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상 겨레고전문학선집 1
박지원 지음, 리상호 옮김 / 보리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장편독서토론 2018.08.24.]

내가 추천한 책. 다른 회원님 한 분도 추천. 둘이 마음이 딱 맞아 선정된 책.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연암 박지원.(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좀 많다. 시대별, 나라별.. 하지만 그냥 가장 좋아한다고만 해두자.)

그의 유머와 깨어 있는 생각이 너무나 맘에 든다. 이번이 두 번째 읽으니 역시 보이는게 더 있었다. 열하일기는 워낙 유명하고 자료도 많으니, 내가 새롭게 알게 된 것만 정리한다.

1. 다녀와서 3년 동안 퇴고를 거쳐 출판했다던데, 그날그날 쓴게 아닌거 같은 느낌-예를 들어 7월 11일에는 밤에 나간 장면까지 썼는데, 분명 그날 날밤 새고 오자마자 잤거든. 대체 일기를 언제 씀?ㅋ
일기형식을 빌린 기행문이라 할만하다.

2. 감정 표현이 극히 드물다. 사실 관찰 위주의 기록이라 그런가. 두려웠다 등 큰 줄기의 감정 말고는 거의 드러나 있지 않았다. 조선시대 남자 양반이라 그럴수도 있지만, 박지원 자체가 감정보단 이성이 발달한 사람으로 보여졌다.

3.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으나, 술에는 조예가 깊다.
‘점심을 치렀다‘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현대식 표현으로 하면 ‘한 끼 떼웠다‘ 정도가 될까? 그냥 먹어야 하니까 서둘러 대충 해치우는 느낌? 새로운 문물엔 먹방이 빠질 수 없건만, 먹는 얘긴 거의 없다. 점심 메뉴도 점심 어떻게 누가 만들었는지도 도통 관심이 없다. 풍채가 좋았다고 등었는데, 술살인가?
연암의 왕성한 호기심과 식욕은 비례하지 않았다.


p.s 토지를 3개의 출판본으로 읽으며 힘들었던지, 이건 출판사를 정하자고 하여, 보리출판사로 정했다. 헌데 글만 있고 말도 어려워서 잘 읽히지 않았다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출판사 걸 찾아 읽으신 분들도 있었다. 도서관에서 구하기도 힘들고...
근데 난 이 번역이 참 좋다. 온전히 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좋고, 우리 겨레 말을 살리려고 노력한 점도 좋다. 출판사에 대한 신뢰라고도 할 수 있다.
회원님들이 나는 배경지식이 있어서 잘 읽은 거라고 하셨는데, 그건 사실이다.ㅋ 그러나 그보다 모든 걸 이해하려 하지 않고 눈에 들어오는 것만 읽자고 생각한 것도 쉽고 재밌게 읽은 이유라고 하겠다. 열하일기는 번역문학이라는 거. 출판사를 잘 선택하시라고 몇 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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