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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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름지기 선수는 선수를 알아보는 법 아닌가. 몇 마디의 대화에, 책 몇 줄 읽다가 '아, 이 사람 나와 비슷한 면이 있네.'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끌림일지도 모르고, 가까운 사람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나만의 비밀을 상대방도 공유한 듯해서 반갑기도 하고, 그동안 아무에게도 밝힐 수 없었던 엽기적인(?) 습관을 상대방도 갖고 있었다는 사실에 듣는 내가 더 당황하기도 하는 게 우리네 삶일 테니 말이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통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사사키 후미오의 신간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빠르게 들었던 생각은 '뭐야, 이 사람 알고 보니 나와 비슷한 과잖아.' 하는 거였다. 어린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한참 회자되던 어느 개그맨의 유행어 "척 보면 앱니다."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만큼 저자의 성향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껴졌던 것인데, 막상 책의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그와 같은 성향은 꼭 나나 저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네 보통 사람들 대다수에게서 나타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을 때는 그 다음에 실천해야 할 습관인 요가도, 명상도 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1장에서 말했듯이 일찍 일어나지 못해서 '자기부정'이 생기고 의지력을 잃은 것이다. 그러면 남은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내기도 한다." (p.123)

 

헤비 스모커였던 나는 담배를 끊은 지 올해로 꼭 4년이 되었다. 책의 리뷰를 쓰면서 나의 경험을 내세운다는 건 왠지 어색하고 어울릴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굳이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이 책을 읽기도 전에 나는 이미 저자가 생각했던 방식을 웬만큼 적용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게다가 규칙적으로 아침운동을 하는 건 2,30년도 더 되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이 책에서 저자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남들보다 의지가 강해서도 아니고 인내심이 강해서도 아니다.

 

내가 담배를 끊을 당시의 결심에 대해서 말해보면 이렇다. 나는 흡연에 있어서는 유독 관대했던 까닭에 금연을 이어가리라고는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대가 크지 않았다. 나는 그저 전날 한 개비의 담배도 피우지 않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상쾌한 기분을 단 한 번이라도 느껴보고 싶었을 뿐이다. 비록 그게 단 한 번으로 끝날지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참기 힘든 시간이었지만 하루 24시간 금연에 성공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생각해보니 다시 담배를 피운다면 그토록 힘들게 참았던 전날의 수고가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았다. 그 수고와 노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만 더 참아보자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게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전날의 수고와 노력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 이런 것들로 인해 금연을 이어가는 날이 점점 늘어만 갔고, 급기야 과거의 나로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이르고야 말았다. 그렇게 나는 4년 넘게 금연을 이어오게 되었다. 물론 고비가 없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나 스스로를 격려하고 중간에 그만두지 않도록 다독였던 과정은 저자가 이 책에 쓰고 있는 '습관을 만드는 50단계'와 비슷했다.

 

저자 역시 '습관'에 대해 연구하면서 평생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금주, 5시 기상, 명상, 요가, 영어공부 등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새해 결심을 작심삼일로 끝내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곤 한다. 아침운동을 그렇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뭐냐고 종종 묻곤 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는 대답이 있다. '5분의 법칙'을 지켜라. 물론 그런 법칙은 세상에 없다. 오랜 세월 아침운동을 하고는 있지만 나 역시 시시때때로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하는 까닭에 알람에 맞춰 눈을 뜨면 그 순간부터 5분 이상을 '나갈까 말까' 고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대개 5분 이상 고민하면 유혹에 넘어가게 마련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므로 5분 이상 생각하지 말자는 게 내가 원칙으로 지키는 '5분의 법칙'이다.

 

이 책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는 심리학, 행동경제학, 뇌과학을 근거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은 습관을 들이고, 나쁜 습관을 제거할 수 있는지 아주 친절하게 차근차근 일러준다. 유명 인사의 다양한 사례와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나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도 좋은 습관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특급 비결을 알려주는 셈이다.

 

"지속만 한다면, 덧셈밖에 할 수 없는 센스라 해도 재능은 누적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센스 있는 사람이 어떤 일을 습득하는 속도를 보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바보 같다고 느끼고는 그만둔다. 재능이 없다기보다 단순히 지속하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재능이 그곳에서 멈추었을 뿐이다." (P.279)

 

2019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1달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 계획은 그저 계획으로만 세웠을 뿐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이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2월에 있는 설에 맞춰 신년 계획을 다시 세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실천만 하면 된다. 실천을 할 땐 명심하시길. '아하, 5분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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