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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연구원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부터 이야기를 하거나 글을 쓸 때, 꺼내지 않고 사용하지 않고자 다짐한 단어가 ’절대’, ’절대로’라는 표현이다.
그 표현은 시간이 지난 후에 내가 뱉은 말로 인하여 나 스스로를 얽매이게 만들고 ’생각이 모자랐던’ 자신을 욕하거나 학대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물론,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와 같은 사례는 제외...)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에도 가급적 그러한 표현을 쓰지 않도록 당부하곤 한다.
어려서부터 논리가 막히거나 이해력에 한계에 도달할 때, 또는 감정이 상하거나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습관적으로 "난 절대 그럴 수 없어", "절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절대로 안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상 일이라는 게,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절대로’ 있을 수 있거나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절대’와 ’절대로’라는 표현을 사용해서라도 나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과 같은 소비와 성장, 물질과 에너지 사용은 후손들을 위하여 ’절대’ 막아야 한다고..
비록 내가 일상생활에서 치밀하게 그 내용을 실천하거나 내 머리 속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 책은 내 의식과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세계관의 많은 부분을 뒤흔들었다.
지구에서 출현하기 시작한 이래 인류 역사가 마냥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방향으로만 발전해 왔다는 세계관은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인 세계관에 불과하다.
그 이면에는 인류 역사가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내용을 기하급수적으로 양산해 왔고 지금 그 최고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세계관도 적용될 수 있고 필요하기도 하다.
우주와 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에너지의 흐름, 아름답기만 한 자연과 상품의 이면, 질서와 무질서에 대한 새로운 관점, 돌이킬 수 없는 것들...
그런 세계관은 ’엔트로피’라는 단어 하나로 모두 설명될 수 있다.
 
엔트로피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열역학에서 물체가 열을 받아 변화했을 때의 변화량을 가리킨다"고 되어 있다.
아인슈타인은 "엔트로피는 모든 과학의 제 1법칙"이라고 말했으며 이 책의 저자는 "엔트로피는 인류가 발견한 유일한 진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엔트로피란 열역학의 제 2법칙, 즉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사용이 가능한 것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혹은 이용이 가능한 것에서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또는 질서있는 것에서 무질서한 것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이 개념을 자연환경 뿐 아니라 인간생활 전체로 확대하여 적용한다.
엔트로피는 모든 경제활동을 지배하는 기본 원리이며, 이 궁극적인 원리를 인식하고 이것에 의해 경제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잡지 못하면 앞으로 세계는 파국을 재촉할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책의 주안점은 엔트로피의 도입에 의한 새 세계관의 확립을 요청하고, 거기서 비롯될 새 사회의 개념을 규정하려는데 있다.
저자는 인류 문명사의 골격은 그 시대마다 에너지 환경이 조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지금까지 인간이 믿어 온 세계관은 어떻게 수립되었으며, 어떤 역할을 해 왔는가를 밝히는 동시에 현대의 세계관이 내포하고 있는 치명적인 결함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 이야기는 결국 인류가 지금처럼 소비와 성장을 위해 자연물질과 에너지를 무한대로 사용할 경우 무질서는 극에 달하고 지구상에는 어떤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속도가 이어질 경우 그 ’마지막 시기’도 급속하게 다가올 것이고...

저자는 현대인의 과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물질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지리와의 합일을 도모하여 여기서 얻는 만족으로부터 비롯되는 인간적인 해방감을 체험하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를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는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과제라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현대 사회를 엔트로피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종합진단하여 그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 다윈의 진화론 못지 않은 중대한 발언을 이 세기에 던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 책 전체적으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고 크게 배웠다.
'엔트로피' 관점에서 나와 주변의 사고, 행동, 흐름, 과정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나 스스로 아주 일상적이고 소소한 측면에서 엔트로피를 줄이기 위한 습관과 노력을 경주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것은
첫째, 저자가 발간한 시점이 1980년이었는데 한국에서 발간된 2000년까지 사이의 기간에 대한 수정,증보,첨삭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둘째, 20세기 후반부터 과학계를 중심으로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뉴턴식의 '기계론적 세계관의 후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등을 비롯한 최첨단 과학의 성과에 힘입어 이미 과학계에서 비롯된 사상적,철학적 패러다임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조금 앞서갔다.
엔트로피 법칙이 ’과학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2010년에도 약간 무리였던 것 같다. 
* 핵심 문장
- 엔트로피란 우주 내 어떤 시스템에 존재하는 유용한 에너지가 무용한 형태로 바뀌는 정도를 재는 척도이다. 엔트로피 법칙에 따르면, 지구상이건 우주건 어디서든 질서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더 큰 무질서를 만들어내야만 한다.(p.21)
- 헤시오도스에 의하면, 판도라가 인생의 온갖 악이 들어 있는 상자를 연 순간 황금시대는 갑자기 끝나고 말았다.(p.27)
- 중세 전반에 걸쳐 서유럽을 지배했던 기독교적 역사관은 이 세상에서의 삶을 다음 생을 향해 가는 중간과정으로 생각했다.(p.31)
- 기계론적 세계관은 프랜시스 베이컨, 르네 데카르트, 아이작 뉴턴 등 세사람의 공동작품이다. 3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는 이들이 만든 사상의 영향 아래 살고 있다.(p.37)
- 인간은 새로운 삶의 목표를 얻었다. 사후세계에서 구원을 얻는 다는 중세의 목표는 이제 사라지고 지금 살고 있는 세계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목표가 그 자리를 채웠다. 역사는 무질서하고 혼돈된 상태에서 뉴턴의 기계론이 대변하는, 질서있고 완벽하게 예측가능한 상태로의 지속적인 진전으로 정의되었다.(p.43)
- 에너지는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일정액의 벌금을 낸다’. 여기서 벌금은 ’일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바로 엔트로피다.(p.57)
 
- 우주는 조금씩 쇠락하여 궁극적으로는 엔트로피 극대점 또는 열 죽음 상태에 이른다. 이 상태에서는 모든 유용한 에너지가 소진되고 따라서 어떤 활동도 일어날 수 없다. 열 죽음 상태는 영원한 휴식상태에 해당된다.(p.70)
- 모든 생물은 주변환경으로부터 마이너스 엔트로피를 지속적으로 흡스하여 살아간다. 마이너스 엔트로피야말로 생명체의 양식이다. 생명체는 주변환경의 질서를 파괴하여 자기 몸에 흡스하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한다.(p.79)
- 다시 말해 모든 생명체는 평형을 향해 나아간다. 예를 들어 우리 인간은 어떤 생각을 할 때나 손가락 하나를 움직일 때마다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렇게 계속 소비만 하면 결국 평형상태에 도달하는데, 그것은 곧 죽음이다.(p.79)
- 어떤 사람이 1년을 살아가는 데는 300마리의 송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300마리의 송어들은 9만 마리의 개구리가 필요하고 이 개구리들은 2,700만 마리의 메뚜기가 필요하며 이 메뚜기들은 1,000톤의 풀을 뜯어먹는다.!! (p.81)
 
- 인간 역사와 문화에서 큰 변화는 예외 없이 풍요함의 축적 결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기존의 원천이 고갈되었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역사란 열역학 제2법칙이라는 사실이다. 엔트로피 과정은 항상 극대점을 향해간다. 한 가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일정량의 에너지는 영원히 무용한 것이 되어버린다. 축적된 엔트로피로 인해 사회가 에너지원 자체에 대한 질적 변화를 꾀하는 때가 이른바 역사의 분수령이라는 시점이다.(p.94)
- 바로 이 전환의 시기에 낡은 방식은 쓸모없게 되는 것이다. 이때 사회의 엔트로피 총량은 너무나 커져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이동이 일어나고 새로운 방식의 기술이 태어나며 새로운 사회, 경제, 정치체제가 형성된다. 엔트로피 법칙은 유용한 에너지의 획득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렇게 새로 형성된 환경이 앞선 환경보다 더 열악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이유는 각 단계를 지날 때마다 이 세계가 갖고 있는 유용한 에너지는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p.95)
-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는 인간의 육체만으로 늘어난 작업을 감당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인간을 적절한 수준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복잡한 기술을 개발해야만 했던 것이다. (p.95)
- 두 날 쟁기, 3포식 농법, 말에 의한 경작 등을 통해 9세기부터 12세기까지 농작물의 잉여분이 생겼고 이에 따라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여 기존 농경지의 지력이 끊임없이 소진되었고 더 많은 경작지를 얻기 위해 대대적인 벌목이 행해졌다. 결국 나무가 부족하여 서유럽과 북유럽 사람들은 위기에 직면했다.(p.103)
- 생물학자들에 의하면 지나친 전문화는 종의 멸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어떤 종이 특정한 생태계 내에서 지나치게 전문화되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즉 전환에 대비할 수 있는 융통성과 다양성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우리는 지나치게 전문화되고 또 기존의 에너지 환경에 너무 익숙해서 근본적으로 다른 에너지 환경으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융통성을 대부분 잃어버렸다.(p.131)

- 미국인구는 세계 총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에너지 총소비량의 1/3을 차지한다. 1970녀넹 미국은 석유, 천연가스, 석탄, 원자력 발전소에서 1조7,000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것은 미국은 제외한 세계 4대 소비국가(소련,일본,서독,영국)의 발전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p.139)
- 핵융합 발전의 가능성에는 큰 제약이 존재한다. 첫째, 폐쇄된 공간 안에서 핵융합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 둘째, 몇 가지 핵융합 기술이 나와 있지만 주로 연구되고 있는 것은 중수소-3중수소 반응이다. 삼중수소는 재생불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에 에너지원이 무한하지가 않다. 셋째, 핵융합 발전이 ’깨끗하다’고 하지만 이에 필요한 리튬 광산의 광부들은 건강상의 영향을 받을 것이고 핵폐기물도 쏟아낸다. 넷째, 핵융합로 설계와 관련하여 기술적 및 유지보수상의 문제가 있다.(p.154)
- 미국 중류층 한 사람은 과거 200명의 노예가 생산하는 것만큼의 일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보통 사람의 1일 식사는 2,000 칼로리쯤의 에너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전기 등을 쓰고 가공식품을 먹기도 하면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20만 칼로리쯤 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칼로리의 100배 정도를 쓰는 셈이다.(p.180)
- 미국의 ’구식’ 농부(소 한마리 + 쟁기)는 자신이 투입한 에너지 1칼로리당 10칼로리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기계화된 밭의 농부는 자신이 투입한 에너지와 여기에 투입된 모든 에너지(비료,장비,농약,운송,가공등)를 합하면 270칼로리짜리 옥수수 깡통 하나를 만들기 위해 무려 2,790칼로리를 소비한다.(p.183)
- 승용차로 승객 한 사람을 1마일 수송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8,100BTU인데 비해 대중교통 수단의 경우 3,800BTU로 떨어진다. 1톤의 화물을 철도로 운송할 경우에는 670BTU, 트럭의 경우 2,800BTU가 필요하다. (p.189)
- 미국 환경청, 국립암연구소, 국립산업안전및건강연구소,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의 대표들로 구성된 연방정부 특별팀은 ’우리가 만들어낸 환경은 이제 미국에서 주요 사망원인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암, 폐질환, 심장질환 등이 1900년에는 사망원인의 12%, 1940년에는 38%를 차지했으나 1976년에는 59%로 뛰어올랐다.... 이러한 질병의 발병원인이 환경 탓이라는 증거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p.234)
- 엔트로피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이제 고도 산업사회에서 우리가 누려온 높은 생활수준과 방대한 에너지 흐름에 대한 대가를, 만연하는 질병과 죽음이라는 형태로 치르고 있는 것이다.(p.234)
- 결국 사회 전체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갈림길에 놓인다. 하나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기반을 둔 저에너지 소비사회로 회귀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마구 창궐하는 역병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p.237)
- 한 사회의 에너지와 부가 소수에게 너무 집중되어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에너지 결핍에 시달리게 되면 그 사회는 붕괴되거나 혁명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p.253)
- 인간 사회의 엔트로피 진행과정을 자연의 엔트로피 진행속도와 비슷하게 맞추려면 우선 에너지 흐름의 절대량을 줄여야 하고 적은 양의 에너지를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좀 더 균등하게 분배해야 한다.(p.253)
- 엔트로피 법칙은 이제 곧 과학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서 뉴턴 역학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직 엔트로피 법칙만이 변화의 본질과 방향 그리고 변화의 과정에 관련된 모든 것들의 상호연관성을 충분히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위키백과사전에서 엔트로피에 대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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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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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뜻에 대해서는 엔트로피 (동음이의) 문서를 참조하십시오.

얼음이 녹으면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열역학적 엔트로피(entropy)는
열역학적 계상태 함수 가운데 하나로 독일의 물리학자 루돌프 클라우지우스1850년대 초에 엔트로피의 수학적 개념을 도입했다. 자연계는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인 무질서로 변화한다.


  • 고전 열역학적 정의로 엔트로피는 로 변환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 통계 열역학적 정의로 엔트로피는 열역학적 계의 통계적인 ‘무질서도’를 나타낸다.



목차

[숨기기]

열역학적 정의 [편집]


실제로 외부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유용한 에너지", 존재하지만 외부적인 일을 하는 데에 쓰일 수 없는 에너지를 "사용불가능한 에너지"라고 한다. 계의 총 에너지를 "유용한 에너지"와 "사용불가능한 에너지"의 합으로 정의 할 때, 엔트로피는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주어진 계의 절대온도에 정비례하는 "사용불가능한 에너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깁스 자유에너지 또는 헬름홀츠 자유에너지와의 관계식에서 "TS" 로 나타나는것을 생각해보라.

엔트로피는 열량의 함수로써, 주어진 열이 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같은 크기의 열량이라도 고온의 계에 더해졌을 때보다 저온의 계에 더해졌을 경우에 계의 엔트로피가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엔트로피가 최대일 때 열에너지가 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은 최소이고, 반대로 엔트로피가 최소일 때 열에너지가 일로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최대가 된다.

열역학적 관점에서 엔트로피 S는 직접적으로 정의되지 않으며, 엔트로피의 변화량과 계의 열량 변화의 관계를 나타내는 식으로 표현된다.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때, 엔트로피의 변화 ΔS는 다음의 식으로 정의된다.

\Delta S = \frac{\Delta Q}{T}

ΔQ는 등온 가역과정에서 계에 가해진 열량이며, T는 과정이 일어나는 동안 계에 일정하게 유지되는 절대온도이다. 계의 온도가 일정하지 않다면, 관계식은 다음의 미분식으로 나타난다.


dS = \frac{dQ}{T}

이 식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기 위하여, 온도 T가 열량 Q에 대한 함수 , 즉 T(Q)로 나타난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열량 변화에 따른 총 엔트로피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Delta S = \int_A \frac{ 1 }{ T(Q)} dQ


A는 열량이 변화하는 범위를 나타낸다.

엔트로피는 계의 자유에너지를 결정짓는 요소중의 하나이다. 온도는 평형상태에 있는 계에서만 정의되는 값이므로, 이와 같은 엔트로피의 열역학적인 정의는 오직 평형상태에 있는 계에서만 성립한다. 반면 통계역학적인 엔트로피의 정의는 모든 계에 적용된다(아래참고). 따라서 엔트로피의 보다 근본적인 정의로는 통계역학적인 정의를 꼽을 수 있다. 엔트로피의 증가는 흔히 분자들의 무질서도의 증가로 정의되어 왔으며, 최근들어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분산"으로 해석되고 있다.

통계역학적 정의 [편집]


볼츠만은 엔트로피를 다음과 정의하면 열역학적인 엔트로피의 정의와 동등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S = k_{B} \ln \Omega \; , 여기서 kB볼츠만 상수이고, Ω는 계가 가질 수 있는 가능한 (미시적인) 상태의 가지수이다. 폰 노이만은 이러한 정의를 양자역학적인 계에 적용시켜서 폰 노이만 엔트로피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S(\rho) \,=\,-{\rm Tr} (\rho \, {\rm ln} \rho), (ρ는 밀도행렬)

블랙홀에서의 엔트로피 [편집]


블랙홀의 엔트로피는 블랙홀의 표면적에 비례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서 ’고전적’으로 볼 때에 블랙홀의 표면적은 증가하기만 한다. 하지만 호킹 복사에 따라서 블랙홀의 표면적이 줄어들 수도 있다.

성질 [편집]


STR은 특정 온도 TR에서 시스템의 에너지 중에서 로 변환할 수 없는 에너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전체 에너지에서 STR를 뺀 양이 자유 에너지가 된다.

열 엔트로피와 위치 엔트로피 [편집]


엔트로피를 계를 구성하는 성분들의 배열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위치 엔트로피와 열 엔트로피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서 열 엔트로피는 분자들 사이에서의 에너지 양자의 분포들에 의한 구별가능한 배열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된 엔트로피를 열 엔트로피라라고 부른다.

위와 같이 분류한 엔트로피를 계의 관점에서 본 알짜엔트로피 변화를 나타낼때 이용할 수 있다.

계와 주위가 갖는 엔트로피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ΔSnet = ΔSsystem + ΔSsurrounding

여기서 열 엔트로피는 계와 주위 모두에 존재하지만, 계를 제외한 모든 곳을 지칭하는 주위에서 위치 엔트로피의 변화는 너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므로 그 변화를 무시할 수 있고, 주위가 갖는 엔트로피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온도, 즉 열 엔트로피이다. 이 때문에 주위의 엔트로피 변화를 열 엔트로피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관점에서 계에서 열 엔트로피변화는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위치 엔트로피의 변화가 더욱 계의 엔트로피변화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계의 엔트로피 변화를 위치 엔트로피의 변화라 할 수 있다. 

[ 2010년 11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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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머스 존슨 지음, 이원태 옮김 / 삼인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던 2008년 미국의 국내외에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2007년 서브 프라임 붕괴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2008년 들어 미국 국민들에게 최악의 경제침체를 가져왔고 8년간 계속된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는 미국을 이라크/아프카니스탄 내전이라는 '수렁'에 빠트리고 동맹국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다국적 기업과 월가를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미국의 빈부격차를 확대시키고 정부의 적자를 눈덩이처럼 불려놓았으며 미국의 산업과 고용 상태를 최악으로 만들었다.
 
2008년 12월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Jr.)는 취임 이후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을까?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던 '변화와 통합,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유권자들의 희망은 지난 2년 4개월 동안 얼마나 이루어졌는가? 지난 19일 오바마의 '중동정책 연설'이 요약하여 보여주는 것 같다. 19일 오바마가 발표한 중동정책은 과거 민주당 정권이 추진하던 수준에서 그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 팔레스타인 국가 독립과 무장, 아랍 민주화 혁명 등의 문제에 대한 오바마의 연설은 이스라엘과 공화당, 팔레스타인과 중동지역 국가, 정부로부터 모두 비난을 들어야 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샤디 하미드 연구원을 말처럼 "모든 사람에게 호소하려다 결국 모든 이들을 실망시켰다." 의료보험 대상자의 확산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 중동정책 이외의 금융위기 극복, 경제 활성화, 변화와 통합 등 주요 분야에 대한 오바마의 성적은 변변치 않은 것 같다.
 
상당수 미국 국민들과 세계 각국의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가 왜 이토록 초라한 과정을 보내고 있을까? 이 책은 그 이유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다. 저자는 21세기에 접어든 이후 미국이 국내외에 처한 상황을 '블로우백 blowback(역풍)'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그 역풍을 잠재우기 위해서 미국이 근본적이고 철저하게 변화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이 과거의 제국들처럼 '무너지지' 않으려면, 안정과 평화 속에 앞으로도 번영을 누리려면 18세기 '건국의 정신'으로 돌아가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변화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 책은 [나눔문화]에서 진행하는 [평화나눔아카데미]의 강연 중 지난 3월 31일 두 번째 강연 주제였던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혁명, 위키리크스’의 강사인 안병진 교수(경희사이버대학교 미국학과)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안병진 교수가 미국 유학시 지도교수가 찰머스 존슨 교수였던 것이다. 이 책은 1999년 처음 출간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미국 내에서는 냉담한 반응 일색이었다고 한다), 2001년 911 사태 이후 저자가 911 사태를 예견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적으로 유명해졌다.
 
* 찰머스 존슨(Chalmers Johnson)은 누구인가?  -----------------------------------------
미국의 비판적 지성이자 국제 정치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인 찰머스 존슨은 1931년 피닉스에서 출생하여,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53년 한국전쟁 당시 해군 장교로 복무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고, 전후 버클리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동시에 취득하였다. 1962년부터 1988년까지 버클리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면서, 아시아 문제와 미국의 외교 정책 연구에 전념해,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과 일본의 경제 개혁, 저항 이론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저술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그가 일본 통산성에 주목해 관료제의 자율성과 경제 개발 과정에서의 역할을 설명한 ‘발전 국가 모델’은 기념비적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버클리 중국학연구소 소장, 샌디에이고 대학 교수, 일본정책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그는 한때 CIA의 정보 평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1974년 이래 미국 학술원 회원으로 있다.
이 책 <블로우백>과 <제국의 슬픔>, <네메시스>이라는 3부작을 통해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대하여 통렬한 비판을 가하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한국에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2010년 11월 20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향년 79세로 타계했다. --------------------------
 
'역풍(Blowback)'이란 단어는 미국 CIA 관료가 내부 용어로 처음 고안한 말이다. CIA가 수행한 작전이 당초 의도와 달리 자국이나 CIA 자체에게 피해를 가져다 주는 현상을 '역풍'이라 규정했다. 다시 말하면 미국 국민에게는 비밀로 부쳐졌던 정책이 낳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저자는 무엇에 따른 '역풍'을 말하는 것일까? 1990년대 초 소련연방의 해체를 시작으로 50여년간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던 냉전은 종식되었다. 냉전 종식 후 지구상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은 미국은 냉전을 이유로 진행되었던 정치, 군사, 외교, 경제 정책을 포기하거나 변화시키지 않은 채, 냉전 체제에 뿌리를 둔 외교 정책을 고수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면서 미 제국의 공고화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상당부분 자국민도 모르는 채 진행되는, 바로 이와 같은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은 이제 범세계적인 저항과 도전, 즉 '역풍'을 맞기 시작했다.(물론, '역풍'의 원인은 냉전 이전에도 뿌리 깊게 도사리고 있다.)
 
그것은 '약자의 전략'이라는 '비대칭적 위협'과 같이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아무리 소규모 집단이라 할지라도 미국에 충분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911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임), 미국 이외의 국가들의 성장과 결속, 세계 시민의 자각 등을 포함하는 역풍의 국제적인 조건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표적인 '역풍'으로 지적되고 있는 911 사태의 원인으로 911 사태가 발생하기 11년 전인 1990년 9월 미 의회 연설에서 행한 부시 대통령의 걸프전쟁 선포, 그로부터 12년 전인 1978년 9월 중동 지역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제약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의 체결, 1990년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중에 대한 학살과 팔레스타인 지도자 암살 등 이스라엘이 미 공군 기지를 이용하여 점령지에서 행한 야만적 행위들과 이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지원, 클린턴 대통령의 수단 폭격, 그리고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침공 등을 꼽고 있다.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팬암 103호기 폭발로 인해 259명의 탑승객과 11명의 지상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도 중요한 '역풍'의 사례인데, 저자는 이 사건이 1986년 레이건 행정부의 리비아 공습 때 가다피 대통령의 양녀가 사망한 데 따른 보복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역풍'은 군사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역풍'은 국제 경제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체감되고 있다는 것이다. 냉전 이후 미국의 군사적 지배욕망은 이제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경제적 지배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역풍'은 '시장 근본주의적 지구화' 혹은 '세계화'가 초래한 부작용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난다. 그는 1997~1998년 한국 등의 동아시아의 경제위기가 동아시아 위성 국가들의 경제를 개방하고 자신의 종속 경제체제로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세계화 프로젝트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고 본다. 미국의 세계화 전략의 목적은 세계 유일의 패권국으로서 미국의 우월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경쟁국들을 약화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전략은 동아시아 위성국가들의 경제적 독자성과 능력이 크게 훼손됨으로써 외견상으로 성공한 듯이 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외견상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세계화 전략은 심각한 '역풍'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경제위기로 인해 동아시아 국가의 수많은 민중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린 것도 경제적 '역풍'의 결과이지만, 그러한 역풍은 미국인에게도 불고 있다는 것이다. 즉 미국은 지난 50여 동안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이 냉전적 군사 동맹에 기초하여 미국 시장에 대한 특혜적인 수출에 상당한 정도로 의존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사적 지지의 대가로 이들 동아시아 위성 국가들은 미국과 비교적 유리한 무역협정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이에 따라 미국 또한 동아시아의 수출 지향적 경제에 따른 공급 과잉과 수요 약화로 인해 지속적인 경제 침체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낡은 냉전적 구조를 개혁하기 보다는 '시장 개방'과 '탈규제'라는 화려한 수사학으로 이들 나라에게 세계화를 강제함으로써, 이들의 신뢰를 스스로 배반하고 결국 냉전적 동맹 체제하의 지지자들을 모두 잃고 말았다.
 
저자는 제2장에서 제8장까지 냉전 체제에서 시작하여 20세기 말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미국의 제국주의적 동아시아 정책과 그에 따른 역풍 및 역풍의 징후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1953년부터 2년간 미 해군으로 일본에서 복무하였고 1955년부터 대학원에서 중국에 대해 연구했다. 1972년 일본을 다시 방문했고 그 이후 일본의 경제 성장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하여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저자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정책과정과 그 여파에 대해 누구보다도 더 자세하게 다룰 수 있었다.
 
[ 동아시아에서의 역풍과 역풍의 징후 ]
1. 미군 범죄 등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의 반발로 촉발된 오키나와 미군 기지 철폐 운동은 동아시아 지역이 가장 대표적인 역풍으로 본다.
2.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필리핀의 마르코스, 한국의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 등 아시아의 독재정권에 대한 정치군사적 지원으로 야기된 해당 국민들의 살해와 탄압, 그리고 그에 따른 반미주의의 확산도 이 지역의 중요한 역풍 사례로 지적한다. 특히 저자는 1980년 한국에서의 광주 학살과 이에 대한 미국의 개입 사실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무지를 개탄한다.
3. 핵, 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위협하기 위해 고안한 미국의 이른바 '불량국가론'이 실제로는 제국주의적 강박 관념과 이윤 논리가 결합된 'NMD'에 대한 집착이 빚어낸 억지 논리인 동시에 궁극적으로 미국의 핵 확산 금지 정책이 모순적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핵, 미사일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저항은 어쩌면 불가피하며 이해할 만한 것이라고 본다.
4. 중국의 엄청난 잠재력은 미국의 보수 세력으로 하여금 봉쇄 정책을 선호하도록 자극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가난하며 세계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데 많은 장애가 존재한다. 저자에 의하면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이 미,중간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의 영토정책이 과거으 제국주의에 지배당했던 역사적 경험 때문에 민족주의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영토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저자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지나친 내정 간섭과 견제는 사실상 중국의 역사와 정책에 대한 무지와 '유일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5. 냉전 체제하에서 일본의 경제적 성공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추종한 결과로 간주되었지만, 실상은 미국의 냉전 전략에 따른 특혜적 지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며, 미국이 일본에 그런 경제적 특혜를 베푼 결과, 오히려 미 국민의 고통과 미국 제조업의 공동화에 따른 미국 경제의 약화라는 역풍을 맞았다고 주장한다.
6. 미국의 제국적 과잉 팽창이 미국 산업의 위축뿐 아니라 군국주의의 성장과 핵 확산을 초래함으로써 민주주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은 군사력과 경제력에 의존하기보다는 '외교력과 솔선수범'으로 세계를 이끄는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결론은, 전 세계적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역풍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이 스스로 탈피하지 못한 냉전 구조를 개혁하고 제국적 과잉 팽창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오키나와와 한국에서의 미군 철수, 북한에 대한 외교적 포용 정책,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조정, 여타 지역에 대한 군사 개입 자제, 군사력보다 '외교력과 솔선수범'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리더쉽의 발휘 등이다.
 

내가 미국의 정치외교나 행정부를 속속들이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언론을 통해 간간히 들어온 바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후 2년 넘게 추진해 온 정책은 저자의 전략과 대책에서 많이 벗어났다. 그렇다면 오바마 집권 기간 동안 미국의 정책이 근본적인 측면에서 변화되지 않을 것이고 미 제국에 대한 세계적인 '역풍'은 계속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민은 당분간 안정과 평화, 경제와 복지를 되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저자의 동아시아 각국에 대한 사회, 역사, 문화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지식은 탄복할 만 하다. 특히 자신이 전공했던 중국과 일본에 대한 식견은 한국 내 전문가들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내 자국의 웬만한 학자들이 따라오기 쉽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보인다. 미국인 학자로서 미국 행정부의 자료를 쉽게 열람하고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기는 하겠지만, 군국주의 팽창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는 한국의 정치인, 경제인, 언론인,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미국이 지난 50~60년간 한국과 북한에 대해 취한 정책을 저자의 정보와 사례에 기초하여 분석하면 저자의 주장에 십분 동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제국주의적, 군국주의적 팽창 정책'에 대한 저자의 통찰은 동아시아 국가들 뿐 아니라 중국이나 유럽,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어느 나라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큰 것 같다. 언론에 나오는 단편적인 정보들, 정치인들이나 정부 관료들이 내뱉는 말들, 부실한 전문가들의 평론이 아니라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펼치는 주장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이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과 사건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으며, 향후 어떻게 전략을 세우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행가능하고 성과적인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의 문장 :
- 소련은 세 가지 이유, 즉 국내 경제적 모순, 제국의 과잉 확대, 개혁 능력의 결핍 때문에 붕괴했다.(p.19)
- 혁명의 만행이 1976년 마오쩌둥의 죽음으로 끝나기 전까지 이른바 문화 혁명은 1930년대 후반 구 소련에서 자행되었던 스탈린의 숙청과 닮아갔고, 공산주의를 약속했던 중국 이상주의의 마지막 한 조각마저 파괴하고 말았다.(p.28)
- 1996년에서 1997년 사이 극소수의 페루 혁명가들이 페루 주재 전 외교관을 인질로 삼아 벌인 리마의 일본 대사관 인질 사건도 사실상 페루 대통령 알레르토 후지모리의 반게릴라 정책과 일본 다국적 기업의 페루 영업을 일본 정부가 지원한 결과로 빚어진 역풍이었다.(p.45)
- 1955년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미국 기업들에 위협적인 토지 개혁을 단행한 과테말라 대통령을 전복시키기 위해 쿠테타를 계획했고, CIA는 그것을 조직하고 자금을 지원했다. 이에 대한 역풍은 1980년대 마르크시스트 게릴라의 반란과 CIA 및 국방성 지원 하의 마야 농민에 대한 대학살로 이어졌다.(p.48)
 
-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독재 정권을 세운 첫 번째 국가이다. 당시 한국 정부는 주로 과거 친일파였던 인물들로 구성되었다. 한국 민중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북한 점령을 의식한 나머지 견고한 반공 체제가 필요하다는 미국의 요구가 우선되었던 것이다.
- 1960년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민의 열망이 이승만 정권을 전복시킨 후, 미국 정부는 1961년에서 1963년까지 한국을 통치한 세 명의 육군 장성 중 선두 주자였던 박정희에게 지지를 보냈다. 또 미국은 1979년 전두환 장군의 구테타를 용인하고, 1980년 수천 명의 한국 시민을 살해한 그의 명령을 은밀히 지지하기도 했다.(p.62)
 
- 약 2만 개에서 3만 개의 M14 대인 지뢰가 아직도 한국 최남단의 부산항 인근 영도 충리산에 매설되어 있다. 1956년 미군은 그곳에 기지를 둔 미사일 부대를 보호하기 위해 지뢰를 매설했는데, 그것들은 미사일 기지가 옮겨졌을 때도 결코 제거되지 않았으며, 1960년대 이후 많은 민간인의 부상과 사망을 초래했다고 비판받아 왔다.(p.116)
- 1993년에서 1997년까지 세계 5대 주요 무기 구매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터키, 이집트, 한국이다.(p.138)
 
- 위성국을 수립하고 유지하는 정치,군사적 중요성에 관한 한, 소련과 미국은 비슷한 이유로 비슷한 정책을 추구했다. 그들은 진정한 민주 정권을 수립하려는 어떠한 대중적 노력도 거부하면서 소련군과 미군이 수립하고 냉전 내내 지원했던 일당 독재 체제(일본은 자민당, 한국은 자유당-공화당)를 통해 종속국을 통제했다.(p.148)
- 과거와 달리, 1987~1989년 미국은 한국 군부가 무력을 사용하도록 촉구하지 않았다. 한 가지 이유는, 미국 관리들이 여전히 이란 혁명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 한국전쟁에 대한 견해가 어떻든 전쟁 당시부터 현재까지 남한은 미국의 종송국이라는 지위에 있었다.(p.154)
- 우리가 북한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북한이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오만하고 구제 불능한 국가, 즉 미국보다 덜 불량국가라는 사실이다. 북한은 코너에 몰리면서도 자신의 약한 입지를 잘 활용, 강한 근육질을 갖고 있지만 머리에 든 지식은 형편없는 경쟁자, 즉 미국에게 상당한 외교적, 경제적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교과서적 방법의 유용한 사례를 전 세계에 제공했기 대문이다.(p.175)  

- 1997년 7월 타이에서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는 두 가지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첫째는 동아시아에서의 미국 위성 국가 체제에 이미 구축되어 있던 모순들이 더욱 강화됨에 따라 그 체제 자체가 갑자기 균열하기 시작하고 또 와해가 우려되기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냉전 시기엔 미국의 어떠한 실수도 소련 탓으로 돌렸지만 이 냉전 시기가 주던 부담감에서 벗어난 미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미국식 자본주의르 채택하라고 강요하는 캠페인에 착수했다는 점이다.(p.263)
 
[ 2011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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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무너졌다
자크 사피르 지음, 박수현 옮김, 김병권 한국판 보론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한 후 <행동경제학>과 <지도로 보는 중동이야기>에 이어 세 번재 교재다.
이번 공부모임에는 이 책의 저자인 자크 사피르의 문하생으로 연구를 하다 귀국한 LG경제연구소 유승경 연구원이 함께 할 예정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했다는 말이 계속 뇌리에 남았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 보이는 것만 본다..."
최근에 인터파크 블로거의 리뷰 제목도 비슷한 것이었다.
"인생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이 책 역시 내가 보고 듣고 읽는 세상의 변화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나 역시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의도와 흐름을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고 파악하기도 쉽지 않았다.
특히 국제정세에 대해서는 서구언론과 국내언론이 보도하는 것을 기초로 생각하는 것 이상을 노력해보지 않았다.
 
1991년 이라크가 쿠웨이트와 전쟁을 벌이고 이에 대응하여 미국이 ’사막의 폭풍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그 해에 나는 구파발에서 송추로 가는 도로 중간의 노고산 아래에서 일병 계급장을 달고 방위로 근무 중이었다.
TV에서 보여주는 그 전쟁은 말 그대로 ’게임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1997년1998년.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도래하여 환율이 치솟고 김대중 전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내고 전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을 벌인다고 전국이 들썩였을 때...
나는 근무하던 설계회사가 구조조정을 선언하였고 별다른 고민 없이 다른 설계회사로 옮겼다.
금융위기에 함께 휩쓸린 아시아의 다른 국가, 러시아, 그리고 남미 국가들의 소식을 접했을 때 특별한 생각이나 느낌이 들지도 않았다.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에도, 1999년 동유럽에서 코소보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초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나토가 공습을 벌이고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때에도 ’남의 나라’ 소식으로 치부했다.
1998년 11월 나는 다니던 설계회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회사로 옮겼을 뿐이다.
2001년 9월 뉴욕 무역센타에 비행기가 충돌하여 무너져 내릴 때, 나는 잠시 회사를 쉬면서 차를 가지고 홀로 여러도시를 다니면서 친구들을 만나면서 여행을 즐기고 있던 중이었다.
당시, 나는 언론에 보도되는 이야기만 들어서는 그런 방식으로, 그런 시간에 대형빌딩이 산산이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소위 ’911 테러’는 미국 국내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2001년 10월 미국이 알카에다의 지취자인 빈 라덴이 숨어있다는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고 2003년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할 때에도 미국의 ’신보수주의(네오콘)’가 극에 달했다고 성토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난 이 책을 통해 지난 20년 간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현재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얻었고 남은 21세기에 국제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1991년부터 2008년까지의 국제정세의 본질적인 흐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이 무너지게 된 배경과 그 의미를 모색하면서, 다가오는 다극화 세계와 국민국가의 부활, 새로운 21세기를 살아가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의 요지는,
1. 20세기에서 21세기로의 전환은 1991년부터 시작되었다.
2. 1991년~1997년까지만 해도 ’극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이 21세기를 지배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3. 하지만 1998년~2003년 사이에 미국은 ’극초강대국’은 커녕 세계전체에 대한 ’일국지배’의 자리도 무너졌다.
4.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1997~1998 금융위기와 2007~2008 금융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몰락했다.
5. 이제 21세기는 다극적 세계질서와 국민국가의 부상 속에서 혼돈이 이어질 것이다.
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가치는 직접적으로 도전받고 있으며,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 모델에 대한 반대가 점점 더 격렬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저자는 1991년부터 2007년까지 주요한 세계사적 사건을 분석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를 제시한다.
[미국의 GDP 대비 가계대출]
  

저자의 주장의 핵심을 인정하게 되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의 운명은 가장 최고 수준의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한반도는 북한의 핵문제를 중심으로 여전히 갈등과 반목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한국 내부의 의견과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한, 한국 군대의 작전권은 미군에게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북한-중국-러시아 대 한국-미국-일본이 대립하고 있고,
미국와 중국, 미국과 러시아, 중국과 일본은 여러가지 문제에서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미국은 위기에 처한 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해, 일본은 재무장을 위해 한반도의 위기를 능히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지구상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1991년 소련의 해체와 쿠웨이트 전쟁은 20세기 종말을 알리는 일대 사건이었다.
이런 점에서 다가올 21세기는 군사력, 경제력 모두에서 초강대국인 미국이 지배하는 세기가 될 듯싶었다.
그러나 ’미국의 세기’는 1997년과 2003년 사이 갑자기 소멸하고 말았다.
이는 1997∼1998년 국제금융 위기 시 미국이 보여준 위기 대처 능력의 부재와 이에 따른 각국의 새로운 경제 전략들의 등장, 그리고 이 틈을 틈타 러시아가 다시 국제무대에 얼굴을 강력히 내밀었기 때문이다.
또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미국 모델을 버리기 시작했고, 극동아시아는 중국이 안보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 맞서 미국은 자국의 헤게모니를 힘으로 복원하고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정치적·군사적 대재앙을 일으켰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피해자였던 미국은 오늘날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벌어진 가혹 행위의 이미지에 맞닥뜨려야 했다.
결국 21세기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미국은 곧바로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21세기가 시작되던 2001년 9월 11일.
이 끔찍한 테러를 두고 한편에서 미국의 몰락을 예상했다고 대부분 이야기하지만 저자는 "할리우드 대작 ’재난 영화’의 미학 코드에 부합할 정도로 압도적이기 때문에 외양만 보는 우를 범한다"며 "21세기가 시작되기 전인 1997년부터 미국의 몰락은 시작되었다"고 단언한다.
바로 1997∼1999년 국제금융 위기를 일컫는 것이다. 

이 금융 위기는 미국이 주도하고 많은 국가들에게 강요했던 신자유식 금융 시스템이다.
이 시기 금융 위기는 현재의 IMF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고, 오늘날 미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1990년대와 21세기 초 경험했던 미국의 경제 성장은 유례없는 소득 불평등과 더 많은 인구가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미국 주택담보 대출 시스템 위기는 어떻게 보면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구조적 문제는 더욱 심각해 ’서브프라임’ 위기보다도 더욱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될 듯싶다. 

이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중국은 책임 있는 정책을 통해 극동 지방의 안정성을 상당 부분 보장했고, 미국의 걸프전으로 인한 군사적 위협은 중국을 국제무대로 나서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사실 중국은 미국과의 직접적 갈등을 회피하고자 했으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안전한 자원 수급이 필요하게 돼 어쩔 수 없이 미국의 대외 정책과 맞붙게 되었다.
중국은 걸프전을 미국의 석유 자원 통제로 간주하고 중국에 대한 잠재적 협박 수단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이후 중국의 수단 정권과 미얀마 군사 정권을 지지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쉽게 분석할 수 있다. 

[중국의 GDP 성장율]
 

1997∼1999년 금융 위기 때 러시아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정도로 은행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 위기는 러시아의 종말을 의미하기는커녕 쇄신의 신호였다.
1990년대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 테제와 점차 결별하고 산업 정책 중심의 국가 프로젝트를 통해 재건에 박차를 가했고, 결국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10년의 불황을 극복하게 된다.
1998년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정부의 최초 조치들을 계기로 실현된 사회적 쇄신과, 푸틴 정권의 개입주의 정책, 구조조정 등으로 명실상부하게 러시아는 강대국의 면모를 점차 회복하게 된다.
집권 초기 푸틴은 대테러 전쟁을 다자주의적 시각에서 수행하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한편, 러시아가 그동안의 고립을 벗어나고자 미국의 9.11 테러에 대한 대응을 곧바로 지지한 바 있다.
푸틴은 두 가지를 계산했다. 미국의 지도층이 오랫동안 용인해주고 있던 광신적 이슬람 운동과 단절하게 만드는 것과 미국의 정당한 군사 보복이 다자주의적 틀에서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가 내민 손을 거절했다.
이후 러시아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구축하고 있는 반대 동맹처럼 ’거부의 전선’을 형성하게 된다. 

2006년 중-러 합동 군사 훈련에서 보여지듯 상하이 협력기구는 미국이 후원하는 기구들에 대응한 아시아의 공식적 전략적 협력 기구로 급부상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과 더불어 세계 각국들의 경제 전략도 대부분 수정하게 되는데, 특히 통상 분야에서는 좀더 공격적인 정책으로 방향을 돌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공격적인 통상 정책은 세계 경제를 전반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었다.
이와 더불어 신자유주의 담론이 갑작스럽게 신뢰를 잃어버리는가 하면, 국가 경제 정책, 산업 정책, 국제금융 플로우 규제, 보호무역주의 같은 개념들이 점차 정당성을 회복하게 된다. 금융 위기가 초래한 결과였다. 
[러시아의 GDP 추이와 경제성장 요인]



또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은 미국이 비교적 가깝다고 생각했던 국가들마저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인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의 세계에 대한 인식은 이제 두려움으로 점철되었고 우리가 신보수주의자, 네오콘이라 일컫는 자들의 집권을 돕게 된다.
이들의 정책은 일련의 이데올로기적 생략을 통해 구축된 정책으로 진정한 극초강대국의 권력을 구성하는 것과는 반대 방향이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예에서 보듯 미국은 신군사주의 전략에 입각한 군사적 대재앙의 폭풍으로 밀려들어가 반죽음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미국의 몰락은 국제 관계가 재편성되고 새로운 국가들이 완전한 행위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제적 지배력과 정치적 지배력 사이의 관계가 핵심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책은 다극적 세계 질서에, 국민 국가의 부상으로부터 프랑스가 새로운 21세기에 있어 주체로 나설 것을 촉구하지만 우리에게 역시 똑같이 해당되는 문제로 사회 정책, 경제 정책, 군사 정책의 글로벌 전략을 마련하라고 촉구한다.
더불어 이런 전략의 핵심 요소들을 전진시킬 수 있는 국제적 동맹을 사고하라고 당부한다.

이 책의 한국판 보론을 쓴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MB노믹스의 실패를 예견한다.
이는 미국과 유럽은 경제 위기를 맞이해 정부 개입과 규제 강화, 재정 지출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MB는 반대로 규제 완화, 감세, 민영화, 개발주의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MB정권 탄생의 신화가 된 ’경제 살리기’는 이미 ’경제 확실히 죽이기’로 180도 회전하여 현재 마구 진행 중이다.
(사실, 한국판 보론 내용은 책의 주제와 동떨어져 ’왜 들어가 있을까?’는 궁금증만 남는다. 차라리 한반도의 정세와 MB의 외교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한데...)

[ 2011년 11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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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나에게 '아메리카 인디언'에 대한 인식은 일찍이 신석기~청동시 시대에 아시아에서 얼어붙은 북해 바다를 넘어 이주해간 사람들, 유럽의 이주자들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자신의 땅 거북이섬(아메리카)에서 쫒겨난 사람들,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어 자급자족한 원시공동체 정도에 그쳤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서구의 책과 영화, TV 드라마 등 서구문화는 아메리카의 역사를 잘 모르는 우리들에게 '아메리카 인디언'은 '머리가죽'이나 '귀'를 잘라서 보관하는 흉폭한, 짐승같은 종족, 문화와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미개인이라고 주입시켜 왔다.
 
나 역시 어려서부터 [O.K 목장의 결투]류의 서부영화나 각종 오디오, 비디오물을 통해 그렇게 '의식화' 되었다. 대학에 들어간 후 내 눈에 보이고 들리는 것과 사실, 진실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고 유럽의 역사나 미국의 역사가 피로 점철된 정복과 만행의 역사임을 알아가면서도 아메리카 인디언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지는 못했다. 영화 <늑대와 춤을>을 본 후에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라스트 모히컨]을 10번 이상 보면서도 '서유럽 이민자들이 아메리카를 지옥으로 만들었다'라거나 '좋은 인디언도 있고 나쁜 인디언도 있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책은 나의 뇌 세포와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아메리카 인디언'에 대한 많은 선입관과 불확실한 생각들을 서서히 깨트려 주었다. 내가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상황은 대부분 서유럽과 미국 정치가들과 지식인들이 조작하여 퍼트린 거짓에 불과했고 원주민, 즉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지구상 어느 종족이나 민족보다 뛰어난 정신문명과 사회제도, 도덕과 문화를 이룩하면서 살고 있었다. 아메리카의 학살과 수탈을 거쳐 이룩한 서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문명'은 그들 스스로 '반문명'과 '비문명'을 감추기 위한 허세와 선전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역사에서 가정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리석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유럽 이주자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메리카 원주민이 이주민들을 쫒아낼 수 있었다면, 서유럽 제국들이 원주민들의 문화와 제도를 받아들이거나 보호했다면 인류 역사는 지금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원 전 수 천년 전부터 20세기까지 동서양의 인류역사가 보여준 착취와 학살, 탐욕과 폭력, 전쟁과 정복, 계급과 노예, 빈곤과 부패, 거짓된 종교와 정치, 과잉생산과 자연파괴, 소외 등으로 점철되었다면,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은 그와 정반대의 생활과 문화를 보여준다.
 
그들의 정신과 문화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 중 일부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제목은 "어떻게 공기를 사고 판단 말인가"...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는가? 햇살 속에 반짝이는 소나무들, 모래사장, 검은 숲에 걸린 안개, 눈길 닿는 모든 곳, 잉잉대는 꿀벌 한 마리까지도 우리의 기억과 가슴속에서는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다. 그것들은 우리 얼굴 붉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인디언 연설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수콰미쉬족과 두와미쉬족의 대표인 시애틀 추장의 연설이다. 이 연설은 1854년 미국 땅을 점령한 백인들이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을 강요된 보호구역으로 밀어 넣기 위해 시애틀의 '퓨젓 사운드'에 도착했을 때 행해진 것으로, 세계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짐작케 해준다.(미국의 도시 이름인 시애틀 Seattle은 시애틀 추장의 원래 이름인 씨앨트 Sealthe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미국의 지명과 인명 중에는 원주민의 언어에서 따온 것들이 많다.) 그들에게 세계/자연이란 사고 팔거나 혹은 소유하는 대상이 아닌 함께 하는 존재였다. 
 
이처럼 이 책에는 인디언 추장들의 이러한 연설문 41편과 저자 해설과 어록 그리고 100여 점의 사진 등이 실려 있는데, 그들의 연설은 매우 단순한 반면 호소력 또한 강하다. 모두 몇 백년 전의 글들이지만 오히려 오늘날에 더욱 절실한 말들이기도 하다. 시애틀 추장, 조셉 추장, 앉은 소, 구르는 천둥, 빨간 윗도리, 검은 새, 열 마리 곰... 이들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운 위대한 인디언 전사들이다. 그들의 연설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시적일 뿐만 아니라, 문명인임을 자랑했던 당시 백인들, 그리고 몇백년이 지난 지금에 사는 우리들의 위선에 찬 삶과 공허한 정신세계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또한 41편의 연설문 속에는 자신들의 세계와 생명의 근원인 대지가 여지없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보던 인디언들의 슬픔과 지혜, 그리고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종말이 그대로 녹아 있어, 읽는 이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준다.
 
저자 류시화 시인이 15년 동안 매년 미국으로 날아가 도서관에 잠자고 있던 수백 점의 자료를 뒤져가며 완성한 920페이지라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인디언의 역사책이자 '대지는 곧 어머니'라는 그들의 믿음체계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 대지를 갈아엎은 오만한 문명들에 내쫓겨 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은 인류의 희망이 그 만큼 멀어져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먼저, 사실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유럽에서 신세계를 찾아 떠나온 이주자들이 처음부터 북아메리카 대륙에 이르렀을 때 그들이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대륙에 이방인으로 표류하다 '도착'한 것이다. 거북이섬 아메리카에는 유럽만큼 오래 전부터 또 다른 인류가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학자들은 처음 서유럽 사람들이 아메리카에 도착했을 무렵 수 천개의 부족으로 나누어진 500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만, 서유럽 국가들의 학살과 전염병으로 1910년에는 그 수가 22여 만명으로 줄어들었다.
1620년 12월 21일, 왐파노그족 마을 폴리머스 해안으로 유럽에서 떠내려온 '메이플라워호'가 떠내려 왔다. 배 안에는 120명의 승객(청교도)이 발 디딜 틈도 없이 타고 있었다. 4개월간 배 안에서 살다가 절반이 죽었고 남은 일부 사람들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식량과 약초, 주거지와 경작지를 나누어주는 덕택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월등한 성능을 갖춘 무기와 군대가 아니라 인디언들이 면역력을 채 키우지 못한 전염병, 속임수와 거짓 덕분이었다.
운디드니 대학살(Wounded Knee Massacre) : 1890년 12월 29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던 제7기병대 500여명은 수족을 무장해제하던 중 1명의 수족 용사가 칼을 놓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격을 가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 200명 이상의 수족을 죽이는 대량 학살을 감행했다.
이 이외에도 책 속에는 1500년대 이후 북아메리카 및 중남미 아메리카에서 실제로 일어난 많은 일화와 사건들이 속속들이 들어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유럽인, 미국인들이 거짓을 일삼고 금과 피에 굶주렸는지, 얼마나 많은 원주민들이 고통을 당해왔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과 철학과 종교를 알았고 배웠다.
그들은 자연을 존중했다. 동물과 식물은 위대한 정령이 주신 선물이며, 인간은 감사한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인간에게 음식과 옷이 되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약초를 캘 때도 먼저 그 약초의 추장인 그 지역의 가장 큰 약초에게 선물을 바치고 허락을 구했다. 만일 부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 지역을 떠났다. 허락을 받는다 해도, 처음 발견하는 일곱 개의 약초는 손대지 않았다. 약초들이 계속 번성하고 다음 세대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자신이 믿는 신과 곧바로 얼굴을 맞대고 살았다. 그들에게는 자신들과 영적인 세계 사이에 따로 성직자가 필요 없었다. 누구나 홀로, 그리고 침묵 속에서 신과 만났다. 신이 주는 계시는 오직 그 사람 자신만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각자 신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야 한다. 또한 누구도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믿음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음식은 신성한 것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는 것은 죄악이다. 사랑은 좋은 것이지만, 탐욕은 사람을 망치는 것이다.
이른 아침에 일어난 인디언은 모카신을 신고 물가로 걸어나간다. 그곳에서 맑고 시원한 물 한 웅큼을 얼굴에 뿌리거나 물 속에 몸 전체를 담근다. 몸을 씻고 난 후 밝아오는 새벽을 향해 똑바로 서서 지평선 위로 춤추며 떠오르는 태양에게 말없이 기도한다.
그들엑 침묵은 위대한 신비 그 자체이다. 성스런 침묵은 신의 목소리이다. 침묵의 열매는 자신을 다스리는 힘, 진정한 용기와 인내, 위엄, 그리고 존경심이다. 침묵은 인격의 받침돌이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강한 자기 존중과 함께, 가족과 부족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절제된 생활에 대한 훈련을 받는다.
그들은 소유에 칩착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믿는다. 물질적인 길을 뒤쫒으면 머지않아 영혼이 중심을 잃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자비심의 미덕을 가르치고 자기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남에게 주도록 가르침을 받으며, 그래서 일찍부터 주는 것을 기쁨을 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세계관은 한마디로 '미타쿠예 오야신'으로 정의할 수 있다.
"미타쿠예 오야신", 이것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또는 모두가 나의 친척이다’라는 뜻의 다코타 족 인디언들 인사말이다. 매우 간결하면서도 심오하게 우주에 대한 이해를 표현하고 있는 말로서, 인디언들의 정신과 삶의 방식을 한마디로 잘 나타내주는 가장 핵심적인 말이다. 몇 글자밖에 안 되는 짧은 단어 속에는 생명 가진 모든 존재가 다 담겨 있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인디언들의 그 인사말 속에 포함되어 있다.
 
[ 연설문 목록 ]
- 어떻게 공기를 사고판단 말인가 : 시애틀 추장
- 이 대지 위에서 우리는 행복했다 : 빨간 윗도리
-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 : 시애틀 추장
- 미타쿠예 오야신 : 오히예사
-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 : 오히예사의 삼촌
- 고귀한 붉은 얼굴의 연설 : 조셉 추장
- 평원에서 생을 마치다 : 열 마리 곰
- 내 앞에 아름다움, 내 뒤에 아름다움 : 상처 입은 가슴
- 말하는 지팡이 :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추장
- 이 대지가 존재하는 한 : 테쿰세
-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 텐스콰타와
- 대지를 사랑한 것이 죄인가 : 검은 매
- 콜럼부스의 악수 : 쳐다보는 말
- 말과 침묵 : 서 있는 곰
- 우리는 가난하지만 자유롭다 : 앉은 소
- 당신들은 결코 만족할 줄 모른다 : 메테아
- 나비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 나비에 대한 인디언들의 이야기
- 나는 왜 거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는가 : 어느 인디언 여자
- 이름으로 가득한 세상 : 느린 거북
- 우리는 언제나 이곳에 있어 왔다 : 샤리타리쉬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붉은 구름
- 자유롭게 방랑하다가 죽으리라 : 사탄타
- 겨울 눈으로부터 여름 꽃에게로 : 구르는 천둥
- 시간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 제임스 페이티아모
- 부족의 어른이 말한다 : 방랑하는 늑대
- 나는 왜 이교도인가 : 붉은 새
- 내가 흘린 눈물만 모아도 가뭄은 없다 : 후아니타 센테노
- 나는 노래를 불렀다, 인디언의 노래를 : 단 조지 추장
- 집으로 가는 길 : 파란 독수리 깃털들
- 좋은 약은 병 속에 담겨 있지 않다 : 미친 곰
- 기억하라, 이 세상에 있는 신성한 것들을 : 토머스 반야시아
- 마음과 영혼과 육체 : 비키 다우니
- 나는 인디언이지 캐나다 인이 아니다 : 홀로 서 있는 늑대
- 꽃가루를 뿌리면 비가 내렸다 : 아사 바즈호누다
- 인디언들이 아메리카에 전하는 메시지 : 이로쿼이 인디언 선언문
- 아메리카는 언제 재발견될 것인가 : 브루키 크레이그
- 여기 치유의 힘이 있으니 : 라모나 베네트
- 야생이란 없다, 다만 자유가 있을 뿐 : 오렌 리온스
- 독수리의 여행 :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디언
- 아메리카 인디언 도덕률 : 인터트라이벌 타임스
- 인디언 남자들의 일곱 가지 철학 : 아메리카 원주민 남자들 모임
- 인디언 달력 : 열두 번의 행복한 달들
- 인디언 이름 : '빗속을 걷다'와 '상처 입은 가슴 
 
연설문 모두가 하나 같이 가슴을 울리고 전율을 느끼게 한다. 오히려 문자와 문장이 말과 연설을 방해하는 듯 하다. 그들의 삶과 문화는 세계 어느 민족이나 종족보다 더 위대하고 심오하다. 우주는 무엇이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왜 우리가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한 질문과 의문들에 대한 대답과 깨우침이 들어 있다. 세계화와 빈부격차, 전쟁과 학살, 기후변화와 자연파괴 등 현대 문명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제기와 해답의 열쇠가 인디언의 삶과 세계관에 담겨 있는 것 같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안으로 돌아가는 진정한 현자들인 얼굴 붉은 사람들(아메리카 원주민)은 우리에게 문명인 아니 인간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의 근본과 삶의 교훈을 가르쳐 준다. 또한 우리가 진정 누구이며 무엇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이번 생에 왔는지, 이 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가르침도 주고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오랜 침묵의 목소리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오래된 지혜의 목소리, 대지의 그 소리 없는 목소리는 몇백 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우리 삶의 자연성을 회복시켜 줄 귀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머리 맡에 두고 두고 자주 읽고 싶다...^^
 
* 인디언 언어의 뿌리 : 미네소타 - 하늘에 비친 물 / 토론토 - 만남의 장소, 토론 장소 / 나이아가라 - 천둥처럼 구르는 물 / 마이애미 - 학처럼 우는 자들 / 아이오와 - 졸린 친구들 / 오타와 - 물물교환하는 자들 /
 
* 책 속의 문장 :
- 형제여! 신은 당신과 나 모두를 만들었지만 우리 둘 사이에 큰 차이를 두었다. 얼굴도 다르게 만들고 관습도 다르게 만들었다. 당신들에게는 기술 문명을 주었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에 대한 눈을 틔워 주지 않았다. 형제여! 우리가 우리 아버지들의 삶의 방식을 따를 때 위대한 정령이 더 기뻐하리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그분의 축복을 받았으며, 사냥할 힘과 기운을 받아 왔다. 위대한 정령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다. 배가 고플 때 우리는 사냥감으로 가득한 숲을 발견할 수 있었고, 목이 마를 때면 주위 어디에나 흐르고 있는 순결한 시냇물과 샘물들로 갈증을 풀 수 있었다. 지쳤을 때는 나뭇잎사귀들이 우리의 잠자리가 되어 주었다. 밤이 되면 만족스런 기분으로 휴식했고, 아침에는 위대한 정령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깨어났다. 팔다리에는 힘이 솟고, 가슴에는 즐거움이 넘쳤으며, 언제나 축복과 행복을 느꼈다. 그 어떤 사나운 욕심도 우리의 평화와 행복을 방해하지 못했다. 우리는 위대한 정령이 얼굴 흰 자식들보다 우리 얼굴 붉은 자식들을 보면서 더 기뻐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분은 당신들보다 우리에게 몇 배의 축복을 더 내려 주셨다. 우리에게 평화와 풍요를 주었다.
형제여, 우리가 이 지상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라. 우리를 더 이상 혼란에 빠뜨리지 말라. 우리는 지금 숫자가 적고 약하지만, 우리 아버지들의 삶의 방식을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우리는 당신에게 악수를 청하는 바이다. 그리고 당신의 형제들에게로 돌아가는 여행길에 위대한 정령께서 당신을 잘 보호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 빨간 윗도리(사고예와타)
 
[ 2011년 5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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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김광수경제연구소 엮음 / 김광수경제연구소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지난 2000년 5월에 "객관성과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민간 전문 Think Tank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민간 연구소, 컨설팅 회사다. 처음 김광수 소장을 비롯하여 몇 명으로 출범한 연구소는 10년이 지난 지금 국내에서 연구능력, 정책개발능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매주 경제시평, 연구소의 주요 고객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무원, 대학, 기업, 금융기관, 학자, 정당, 시민단체, 개인들이다. 연구소에서는 2003년부터 매년 경제보고서, 지역경제동향, 경제단신, 시사경제 등을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온라인 활동도 활발하여 다음 카페(http://cafe.daum.net/kseriforum)에는 경제연구소 규모로는 제법 큰 규모인 9만3천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지역별 모임과 세미나, 강연 등이 회원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작년 가을 우연한 기회에 [김광수경제연구소]를 접하게 되었고 그 후로 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을 읽고 있고 연구소가 정기적으로 발표한 자료를 받아보고 있다. 특히 연초에 2011년 경제전망을 다룬 여러 개의 연구소 서적을 비교하면서 읽은 후 [김광수경제연구소]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때 The Economist의 <2011 세계경제대전망>와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2011 경제전망>,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KDI의 경제전망 발표 자료, 그리고 '미네르바' 박대성의 <2011 경제 대전망>을 읽었다. 정부부처는 부실한 내용과 과장장된 수치로 포장되어 있고 경제연구소들은 객평가의 객관성, 책임성과 대안이 부족해 보였다. 오로지 [김광수경제연구소]만이 평가의 객관성을 유지하고 책임성을 분명히 하면서 적절한 대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한국 경제와 국민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이 책은 연구소가 지난 2003년 연구소 창립 3주년을 기념하여 3년 간에 걸쳐 발표된 주요 보고서들 가운데 13개 주제를 엄선하여 재정리한 후 발간한 것이다. 연구소가 발간한 책을 시기적으로 읽음으로써 연구소의 연구,분석의 관점과 역사, 보고서의 객관성과 품질, 평가와 전망에 대한 흐름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제1부. [경제위기 분석]
001. 동아시아 외환위기 분석(한국 등 5개국 대상) : 연구소는 1997년 동아시아 왼환위기의 원인을 내적,외적 원인으로 구분하고 있다. 외적원인으로는 1990년대 세계적인 금융자유화,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서구 은행들이 1995~1996년 2년 동안 동아시아 5개 국가에 9백억 달러에 달하는 순대출을 한 후 1997년부터 1999년까지 1,22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무차별적으로 회수한 것이고, 내적 원인으로는 1990년대 금융자유화 과정에서 금리 및 환율결정에 관한 시장 기능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정책적 실패라 할 수 있다.(연구소는 말레이지아의 경우 당시 거시경제 지표로 볼 때 외환위기로까지 확대될 만큼 위기적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하티르 수상이 제기한 투기적 헤지펀드에 대한 비난은 설득력이 있가고 평가함..)
 
연구소는 동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IMF의 구제금융 대책을 대체로 부적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MF의 고금리, 긴축재정 정책은 시장을 통하여 부실기업 및 부실금융기관을 효과적으로 선별 추출해 냈다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외금리차를 확대시켜 재정거래 기회를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급격한 신용경색을 초래하여 디플레를 가져왔다. IMF의 시장개방과 환율자유화 정책은 국제무역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규모를 고려할 때 적절할 수 있으나 대신 대외적인 종속성과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IMF의 구조조정 정책은 적절한 방향이었으니 실제로는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과감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구조조정과 병행해야 하는 사회적 안정망을 등한시한 결과 IMF 이후 대량 실업과 노사분규 심화, 빈부격차 확대를 촉진시켰다.
 
002. 국가채무 문제 논쟁 : 연구소는 정부가 채무 지급보증을 선 공기업 등의 보증액 전체를 국가채무로 간주할 지 여부는 실질적으로 IMF와 같은 국게지구가 그것을 인정하느냐 여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에 따라 정부의 채무 지급보증이 어느 정도까지 국가채무로 간주될 것인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공기업의 구조개혁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다. 공기업의 기업가치는 경영의 효율성과 합리적인 가격설정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2가지에 대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
 
연구소는 서울지하철공사(현 서울메트로)의 1995~1999년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서울지하철공사의 만성적인 적자는 구조적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판단한다. 공사의 수지균형은 개통 이후 26년째에 달성할 수 있고 누적흑자는 50년 후에 가능하다고 분석한 것이다.(물론, 방만한 경영이 매년 적자를 줄이고 수지균형과 누적흑자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는 요인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 때 서울시지하철공사의 경우 수지균형을 달성하게 되면 채무가 전혀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인 지하철 요금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함을 제안한다.
 
서울시 지하철이 개통한 시점(2호선 순환선)이 1984년이고 26년째가 작년 2010년이지만 서울메트로는 2011년 3,472억원의 손실을 예상하면서 하반기에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1984년 이후 계속 3,4호선을 추가로 개통시켰기 때문에 1~4호선의 평균 수지균형 시점을 언제로 정하는지 지금은 알 수 없기에 요금인상 요인에 대해 쉽게 평가할 수 없다. 다만, 서울메트로의 요금인상 추진은 종합적인 경영평가를 통해 서울메트로 자체의 비용절감 대책을 수립함과 동시에 향후 수지균형 계획과 목표를 시민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하고 협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하는 시민들의 신뢰와 협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임을 서울메트로의 경영진과 직원들은 알아야 한다.
 
003. 국민연금 재정의 문제 : 2001년 기준으로 한국의 연금제도는 정책홍보 차원에서 먼저 연금지급액을 확정시켜 놓고 거기에 맞추어 연금보험료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 결과, 연금 지급액과 납입 보험료 사이에는 구조적인 미스매칭이 존재한다. 즉, 표준소득 등급이 낮을수록 연금지급액은 연금보험료보다 훨씬 커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한 구조는 연금가입자들의 불신과 부정을 확산시킴과 동시에 예상 운용수익율이 낮아지는 경우 국민연금의 재정이 빠르면 2028년, 늦어도 2049년이면 고갈된다고 분석된다. 따라서 연구소는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납부한 보험료에 비례하여 연금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연금의 공익성 실현은 모든 연금가입자가 지급받는 연금에 대해 '노후 기초생활 보장세'의 형식으로 일정비율을 부과하여 기금을 조성하여 최소한의 노후 기초생활 수준 이하의 연금대상자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안한다.
 
제2부. [노사문제 분석]
004. 발전노조 파업으로 본 상생적 노사협력 방안 : 연구소는 2001년 한 토론회에서 전력산업 민영화에 대한 발표를 통해 장기적인 전력수요 증대에 따라 발전능력 제고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현재의 한국전력의 재정구조상 부채(31조원)와 지급이자가 과다하여 추가 차입 대신 일부 발전소를 민영화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그리고 부수적인 효과로 경영효율성과 전기요금 안정화)에 동의한다. 그리고 전력산업 민영화에 따라 일반적으로 우려하는 전기요금 급등 가능성과 무리한 인력감축에 따른 전기공급사고 가능성에 대해 정부가 통제할 수 있다는 점과 설비투자에 따른 기술직의 대폭적인 고용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에 비추어 기우임을 주장한다. 또한, 발전노조와 노총이 전력산업 민영화에 대해 반대하는 근거가 미약하고 중장기 전략과 목표가 없음을 비판한다.
 
하지만 나는 연구소의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전기요금 급등 가능성에 대해 연구소는 정부의 통제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했지만, 서구국가들에 비해 정부 설립 이후 한국정부의 '통제력 행사'는 낙제점에 가깝기 때문에 국민들이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그나마 공무원들은 '경영효율성'은 부족하지만 '자리 보전'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하여 전기요금 급등 요인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민간업자가 전력산업에 참여할 경우 로비와 뇌물, 조작과 선동 등 물불 가리지 않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이용하여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할 것이고 이번 부산저축은행 사태나 삼성의 파렴치한 로비, 정유사들의 담합 등의 수 많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인력감축과 실업에 대해서도 민영화를 통한 발전소 건설이나 공기업에 의한 발전소 건설 모두 동일하게 기술직 인력의 증가는 동일하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비켜난 처방으로 보인다. 결국 전력산업 민영화 문제는 (당장 나도 대안은 없지만...) 한전의 재무구조와 경영방안, 효율성, 재원조달 등에 대해 전국민적이고 장기적인 공론화와 합의가 필요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005. 경쟁과 규제, 공기업 민영화 방안 : 연구소는 전력산업 민영화 문제를 대함에 있어 공기업 체제를 고수하여 막대한 부채부담으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한전의 민영화를 통해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부채를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전기요금을 택할 것인지의 선택의 문제라고 확신한다.
 
연구소의 분석에 대해 먼저 문제제기하고 싶은 것은 '전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미리 전제한다는 것과 한전의 매출 및 원가구조와 개선방안에 대한 검토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력산업의 민영화가 부채를 줄여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도 전기요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단기적으로 한전의 부채와 전기요금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은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구상, 전기요금 할인혜택 축소와 전기요금의 단계적 인상, 한전의 경영효율성 제고를 통한 비용절감, 전기절약을 위한 대대적인 범국가적 & 국민적 노력, 신재생 에너지와 분산 에너지원의 확대와 에너지 자립도의 증대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제3부.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상]
006. 한중일 3국의 교역구조와 경제공동체 구상 : 연구소는 한중일 3국간 교역구조의 특성을 살펴보고 주요 품목별로 무역특화 공간상에서의 비교우위를 분석한 후, 3국간 FTA 형성의 전제조건에 관해 검토한다. 한일 FTA 추진을 위해서는 일본측이 자유투자보장협정 체결과 5년~10년 단위로 일정액 수준 이상의 대한국 직접투자를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국과의 FTA 체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007. 중국위협론과 안행형 경제발전 가설 검증 : 연구소는 한중일 3국간에는 품목별 부가가치도를 고려한 국별 경쟁력 측면에서 여전히 안행형 형태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이른바 중국 IT 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근거로 한 안행형 붕괴론 주장이 없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한국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일본과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고 중국으로부터는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화학 관련 재료, 소재 산업과 첨단 광학장비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등 전략적 산업정책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밝힌다.
 
008. 환율변동과 한국의 주요 업종별 경쟁력 변화 : 연구소는 변동환율과 주요 업종별 수출-환율 상관분석 결과 환율변동이 한국 주요 산업 경쟁력 원천의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제시한다.
 
제4부. [투기와 버블]
009. 부동산 투기와 주택정책 : 이 절은 연구소측이 2002년 정부에 부동산 가격 안정에 관한 정책을 제언한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연구소는 2001년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정부의 금융정책의 실패(저금리, 대출규제 완화)와 잘못된 시그널, 그리고 구조적인 수급불균형과 잘못된 규제(주택청약제 유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에 따라 부동산 가격 안정화 방안으로 주택수급 장기(30년 단위)계획 수립, 주택보급율 목표 110% 설정, 구조적 수급불균형 해소, 금리정책과 통화정책의 신중한 결정, 행정수도 이전 대상 확대,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 부동산 거래 투명화, 초과이득 차단, 청약제도 폐지, 사후 분양제 도입을 제안한다.
 
이 절에서는 주택가격과 전세가격 안정화를 위한 공공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 건설 확대, 그리고 보유세 강화를 강하게 제안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010. 신용카드 버블의 경제적 영향 분석 : IMF 이후 카드사와 은행이 카드를 남발하고 미성년자 및 무소득자에 대해서도 무분별하게 카드대출 행위를 진행하는데 대해 강력하게 문제제기하면서 정부의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구소는 신용카드 사용이 신용구매보다 편법대출에 더 많이 이용됨을 지적하면서신용카드 버블에 따른 비용이 결국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해 전사회적으로 전가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신용카드 버블은 단기적으로 GDP를 2~3% 증가시키지만 결국 버블이 꺼지게 되면 GDP는 그만큼 하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5부. [경제분석 방법론과 경제정책]
011. 경제분석 방법론 : 경제분석의 패러다임을 자본경제와 자산경제,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로 구분하여 4개 영역으로 나눈 후, 경제를 분석하는 방법론을 설명한다. 그리고 일본의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 일본정부의 잘못된 정책대응 등에 대해 논평한다.
 
012. 한국경제의 불확실성 요인과 경제정책 : 연구소는 IMF 이후 한국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의 증가 요인으로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간 불신과 고위험 첨단산업으로의 이행에 있어 리스크로 제시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으로 기업과 정부 모두가 최소 10년 단위의 장기적 관점에서 방향성과 전략성, 집중성을 가지고 고위험형 첨단 기술개발을 위해 근본적인 정책대응 수립과 시행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제6부. [이 책을 마치며]
013. 합성의 오류와 개혁 : 연구소는 한국사회가 정치, 언론, 정부, 시민의식, 노사문제 등 사회 전분야에 걸쳐 합성의 오류 현상이 극에 달해 있음을 진단하고 이로 인해 각 부문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붕괴함을 주장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개인적 우선순위와 사회적 우선순위 간에 괴리가 있을 경우 사회적 우선순위 기준의 원칙에 따라 개혁을 추진해야 함과 가치 중립적 행위와 관련된 합성의 오류는 공익적 관점에서 사회적 우선순위를 중심하는 공익기준 대응 원칙의 확립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또한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개혁을 추진하고 합성의 오류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전가를 차단하기 우해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연구소는 정부부문 개혁의 5대 실천과제를 제시한다. 1) 감사제도의 개혁 : 형식이 아닌 결과에 대한 감사 지향, 2) 정부조직의 개혁 : 정책기획, 조사, 심의연구, 성과평가와 정책집행 조직의 분리, 3)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통폐합과 민간이양, 4) 조세제도의 개혁, 5) 양적 사고의 지양
 
제1부 [경제위기 분석]에서 '동아시아 외환위기 분석'은 객관적이고 냉정한 분석이라고 평가된다. 다만, 서구 금융권의 동아시아 대출이 미국과 영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금융산업의 세계화라는 차원까지 점검, 분석하지는 못했고 IMF의 처방이 동아시아의 서로 다른 환경과 조건의 국가들에게 공통적으로 부과됨으로 인하여 정책 효과를 배가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IMF 음모론'까지 확대된 것에 대한 평가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국가채무 논쟁'과 '국민연금 재정의 문제'는 10년 가까이 경과된 지금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국가 채무를 섣불리 단정짓는 것과 국민연금 재정의 문제에 대한 검토는 적절했지만, 공기업의 채무와 경영, 적정요금 등에 대한 진단은 종합적인 검토와 논의가 더 필요하고 국민연금 재정에 대한 해결책은 끈질기고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를 요구하는 문제로 보인다. 전력산업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공기업에 대한 문제는 더 많은 분석과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제3부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상]에서는 한중일 산업부문의 현황과 경쟁력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 신선했고 제4부 [투기와 버블]에서 부동산 버블을 제기하지 못한 것은 당시 연구소의 한계라고 보인다. 결국 10년 지난 지금 '버블'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버블이 꺼지고 있으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제5부 [경제분석 방법론과 경제정책]에서는 경제분석과 정책판단의 연관성과 주의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연구소 창립 3주년 기념으로 발간된 이 책은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성과와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10년이나 된 오래전 경제상황과 사건들에 대한 보고서이지만, 지금도 참고하거나 도움을 받을 것들이 많다. 이 책의 성과가 쌓여 지금의 연구소가 되었으니 10년 간 꾸준히 이어져 왔을 연구원들의 땀과 노력이 보이는 듯 하다.
 
[ 2011년 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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