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이별
박동숙 지음 / 심플라이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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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별은 어땠나요? [어른의 이별]


김광석의 [서른즈음에]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오늘과 이별을 하고, 만남과 이별을 하고 시간과 이별을 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더 소중한 시간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겠지만 쉽게 이별하는 것들을 때로는 눈치 채지 못하고 살아가는 날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어른의 이별>CBS음악FM <허윤희의 꿈과 음악 사이에>에서 인기 코너인 <러브 어페어>의 이야기중 가장 사랑받는 이야기 136편을 모아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전 나는 “어른”이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뭔가 어른이라면 이성적으로 헤어져야 하고 떠나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였는지 그간 습도 높은 여름날 같은 질척이는 연애의 끝을 보여줬던 나의 연애의 이별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받은 상처에 더 이상 상처주지 않으면서 떠나보낼 때도 뭔가 쿨내 진동하면서 멋져 보여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제목이었다. 하지만 이별은 이별인 것이다. 헤어지는 마당에 쿨내 진동하면서 멋진 폼을 간직하며 잘 가라는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른의 연애와 이별은 어떤 것일까?

몇 달 전 회사 사람들과 이별을 했다. 도무지 밖을 떠돌고 싶은 마음을 잡을 수가 없어서 나는 결국 회사를 퇴사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내가 정착하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의 퇴사 소식에 다들 놀라지도 않고 나가선 뭘 할 것인지도 묻지 않고 결정 잘했다는 얘기만 해줬다. 넌 역시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동료도 있었지만, 나는 어디서든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고, 그렇게 되고 싶어서 힘들어했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걸 애쓰느라 고생했고, 함께 한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았다. 첫 직장의 퇴사를 생각해보면 참 쿨 한 엔딩이었다.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이니 네가 알아서 잘 살아보렴, 이렇게 떠나 보내줬던 지금과 달리 첫 직장에서의 퇴사는 걱정 투성이였다. 나가서 뭘 할 것이냐부터 어딜 가든 다 똑같다는 지론까지 펼치며 나를 말렸고 어린 치기를 나무랐던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136편의 어떤 이들의 이별을 읽고 있자니 그간 나의 이별들이 떠 올라서 한참을 책장 넘기는 것이 더뎌졌었다. 내가 힘들었던 그날은 이런 마음이 깊었기 때문에 힘들었구나...깨닫게 된 부분도 참 많았다. 다만, 내용이 조금 빈약한 부분도 있지만 읽는 동안 지나간 사랑들에게 안녕을 고했던 순간도 있었다. 최선을 다 해 사랑했지만 헤어지게 된것도 사랑하게 된것도 나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나도 존중하며 하나의 사랑이 끝났음을 아쉬워 하지말자고 하지만 마음의 구멍이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별을 실패하고 단정하지 마,

이 별은 그저 사랑이 끝난 상태일 뿐이야.

한 방에 있던 두 마음이

그 방을 나오며 불을 껐다고 생각해.“ P90

이제는 사랑이 끝이 났을때 나의 사랑이 실패했다는 말이 아는 이 사랑은 이렇게 끝이 났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랑이 성공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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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9-27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끝난 상황에서 비롯된 슬픈 감정을 잊기 위해 새로운 만남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오후즈음님의 말씀대로 마음의 구멍은 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과의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일이 힘들어요. 그새 못 참고, 여러 사람 만나다보면 마음이 피로해지고, 마음의 구멍은 더 커질 거예요.

오후즈음 2017-09-27 21:11   좋아요 0 | URL
결국 사랑의 끝이 이별인것 같아요. 같이 살다가 한명이 죽더라도 이별이잖아요. 그 이별을 두려워 말고 사랑해야겠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