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한 엽기과학 미래 엽기 과학 1
실비아 브란제이 지음, 이충호 옮김, 잭 킬리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책제목을 보면서 그래도 과학책인데 엽기는 좀 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겨서 차례를 확인하는 순간 바로 웩 소리를 지르면서 엽기라는 단어에 동의하고 말았다. 하지만 읽을까 말까 망설일 틈도 없이 바로 책장을 넘겼다. 온갖 깔끔을 다 떨던 딸내미도 덜덜 떨면서(?) 끝까지 다 읽는 쾌거를 올렸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책은 세 단원으로 나누어져 있다. 구토, 코딱지, 설사, 콧물, 여드름, 물집 등 끈적끈적하고 걸쭉하고 질질 흐르는 것들과 비듬, 상처 딱지, 눈곱, 치석 등 딱딱한 껍질이나 비늘처럼 생긴 것들, 방귀, 트림, 땀, 입냄새, 발냄새 등 지독하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들. 이렇게 늘어놓다 보니 속이 안 좋아지려고 한다.

남아메리카에 사는 일부 원주민들은 오줌을 청량 음료처럼 마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오줌의 역할과 효능에 대해 설명해준다. 먹은 음식의 색에 따라 오줌색도 변하고 한 사람이 평생 동안 누는 오줌의 양이 욕조 315개를 채울 만큼 엄청난 양이라고.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은 피부라는 사실을 돌발 퀴즈로 내면서 사춘기 아이들의 제일 큰 고민인 여드름에 대해 알려 준다. 여드름은 죽은 피부 세포가 땀구멍에 쌓여서 생기는 만큼 매일 여러 번 깨끗하게 씻는 게 최고의 여드름 퇴치법이라고.

집안에 있는 먼지의 사분의 삼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사람의 죽은 피부 세포. 그리고 그게 모든 주부들의 골칫덩어리인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라네. 비듬은 바로 그렇게 죽은 피부 세포 중 머리에서 떨어져 나온 것. 그리고 비듬과 대머리는 아무 연관도 없으니 비듬이 많은 사람은 열심히 머리를 감고 잘 헹구는 게 최고라고.

좀 지저분하긴 해도 모두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킬킬거리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얻게 되는 과학 상식은 엄청난 덤이다. 항목마다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도 정말 웃긴다. 직접 가짜 물집이나 가짜 상처 만들기 등 좀 웃겨 보이는 실험을 하면서 아이들이 원리를 알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그림이다. 그림 때문에 더 배꼽을 잡고 웃게 된다. 유머스러스하면서도 재치 있고 생생한 느낌을 전해주는 그림은 이 책을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중요한 부분에서는 꼭 색깔 있는 글씨로 강조를 했고, 종이 질도 아주 좋다.

지저분한 것은 자기 인생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우리 딸이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소개해 본다. 우선 책을 앞에 두고 멀찍이 떨어진다. 그런 다음 길쭉한 자로 책장을 한 장씩 넘긴다. 가끔 가까이서 보고 싶을 때는 남동생에게 책을 꼭 잡고 있으라고 한다. 

4학년 이상 아이들과 과학을 별로 안 좋아하는 깔끔한 여자 아이들, 화장실 갈 때 책이 필요한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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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8-04-18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리가 무척 싱그럽네요.
따님이 책 읽는 모습이 머릿 속에 그려지면서 웃음이 났어요.^^

전호인 2008-04-1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제목이 흥미를 유발하게 만드는 군요.
아이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듯 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