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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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 2. 단편독서모임]

최은영의 새 단편집에서 발제자님이 발제작으로 고른 것은 ‘고백‘이었다. 그런데 고백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최은영의 섬세한, 마음을 울리는 그런 부분이 거의 없었고, 공감도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역시 첫 소설집을 뛰어넘긴 힘들었던 걸까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발제작 외에는 더 이상 읽지 말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도서관에서 구하기가 어려웠고-나는 운 좋게 학교 도서관 새책으로 들어왔다-그래서 회원님 중 한 분에게 빌려드리느라고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그리고 적어도 북풀에 올리려면 다 읽긴 해야할 거 같아서 끝까지 읽게 되었다.

처음 두 작품 ‘그 여름‘, ‘601 602‘도 그닥 그랬다. 내가 페미니즘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아예 그쪽 소설을 쓰기로 한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나가는 밤부터는 또 쏘옥 빠져서 읽었다. 이때부터 그녀 특유의 섬세한 울림이 살아났고, 순간순간 나의 감정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어서 떨렸다. 최은영 작가는 사랑하지만 연결되지 않아서 아쉬운 이야기들을 많이 쓰는 거 같다.

‘아치디에서‘의 하민이 한 말 ˝괜찮아. 랄도.꼭 계속되어야만 좋은 건 아니잖아.˝란 말이 이 책 전체의 주제인 것만 같았다.

그래,우리 인생도 언젠간 다 끝나고, 어쩌면 끝나서 아름다운 거겠지.

싱싱한 사랑의 마음도, 건강한 몸도 끝날까봐 두려운 요즘의 나에게, 다시 한 번 울림을 주는 작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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