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 겨울 날씨가 으레 춥게 마련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반갑기만 하다. 미세먼지가 싹 사라졌기 때문이다.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멀리까지 탁 트인 시야가 어찌나 좋던지 가급적 차를 타지 않고 종일이라도 걷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날씨와는 달리 언론에 보도되는 전임 법관들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전범 기업을 돕기 위해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 전체, 나아가서 전 정부의 책임자들이 모두 발을 벗고 나섰던 걸 보면 도대체 이 나라는 지금도 일본의 식민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했다. 나치에 협력했던 전범기업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이 국가 차원에서 동원되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스라엘을 온전한 국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무리 돈과 권력이 좋기로서니 자신의 양심마저 미련 없이 팔 수 있는 것인가.

 

오늘 어느 방송국의 뉴스를 보니 자유당의 한 국회의원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에 앞서 한국전쟁이나 KAL기 폭파 등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 같은 논리로 일본의 총리는 식민 지배와 무수히 많은 살상에 대한 사과는커녕 더 심한 말도 거침없이 내뱉고 있는데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의 말은 왜 한마디도 하지 않는가. 더구나 그는 같은 민족도 아닌데 말이다. 아베가 괴변을 늘어놓을 때마다 광화문 광장에 나가 일인 시위라도 해야 옳지 않은가. 적어도 보수의 품격을 지키려면 말이다.

 

게다가 바미당의 언년이는 연일 자유당에 대한 애정 공세를 늘어놓고 있다. 그 정도면 구걸에 가깝다.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도 안쓰럽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바라건대 한 사람 구제하는 셈 치고 자유당이 받아주면 좋겠다. 날씨가 무더운 것도 아닌데 나사가 한껏 풀린 정치인들이 바퀴벌레처럼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듯하다. 날씨도 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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