음) 같은 것을 가르치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 그곳은 택견 학원이 아니라 종합 학교 같다. 몇 년 동안 그곳에 다닌 조카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나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우리 아들에게도 꼭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방학에 내려 보낼 계획을 세운 것이다. 

형님의 특별한 부탁 덕분에 우리 아들은 평일반과 주말반에 다 등록을 해서 하루 두 시간은 무조건 택견에 간다. 고집불통에 하는 일마다 얼렁뚱땅이라 고생도 좀 하고 사부님께 걸려서 왕창 혼이 날 줄 알았던 아들은 겁대가리가 없는 덕분에 오히려 칭찬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계속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그곳 생활이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울 아들에게는 딱인 모양이다.  

엄마랑 처음 떨어져 봤는데 나름 잘 적응해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할머니집에서 택견 다니는 것 외에 내가 아들에게 요구한 것은 딱 한 가지다. 매일 일기 쓸 것. 그 외에 것은 알아서 할 것.  

  

                         함덕해수욕장에서 사촌들과 함께.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1-07-2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경험하네요. 한달이면 부쩍 커서 오겠어요.
아이들은 친척집에 가면 희한하게도 순한 양이 되죠. ㅋ

소나무집 2011-07-29 11:18   좋아요 0 | URL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엄마 아빠가 이상한 거 아니냐고 그래요. 얘가 넘 착하다고..흑흑

울보 2011-07-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경험하고 있네요,
집떠나면 고생이라는데 아드님은 너무 행복한 이 여름을 보내고 있군요,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경험같기도 해요,,요즘 아이들 너무 작은 공간에 갇혀살잖아요,
저도 어릴적에는 홀로 이모님댁에 놀러가곤했는데,,
우리딸은 아직도 아기같이 행동하니 참,,

소나무집 2011-07-29 11:19   좋아요 0 | URL
걔가 별로 남 눈치 안 보고 지 하고픈 대로하면서 사는 얘라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 아들도 아기 같은데 어머님이 사랑스런 눈으로 보니까 그럴 수도 있다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1-07-29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곁을 떨어지지 않으려는 우리 딸네미보다 정말 적응력이 훨씬 좋네요. ^^
택견은 건강이랑 정신에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제 딸네미는 운동이라면 질색팔색을 해대서, 진짜 한숨나오네요.

저는 제주도에서 한달 정도 살고 싶어요. 더 긴 기간이면 더 좋구요.
시댁이 제주시라니... 너무너무 부러워요~

소나무집 2011-07-29 11:22   좋아요 0 | URL
사촌들이랑 이야기할 때 보면 간 지 며칠 안 되었는데 그 어려운 제주 사투리를 엄청 잘 쓰더라구요. 님도 따님 어렸을 때 한번 시도해보세요. 한 달 동안 제주에서 살긴가 뭐 그런 책도 나왔더라구요. 살아봐야 제주의 참맛을 알 것 같아요.

순오기 2011-07-29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우도 제 엄마에게 하듯 하면 안된다는 걸 아는 거죠.ㅋㅋㅋ
부모 품 떠나면 의젓하게 행동하는 범생이?^^
제주가 본가하는 특별한 조건에 할머니와 큰엄마의 보살핌을 받고 멋진 방학을 보내는 선우가 부러워요.
역시 어린이집을 하는 분들은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받아주고...우리 형님도 그런 큰엄마에요.^^

소나무집 2011-07-29 11:40   좋아요 0 | URL
제가 바란 것도 바로 세상엔 엄마에게 하듯 하면 안 되는 더 많다는 걸 알아오는 거였어요.ㅋㅋㅋ
형님이 적극적으로 보내라고 안 했으면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형님에게 고마워요. 형님이 그러더라구요. 투자라구. 나중에 제주 아이들을 보낼지도 모른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아들은 지우에요.

무스탕 2011-07-2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지성정성은 죽어도 집 밖에선 혼자서 자려고를 안해요. 학교에서 수학여행가고 캠핑가고 그러는것도 아주 질색을해요. 동네 엄마들은 '엄마가 잘 해줘서 그런가보다' 그러지만 엄마가 잘해줘서 그러나요? 지들 놀고 싶은 꺼리들이 밖엔 없고 집에만 다 있으니 그런거죠 -_-++
저도 손위동서분 참 대단하다 싶네요. 그렇게 선뜻 애들 보내라고 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에요. 지우에겐 멋진 큰엄마랑 할머니가 계시네요 ^^ 제주도에서 돌아오면 뭔가 많이 자랐을거에요 :)

소나무집 2011-07-31 13:38   좋아요 0 | URL
울 얘들도 그런데 제주에는 또래 사촌들이 있어서 함께 놀 수 있으니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잔소리만 하는 엄마보다 훌륭한 아주 고마운 큰엄마랑 할머니죠.^^

엘리자베스 2011-07-2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는 정말 좋겠어요. 방학을 아주 멋지게 보내고 있네요.
도은이가 옆에서 택견 사부님 사진을 보더니 한마디 하네요.
웃고 있지만 왠지 무서울 것 같다고...

소나무집 2011-07-31 13:39   좋아요 0 | URL
아이들 제압을 눈빛으로만 다 할 정도로 포스가 대단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도 아이들이 믿고 따르는 확실한 스승이기도 하구요.

양철나무꾼 2011-07-29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택견 배우고 싶어요.
이크, 애크 하면서 연마하는 게 '좀' 매력적이더라구요~^^

그렇게 아들을 떼어놓을 수 있는 소나무집님도, 엄마와 떨어져 잘 지내는 아들도 멋집니다요~^^


소나무집 2011-07-31 13:41   좋아요 0 | URL
저곳에서는 한 일 년 동안은 택견 동작은 거의 가르치지 않는대요. 정신 훈련이 되어야 택견도 배울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워낙 할머니랑 큰엄마빠가 잘해주니까 걱정도 되지 않고 그러네요.

꿈꾸는섬 2011-07-3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흘동안 엄마 품 떠나 잘 지내고 있다니 얼마나 대견스러울까요? ㅎㅎ 게다가 그곳이 제주이니 얼마나 좋을까 부럽기도 합니다. 택견을 배운다니 정말 좋겠어요. 몸도 마음도 훌쩍 커서 돌아오게 될 것 같아요.^^

소나무집 2011-07-31 13:42   좋아요 0 | URL
떠나서도 잘 사는 걸 보면 대견스럽긴 해요. 너무 잘 살아서 섭하기도 하구요.^^ 몸도 마음도 훌쩍 커서 오길 저도 바라고 있어요.

프레이야 2011-07-3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택견 싸부님 한 포스하십니다 ㅎㅎ
친화력 있단 건 대단한 재산이에요, 아들^^

소나무집 2011-07-31 14:30   좋아요 0 | URL
한 포스 하죠? 평범한 분은 아니예요.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답니다. 강인한 정신을 가진 아이들이 훌륭한 인재가 된다고 생각하시구요. 친화력이 재산이긴 한데 울 아들 은 글쎄...

BRINY 2011-08-1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에 친척이 산다는 것도 참 복받은 일인걸요!
저 강아지도 복받았네요.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거 같아요.

소나무집 2011-08-24 09:11   좋아요 0 | URL
돈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덕분에 제주에 자주 들락거릴 수 있으니 복 받은 것 같아요.
거기다가 무지하게 좋은 시어머니랑 교육관이 비슷한 형님도 있고요...^^

하늘바람 2011-08-1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경험이네요
제주도 여행가려는데 숙박부터 걱정인데 친척이 사신다니 부러워요

소나무집 2011-08-24 09:12   좋아요 0 | URL
여행할 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가서 부딪히면 다 해결되더라구요.
너무 편하게 여행하려다 보니 걱정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방학을 며칠 앞둔 날 시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그동안 몸상태가 안 좋아 주말마다 자식들이 번갈아 내려가 뵙긴 했는데 너무 갑작스레 떠나셨다. 일주일 전에 다녀온 남편이 다시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던 중 공항에서 소식을 들었다. 나와 아이들은 다음 날 새벽 원주에서 김포로 가서 제주로 갔다. 부모님 상을 처음 당해서 어찌해야 할지 당황스러웠고, 심지어는 남편에게 건넬 위로의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40대 중반에 직장을 그만두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던 아버님은 평생을 환자로 살았다. 어머님은 늘 삼남매가 아버지 없는 아이들이 될까 봐 병수발에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삼남매 다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지금까지 살아주신 것만도 너무 감사하다고, 30년은 덤으로 사신 것 같다고 하셨다.  

정말 곁에서 지켜 보아도 어머님은 아버님께 지극 정성이셨고, 아버님 대신 생활 전선에 나서서 고생을 하셨으면서도 자식들 앞에서 그런 신세 한탄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아버님을 모시고 온 날 밤에야 자식들 앞에서 옛날 힘들게 살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하며 목놓아 우셨다. 어머니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듣던 나도 눈물이 나왔다.

아버님은 아프기 전까지는 삼남매에게도 어머니보다 더 살갑게 챙기고 교육에도 신경을 쓰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삼남매 모두 공부를 잘했고, 착하게 성장했다. 며느리를 얻을 때도 어머니께 절대 시집살이 시키지 말라고 당부하신 아버님은 정말 자상하게 육지 며느리(제주 사람들은 육지 며느리를 선호하지 않음)인 나를 대해 주셨다.  

제주에 갈 때마다 며느리 이름을 마치 딸 부르듯 "은희야~"  다정하게 불러주셨던 아버님, 제주의 번거로운 경조사에도 육지 며느리인 나는 대부분 제외시켜 주었고, 말 많은 친척들의 울타리가 되어 주셨던 아버님, 마지막 가실 때까지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던  아버님,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둘째며느리가 기도합니다. "아버님, 안녕히 가세요."

 

     

년 1월 어머님 아버님 칠순 때 온가족이 모여서. 형님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앞에서.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jy 2011-07-2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당황되셨겠습니다. 시아버님도 더 좋은 곳에 계실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노아 2011-07-26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자상하신 시아버지셨어요. 두분이 서로 의지해서 긴 세월을 사셨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스탕 2011-07-2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편안하게 지내실거라 믿습니다. 소나무집님도 애 많이 쓰셨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순오기 2011-07-2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오래 고생하셨지만 가시는 길은 갑자기 떠나셨군요.
자식들의 애통함도 어머님의 오랜 고생과 정성에 눈물이 납니다.
떠나보내고도 많이 오랫동안 힘들던데~~ 님도 어머님도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래요.

프레이야 2011-07-26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자하고 품 넓은 분이셨네요.
편히 가셨길, 명복을 빕니다.

꿈꾸는섬 2011-07-26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일 치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그리고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시어머님이 너무 많이 외로우시겠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시겠지요.

소나무집 2011-07-2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고 명복을 빌어주신 분들 덕분에 아버님이 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 같네요.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마녀고양이 2011-07-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소나무집 2011-08-24 09:12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희망찬샘 2011-08-04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부모님을 잃고나니 이런 일을 겪으신 다른 이들의 슬픔을 더 느끼게 되네요. 좋은 곳에 가시기를 빌겠습니다.

소나무집 2011-08-24 09:12   좋아요 0 | URL
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