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은 연희

1. 아이들 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되니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나는 내가 정말 속물이구나, 나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구나 싶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번도 더 든다. 큰 아이가 중2, 몇 년 후면 고입이 다가오고 대입이 오년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큰 아이를 닥달하고 그러다보니 큰아이와의 만나면 말싸움이 나고 서로 얼굴 굳어져서 생까며 산다.  공부하라고 닥달하는 나와 공부 하기 싫어 입이 한움큼 나온 큰 애. 개학 첫날부터 중계동 학원을 차로 왔다갔다 해 주는데도, 5시에 갔다가 10시 넘어 학원이 끝나니, 나를 향한 불만이 가득하다. 나는 저 새끼가 아주 요강에 똥을 싸는구나 싶어 짜증 이빠이(?)로 나고, 아, 정말 집밖으로 내쫓아버리고 싶다. 지난 번에 학원 데려다주는 길에, 하기 싫으면 농사 지으라고 했다. 겨울에는 놀 수 있으니깐. 어휴.

 

2. 어제 잠깐 예스는 둘러보았는데, 알라딘은 못 둘러보고 나왔다. 오늘 아침 친정모가 산에 나물 캐러 간다고 하길래 여유롭게 들어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마중물님의 페이퍼 읽다 우리 냥이랑 닮아도 너무 닮아서 ~ 한번 올려본다.

 

 

 

(울 딸이 연출한 사진이예요^^)

 

샴은 예전부터 키웠던 아이고 흰무늬의 얼룩 고양이는 작년 10월에 애린원에서 입양한 냥입니다. 고양이 두마리란 블로그를 자주 들어가는데, 그 곳 블로거 쥔장이 언제나 고양이는 한마리보다 두마리를 키워야한다고 주장하시는 분이라 나도 모르게 어느새 세뇌되서....그리고 우리 샴냥이 하도 외로워하길래(도대체 어떤 놈의 시끼가 고양이는 안 외롭다고, 독립적이다라고 떠들고 다니는지..으씨) 입양했지요. 입양 하는 첫날, 한살이 넘었다고 추정되는 고양이가 못 먹어서 그런가, 4개월정도 밖에 안 되 보이고 뼈 밖에 없더라구요. 게다가 꼬리가 사고로 꺾여있고 눈수술까지 한 상태라 볼품이 하나 없어 보여 안스러워 보였어요. 그래 열심히 먹였더니..

 

글쎄,,,, 이 놈의 냥이 돼지냥이 되었어요. 하핫. 

 

첫날 올 때 샴냥보다 작았던 고양이가 지금은 샴냥을 능가하는 돼지냥이 되었다는..... 저 위의 사진 보고 이 사진 보시면 체격차이가 엄청 나지요.걸을 때 뱃살이 출렁출렁. 햐아~ 길냥이라서 식탐이 엄청 나요. 도저히 제가 감당해 낼 수가 없네요. 게다가 저는 맘이 약한 사람인지라, 참치 간식 달라고 애교 부리면 그 자리에서 넘어가는 사람인이예요.,,,,, 살이 너무 쪄서 수의사선생이 이제 그만 주라 하셔서, 요즘은 참치 한 캔 반만 주네요. 왠만한 간식 다 끊고. 독해지려 하고 있죠.

그래도 맘이 약해 어떨 때 참치 두 캔도 줘요. 말이 두 캔이지 샴냥이가 남긴 것까지 다 먹으니깐 실제 먹는 양은....

 

3.

시간이 날 때마다 유투브에서 끈이론이나 양자역학을 보는데, 머리를 식힐 겸 미스터리 소설 읽고 싶어 이 두권을 주문하려 들어왔다가  <개는 어디에>는 중고로 주문하려하고 있고 <신참자>는 망설이고 있다.

 

오늘 아침에 북스피어의 김홍민편집장이 교보와 인터뷰한, 자신에게 책읽은 재능은 있어도 소설을 쓸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는 글을 읽고, 재능과 노력에 대해 생각하다가 에디슨의 99%의 노력과 1%의 재능이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말인지 깨달았다. 재능과 노력은 비례하는 것은 맞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노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틀즈가 하루 8시간 이상 연습을 했다느니, 모짜르트도 그에 못지 않는 노력의 결과라느니... 노력으로 이루워지지 않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노력하고 또 노력만 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그런데 사실 살아보니, 노력만이 나를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재능이 없다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아마추어의 실력을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에 재능이 아무리 있어도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 재능은 서서히 퇴화된다. 천재 음악가들에게 평론가들이 사춘기를 지나봐야 그 사람이 천재 음악가인지 알 수 있다고 평하는 것을 보면 재능이 있어도 자칫 사춘기때 어긋나서 노력을 하지 않으면 평범한 일상인으로 변하는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았지 않은가.

 

재능은 타고난 성질이고 노력은 후천적인 결과인데, 나는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고 그에 걸맞은 노력을 한다면 성과가 나타난다고 본다. 반면에 내가 그 분야를 좋아해서 노력을 한다해도 그 노력이 공허함만을 남길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나를 가장 잘 파악하는 거. 그게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나 과학자들의 책을 읽다보면, 재능이라는 것이 중요한 요소구나 싶을 때가 많다. 우주 상수, 그 문자 하나만으로 누가 우주의 팽창까지 끌 수 갈 수 있냔 말이다. 문자 하나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직감적으로 알아챌 수 있는 과학적인 능력. 재능과 밤낮 없이 몰두해가며 유추해 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업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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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03-08 11:25   좋아요 0 | URL
며칠 전에 저도 마중물님 페이퍼가 부러웠던거죠.
그래서 어제 들고양이를 보면서 불렀다니까요... 그런데 그 녀석 저를 한번 힐끔 보더니 유유자적으로 폴짝 내려서 어슬렁어슬렁... 신랑이 고양이도 주인을 알아보냐? 하고 묻더군요.

그러다 이야기는, 사자가 고양이과냐 개과냐 하고 묻는데로 튀더라구요.
신랑 혼자 인터넷 뒤지고... 제가 고양이과라는데 안 믿는거예요, 헐.

5시부터 10시까지 학원, 힘들겠네요... 에고...
코알라도 이번에 중1, 검도 학원 다니느라 재미 들렸더라구요. ^^

기억의집 2013-03-08 11:40   좋아요 0 | URL
우리는 울 애아빠가 고양이를 엄청 좋아해서... 저는 키우게 된 경우인 것 같아요. 평상시 짐승은 집에서 키우면 절대 안 된다는 주의였는데.
제가 팔자걸음을 걸어요. 그래 남편한데 주의를 많이 받는데..애아빠가 혜진아, 고양이처럼 일자 걸음으로 걸어봐~ 이래요. 우씨. 그래 찾았어요. 사자는 고양이과인데. 사자도 일자걸음 걷는다 하던데요.

5시부터 10시까지,,, 첨이에요. 지금까지 딩가딩가 놀던 놈인데...그 노는 게 몸에 뵈서 아주 저를 미치게 만드네요.

저의 애아빠 검도해요. 일주일에 세번. 한달에 한번 검도 동호회 나가고. 어제 동대문역사박물관 근처의 우창스포츠가서 검도복 세탁 맡긴 거 찾아 왔어요. 제가 검도복 맡기고 찾아오고 하거든요. 검도하시는 분들은 이 우창스포츠 다 들 아실거에요. 엄청 좋아해요. 이번에 단 딴다고 난리인데,,,, 저보고 부부가 같이 검도 하자는 것을 계속해서 노 외치고 있어요. 코알라가 좋아하는 군요.

아무개 2013-03-08 12:30   좋아요 0 | URL
연희보다 훨씬 예쁜데요? 분홍코에 분홍젤리 뽑주뎅이까지~

낯선 곳에서 제 이름을 보게되니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냥이 사진을 많이 올려야 방문객이 많아지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기억의집 2013-03-08 14:56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다락방님 방에서 자주 뵜어요. 평소에 유기견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 알고 있어요.
근데 제가 워낙 인간관계가 좁은 사람이고(온라인뿐만 아니라 실제도) 미스터리하고 과학책만 읽는 사람인지라 마중물님 페이퍼나 리뷰 읽어도 댓글 잘 안 달게 되더라구요.

마중물님도 즐주말 보내세요^^

아영엄마 2013-03-18 18:28   좋아요 0 | URL
고양이도 비만 되면 살 빼기 힘들어요~. 맛있는 거 조금만 주삼~. ^^

매일 아이 학원 데려다 주시면 힘드시겠어요. 울 둘째는 중3이 되어서도 말만 공부해야지, 하고는 날마다 핸드폰 붙들고 있고 컴 하고 싶어 안달이네요. 학원은 -가봤자 어차피 공부 안하고 졸다 올 것 같으니- 안간다 하고 영어 문법 공부 좀 시킬려고 제가 요즘 (감시 차원에서)침침한 눈 비벼가며 컴으로 문법 요약하며 공부 중이라지요. -.-;

호노부의 <개는 어디에>는 저도 중고책 나오면 살까 벼르고 있는데 영 안 나오네요. 코엑스 도서 전시회 때 반값에 팔았던 것 같은데 그 때 살 껄, 후회되더이다. 요코야마 히데오에 이어 최근에는 미쓰다 신조에 필이 꽂혀서 중고책 자꾸 들락거리다 보니 읽고 싶은 책만 열심히 사들이고 있네요.

기억의집 2013-03-21 22:08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는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아, 진짜 힘들어 죽겠어요. 요즘은 저만의 개인적인 시간이 없다는 게 아쉬워요. 오늘 애아빠가 연수가서 낼 와서 지금 잠깐 드러누워 있다가 들어왔어요. ㅎㅎ 데려다주고 오니 8시반쯤 되었더라구요. 멀지는 않는데... 애가 게을러요. 진짜.. 때릴 수도 없고. 그나마 첨엔 신경질을 엄청 부리더니 요며칠 웃으면서 차에서 내려, 아이의 웃는 모습에 위안 아닌 위안을 삼아요....

호노부는 저랑 딱히 맞지는 않는데, 아토피에 대한 글 좀 읽디가 어느 분이 댓글에 개는 어디에란 책을 언급해서 궁금하더라구요. 저랑 맞지 않으면서도 대체로 저 작가 책은 제법 읽었어요. 재밌긴 하죠. 히데오, 저는 엄청 좋아해요. 상당히 차가우면서 인간적인 다가와서 좋아요. 저는 이제 책은 안 사들이는데~대신 건강식품을 사 들여요. ㅎㅎ

icaru 2013-03-19 11:06   좋아요 0 | URL
또 뒷북치고 가요! 나를 돌아보게 하는 페이퍼인데, 이유인즉슨~

2013-03-19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21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3-04-25 14:00   좋아요 0 | URL
오옹...귀여운 고냥이들이네요.

기억의집 2013-04-25 14:50   좋아요 0 | URL
저는 짐승을 집에서 키우는 것을 싫어했는데(털 날리는 거 무진장 싫어하거든요. 깨끗하고 정돈된 집을 좋아해서) 막상 키워보니 애네들이 저의 힐링이네요. 털 한번 쓰다듬어 주면 속상한 맘도 다 풀어져요~

BRINY 2013-04-26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긴한데...털 날리는 거에 졌네요. 아직은 감당이 안되어요.

기억의집 2013-04-26 14:49   좋아요 0 | URL
음 그런데 저 두마리중에 샴은 털이 별로 안 빠지는데, 꿀돼지냥은 털이 털실처럼 굴려다녀요. 하루에도 청소기를 몇번이나 돌리는지. 지금은 거의 포기하고 한번 돌리는데, 마트가면 부직포처럼 쓱쓱 밀면서 털 달라붙는 클리너 사고 싶긴 해요. 진공 청소기 먼지 빼낼때마다 아, 이게 고양이털이라서 다행이지 내 머리털이었으면 진짜 죽을 맛이다, 이런 위안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