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 우리가 알고 있던 소유와 공존의 새로운 패러다임
앨릭스 스테파니 지음, 위대선 옮김, 차두원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저자가 주제로 삼은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서로 빌려 쓰는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21세기에 본격적으로 새로운 경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인들이 공유경제를 이해하려면 개인간 음악 공유방식, 즉 ‘소리바다’와 같은 P2P를 연상하면 된다.

‘공유경제’ 또는 이와 비슷한 단어가 최근 십 몇년 전부터 지구촌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몇 년 사이에 언론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2013년 국내에 진출한 우버(택시)가 2015년 6월 서울시의 불법 판결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공유경제’가 아직 낯선 영역이다. 그렇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에서는 공유경제 비지니스가 전체 경제영역 중 규모와 분야 면에서 이미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사용빈도가 낮은 자산을 인터넷을 통해 타인에게 제공하면서 작은 이득을 취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공유경제라 할 수 있다.

우버 UBER(2009년)와 리프트 Lyft(2012년)는 자가용 택시, 스냅카 Snappcar와 블라블라카 Blablacar(2006년)와 릴레이라이즈 RelayRides(2010년)는 개인간 자동차 대여, 스핀리스터 Spinlister(2012년)는 자전거 공유, 스쿠트네트워크 Scoot Network는 스쿠터 공유, 크루진 Cruzin는 보트 공유, 시더스와 랜딩클럽 LandingClub은 지분형 크라우드 펀딩(크라우드큐브), 포시마크 Postmark는 중고옷 매매(트레이지/스레드업 thredUP), 네이버굿즈 Neighbergoods는 잡화 공유, 체크는 교과서 대여(하드닷컴
Half.com
),
홈푸드 Home Food(2004년)는 음식 공유(피스틀리, 쿠크닝, 밀미츠, 잇위드), 쿠키스토 Cookisto는 요리사 음식 배달, 베이어블
Vayable는 현지 안내자(5천명), 독베이케이 Dogvacay는 애완견돌봄, 태스크래빗 TaskRabbit은 시간제일자리/공유노동 플랫폼,
타임리퍼블릭 Time Republic은 시간거래소 등...


 

2009년에 설립된 우버는 2015년 현재 기업가치가 510억 달러로 공유경제 분야에서 세계 1위다. 2008년에 설립된 에어앤비는 250억 달러로 3위다.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공유경제의 규모를 연간 150억 달러로 추정한다.

공유경제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본주의(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만큼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저자 엘릭스 스테파니는 <공유경제는 어떻게 비지니스가 되는가>에서 21세기의 어떤 조건이 공유경제를 탄생시켰는지, 그리고 선구자들이 어떤 아이디어와 창업과정을 거쳐 비지니스에서 성공했는지 친철하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공유경제의 바탕이 되는 ‘사용 빈도가 낮은 자산’을 소유한 개인들, 공유경제를 매력적으로 대하는 사용자들, 기존 경제체제에서 소외되어 뛰어든 일부가 공유경제에서 혜택(이윤)을 얻은 모습도 보여준다.

또한 기존 대기업들과 금융자본둘이 공유경제를 바라보는 태도와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들, 그리고 경쟁하는 상황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전세계 각 정부와 지자체들이 공유경제에 대해 낯설어하고 규제의 장벽을 높이고 낮추는 과정도 소개한다. 공공적인 규제기관들이 규제를 가하거나 철폐하는 이유가 공익적인 것이든 기존 기업들의 로비에 의한 것이든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양상들을 발견할 수 있다.


 

공유경제는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이 아니다. 저자 스스로도 “공유경제가 부를 재분배하거나 사유재산에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아마 굉장히 실망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스테파니는 공유결제를 ‘정제된 자본주의’라고 규정한다. 그는 공유경제 영역에서의 성공을 위한 몇 가지 교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교훈들은 모두 자본주의 비지니스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들이다.(스타트업의 발상을 찾아라. 큰 시장을 노려라. 자신의 시장을 알라. 정직하라. 유리한 곳에서 싸워라. 대기업과 전략적으로 제휴한다. 공동체를 만들어라. 세계적으로 키워라. 등)

출판사도 “사람들을 소유욕에서 자유롭게 하고, 공유할수록 더 다양한 것을 풍족하게 누리게 한다는 점에서 공유경제는 분명 매력적이다. 물론 기존 기업과 기득권층, 그리고 공유경제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워할 만한 현상만은 아니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공유경제가 미래 비즈니스를 이끌 것이라 조심스레 예상한다."라며 긍정적으로 소개한다.


 

진보적 성향의 온라인 잡지인 <뉴 인콰이어리>는 “공유경제가 부상하는 원인은 예전에 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던 사회적 생활의 양상에서 새로운 이익의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는 자본주의의 요구 때문이다.”라고 표현했다. 한발 더 나아가 용어부터가 완전히 사기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탐욕스러운 회사에 도덕이라는 허울을 씌우려 하는 기업가들의 집단적인 시도라는 것이다. 영국 노팅험 대학의 존 하비는 “공유라는 단어를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 데 쓰려는 사람들의 입에서 다시 빼앗아 와야 한다”고 말한다.


 

<공유경제는 어떻게 비지니스가 되는가>를 읽은 후, 필자는 ‘공유경제는 자본주의’라는 저자의 규정에 동의하였고 <뉴 인콰이어리>의 표현에도 적극 공감한다. “공유경제는 비지니스”다. 그것도 자본주의의 생리와 전개과정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생산수단이 없는 금융 자본주의식 비지니스’다. 구조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금융자본 중심의 신자유주의에 가깝다.

저자가 선구자(선지자)라는 부르는 국제적 공유경제 기업은 캐피탈의 엄청난 자금투자를 받아 공격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선두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공유경제의 선두기업들이 대개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어떻게 보면 공유경제 창업자들의 성공이 아니라 금융자본의 성공이자, 세계적인 금융자본이 이윤을 더 보탤 수 있는 새로운 ‘수익구조’를 마련한 셈이다.

저자가 공유경제를 설명하면서 ‘이기적 공유자’라는 인간의 DNA를 인간사회의 내재적 원인으로 내세우려 하지만 결국 공유경제는 경제영역 전체에서 전세계적으로 꽉 짜여진 자본주의 대기업들의 수익체계에서 후발주자들이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발견해낸 ‘틈새시장’인 셈이다.


 

오히려 공유경제는 선의와 도덕으로 사용가능하고 사회적 경제로 발전할 수 있는 개인들의 각종 자산을 자본주의 이윤추구에 포함시켜버렸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다시금 자본주의가 ‘괴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본과 자본주의가 파고든 영역에 대해 또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허울뿐인 공유경제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의와 도덕 그리고 공동체주의에서 탄생한 사회적 자본과 사회주의 또는 사회적 경제가 어떤 점에서 ‘사용 빈도가 낮은 자산’에 대한 공유와 협력을 놓쳐버린 것인지에 대해...


 

스테파니의 말대로 "더 이상 공유경제는 일부 스타트업, 경제 전문가들만 이해하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미래 자본주의 경제체제라는 비즈니스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유를 누리면서 좀 더 평등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하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 할 전 세계적 트렌드다.(소유와 개방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이나 동양사회는 저자가 제기하는 ‘공유경제 비지니스’가 확산되기 쉽지 않은 사회문화가 자리잡고 있지만, 다국적 기업과 자본은 머지 않아 동양사회에도 밀어닥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정치 등의 영역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공유경제란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비즈니스의 미래를 바꿔 나가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그리고 ‘함께 사는 대한민국’ 그리고 사회적 경제를 위해 독자들이 노력할 때 ‘공유경제 비지니스’에서 통찰력을 얻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2016년 10월 공부모임 교재로 채택되어 읽게되었다.


 

[2017년 2월 5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 - 신경제가 약속한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폴 크레이그 로버츠 지음, 남호정 옮김 / 초록비책공방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 폴 크레이그 로버츠는 공급중심 경제학을 중심으로 한 ‘레이거노믹스’를 입안하여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였던 스태그플레이션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독립언론인이다.
그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글로벌리즘이라는 ‘신경제’를 받들고 있는 동안, 신경제의 동력인 ‘규제철폐’와 ‘역외이전’이 제1세계에는 중산층의 몰락을, 제3세계에는 환경파괴와 빈부격차를 가져오고 있다고 경고하기 위해서  <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제3세계뿐 아니라 미국 내 중산층 이하의 시민들에게도 지옥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로버츠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미국의 자본주의는 “2차 세계대전으로부터 유일하게 온전한 경제였다는 점, 세계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리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금융패권을 이용하여 은행들이 과도한 대출로 꾀어낸 나라들을 약탈, 즉 보조금을 얻어냄으로써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미국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점들은 무시되어 왔고, 미국의 성공에 자유시장이 기여한 부분은 과도하게 과장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경제가 번창해온 것은 “한국인들의 근면함”덕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지지해준 대가로 워싱턴이 제공한 경제적 편익 때문”임을 콕 집어 지적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르는 법인데, 그에 따르면 한국의 성공이 치르는 비용에 대해 로버츠는 “한국의 대외정책이 독립성을 상실했다는 점과 이에 따라 북한과의 통일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경제의 대외적 성장에 미국 정부가 개입되어 있고, 그에 따른 대가로 국가주권이 상실되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미국 학자나 언론인이 드문데, 로버츠는 서문에서 한국 기득권층이 감추려고 하는 진실을 꼬집어 들추어내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라면 ‘무엇이든 좋다’는 정치인, 언론인, 학자, 일반인들이 상당수인데, 늦지 않게 그 환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로버츠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세계 경제를 주도해왔던 미국과 유럽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먼저 상기시킨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는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실질소득이 아닌, 부채 증가로 버텨왔으나 더 이상 소비를 늘리기 위해 부채를 증가시킬 수 없는 상황까지 도달했다.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해직당하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고 있고, 설령 직장을 구했더라도 다수는 자신들의 급여 수준으로 주거비를 감당할 형편이 되지 않아 부모에게 얹혀사는 신세가 되어 버리고 있다. 아울러 수백만의 사람들이 집을 잃거나 주택 대출금을 갚지 못해 가압류의 처지에 놓여 있으며, 전문직 기술자들은 월마트의 계산원이 되었거나 백화점 판매원으로 일을 하고 있고 중산층의 소득과 생활수준이 무너지고 있다.

유럽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 그리스의 채무위기를 시작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포르투갈 같은 피그스(PIIGS)에 속한 나라들 또한 국가부채위기에 처해 있다. 디폴트 위기에 처한 그리스 경제는 유럽중앙은행과 IMF가 처방한 구조조정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깊은 불황의 골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며, 경제 불황뿐만 아니라 몰려드는 해외 난민에 몸살을 앓고 있는 영국은 최근 브렉시트(Brexit)를 선언하며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안에 휩싸여 있다.


지난 30년 동안 지구촌에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밀어붙인 미국의 각종 경제통계는, 세계화가 미국 내 제조업과 일자리 그리고 중산층의 소득을 크게 하락시켰음을 보여준다.(숫자로 보는 미국 빈곤층, 1930년대 대공황 수준:
https://kr.sputniknews.com/opinion/201606141489251/)

로버츠는 이 책의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여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통화팽창 정책을 펼쳤음에도 미국의 소득불균형이 악화되고 실업률은 줄지 않는 이유를 바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인들을 다시 일하도록 만드는 팽창정책에 부응할 직장이 더 이상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로버츠는 많은 전문가들이 소득과 부의 분배가 악화된 것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를 꼽고 있지만, 과세 문제만을 강조하다 보면 일자리 역외이전이 소득과 부의 분배에 끼친 악영향이 간과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유층에게 과세를 한다고 해서 대다수 미국인들의 실질소득 감소가 시정되는 것이 아니며, 미국인들의 소득상실은 결국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소득이 경영자의 보수와 주주의 자본이득으로 바꿔치기 당했기 때문임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리즘이라는 기치 아래, 미국 기업들은 국내 시장이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해외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또한 임금이 싼 해외 노동력을 들여와 미국의 노동력을 대체하였다. 그러자 미국인들은 자신이 소비하는 상품을 만드는 곳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되었고, 미국 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나 정보통신 같은 전문직 또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이 분야 역시 해외로 업무를 이전했거나 더 낮은
임금을 받는 외국인들을 데려와 앉혔기 때문이다.

그러자 전문직에 취업을 하는 중산층의 수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되었다. 미국은 유럽도 똑같은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이끌었다. 그리하여 제1세계 일자리는 종말을 맞았다. 제3세계 농촌공동체 사회는 대규모의 단일경작이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세계화 혹은 글로벌리즘이라고 부르는 실상이다.


자본주의의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는 주류 경제학자들의 각종 경제이론에 토대를 두었지만 엄청난 실패를 가져왔을 뿐이다.

로버츠의 경고처럼 경제이론의 실패는 자본주의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더 이상 효율적이고 공평하게 자원을 배분하지 못한다. 이윤은 더 이상 사회복리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사회복리에 기여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이제 진실이 아닌 것이다.

실패한 경제이론에 의한 정책 실패의 규모는 실로 막대하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부유하거나 가난한 나라를 가리지 않고 강타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바탕이 된 오늘날의 주류 경제이론이 가난한 제3세계 나라들을 노린 제1세계의 음모라고 해석하지만, 저자 로버츠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강요되는 긴축의 논리가 제1세계 노동자의 미래를 망가트리는 데도 적용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밖에 로버츠는 늘어나는 외부비용과 줄어드는 자연자본을 간과한 오늘날의 경제학이 글로벌리즘을 만나 제1세계, 제3세계를 막론하고 전 세계를 파탄시키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단기적인 이윤을 위해 자연자본을 고갈시키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는 일임에도 경제학자들은 이런 점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으며, 오히려 경제이론을 단순화시켜 거대한 금융자본이 전 세계의 소득과 부의 흐름을 독차지할 수 있게 했다는 등의 그의 이야기는 논리정연하다. 경제이론의 전제를 단순화했다는 것은 ‘시장은 자동으로 조절된다’는 전제를 말하는데, 로버츠는 이것이 미국의 경제정책으로전환되어 2008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진행 중인 금융위기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3부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관련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유럽의 재정위기가 어떻게 주권국가들의 권한을 침탈하고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들에게 긴축을 강요하는지를 설명한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월 스트리트가 정크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면서 시작되었다. 골드만삭스는 회계장부를 조작하여 그리스의 부채 규모를 가려주었고, 그 덕분에 그리스는 유로존에 편입할 수 있었다. 그리스 정부는 낮아진 이자율을 이용하여 저렴하게 국채를 발행, 재정지출을 늘렸으며 부동산 위주의 성장 정책을 폈다. 이와 더불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전후 그리스에는 저리의 막대한 해외 차입금이 들어와 건설과 부동산 시장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은 결국 꺼졌고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

그리스의 국가부채 문제는 지속적인 무역적자로 국제수지에 문제가 생긴 제3세계 국가들에게 IMF가 강요하는 것들과 동일하게 처리되었다. 구제금융에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강요되는 긴축이 결국 은행가들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이 된 것이다.

로버츠는 그리스의 예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에게도 언젠가는 닥칠 사태의 선례가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정치적인 주권은 사라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본질적으로 유럽연합의 관료체제는 국민이 뽑은 선출직이 아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대표가 아닌 이들은 모든 권력을 쥐고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통치하려 한다. 그는 그런 숨은 의도를 알아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로버츠는 유럽 사람들이 왜 미국의 극소수 이익집단을 위해 희생을 하려 하느냐고 물으며, 만약 유럽이 단일시장을 만들기 위하여 경제적 통합을 원한다면 그 통합은 미국을 조종하는 특별한 이익집단에 봉사하는 대신 독자적인 사명을 찾아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는 미국과 더불어 서구 세계 국가들이 경제성장 모델에 기반을 둔 ‘신경제’를 계속 추구해 나간다면 장래는 비관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헛된 짓이며 불법적인 전쟁들을 끝내고 과식 상태에 있는 군 예산을 삭감한다면, 해외로 빠져나간 생산을 국내로 돌리고 상품을 국내에서 만드는지 해외에서 만드는지에 따라 세금을 물린다면, 그리고 단기적인 수익률에 따라 지급되는 경영진의 성과급을 없애버리고 경영자로 하여금 장기적인 시야를 갖게 만든다면, 미국 경제 회생을 위한 기회의 창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인공자본을 쌓아올려 경제성장의 활성화를 강조하는 ‘비어있는 세계’의 경제학은 이제 종착지에 도달했다며 우리가 가야 할 경제학은 ‘정상경제학’이라고 주장한다. 정상경제학은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에 초점을 두는 경제학이다. 성장을 중단하자는 게 아니라 과학과 기술의 발전, 더 나은 농사방법에 의한 성장을 하자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 군대의 축소, 신자유주의가 폐기한 금융규제 등의 부활, 보호무역주의 등을 주장하는 데, 작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후보의 정책공약과 여러 부분에서 유사점이 발견된다.

필자는 <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을 통해 신종플루가 미국 기업에 의해 세계최초로 등장했음과 GMO 농작물이 인류에게 재앙으로 닥치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였다.

[2017년 2월 11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안함 외교의 침몰 코리아연구원총서 7
서보혁 외 지음 / 풀빛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지금으로부터 6년 전, ‘6.4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둔 3월 26 서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천안함이 침몰되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시작해 2007년 참여정부 마지막 해에 이르기까지 순항하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그리고 동북아 정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금씩 삐걱대다가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엄청난 격랑에 휩싸이게 된다.

그 이후 2017년 현재까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고 있으며, 동북아정세 역시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와 이에 대한 북한.중국.러시아의 반발로 위태롭기만 하다.

 

이 책은 천안함 사건 1주기를 계기로,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천안함 외교’로 이름 붙인 남한 정부의 대북 제재와 긴장 고조 행위가 정부가 강조하는 국가안보 혹은 국익, 시민의 입장에서는 인간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그 결과를 평가해 대안을 찾아보려는 목적으로 출간되었다.

(물론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남한의 대북정책이나 외교·안보정책에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보다 2년 전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이미 정책의 방향이 변화했고, 그것은 적어도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부정적인 반작용을 수반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에서의 정권 교체도 한미관계와 대북정책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북핵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친 일차적인 독립변수였지만, 천안함 외교가 발동되면서 종속변수로 바뀐 것처럼 보인다.)

 

천안함 사건의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각 분야별 전문가가 진단하는 형식으로 엮어진 이 책은 ‘총론’에 대헤 서보혁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 연구교수, ‘정치군사’에 대해 김종대 편집장, ‘남북관계’에 대해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한미동맹’에 대해 김창수 통일맞이 집행위원, ‘북핵’에 대해 서보혁 연구교수, ‘북한’에 대해 홍익표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미중관계’에 대해 박홍서 코리아연구원 기획위원 등의 글이 실려있다.

 

서보혁 연구교수는 총론 격인 ‘천안함 외교의 침몰과 통일.외교.안보정책의 대전환’에서 “여섯 명의 전문가들이 분석.평가한 이명박 정부의 천안함 외교는 침몰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대한민국호는 계속 순항해야 한다”며 ‘평화.통일 외교노선’을 주창하고 있다.

그는 ‘평화.통일 외교노선’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적대적 남북관계에서 비롯된 군사동맹 중심의 동맹외교를 21세기 국제정세 및 남북관계의 발전을 예비하는 방향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통일지향적인 평화체제의 수립, 선린 균형외교와 다자안보협력의 추진, 민주적 평화국가상의 확립을 세 가지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각론에서도 김종대 편집장이 묘사한, ‘이명박 정부 들어서의 대북 군사정책 변화 과정’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군부에 대한 문민통제의 필요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북한의 공식 보도를 기본 자료로 북측 입장을 폭넓게 검토한 홍익표 겸임교수의 글은 북중 경협이 한반도 정세와 북한 경제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처럼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분석글은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한반도의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제반 문제들을 검토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부록에 실린 천안함 사건 관련 일지와 남북 정부의 주요 발표문, 참여연대의 입장과 의문점 제기,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등 기초 자료도 유의미하다.

 

다만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복잡난해한 속성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겠지만 다소 지나온 과정에 대한 설명 비중이 높고 대안을 제시하는 부분이 간략한 점이 아쉽고, 사실과 추정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대목들도 더러 눈에 띈다.

 

천안함 사건의 실체에 대한 진실공방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진실 여부와는 다른 각도에서 천안함 사건이 한반도에서 갖는 외교적 함의를 짚었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할만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주도한 대북 제재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같은 일련의 긴장 고조 행위를 중심으로 하는 ‘천안함 외교’는, 이명박 정부의 뒤를 이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진단한 ‘대북 외교’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와 그에 대한 체계적인 대안은 대북 정책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와 한치의 오차도 없어 보이는 박근혜 정부에게도 유효했을 것이다.

그러나 빠르면 다음 주에 압도적 다수의 주권자들이 요구함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탄핵’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무의미할 수 있다.

 

 ‘탄핵’은 지난 9년 간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적폐가 쌓인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적폐의 주요 내용 중 남북관계와 동북아 외교의 파탄을 빼놓을 수 없다. 2개월 후 새로 탄생하는 정권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망쳐버린 남북관계와 동북아외교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를 바란다.

 

[2017년 3월 5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정일 코드
브루스 커밍스 지음, 남성욱 옮김 / 따뜻한손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추천 [서평] 북핵과 북미 갈등사의 진실 <김정일 코드>

부르스 커밍스의 북한 <김정일 코드 : 부르스 커밍스의 북한, 또다른 나라 North Korea : Another Country> 2005. 3., 335, 따뜻한손

손석춘 <박헌영 트라우마>(2013 철수와영희) 읽고 북한 박헌영과 관련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부르스 커밍스의 의견이 궁금했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2001 창비) 이미 읽었지만 한국사 중심이고 남한 중심이기 때문에 손석춘의 입장과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북한 현대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김정일 코드> 선택했다.

책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출간 이후의 한반도 역사를 커밍스 교수가 연구한 결과물이라 있다. 그는 한반도 북단에 위치해 있으면서 한국인들에게 '북한'으로 불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어떤 나라인지, 지도자들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실험이 강화되고 마침내 핵보유 선언에까지 이르렀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싸드 배치와 한미일 전쟁연습훈련 강화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긴장이 동북아시아까지 확대되는 현재 상황에서핵과 평화체제 대한 커밍스 교수의 10 분석과 혜안이 돋보인다.

커밍스 교수는 <김정일 코드>에서 북핵과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난항을 겪고 있는 시점에 북미 양자 갈등의 근원을 구조적·역사적 측면에서 분석했다.

북한은 북미평화체제와 핵실험(핵무기) 연계시켜 지난 10 동안(책의 출판년도가 2005년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20년으로 바꾸어도 무방할 ..) 미국과 갈등 관계를 지속하면서 미국인들이 가장 증오하는 나라의 하나가 되었다. 다수의 미국인들은 북한을 비정상적인 독재자가 통치하는 비밀경찰 국가이며, 핵과 생화학 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심지어는 가공할 무기들을 서부 연안으로 운반할 강력한 미사일 운반수단을 갖춘 위험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조지 부시 대통령의악의 발언은 이러한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커밍스교수는 책에서 북미 양자 갈등의 근원은 우리가 기억하는 보다 훨씬 오래된, 지금은 누구도 기억하려하지 않는 한국전쟁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침략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정당했을 있으나 가혹했던 미군의 전쟁 수행방식은 일련의 범죄행위에 해당하며, 이는 이후 북한의 미국에 대한 끊임없는 분노와 불신의 근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커밍스교수는 이러한 그의 논지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북한지역에 1백만 갈론이 넘는 네이팜탄을 투하하고, 20 곳의 주요 도시를 초토화했으며, 한국군의 잔학한 행위를 방조하고, 심지어는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도 자행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 미국은 전쟁이 종결된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3 7천여 명의 미군을 남한에 주둔시키면서 매년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한미전쟁훈련을 지속하며 북한과의 갈등을 공식적으로 매듭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커밍스 교수는 현재의 핵을 둘러싼 북미간의 대치상황은 반세기가 넘게 지속된 양자 간의 강한 적대감에 비롯된 것이며, 지난 10~20 년간의 핵문제로 인한 갈등은 단지 계속해서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소위 ‘cat-and mouse diplomacy’ 마지막 국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커밍스교수가 북한체제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본문의 첫머리에 커밍스는 북한을 지구상의 어느 국가보다도 병영국가(garrison state), 폭력 전문가들이 사회의 가장 강력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라는 개념에 가장 근접한 국가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혁명영도체제(세습제)’ 비롯한 서구 관점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불투명한 정치적 전통과 인권침해에 관해서도 본문의 곳곳에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결론에서 커밍스교수는, 미국이 진정으로 북미 간의 갈등구조를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버려야 하며, 나아가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재정립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주목받을 만한 제안을 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권이나 주류 언론, 주류 학계에서 거의 주목하지 않는 역사적인 사실, 거의 제시하지 않는 실질적인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한 해법이라 있다

<김정일 코드> 관통하는 커밍스 교수의 논리는 민족주의와 실존이라는 현실인식의 범주에서 이루어진다. 한마디로항일 게릴라 투쟁 당시 중국 공산당에 의해 구금되고 스탈린식 인종차별정책 때문에 체포된 김일성이 주체노선을 택한 것은 당연하며,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화력을 경험했고 지금도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에 노출돼 있는 북한으로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매달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일본이 준동하고, 북핵으로 -미간의 이견이 갈등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간에도 알력이 감지되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나날이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문제의 중심축인 북한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핵위기의 해법을 찾는 것은 2005 출간 당시 한국인들에게 미룰 없는 당면과제였다

어쩌면 책이 출간될 시점의 집권세력, 노무현 정부가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했고 결과 2005 9.19 공동성명과 2007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공존과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커밍스 교수의 결론과 맥락이 적중했다는 점을 있다.

그리고 커밍스 교수의 결론에서 한참이나 벗어난 미국의 부시-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효과도 없는 대북정책들의 결과를 우리는 2016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 그들이 취한 정략적인 대북 봉쇄/대립정책과 대화 회피정책으로 말미암아 오늘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러와 --한의 정치군사적 대립이라는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높아지게 되었다. 또한 군작전권과 싸드 배치 그리고 한미일 군사동맹 한국의 대외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다.

책뿐 아니라 커밍스 교수의 한반도와 동북아 관련 저서는 독자들이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처음 <김정일 코드> 읽게 이유, 박헌영에 대한 사실관계와 손석춘과 다른 평가를 책에서는 찾아볼 없었다..)

[ 2016 9 18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물로 본 북한현대사
정창현 지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천 [서평] 북한 정치체제의 형성과 변화 <인물로  북한현대사>

정창현 , 2011. 02., 375, 선인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은 벌써 3번째 핵실험을 진행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의 무기가 향하는 대상은어디일까. 과연 지상파와 종편, 그리고 조중동 신문이 앵무새처럼 떠드는 주장은사실일까. 북한은 그냥 단순한 불량국가이고, 테러지원국이고, ‘수령독재 국가이고 인권유린국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사실에 기초한’,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2016년의 북한체제를 구성한 지난 70~80년간의 북한 역사에 대해서도 우리 대부분은 무지하다. 다음 질문에 어느 누가 분명한 근거를 대면서 자신 있게 답할  있을까.

김일성은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진짜 인물인가 가짜인가.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인가 단체인가. 북한은 소련-러시아나 중국에 종속된 괴뢰국가인가 독립적인 국가인가. 북한의 다음 행보는 예측가능한가 불가능한가. 북한의 수령제 정치체제는 어떻게 확립되었나. 박헌영과 이승엽은 미제의 간첩인가.김정일이 후계자가 되는 과정은 누가 주도했나. 김정일은 괴물인가 천재인가. 김정은은 어떻게 후계자가 되었는가. 포스트 김정은은 어떻게 될까. 북한붕괴론은어디까지 신뢰할 만한가.

 

한국인 대다수는 언론을 통해 북한 정보에 접근한다. 북한연구자들은 북한에서 간행한 원자료를 접하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한 언론보도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국내 언론이 보도한 지금까지의 북한 관련 기사는 오늘자 북한기사, 내일이면오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조롱받을 정도로 허술하다. 국가정보기관은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잘못된 대북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심을 받고있다. 게다가 오보로 확인된 기사라고 해서 특별히 정정되지도 않는다. 신뢰도가떨어지는 탈북자들의 일방적 감정적인 발언이 여과없이 종편에 넘쳐난다.

 

저자 정창현은 북한전문가로서 그런 점이 안타까웠다.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한 저자는 2011 김정일 사망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때를 계기로북한의 현대사를 있는 그대로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물로  북한현대사>출간했다.

저자는 1990년대에 러시아,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을 다니면서 북한현대사의 생생한 증언들과 자료들을 접할 기회를 얻었다. 그중 일부는 신문과 월간지에 보도했지만 모두 싣지는 못했다. 특히 일부 증언에서는 기존의 통설을 뒤집거나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증언과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그동안 수집한증언과 자료들이 북한현대사 이해와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권의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저자는, 북한의 현대사가 수령 정점으로 하는 수령제 정치체제 형성과 발전의 역사이며,  과정은 후계체제의 형성과 계승의 역사와 중첩된다고 설명한다.따라서 북한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령제 정치체제의 기반을 마련한 김일성 주석과 수령제 정치체제를 이론화하고 체계화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행적과활동을 파악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수령, 총비서, 주석, 후계자  낯선 북한의 용어와 개념을 파악한다면 북한사회를 파악하는데 한층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북한의 파워엘리트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북한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할 있다는 것이다.

 

<인물로  북한현대사> 북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탄생시켰고 지금까지 북한을 통치해 , 북한의 최고지도자 3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북한이 현대사의 기점으로 삼고 있는 192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후계자가 등장한 2010년까지의북한역사를 포괄한다

북한이라는 국가에서, 그리고 북한의 현대사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은 막중하다. 그들은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조선노동당의 최고 직책,  중앙위원회 총비서, 1비서,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김일성 시대의 수령제 정치체제로 시작하여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유일지도체제로 이어져왔기 때문에 북한의 현대사는  최고지도자 3인의 변화와 후계체제 그리고 미래의 북한을 예측하기 위해 피할  없는 과제라   있다

출판사는 다양한 증언과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북한현대사와 북한의 정치지도자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평가하는데 도움을  것이다"라고 소개한다.  속에는 북한에서 ,정의 고위직에 근무하다 소련으로 망명한 조선인 2,3세들이 말하는 해방  조만식의 행적에 대한 증언, 남로당 2인자 이승엽의 친일활동과 간첩활동에 대한 증언과 자료,  조선노동당 조직부장의 허가이 부수상 자살사건의 전모, 소련 외무부 극동국에서 일했던 파메노프의 ‘8 종파사건 대한증언 등이 부록으로 담겨 있다.

 

"특히 북한은 625전쟁 이후 김일성 중심의 유일사상체계가 형성됐고, 1974김정일이 후계자로 등장한  20 년간 후계체제가 형성·운영돼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결과 수령제 사회주의라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형성하였다.정권 수립 이후 여러 차례의 권력갈등을 거치면서 단일한 혁명전통과 정치세력이형성된 것이다. 또한 소련이나 동구사회주의가 당의 권위가 약화되고 당과 군의분리 현상이 나타났지만 북한은 조선노동당의 영도가 확고해 체제유지의 핵심인군부가 수령과 당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았다.”

북한 이해에서 특수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다 보면 자칫 북한 사회주의의 보편성을망각할  있다. 그러나 북한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수령제를 단순히 개인숭배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거나, 북한이 1950년대 이후 소련이나 동구사회주의와는 다른독특한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이 소련과동구사회주의가 붕괴한 후에도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할  있었던 주요한 요인이바로 북한체제의 특수성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후계체제는 다른 사회주의국가들과 비교해   북한사회가 갖고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수성을 보여 준다. 우선 북한의 후계체제는 권력의 1인자와2인자가 30 가까이 분점 혹은 영도와 지도라는 이중 체계를 통한 병립으로 유지돼 왔다. 권력 속성상 이렇게 오랜 기간의 권력 분점은 사회주의국가뿐만 아니라자본주의국가의 권력 교체와도 상당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북한현대사 이해는 이러한 북한의 독특한 경험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해야만 가능할 것이다.”(22)

 

북한은 한편으로는 1953 한국전쟁 휴전  63년째 휴전선을 마주하며 군대를대치시키고 있는 국가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5천년 유구한 한반도의 역사 공유하고 있는 한민족이다. 언제든지 권력자의 음모나 작은 실수로 인해 전쟁 참사가발생할  있는 휴전협정 체제 분단국이다. 북한도 남한도, 그리고 미국과 일본도 매년 대형 전쟁연습을 실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제대로 아는 것은 한국인들에게 아주 중요하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북한에 대해 거의 아는 것도 없을 뿐더러 관심조차 없다. 오히려 북한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 꺼린다. , 한국인에게는 북한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조차도 금기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은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한국전쟁의 끔찍한 기억과 이승만부터 노태우까지 이어지는 수구(군사)독재정권의반공,반북 이데올로기, 왜곡된 정보  각종 제도에 의해 대다수 한국인들이 억압되고 세뇌된 과정이 지속되기 때문이다.하지만 한국인 개개인은 아무 주체적인 의식이 없는 개돼지 아니다. 현대사회는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어렵지않게 알아볼  있는 책과 인터넷과 동영상이 존재한다. 박정희나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때처럼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려고 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는 사회 수준도 아니다

 

북한에 대해 색인경을 쓰거나 왜곡된 정보를 갖게 되면 북한을 붕괴시키고 싶은극우보수세력도, 북한을 한민족으로서 존중하며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개혁보수세력도,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함께 한반도의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진보세력도 헛발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책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할 가치가 있다.

 

손석춘  <박헌영 트라우마> 시작한 북한의 역사(현대사) 대한 공부는 자연스럽게 해외의 한반도 전문가인 부르스 커밍스 교수의 <김정일 코드> 이어 국내에서 손꼽히는 북한전문가로 정평이  정창현 교수의 <인물로  북한현대사> 이어진 것이다. 손석춘은 <박헌영 트라우마>에서 북한 정권의 박헌영에 대한 재판이 정치적이며 부당한 재판이었다고 주장한  있다.

정창현은 <인물로  북한현대사>에서 이승엽의 종파활동과 간첩행위에 대한 여러 증거와 증언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친일파에 대한 미청산이 이승엽의 간첩행위와 반국가행위를 불러왔으며, 해방 전부터 이승엽과 행보를 같이하면서 이승엽을 지도하고 관리한 박헌영 역시 이승엽의 각종 범죄와 책임에 연관되어 자유로울  없음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가  책에서 박헌영의 활동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아 필자 역시 박헌영 재판 평가 다시 미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 2016 10 2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