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관하여>

2018년 7월 시청역에서 퀴어축제가 열렸었다. 찬반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퀴어축제는 무사히 끝났다. 한국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서울에서 퀴어축제를 진행하고 다른 지방도시에서도 1년에 한 번씩 퀴어축제가 열린다. 성적으로 보수적 이였던 대한민국에서 퀴어축제을 진행했던 것은 2000년 부터였다. 기독교 신자들이 많은 대한민국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극심했다. 동성애를 정신병 혹은 사탄으로 보는 호모포비아들은 퀴어축제가 열릴 때마다 방해해왔고, 호모포비아들의 비이성적인 방해공작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은 동성애에 대해 논해볼까 한다.

1. 동성애의 역사

동성애의 역사는 참으로 길다. 고대 이집트와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고대인도 고대 중국의 역사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문헌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잘하는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성애를 권장하기 까지 했다. 특히 고대 그리스는 병사들에게 동성애를 권장했다. 중세시대의 역사를 보면 귀족들 간에 동성연애가 적잖게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동성애는 옛날부터 존재해왔다는 얘기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전 국민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것은 근대에 들어서 부터였다. 근대시대에 막 발전하기 시작한 정신분석 등의 이론에 따른 ‘동성애는 고칠 수 있는 정신병‘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졌던 걸로 추정된다. 19세기에는 서구의 제국주의 영향을 받은 지식인들이 ‘동성애를 배척하자’고 주장한 이래로 동성애를 아예 죽일 죄로 보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고정관념은 현대까지 이어왔다.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동성연애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차별을 철폐하고 합법화 시킨 나라는 1917년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으로 탄생한 혁명 러시아였다. 현 러시아의 푸틴 정부가 동성애에 대해 극심하게 탄압하는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무튼 동성애를 죄악이나 정신병 혹은 있어서는 안 될 일로 보던 고정관념은 20세기 전체를 지배했다. 그에 따른 동성애에 대한 탄압도 극심했다. 심지어 동성애를 가장 먼저 합법화한 소련은 1930년대 스탈린 정권이 들어서면서 동성애를 탄압했고,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도 그 외의 서방국가들도 동성애를 매우 탄압하고 차별했다. 심지어 1950년대 미국의 동성애자들이 쿠바 혁명이 성공하자 성적자유를 찾아 쿠바로 갔다가 카스트로 정권에게 탄압 당했던 흑역사가 있을 정도로 미국 또한 동성애자들을 탄압했다. 전체주의국가인 나치독일이나 일본은 두말할 것도 없이 동성애를 탄압했다. 즉 근현대 역사를 보다보면 동성애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극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동성애를 합법화 하는 국가들이 적잖게 많아졌다. 물론 러시아 같이 극단적인 폭력과 공권력을 남용해가며 동성애를 탄압하는 국가도 있지만, 현재 선진국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세기에 비해 동성애를 포옹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2. 동성애자들은 에이즈를 전파한다?

동성애에 대한 노골적인 폭력과 혐오를 드러내는 호모포비아들은 항상 에이즈를 비롯한 질병을 핑계된다. 근거가 빈약한 편견이다. 사실 에이즈 감염은 이성과의 성관계에서도 생기는 일이고, 비위생적인 성관계로 인하여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기다 동성애중 하나인 레즈비언은 에이즈에 걸릴 확률이 이성애자들 보다 훨씬 낫다. 호모포비아들은 게이를 비하할 때 똥꼬충이라는 저급한 용어를 사용한다.

물론 애널섹스의 경우 이성과 동성을 막론하고 병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비위생적인 성관계의 경우에서 생기는 것이다. 즉 위생적으로(콘돔사용)하면 그 확률을 안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한국은 선진국인 서유럽이나 미국보다도 HIV의 감염율이 낮아, 에이즈의 유행으로 본다면 사실상 ‘에이즈 청정국‘ 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반면 이와 같은 사실은 많은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반감으로 인하여 가려지는 측면이 있다. 실제 감염률과 별개로, 국내에서는 에이즈 환자에 대한 배척과 거부가 사실상 보편화되어 있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호모포비아 말대로 에이즈 때문에 동성애를 막아야 한다면, 호모포비아들은 담배도 술도 하지 말아야 하고 자동차도 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로인한 사망률이 에이즈에 의한 사망률 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성애가 에이즈를 전파한다는 호모포비아들의 논리는 근거가 빈약한, 그릇된 혐오로 형성된 주장일 뿐이다.

3. 동성애는 정신병?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호모포비아들은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규정했던 적이 있었지만, 1973년 정신병 목록에서 제외됐다. 거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동성애는 정신병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질문: 동성애는 정신적인 질환입니까?

답변: 아니오,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 지향은 정신병이 아닙니다. 정신병리학적 소견과 이들 성적 지향 간에는 어떠한 내적인 연합도 연구된 바가 없습니다. 이성애적 행태나 동성애적 행태 모두 인간의 섹슈얼리티의 평범한 면 중 하나입니다. 둘 다 수많은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적 시대를 통틀어 기록되어 왔습니다. 비록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들을 어긋난 사람처럼 묘사하려는 고정관념이 지속적이긴 하지만, 수십 년의 연구와 임상적 경험들은 미국의 모든 주류 의학계와 정신보건 단체들이 이러한 지향들은 인간 경험의 일반적 양식을 대변한다고 결론을 내리게 했습니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관계는 인간의 유대의 평범한 양식입니다. 그러므로, 이들 주류 단체들은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분류하는 것을 오래전에 폐기했습니다.

《질문에 답해드립니다: 성적 지향과 동성애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위해》, 미국심리학회, p.3에서 발췌

4. 동성애를 차별하지 않으면 동성애자가 늘어난다?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동성애에 쉽게 물들 수 있으니 동성애를 반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주장은 그럴싸해 보이나, 실제로는 이 역시 근거가 없는 편향된 주장에 불과하다. 청소년들이 동성애의 영향을 받으므로 동성애를 차별해야 된다.˝는 주장은 그 속에 동성애자 그 자체를 죄악시하는 시각과 호모포비아적 시각을 내포하고 있는 관점이다.

그리고 동성애의 범주에 포함되는 LGBT는 성소수자다. 즉 이성애자의 숫자를 절대가치로 압도 할 수가 없다.

여러 실험 결과 억지로 성적 지향을 바꾸려는 시도의 절대다수가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났으며,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이성애 성적 지향의 개체가 단순히 주변의 영향을 받아서 동성애에 물든다는 생각은 근거 부족의 얄팍한 주장에 불과하니 경청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5. 동성애를 성적 취향으로써 존중해야 한다면 ‘수간’도 허용해야 된다?

일각에서는 동성애를 얘기하면서 그다지 큰 연관성이 없는 수간을 얘기하기도 한다. 개인적인 견해를 덧붙이자면 인간과 동물은 염연히 불평등한 관계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동성연애는 사람 대 사람이라는 동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지지만, 수간의 경우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매우 불평등 하다. 나 또한 사람과 동물의 관계는 불평등한 관계에 놓여있다 보고, 불평등 할 수밖에 없다 본다. 거기다 인터넷에 유포된 수간 포르노물(애로무비, 일반 영상 다 포함)의 경우 사람과의 성관계를 하기 전 동물에게 발정제를 억지로 먹이고 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경우를 봤을 때 과연 수간이라는 행위가 정말 사랑과 존중이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인지는 각자가 생각해보고, 개인적으론 절대 아니라고 보는 쪽이다.

즉 수간과 동성애를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려면 먹이사슬 최상위층에 있는 인간과 그 밑에 있는 동물의 대우가 동등해져야할 것이다. 분명한건 현재 인류사회는 인간이 동물을 지배하고 있고, 애완용으로도 키우고, 섭취도하고, 동물원에다가 전시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동성애와 수간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6. 결론

동성애 혐오론자들이나 호모포비아들이 주장하는 논리는 하나같이 근거가 빈약하고, 오로지 혐오와 차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생긴 반동성애적인 고정관념과 혐오 그리고 차별에 맞서 민중과 뜻있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들과 같이 협조하고 투쟁해야 한다. 앞으로의 사회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차별하는 사회가 아니 서로가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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