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다양한 듯하다. 민주주의는 원래 그래야만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독재에 가까운 일사불란함을 추구하는 보수 정권의 권위주의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탓에 너도 나도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작금의 상황이 썩 익숙하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자신을 진보주의자라 주장하는 측에서도 이와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국민들 지지에 의해 정권을 잡았으면 반대 측을 더 강력하게 몰아붙일 것이지 왜 그냥 참고 넘어가느냐는 게 그들의 불만인 것이다. 한마디로 상식의 선에서 합리적인 비판을 하는 세력은 보호한다고 할지라도 '가짜 뉴스'나 퍼 나르며 국민들을 속이기에 여념이 없는, 혹세무민 하는 극우 세력들까지 봐줄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게 그들의 불만인 셈이다.

 

어제 기자회견장에서 있었던 경기방송 김 모 기자의 질문과 태도 논란도 그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싶다. 자신의 소속도 밝히지 않은 채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던 것도, 어떤 합리적인 근거나 질문의 구체성도 없이 두루뭉술하게 질문을 던졌던 것은 아마도 그녀가 기자로서의 경험이 짧았거나 그런 미숙한 기자를 대통령 기자회견장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지방 방송국의 열악한 재정난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TV를 시청하던 국민들이 분노했던 까닭은 다른 데 있지 않나 싶다. 김 모 기자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통령의 구체적인 답변을 기대했던 게 아니라 생방송으로 중계되던 전파에 현 정부를 싫어한다는 자신의 감정과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증오심을 고스란히 담아 보내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어투나 태도에서 분명히 드러났던 것처럼 말이다. 국민들로서는 이것이 마치 노무현 대통령 시절 평검사와의 대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데자뷔를 느꼈을 것이다.

 

보수 야당의 국민을 무시하는 듯한 막무가내식 정치는 비단 중앙 무대에서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외유 추태' 논란을 빚고 있는 예천군의원들이나 이런 와중에도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경북 도내 시·군 의장단의 행태는 지난 연말 본회의도 불참한 채 베트남 다낭을 다녀온 자유당 국회의원들의 판박이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군의원 9명 중 자유당 소속이 7명, 무소속이 2명인 걸 보면 그들이 모두 자유당 국회의원들로부터 보고 배워왔음을 잘 알 수 있다. 국민들을 향해 레밍 발언을 했던 충주시 의원도 자유당 소속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그토록 뻔뻔할 수 있었던 건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비롯되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보지도 않고 습관처럼 1번을 찍어주던 국민들의 미숙한 선거 태도가 그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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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1 15: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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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2 1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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