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은 오펜하이머에게 나름대로 "그동안 내가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은밀한 이야기들을 해 주었다." 돌이켜 보면 너무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을정도였다. 그는 "오펜하이머에게 (그런 이야기들을) 해 준 것은 잔인하고멍청한 행동이었다. (또 다른 친구인) 진은 그것을 정신적 강간이라고 부를 정도였다."라고 썼다. - P78
"문제는정신과 의사가 분석을 받는 사람보다 더 유능해야 하는데, 오펜하이머의 경우에는 그런 사람을 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 P90
학교의 교훈은 "말이 아니라 행동(Deed, Creed)"이었다. - P40
그는 "내가 명확한 경로를 따라 가고 있다는 개념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 것이었다."라고 회고했다. - P63
우리는 더이상 그것을 영상 ‘작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대신 ‘콘텐츠‘라는 말을 사용한다. ... 이제는 "작품을 감상한다"보다 "콘텐츠를 소비한다"라고 말하는 편이 더 익숙하다.
작품을 접하고, 음미하고, 몰두하는 것만으로 독립적인 기쁨과 희열을 느낀다면 ‘감상‘이라고 할 수 있다.‘소비‘에는 다른 실리적인 목적이 수반된다. ‘화제를 따라가기 위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작품을 보는 행위가 이에 속한다.
프랑스의 비평가 롤랑 바르트 등이 제 창한 ‘텍스트론‘, 즉 "문장은 만든 이의 의도에 지 배당하지 않고 문장 그 자체로 읽어야 한다"라는 사상이 생각날지도 모른다. 일단 쓰인 문장은 만 든 이로부터 떠나 자율적인 것(텍스트)이 되어 다 양한 방식으로 읽힌다는 주장이다.
만인을 위한 음료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일단맛본 사람을 ‘인식의 확산‘이라는 SF 특유의 명정상태로 이끌고, 지적인 탐구야말로 인류의 가장 숭고한목적 중 하나라는 사실을 순간적으로나마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안중근의 ‘대의‘보다도, 실탄 일곱 발과 여비백 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관하여 말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