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꽃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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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자 도서관 한켠은 온통 벚꽃관련책. 책 한권은 전부벚꽃 사진 뿐.
덕분에 꽃구경!
...야치마타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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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은 없다와 지독한 하루를 지독한 하루임으로 만약은 없다로 읽었다. 한 블로그의 필사를 읽고 꺼이꺼이 울었던 지난주 이른 아침. 읽고싶다 열망한 것은 내 일상에 지치고 있었기 때문일까? 모국어와 종이책에 대한 간절함에 신주쿠까지 나섰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E-Book 구매를 했다. 남궁인씨의 세 권의 책을.
열 한 살 딸에게 읽어도 주고 오디오로 같이 듣기도 하면서 사흘만에 읽은 두 권의 책.
그는 존재의 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어떤 독자에겐 그가 존재의 고마움이 되고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는 지독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어떤 환자에겐 지극의 하루가 됨을 더 강렬하게 느껴주었으면 좋겠다. 그의 책에서 알게 된 건 그가 끊임없이 ‘의미’로 그 삶을 견뎌내고 감당하고 꾸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그를 만나는 모두에게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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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은 없다-남궁인

힘들다 함부로 내뱉으며 사람들을 괴롭히는 나 자신이 있다면 그때 이 페이지를 생각할 것이다. 타인을 살아가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때, 자신의 삶을 기껏이 살아야하는 때에 곱씹어 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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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ory.kakao.com/_fGoJW6/GWiR4JGvIH0

[나혼자 끝내는 수영장 일어]
저자 : 초보 독학 싀윔어
출판사 : 산무시 수영장

이곳에서 지내기 위해 수영장과 도서관, 공원은 꼭 알아놔야겠다 마음 먹었었다. 산무시는 그런점에서 매력있는 도시였다. 여행객인 우리 셋에게도 정기권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니 더욱 그랬다. 거주 일주일 째이면서 수영 5일 차. 타국인이면서 까막눈이자 어리버리하기까지 한 한국아줌마는 매일 현지인들에게 주의를 받고 있다.
첫째날, 할아버지 서너분이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을 하는 레인을 발견하여 아이둘과 신나게 놀고 있으니 할아버지 한분이 웃으며 다가와 막 뭐라고 하신다.
“와타시와 니혼고 와카리마스. 유쿠리 구다사이”
그랬더니 손가락으로 다른 레인을 가리키시는데 아마 이런 뜻이었겠 싶다.
“애들은 저리가서 놀아라이잉~~”
처음이니까 이 곳의 규칙은 모를수도 있지 뭐 싶어 조용히 음파연습하며 보낸 첫째날.
둘째날, 음파연습을 하고 몸을 좀 따뜻하게 데우려 온천탕에 들어가는데 안전요원이 막 달려온다. 말은 못 알아듣지만 눈은 있어서 제스춰를 알아챘다.
“아이팔에 끼운 튜브는 떼고 들어가주셔유”
뭐, 잘 모르니까, 처음부터 다 잘 하는 건 아니잖수?
셋째날, 규칙과 질서는 잘 몰라도 예의범절은 있어서 입수전에 욕장에 들어가 열심히 닦고 수영복을 입는다. 그런데 할머니 한분이 뭐라뭐라 샬라샬라...
한국인인 거 티내지 말아야겠다는 강한 확신이 들어 완곡하게
“わたしは日本人じゃないてす、ゆっくりください”
“아이고, 등치 좋은 걸 보니 힘도 세겄네, 내 등 좀 밀어줘. 그럼 나두 니 등 밀어줄게. 그럼 또이또이, 너두 좋고 나도 좋지?”
왜, 나는 매번 이곳에서 타인임을 이렇게 강하게 자처하는 것일까?
할머니는 뭐라뭐라~~
“이빨닦고 있으니까 입안 헹구고 등 밀어 드리겠슴돠!”
급한 마음으로 서두르는데 할머니는 내 옆에서 멀어져서 다른 수도꼭지의 물을 틀고 있다.
“등 밀어드리게 때수건 주세요.”
“다이죠부네.”
헉! 등 밀어달란 뜻이 아니었다면 대체 그 뜻을 무엇이었단 말인가? 궁금해하며 음파음파. 사람들이 많지 않군. 한가롭게 음파음파! 난 어느세월에 유유히 헤엄을 즐기게 될까나?
“아노.”
“네?”
“너 저거 글자 안보이냐? 우측통행이다잉. 갈때는 고찌, 올때는 소찌. 너땜시 내 진로방해되지않냐? 시방 “
연거푸 연일 계속되는 주의당부인지, 지적인지에 마음이 쪼그라들어 국가적 망신살까지 생각이 이른 나. 난 국가에 죄를 지었어!!
넷째날, 열나게 음파한 후 욕탕으로 돌아와 수영복도 빨겸 수영복입은채로 비누칠을 하고 있는데 마침 또 어제 등밀어달라더니 내게서 멀어져 간 그 할머니!
“저 일본인 아뉴, 일본말 뭇 알아들어유. 지발 천천히 말해줘유. “
하지만 저 할머니가 아무리 천천히 말한다고 해서 내가 알아들을까?
“너 대체 왜 그냐? 수영했으면 샤워장에서 씻지, 왜 목욕탕와서 씻어? 너 프론트에서 못 들었어? 내가 프론트가서 너 다 일러뿐진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 오직 프론트 뿐. 그 의미를 강하게 전달받게 된 건 그 할머니가 데리고 온 등 위에 서있던 또 한 분의 불꽃 눈빛!!!
“스미마센입니다요! 몰라서 그랬네유. 다음부턴 안 그럴게유.”
모르는 게 죄가 되는 순간, 죄가 부끄러워 서둘러 나와 수영복을 탈수하는데 할머니들의 싸늘한 눈빛들.
“또 지적당했어”
“엄마, 나는 지적 안당했는데?”
“네가 못 알아들은거지! 너도 나랑 도매급으로 묶인교”
난 또 뭐 잘 못하고 있는걸까? 여러번의 지적질에 자신감마저 읽고 자괴중.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스트레스받아 바닥에 떨어지고야 만 내 머리카락도 빗질 싹싹하고 나오는데 뒤통수가 따갑다.
다섯째날, 그 할머니 또 만나면 어쩌지? 새벽부터 일어나 일어 공부를 했다. 泳ぐたり,歩いたり, 이 레인은 헤엄치거나 걷는 레인, keep the right! 우측통행!! 온천탕에서는 泳きません! 등등! [수영장일어 회화, 무작정따라 하기] ,[ 나혼자 끝내는 수영장 일본어 첫걸음], [독학 수영장 일본어 한방에],[학원을 이기는 독학 수영장 일어] ...
비몽사몽간에 집안일도 내팽개치고 독기로 시작해 고독으로 흐지부지 된 일일 일어 공부.
드디어, 오후 여덟시 욕탕 진입! 오늘은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와서인지 그 할머니가 없다! 하지만 언제든 달려와 주의를 줄 것같은 다른 할머니들은 있다! 여직 주의를 준 분들은 모두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음파음파, 우측통행만 하는데 같은 레인에 있던 단 하나의 남자가 금새 나가버린다. 맘 편히 음파음파. 아이, 또 물 먹었어. 침뱉어도 되겠지? 두리번두리번~ 누군가 보고있군! 이따 뱉어야겠어. 생각보다 수영장물맛이 좋군. 나쁘지않아, 좀 더 물먹어도 되겠어. 비가 와서인지 풀에 사람이 많지 않다! 아기풀에서 애들과 시끄럽게 놀아도 되겠어. 그때마침 안전요원이 다가온다. 움찔!!!
나를 지나쳐갔어. 다행이군. 수영실력은 여전히 늘지 않아. 나로인한 국격상실의 위협때문인가?
따뜻한 물에 몸 좀 녹이고 나가야지.
“여보, 지적하던 할머니 오늘 안 봤어. ㅋㅋㅋ”
느긋하게 워터폴을 즐기고 있을 때 눈에 들어오는 문장들,
はしらない! 歩いたり,、泳ぐたり, 速く泳, ス-ロウ....
드디어 눈에 들어온다! 글자와 문장들이!!
난 자유영이라도 완파할 수 있을까? 나 음파음파하면서 물 먹는 일 언제 끝낼 수 있을까 싶던 차에 찾아든 희망같은 빛! 나 혼자 끝내는 개헤엄은 못 이루더라도 괜찮아! 독학으로 수영 일어 끝낼 수 있어!!!
그렇게 느긋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샤워장에서 샤워하고 탈의실 도착하여 수영복 탈수하려는데 그 할머니가 딱!!!!
“ 저 오늘은 잘 한 거 같은디요? “
씻고 나오니 비는 잠시 그치고 바람은 폭풍우처럼 불어댄다. 현지인들의 주의와 당부, 혹은 참견과 지적이 없었다면 5일만에 수영 일어를 해독할 수 있었을까? 어서 말을 익히고 배워야겠다는 오기는 현지인들덕분이라 긍정적으로 여겨본다. 설사 그들이 타국인에게 보낸 혐오일지라 하여도 살아가는데 독이 될 혐오라면 차라리 내가 사는데 유익한 기제가 될 수 있도록 공동체가 모인 곳에서의 규칙과 질서를 따르는 일. 그것이 문화체험이자 사회융화라고 다른면을 더 생각해본다.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저의 한국인이라서 그런 건 아니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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