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지배받는가 - 수많은 갑과 을 사이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권력 안내서
모기룡 지음 / 반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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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역사는 어디서부터 찾아 볼 수 있을까? 우리에게 크게 다가온 것은 몇 년 전 “땅콩”사건으로 알려진 대한한공의 오너 일가의 갑질 사건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을 맞아 갑의 자리에 있는 오너 일가들은 반성 따위는 없는 생활을 사는 것인지 자주 그들의 갑질 행보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권력 형태의 하나인 “갑질”은 그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연인 관계, 혹은 직장 상하 관계, 소비를 하는 대상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물건을 소비하는 곳에서의 갑질은 사람들의 인식의 수준을 의심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많이 보았다.

권력을 갖는 그들의 심리와 그 권력 형태를 살펴 볼 수 있는 [나는 왜 지배받는가]를 읽으며 한 지인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다.

나의 지인은 저녁 당직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서야 하는 회사에 다닌다. 그 당직표는 그동안 담당 팀장이 만들어 매달 나눠 줬었는데 부서가 합쳐지며 일이 많아진 팀장은 저녁 당직표를 작정하는 것조차 힘들어져 한 사원A에게 이임했다. 그 사원은 회사에서도 매우 개인주의적, 이기적으로 소문이 났지만 상사들에게는 일을 깔끔하게 한다고 받아들여졌다. A는 매주 수, 금에 수영을 다녔는데 저녁 당직이 걸리면 갈 수 없거나 매번 바꿔 달라고 할 수 없으니 수영이 있는 두 요일에 자신의 당직을 빼고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렇다보니 일주일에 한번만 있었던 당직이 사원 A가 수, 금을 당직을 안 하고 다른 날 잡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당직을 하는 날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도 있지 않은 요일도 있었는데. 그녀는 자신이 마음대로 조작 할 수 있는 그 리스트 작업으로 매주 수영을 다닐 수 있었다. 이런 일을 보면서 나는 그 작은 권력을 하나 쥔 것으로 이렇게 본인 위주의 편의를 취한 모습을 보면서 더 큰 권력을 쥔 오너들의 행태가 특별히 이상한 행동은 아닌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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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에서 사라질 수 없는 권력 관계에 어떤 방어를 할 것인가에 집중해서 읽은 책이었지만 사실 그런 부분보다 올바른 권력이 자리 잡기 위한 바른 사회상이 더 필요함을 느꼈다. 권력 상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성의 부족은 그간 갑질 뉴스로 많이 보도되었다. 특히 금수저 출신들이라고 한 제2 세대들은 특히 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인권을 무시하는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일화들보다 사실 지금 뉴스로 접하는 갑질의 변화들은 훨씬 현실로 받아들여진다. 그것들은 영화나 소설의 소재가 되어 태어나기도 한다.

영화 ‘베테랑’은 Sk 상무 최철원이 1인 시위를 하는 화물차 기사 유홍준씨에게 2천만 원의 합의금을 야구 배트로 폭력을 가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그는 100만원에 한 대씩 때렸고 이후 300만원에 3대를 때리고, 휴지를 입에 넣고 마지막 100만원찌라라며 얼굴을 폭행했다. 그런 그는 1년 6개월의 징역을 1심에서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서는 원심을 파기하고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주며 사실상 무죄나 다름없는 선고를 내렸다. 이런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이들은 끝내 권력에 무너지고 마는 일들이 너무 많다. 저자의 말처럼 올바른 정직한 권력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위해선 지금의 사법부의 권력도 스스로 깨닫길 바라지만 그 일은 너무 먼 것 같다. 사법부의 권력이 약해지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권력을 세워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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