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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연인들 - 엄마 아빠, 그땐 어땠어?
달 출판사 편집부 엮음 / 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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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연애시절 이야기를 성인이 되어 듣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두 분의 이야기는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서있을 수 있는 근원이기에, 그리고 오늘날까지 매일 새로 시작되는 하루와 함께 이어지며 새콤달콤, 감칠맛을 더하고 있기에. 부모님의 연애시절부터 신혼여행까지의 사진들을 훑어보는 것이 괜시리 마음 벅차고 행복한 이유는 아마 거기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주시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들의 이야기가 이 책 안에 진주처럼 모여있다.

달출판사 독자들 지음,

<나의 아름다운 연인들>

*

책을 읽은 소감으로는 나도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를 조금 써보려고 한다.

우리 부모님은 대학교 캠퍼스 커플(일명 씨씨)이셨다. 학생회장이었던 아빠는 신입생으로 들어온 엄마를 보고 '첫눈에 반하셨고', 엄마도 선배의 관심에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비슷하게) 반하신 것 아닐까 싶다. 

젊으셨을 때는 특히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성격이셨다는 아빠는 어느 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어디서 만나자"고 대뜸 데이트를 신청하시고는 정작 당일에는 학생 시위를 함께 나가게 되어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 엉뚱한 것은 이날 아빠가 엄마에게 "데이트 잘 했지?"라고 서운한 농담을 했다는 것.

하지만 연애에 미숙하기만 했을 것만 같은 아빠도 사랑표현은 확실하고 제대로 했었던 것 같다. 군장교로 입대하고 아빠는 3년 정도의 병역 기간 동안 수많은 손편지로 엄마에게 사랑을 고백하셨다고 한다. 

편지 맺음말에는 "사랑 앞에 무릎 꿇은 창배가"라는 글씨로, 내 얼굴까지 다 화끈해지는 멘트도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당시에 이런 편지들에 답을 하면 당장 큰일이 날 것처럼 부담을 느껴 한번도 답장을 안 주셨다고 한다. 편지만 차곡차곡 모아두신 엄마는 내게 그때 딱 한번만이라도 답장을 쓸 걸 후회한다는 말씀을 하신다. 삼 년 간 한번도 답장을 안 하셨는데도 계속 소나무처럼 편지를 쓰고 보낸 아빠도 참 멋지시고, 엄마의 깜짝 놀랄 만한 도도함도 귀여워서 나는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지금도 가끔 여성의날, 엄마 생신날 카드로 손편지를 쓰는 아빠의 필체는 세월을 맞아 어딘가 엉성해보이지만 그 사랑하는 마음의 넓이와 깊이는 어찌 내가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오늘도 농담을 주고받고 밥을 함께 드시는 엄마아빠를 곁에서 뵐 수 있어, 나는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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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떻게 나에게 왔니 - 500days in Ireland
김민수 지음 / 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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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나를 따뜻하게 품어준 책을 하나 소개해보고자 한다.


김민수 작가님의 아일랜드에서 500일 간의 뜨거운 기록


 너는 어떻게 나에게 왔니>이다.




아일랜드에서의 500일. 나는 당연히 저자가 아일랜드를 여행하며 겪었던 일화를 담은 여행에세이일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책을 펼치고 얼마 안 돼 상상했던 것과 정말 다른 내용의 에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 년 반 간의 나눔의 기록, 사람들이 함께 배려하며 사는 공동체의 이야기.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조금씩 각자의 마음을 열어가고 이해하는 과정의 아름다움. 포근하고 정다운 이야기들이지만 내 안일함을 많이 되돌아보게 하는 자극을 주기도 했다. 나눔과 존중을 실천하는 자세와 깊은 고민이 묻어나는 글이 하나하나 참 귀중하다. 연말에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특별한 책이어서 꼭 소개하고 싶다. 


*


이 책은 외국에서의 생활을 꿈꾸던 젊은 청년이 아일랜드의 한 마을로 떠나면서 시작된다.

몸이 불편하여 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24시간 돌봄 자원봉사자의 신분으로의 일 년은 그렇게 시작된다. 낯선 언어와 낯선 문화의 타지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은 곧 저자의 삶과 생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운 증후군으로 주변의 도움이 조금씩 필요하지만, 너무나도 예쁘고 순수한 아이들. 올리버, 노아, 에단을 만나면서 김민수님은 매일 소중하고 뜻깊은 하루를 만나게 된다. 서로 다른 성향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 아픔과 두려움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살 부비고 사는지의 이야기는 하나하나 잔잔한 감동을 준다. 


빨간대문의 집 안에서 페스토 파스타를 만들어 먹고, 아가에 라자냐를 올려 목요일 점심을 챙겨 먹고, 일 년에 하루는 단단히 옷을 쟁여입고 해를 보러 언덕 위로 함께 오르는 일.

가끔은 간단하게 저녁으로 피자와 감자칩을 사와 거실에서 나눠먹는 일.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세 번 갈아 따뜻하게 하루를 맞이하는 일.


일 년이 지나면 또 바뀌고, 떠나야 하는 봉사자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교감을 한다는 일.


모든 것이 기적 같고, 사랑스럽다. 


나눔과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연말에, 너무나도 다르게 태어나고 살아온 우리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고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눌 수 있고, 또 상대의 결핍을 서로 조금씩 채워줄 수 있다면 우리 조금 덜 외로울 것 같다. 


<너는 어떻게 나에게 왔니> 이 책이 전하는 울림은 바로 그런 연대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것에서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매일 앞만 보고, 편안한 자리를 찾기 위해 달리고 몰입하던 시간에서

서로에게 어떻게 하면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이 

내 마음을 더 채워준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좋은 자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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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 개정증보판 벨라루나 한뼘여행 시리즈 1
이원근 지음 / 벨라루나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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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짧게 느껴지는 과학적 근거]


평일: 월화수목금

주말: 토일


실제로 짧다. 


하상욱님이 예전에 코믹하게 지적하셨듯이 우리의 주말은... 짧다!


바쁘게 한 주를 보내고 주말을 맞으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신만의 힐링타임을 찾게 되는데!


나는 두 가지를 모두 좋아하는 타입이다.


1. 집에 있는 시간을 상쇄한다!! 넷플릭스와 귤만 있으면 돼,

 "이불 밖은 위험해" 모드


2. 집에 있기엔 아까운 자유시간, 밖으로 나가자!

 "KEEP CALM AND MAKE THIS WEEKEND COUNT" 모드


오늘은 2번, 알차고 에피소드 충만한 주말을 원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소개해보려 한다.


바로 이원근 작가님의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전국 각지의 숨은 오지마을 여행 팁을 한데 모아놓은 이 책은 


나만의 쉼표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모드2의 언저리에서 방황 중인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잘 알려진 여행지, 방송과 잡지로 이미 소개되어 핫플레이스가 된 관광지와 맛집이 아닌


조용하게 산책하고 눈에 담고, 걷고 쉬면 좋을듯한 우리나라의 숨은 풍광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 


찬찬히 읽다 보면

정갈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과 바다의 사진이 가득하고

가는 길 정보에 수록된 세심한 안내를 읽고 

이번 주말 불빛 가득한 도심을 떠나 구불구불 길을 떠나 정처 없이 떠돌아볼까 

나도 모르는 새에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되는 책.


이번 주말은 아무리 지쳐도 여행을 떠나고 싶다. 

색다른 곳에 길을 잃어 걸어보고, 그 곳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 


(하지만 이러고 금요일 밤 모드1에 꽉 매여 항복할 수도 있다) 

그럼 아마 난 다시 책을 집어들고 간접체험으로 만족하겠지...

그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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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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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쁜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병률 작가님의 <끌림>.

 

이번에 리커버로 색다른 제본형태로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항상 사진들이 너무 예쁘고 느낌 있다고 생각한 책이었는데, 이번에 독특한 이음새의 제본 덕분에 사진들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아 너무 좋아요.

 

그럼 <끌림>은 어떤 책일까요

가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고삼 학생 시절, 학원으로 가야할 발걸음을 대형서점으로 돌린 일탈적 결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서점의 판매대에 놓여있는 끌림의 표지를 보고, 제목과 사진, 글의 온도를 느끼고 이 책을 읽으면 오늘 조금 더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끌림은 여행에 관한 책이면서도, 일탈적인 여행의 앞뒤를 받쳐주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그리움, 외로움, 기대감과 설렘을 모두 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음을 가득 채우는, 그런 책입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고

소망을 담고 있어요

 

끌림의 서문에는 

 

"내가 걸어온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라는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이 문장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떠올릴까요?

 

저는 열심히 매일 새로운 아침을 맞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가 떠오릅니다.

매일 자신의 몫을 다하고 사랑을 나누고 따뜻하고 충만한 순간들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힘들고 지치고 외로운 시간들도 묵묵히 견뎌내곤 합니다.

 

일상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감과 신성함은 우리의 그러한 노력에서 일견 비롯되고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런 어려운 시간들 사이사이에 아름다운 노랫말 같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놓고 싶습니다.

<끌림>이 소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이야기인 것 같아요. 우리를 울고 웃게 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야기들요.

 

그럼 지금부터는 이 어여쁜 책 속, 제가 특히 아끼는 이야기들을 몇 가지 소개해봅니다.

 

 

-

 

 

이야기 셋, 멕시코 이발사

 

기분이 어딘가 상한 날의 끝에 하루를 되돌아보면 어떤 경로로든 나의 자존심이 다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잘못 때문이든, 혹은 누군가의 탓인가를 논하기보다, 그저 어떤 사건으로 말미암아 나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게 된 일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면, 상처입은 자존심을 적절히 회복 시켜줄 위안 혹은 여유가 필요합니다.

멕시코의 이발사 아저씨 이야기가 제게는 좋은 이야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손님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 비누로 머리를 감겨줄 것인지 묻는 이발사 아저씨의 배려심은

지구 반대편에 사는 저에게도 따뜻한 울림을 전합니다.

그 배려를 받았던 작가님의 하루가 참 따뜻했겠다는 부러움도 생기지만, 

한편으로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친절함을 베풀어야겠다는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를 주고받는 선순환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 열하나, 어쩌면 탱고

 

아르헨티나에서 탱고 공연을 보고 나온 날, 작가님은 탱고 학교에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생각으로 멈추지 않고, 직접 두 발을 움직여 실행했습니다.

 

탱고는 혼자 추는 춤이 아닙니다. 파트너와 함께 호흡을 맞춰 춰야만 하는 춤이지요.

그러다보니 탱고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라면 스텝이 엉켜 상대의 발을 밟게 되는 일도 빈번합니다.

민망해질 수 있을 찰나,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지요]

 

라고 적힌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라면 그때 비로소 긴장과 미안함으로 굳은 표정을 펴고, 편안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스텝이 엉키면 엉키는 대로, 그대로 추면 된다는 말은 

특유의 여유로움과 흥겨운 탱고 정신을 반영하고 있어요. 가끔 너무 긴장하고 힘들어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면

탱고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즐거운 휴식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스물여덟, 소파에 눕다, 구르다, 끄적이다

 

공간은 파리의 전철역과 혼자 사는 여인의 아파트

 

등장인물은 남자와 여자

남자는 말을 하지 못하고 아주 어려서 한국을 떠나 프랑스로 입양되었다

여자는 앞을 보지 못하는 프랑스 여자이다

 

둘은 지하철 역에서 만나 서로의 결핍을 잠시 채워주고 

슬픔을 알아봐주는 인연을 가지게 된다. 

스치는 인연이지만, 그렇게 만났다가 또 차를 마시고 헤어진다.

 

나는 이 이야기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이야기 쉰다섯, 중심으로

 

두 여인이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다. 

 

그 둘은 함께 두 달 간의 여행을 계획하는 설렘으로 가득한 달큰한 시간을 함께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속 나란히 앉은 두 사람.

한 명의 친구가 어렵게 말을 꺼내, 우리 여행하는 동안 각자의 길을 가보는 것을 제안한다.

다른 한 명은 당황한 마음을 숨기고 그 제안에 동의한다. 기내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울기도 했다.

 

그러나 두 달 간의 여행 동안 둘은 각자 후회없는 길을 걷고, 더 많은 것을 보았다.

힌두교도의 말 중에는 '중요한 것은 우주를 한바퀴 도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중심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중심'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겪고, 무엇을 이해하는지의 핵심은

항상 '중심'에 있다."

 

생각이 많아지는 이야기다. 여행과 일상, 영원한 것과 일시적인 것, 근원적인 것과 표면적인 것들에 대해

조금 오래 생각해보아도 될 것 같은 기분이다.

 

 

 

 

 

-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당신도 그 속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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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1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안대근 지음 / 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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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힘들잖아요.

스스로를 나쁘고 부족한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은 생략해도 돼요.

훌쩍 건너 뛰어도 돼요."



가을 바람이 차가워진다 싶던 어느 금요일,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줄여서 '웃예마근'이라는 제목의 예쁜 책을 선물 받았다.

안대근 작가님의 에세이. 인스타그램에서는 'yellow_tear'라는 이름으로 멋진 손글씨와 사진을 나누는 사람.


나도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이 된다면 참 좋겠다고 싶었다. 


그리고 기대를 품고 읽게 된 책의 목소리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싹트는 복잡미묘한 마음, 친구들, 부모님, 사랑과 이별, 직장과 내 방에 침대. 

전혀 다른 사람이 쓴 글이었지만 내 일상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느낌과 마음을 표현해놓은 것 같아서 마음이 꽉 차고 포근해진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작가님의 글 속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좋아할수록 더욱 고민이 많아지고 자유롭지 못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평소에 내 마음 속의 모든 감정들에게 충분히 시간을 내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내가 무엇을 느끼든, 즐겁든, 불편하든, 신나든, 의기소침하든, 충분히 그 감정의 결을 따라가볼 정도로 스스로를 위한 배려를 해주었던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타인을 만나 마주했을 때 나는 그 사람에게 비춰질 나의 모습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해 가지는 기억이 무엇으로 남겨질지 항상 고민하고 신경 썼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싶을 때, 내가 한 실수가 무엇이 있는지 며칠 밤낮을 생각하고 탓했다. 

그런데, 충분히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는, 과연 그때 꼭 그렇게 고민하고 괴로웠어야 했을까 싶었다.



우리에겐 소중한 시간이 있고, 간혹 그저 지나갈 뿐인 시간도 있다. 

모든 것에 의미부여하기 위해 괴로움을 떠안고 싶지 않다. 


작가님도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고, 어떤 일을 시작하고 끝맺는 시간 동안 비슷한 걸 느끼셨던 걸까.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또 다른 한 사람과 비슷한 감정을 품었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저 내 마음이 어떤지 귀기울이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과 소중한 사람들에게 충실하게


예쁘게 웃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근사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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