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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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일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_마스다 미리]

 

 

좋아하는 웹툰의 한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면 언제 돌아 갈 것인지 물었다. 그녀들은 자신의 추악한 추억을 지워 버리고 싶었고, 때로는 다시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때론 나도 만약 딱 한 번의 기회가 온다면 언제가 좋을지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이라는 것이 간혹 매번 바뀌어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서른아홉 살의 마스다 미리가 자신의 10대 시절을 떠 올리며 쓴 글은 그녀의 참 지독히도 감성적인 면을 잘 볼 수 있었다. 인터뷰에 나온 그녀의 사진을 보면서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학창 시절도 대부분 지금의 얼굴이 이어지듯이 지독히도 평범하게 지냈나보다. 그래서 그녀의 이 에세이에는 아주 사소한 것들을 해보지 못한 소녀의 애달픔이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데이트를 하며 지나가는 사람들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연애를 해 보지 못한 그녀는 그때의 그 햄버거를 떠 올리며 먹어 보기도 한다. 요즘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서로 햄버거를 먹으며 데이트를 한다기보다 간혹 진한 애정행각을 하는 아이들도 많아, 오히려 내가 어찌 할 바를 몰라 자리를 뜬 적도 있었다. 그녀가 지금의 아이들을 보았다면 어떤 마음으로 에세이를 썼을까 궁금하다.

 

 

남자아이의 상의 교복을 빌려 입기라든지, 방과 후의 고백을 받는다던지, 작은 은 목걸이를 받는 일, 자전거 둘이서 함께 타기, 수제 초콜릿 만들어 선물하기, 데이트 도시락 싸기, 하굣길에서 선 채로 계속 대화하기등...그녀의 이 에세이 제목만 보고 있으면 마치 어떤 아이의 고등학교 시절에 남자 아이들에게 받고 싶은 버킷리스트 같은 느낌에 히죽 웃고 말았다. 아, 그녀는 학창시절이 참 순수 했던 것인가 생각이 들어 그녀의 모범적인 그 생활은 또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일본에서는 졸업할 때 좋아하는 여자에게 두 번째 단추를 준다고 한다. 일드나 영화를 보면 간혹 그 장면에서도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했다가 그 단추를 받지 못하고 거절당해 가는 여자아이의 뒷모습을 클로징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그녀도 그 두 번째 단추를 받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그녀는 누군가의 그 두 번째 단추를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되었지만, 그 단추가 없다고 한들 어떤가. 이렇게 또 그녀만의 에피소드들이 쏟아지게 되는 일들이 있으니.

그녀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일들은 대부분 남자에게 의존된 것들이 많다. 누군가에게 보호 받고 싶었던 연약한 여자로 있고 싶은 부분은 남자에게 공주님처럼 안기기(시실 그게 뭔가 했는데, 그림을 보고 알았다.), 교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남학생의 희망도 대부분 수동적인 사랑을 받는 것들이었다. 앞에 소개한 에피소드들도 대부분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자의 모습이 많으며 무엇보다 남자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주변에게 주목 받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고백을 하러 그 학교도 쳐들어가 본 나로선 그녀와의 세대차이가 난다고 할까. 이런 주목 받는 사랑의 추억을 갖고 있으면 행복한 것일까? 때론 그 추억이 나중에 나에게 어떤 힘을 줄지 알 수 없지만 내겐, 이런 주목 받는 사랑 따위 필요 없다며 유년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매력 없게 느껴지는 것도 그녀의 낡은 추억에 딴죽을 걸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토대는 청춘시절부터 꾸준하게 다져졌다. 도중에 몇 번 따라갈 뻔 한 적도 있었던 것 같지만……. 그러나 결국 가지 않았다. 내 청춘은 때늦은 일투성이지만, 때늦지 않았던 것도 있다.

내게 할당된 시간을 누군가가 갖고 가는 데 익숙하지 않다. 내일도 다음 주도 일 년 후도. 누구도 나를 자유롭게 다룰 수는 없는 거야.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친구나 애인과 함께 즐겁게 나이를 먹어가고 싶다. “” 159쪽

 

 

그녀의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때론 위로 받았던 부분들은 어쩜 이런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녀의 수짱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냥 나로 살아가는 모습에 당당한 모습에 위로 받을 수 있었던 부분이 훨씬 많았다. 그녀의 바람처럼 나도 즐겁게 나이를 먹고 싶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과거보다 훨씬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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