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김정일 - CEO Of DPRK, 때를 기다려 올인하는 전략, 그 모든 것을 밝힌다
정창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추천 [서평] 김정일을 새롭게 이해하기 <CEO of DPRK 김정일 : 때를 기다려 올인하는 전략>

정창현 , 2007. 10., 446, 중앙북스


 책은 2007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지도자 김정일과 남북정상회담에 한창 준비하고 있을  출간되었다.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하면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북한 전문가로 평가받는 정창현 교수가 노무현 정부 관계자와 독자들에게 김정일  김정일의 북한 정권에 대한 실체와 권력 수립 과정을 분석하여 내놓은 것이다. 남의 최고 지도자와 정부 관계자가 북의 최고지도자와 정부 관계자와 국가 대 국가로 협상을 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당연히 어설픈 정보나 편향적인 정보가 아니라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분석 정보, 수십년 동안의 상대방 국가와 지도자의 권력 형성과정, 상대방의 철학과 정책과 비전을 알아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지낸 기간이 수십 년이고 북한에서는 여전히 김일성 주석과 더불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도자, 지도자 인정받고 있고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은의 ‘혁명전통’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  김정일 집권시 북한 체제를 아는 것은 지금의 김정은 체제와 북한을 이해하는  도움이 것이다.


당시  책을 출간한 출판사와 저자 역시 단순히 방송언론의 상업주의적 가십 거리나 호기심, 정보 차원의 '무지와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가 경영 리더십에 주목할 시점이 되었음에 주목했다. 

그의 리더십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개인 김정일'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운영하는 'CEO 김정일' 주목해야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까지 김정이 국방위원장을 'CEO' 표현하는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낼 것이다. '철권통치자'에게 무슨 리더십이냐고 비판할 수도 있다.  북에서는 어떻게 위대한 영도자 ‘CEO’ 지칭할  있느냐고 거부감을 드러낼 있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정보 차원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접근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할 때가 됐다고 본다. 또한 남북의 화해와 협력, 변호하는 북한 사회를 읽는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방송이나 언론이 북한과 북한 지도자에 대해 일관되게 폄하하고 편향적으로 기사화하지만, 국내외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 협상이나 북미 협상, 북일 협상이나 6 회담 테이블에서 북한은 항상 주도권 아닌 주도권을 갖고 간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협상 일정을 뒤바꾸기는 예사이고, 어젠다를 한순간에 바꾸기도 한다. 아예 협상 자체를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이 북한으로 하여금 이러한 파워 지니게 할까?

아무리 후한 점수를 주어도 북한의 국력은 대한민국과, 미국과, 일본과, 그리고 6 회담 당사국들과는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는데도, 북한이 이처럼 항상 협상의 주도  쥐게 하는 원천은 무엇일까? 더군다나 김정일 시대의 북한은 현재처럼 핵무기나 장거리미사일도 개발하기 전이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근대 이후 대를 이어 권력을 이어받은 마지막 후계자라는 비판을 뒤로 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 지도자로 자리 잡을  있었던 전략, 10 넘게 붕괴한다 외교가의 분석을 무색케 하며 김정일 체제로 완전히 정착할  있었던 전략, 전방위로 압박해오던 미국과 일본을 핵실험 하나로 관계 정상화로 돌아서게 하는 전략의 요체는무엇일까? 

2000 1 남북 정상 회담을 끝내고 돌아온 김대중  대통령은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서방  평가는 크게 왜곡됐다 토로했다. 방북   전부터 각종자료와 정보를 섭렵하며, 정상 회담을 준비해온 김대중  대통령조차 이러한 평가를  정도면 일반 시민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2000 10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회담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도 2003 출간한 회고록(<마담 세크레터리, The Mighty & The Almighty>에서  위원장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무엇인지 알고 있는 지적인 인물이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견해를 확인할  있었다. 그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으며 미몽에 빠져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비록 경제의 계획을 얘기할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그는 회담에 대비한 준비를 아주  했다고 느꼈다. 그는 똑똑했다라고 평가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김정일이 후계자로 부상하고 북한의 노동당, 군대, 정부, 대남사업을 장악해가는 과정이다. 

김정일의 초기 성장은 김일성의 아들이라는 특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일이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닐 때, 그는 대학 당 위원회 소속이면서도 노동당 중앙의 주요 회의를 방청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렸다. 그 과정에서 당시 북한의 사상투쟁을 대학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엄청난 특혜와 특별 학습을 통해 김정일은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후계자로 육성되었던 것이다.”

김정일은 대학 졸업 후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배속되었다. 북한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는 핵심 중의 핵심부서라 한다. 그가 중앙당에 배속된 직후인 1967년 북한에서 ‘갑산파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김영주의 주도 하에 갑산파에 대한 대대적인 정치적 비판과 숙청이 이어졌다. 김정일은 당 조직지도부가 중앙당 전원회의를 조직준비하는 과정에서 갑산파 숙청과 유일사상체계 확립에 깊숙이 관여했다. 

김정일은 1968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문화예술지도과장으로 옮겼다. 선전선동부는 조직지도부와 함께 노동당의 핵심 부서라 한다. 그 직후 북한 군부에서는 김영주의 후계 추진에 반발한 ‘김창봉, 허봉학 사건’이 일어났고, 노동당은 군 전반에 대한 검열을 진행했다. 김정일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인민군 당 전원회의 일정을 준비하고 보고서 작성, 토론 준비, 결정서, 문건 작성을 직접 준비했다. 또한 예술분야에 깊이 관여하며 영화예술론을 서술했고, 북한에서 강력한 선전 수단이던 예술 분야를 장악하여 빨치산 원로들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김정일은 조직지도부장과 선전선동부장을 맡은 1960년대 후반 이후 노동당, 군대, 행정기관, 대남사업기관에 대한 지도검열을 강화하면서 1970년대 중반까지 빠르게 권력을 장악해나갔다.


김정일 후계 문제는 1970년 처음 빨치산 원로 세대인 김일, 최용건, 건최현 등이 제안했지만 김일성이 보류했다. 이어 1971년 하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기 2차 전원회의 직후 개최된 당 정치위원회 회의에서 두 번째로 논의되었다. 이 자리에서 병환으로 조직비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김영주가 김정일을 노동당 조직,사상비서 자리에 앉히자는, 후계자로 선정하자는 제안을 했다. 김영주의 제안은 빨치산파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김일성이 “조금만 더 두고보자”며 다시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김정일을 후계자로 결정하자 또는 당 비서로 선출하자는 빨치산 원로들의 제안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의 논의가 있었으나 그때마다 김일성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김정일이 아직 어리다”는 이유였다.

결국 1974년 2월 당 중앙위원회회 제5기 8차 전원회의에서 하부에서 올라온 결의서에 기초하여 김정일을 김일성의 유일한 후계자로 공식 결정했다. 빨치산 1세대의 내부 논의를 시작한 지 4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회의는 김정일에게 당 정치위원회 위원 자리를 주는 동시에 ‘공화국 영웅’ 칭호를 안겨주었다. 김정일은 이미 조직지도 비서와 부장, 선전선동 비서와 부장을 포함한 1인 5역의 중책을 맡게 되었다. 이때부터 북한 언론은 김정일을 ‘당 중앙’으로 호칭하기 시작  했다. 당시 김정일은 만 33세였다. 

그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났던 시기는 후계자가 된 지 26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났던 김정일에 대해 술회하고 평가한 내용들은 가식이나 허풍이 아니었던 셈이다.


저자는 김정일 위원장을 항상 파격 행보라고 평가하는 데서 벗어나 정상적인 일상 행보 받아들여야 하며, ‘두려운 전략가 아니라 예측가능한 CEO’ 면모에 주목해야 7  남북정상 회담의 충격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교수는 이와 관련 김정일의 외교 형태에 대해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벼랑  전술이라고 규정해 왔다, 그러나 김정일의 외교술은 6 회담에서  드러나듯이 단순히 막무가내 버티기 아니라 결단의 타이밍을 중시한다 말한다. 특히 적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유리한 결단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마지막까지 준비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는  위원장이 자신에게 보고되는 최종 문건이 나올 때까지 실무 부서와 관련 부서들 간의 끝장 토론 거치도록 하며, 그래서 최종 입장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했다.그렇지만 일단 최종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위원장의 결단이 내려지면 일사불란하게 집행되는데,  위원장의 결단과 추진력 원천이 여기에 있다고 덧붙인다. 


 책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리더십을 읽을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증언과 자료가 담겨 있다.  중에서도 조선노동당의 고위인사를 지내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신경완 씨의 증언이 뼈대를 이룬다. 신경완은 1998 사망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꺼렸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일부 증언은 의도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모양이다.  월간지 기자가 그의 실명을 거론하자 여러 북한 연구자들도 그의 실명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의 경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책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다르게 구술했던 내용을 바로잡고, 저자가 잘못 기술했던 사실들을 바로 잡았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정상 회담 녹취록, 방북 언론사사장단과의 대화록, 폴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구 전권대사와의 대화록을 실어  위원장의 정치관, 외교관, 통일관, 경제관, 문화관 등을 엿보게 했으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2 남북 정상 회담 365 막전막후 이야기도 담았다. 

태어나면서부터 최고 자리에 오르기까지 김정일 위원장의 족적을 세밀하게 추적했으며, 기쁨조 등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 실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 2016년 10월 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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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북한현대사
정창현 지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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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북한 정치체제의 형성과 변화 <인물로  북한현대사>

정창현 , 2011. 02., 375, 선인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은 벌써 3번째 핵실험을 진행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의 무기가 향하는 대상은어디일까. 과연 지상파와 종편, 그리고 조중동 신문이 앵무새처럼 떠드는 주장은사실일까. 북한은 그냥 단순한 불량국가이고, 테러지원국이고, ‘수령독재 국가이고 인권유린국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사실에 기초한’, ‘객관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그뿐만이 아니다. 2016년의 북한체제를 구성한 지난 70~80년간의 북한 역사에 대해서도 우리 대부분은 무지하다. 다음 질문에 어느 누가 분명한 근거를 대면서 자신 있게 답할  있을까.

김일성은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진짜 인물인가 가짜인가.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인가 단체인가. 북한은 소련-러시아나 중국에 종속된 괴뢰국가인가 독립적인 국가인가. 북한의 다음 행보는 예측가능한가 불가능한가. 북한의 수령제 정치체제는 어떻게 확립되었나. 박헌영과 이승엽은 미제의 간첩인가.김정일이 후계자가 되는 과정은 누가 주도했나. 김정일은 괴물인가 천재인가. 김정은은 어떻게 후계자가 되었는가. 포스트 김정은은 어떻게 될까. 북한붕괴론은어디까지 신뢰할 만한가.


한국인 대다수는 언론을 통해 북한 정보에 접근한다. 북한연구자들은 북한에서 간행한 원자료를 접하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한 언론보도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국내 언론이 보도한 지금까지의 북한 관련 기사는 오늘자 북한기사, 내일이면오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조롱받을 정도로 허술하다. 국가정보기관은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잘못된 대북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심을 받고있다. 게다가 오보로 확인된 기사라고 해서 특별히 정정되지도 않는다. 신뢰도가떨어지는 탈북자들의 일방적 감정적인 발언이 여과없이 종편에 넘쳐난다.


저자 정창현은 북한전문가로서 그런 점이 안타까웠다.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한 저자는 2011 김정일 사망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등장한 때를 계기로북한의 현대사를 있는 그대로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물로  북한현대사>출간했다.

저자는 1990년대에 러시아,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을 다니면서 북한현대사의 생생한 증언들과 자료들을 접할 기회를 얻었다. 그중 일부는 신문과 월간지에 보도했지만 모두 싣지는 못했다. 특히 일부 증언에서는 기존의 통설을 뒤집거나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한 증언과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그동안 수집한증언과 자료들이 북한현대사 이해와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권의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저자는, 북한의 현대사가 수령 정점으로 하는 수령제 정치체제 형성과 발전의 역사이며,  과정은 후계체제의 형성과 계승의 역사와 중첩된다고 설명한다.따라서 북한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령제 정치체제의 기반을 마련한 김일성 주석과 수령제 정치체제를 이론화하고 체계화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행적과활동을 파악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수령, 총비서, 주석, 후계자  낯선 북한의 용어와 개념을 파악한다면 북한사회를 파악하는데 한층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북한의 파워엘리트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북한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할 있다는 것이다.


<인물로  북한현대사> 북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탄생시켰고 지금까지 북한을 통치해 , 북한의 최고지도자 3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북한이 현대사의 기점으로 삼고 있는 192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후계자가 등장한 2010년까지의북한역사를 포괄한다

북한이라는 국가에서, 그리고 북한의 현대사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은 막중하다. 그들은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조선노동당의 최고 직책,  중앙위원회 총비서, 1비서,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김일성 시대의 수령제 정치체제로 시작하여 김정일 시대와 김정은 시대의 유일지도체제로 이어져왔기 때문에 북한의 현대사는  최고지도자 3인의 변화와 후계체제 그리고 미래의 북한을 예측하기 위해 피할  없는 과제라   있다

출판사는 다양한 증언과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북한현대사와 북한의 정치지도자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평가하는데 도움을  것이다"라고 소개한다.  속에는 북한에서 ,정의 고위직에 근무하다 소련으로 망명한 조선인 2,3세들이 말하는 해방  조만식의 행적에 대한 증언, 남로당 2인자 이승엽의 친일활동과 간첩활동에 대한 증언과 자료,  조선노동당 조직부장의 허가이 부수상 자살사건의 전모, 소련 외무부 극동국에서 일했던 파메노프의 ‘8 종파사건 대한증언 등이 부록으로 담겨 있다.


"특히 북한은 625전쟁 이후 김일성 중심의 유일사상체계가 형성됐고, 1974김정일이 후계자로 등장한  20 년간 후계체제가 형성·운영돼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결과 수령제 사회주의라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형성하였다.정권 수립 이후 여러 차례의 권력갈등을 거치면서 단일한 혁명전통과 정치세력이형성된 것이다. 또한 소련이나 동구사회주의가 당의 권위가 약화되고 당과 군의분리 현상이 나타났지만 북한은 조선노동당의 영도가 확고해 체제유지의 핵심인군부가 수령과 당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았다.”

북한 이해에서 특수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다 보면 자칫 북한 사회주의의 보편성을망각할  있다. 그러나 북한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수령제를 단순히 개인숭배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거나, 북한이 1950년대 이후 소련이나 동구사회주의와는 다른독특한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이 소련과동구사회주의가 붕괴한 후에도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할  있었던 주요한 요인이바로 북한체제의 특수성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후계체제는 다른 사회주의국가들과 비교해   북한사회가 갖고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수성을 보여 준다. 우선 북한의 후계체제는 권력의 1인자와2인자가 30 가까이 분점 혹은 영도와 지도라는 이중 체계를 통한 병립으로 유지돼 왔다. 권력 속성상 이렇게 오랜 기간의 권력 분점은 사회주의국가뿐만 아니라자본주의국가의 권력 교체와도 상당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북한현대사 이해는 이러한 북한의 독특한 경험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해야만 가능할 것이다.”(22)


북한은 한편으로는 1953 한국전쟁 휴전  63년째 휴전선을 마주하며 군대를대치시키고 있는 국가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5천년 유구한 한반도의 역사 공유하고 있는 한민족이다. 언제든지 권력자의 음모나 작은 실수로 인해 전쟁 참사가발생할  있는 휴전협정 체제 분단국이다. 북한도 남한도, 그리고 미국과 일본도 매년 대형 전쟁연습을 실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제대로 아는 것은 한국인들에게 아주 중요하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북한에 대해 거의 아는 것도 없을 뿐더러 관심조차 없다. 오히려 북한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 꺼린다. , 한국인에게는 북한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조차도 금기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은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한국전쟁의 끔찍한 기억과 이승만부터 노태우까지 이어지는 수구(군사)독재정권의반공,반북 이데올로기, 왜곡된 정보  각종 제도에 의해 대다수 한국인들이 억압되고 세뇌된 과정이 지속되기 때문이다.하지만 한국인 개개인은 아무 주체적인 의식이 없는 개돼지 아니다. 현대사회는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어렵지않게 알아볼  있는 책과 인터넷과 동영상이 존재한다. 박정희나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때처럼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려고 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는 사회 수준도 아니다


북한에 대해 색인경을 쓰거나 왜곡된 정보를 갖게 되면 북한을 붕괴시키고 싶은극우보수세력도, 북한을 한민족으로서 존중하며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개혁보수세력도,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함께 한반도의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진보세력도 헛발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책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할 가치가 있다.


손석춘  <박헌영 트라우마> 시작한 북한의 역사(현대사) 대한 공부는 자연스럽게 해외의 한반도 전문가인 부르스 커밍스 교수의 <김정일 코드> 이어 국내에서 손꼽히는 북한전문가로 정평이  정창현 교수의 <인물로  북한현대사> 이어진 것이다. 손석춘은 <박헌영 트라우마>에서 북한 정권의 박헌영에 대한 재판이 정치적이며 부당한 재판이었다고 주장한  있다.

정창현은 <인물로  북한현대사>에서 이승엽의 종파활동과 간첩행위에 대한 여러 증거와 증언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친일파에 대한 미청산이 이승엽의 간첩행위와 반국가행위를 불러왔으며, 해방 전부터 이승엽과 행보를 같이하면서 이승엽을 지도하고 관리한 박헌영 역시 이승엽의 각종 범죄와 책임에 연관되어 자유로울  없음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자가  책에서 박헌영의 활동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아 필자 역시 박헌영 재판 평가 다시 미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 2016 10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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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코드
브루스 커밍스 지음, 남성욱 옮김 / 따뜻한손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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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북핵과 북미 갈등사의 진실 <김정일 코드>

부르스 커밍스의 북한 <김정일 코드 : 부르스 커밍스의 북한, 또다른 나라 North Korea : Another Country> 2005. 3., 335, 따뜻한손


손석춘 <박헌영 트라우마>(2013 철수와영희) 읽고 북한 박헌영과 관련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부르스 커밍스의 의견이 궁금했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2001 창비) 이미 읽었지만 한국사 중심이고 남한 중심이기 때문에 손석춘의 입장과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북한 현대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김정일 코드> 선택했다.


책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출간 이후의 한반도 역사를 커밍스 교수가 연구한 결과물이라 있다. 그는 한반도 북단에 위치해 있으면서 한국인들에게 '북한'으로 불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어떤 나라인지, 지도자들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실험이 강화되고 마침내 핵보유 선언에까지 이르렀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싸드 배치와 한미일 전쟁연습훈련 강화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긴장이 동북아시아까지 확대되는 현재 상황에서핵과 평화체제 대한 커밍스 교수의 10 분석과 혜안이 돋보인다.

커밍스 교수는 <김정일 코드>에서 북핵과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난항을 겪고 있는 시점에 북미 양자 갈등의 근원을 구조적·역사적 측면에서 분석했다.


북한은 북미평화체제와 핵실험(핵무기) 연계시켜 지난 10 동안(책의 출판년도가 2005년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20년으로 바꾸어도 무방할 ..) 미국과 갈등 관계를 지속하면서 미국인들이 가장 증오하는 나라의 하나가 되었다. 다수의 미국인들은 북한을 비정상적인 독재자가 통치하는 비밀경찰 국가이며, 핵과 생화학 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심지어는 가공할 무기들을 서부 연안으로 운반할 강력한 미사일 운반수단을 갖춘 위험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조지 부시 대통령의악의 발언은 이러한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커밍스교수는 책에서 북미 양자 갈등의 근원은 우리가 기억하는 보다 훨씬 오래된, 지금은 누구도 기억하려하지 않는 한국전쟁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침략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정당했을 있으나 가혹했던 미군의 전쟁 수행방식은 일련의 범죄행위에 해당하며, 이는 이후 북한의 미국에 대한 끊임없는 분노와 불신의 근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커밍스교수는 이러한 그의 논지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북한지역에 1백만 갈론이 넘는 네이팜탄을 투하하고, 20 곳의 주요 도시를 초토화했으며, 한국군의 잔학한 행위를 방조하고, 심지어는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도 자행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 미국은 전쟁이 종결된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3 7천여 명의 미군을 남한에 주둔시키면서 매년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한미전쟁훈련을 지속하며 북한과의 갈등을 공식적으로 매듭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커밍스 교수는 현재의 핵을 둘러싼 북미간의 대치상황은 반세기가 넘게 지속된 양자 간의 강한 적대감에 비롯된 것이며, 지난 10~20 년간의 핵문제로 인한 갈등은 단지 계속해서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소위 ‘cat-and mouse diplomacy’ 마지막 국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커밍스교수가 북한체제를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본문의 첫머리에 커밍스는 북한을 지구상의 어느 국가보다도 병영국가(garrison state), 폭력 전문가들이 사회의 가장 강력한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라는 개념에 가장 근접한 국가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혁명영도체제(세습제)’ 비롯한 서구 관점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불투명한 정치적 전통과 인권침해에 관해서도 본문의 곳곳에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결론에서 커밍스교수는, 미국이 진정으로 북미 간의 갈등구조를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버려야 하며, 나아가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재정립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주목받을 만한 제안을 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권이나 주류 언론, 주류 학계에서 거의 주목하지 않는 역사적인 사실, 거의 제시하지 않는 실질적인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한 해법이라 있다


<김정일 코드> 관통하는 커밍스 교수의 논리는 민족주의와 실존이라는 현실인식의 범주에서 이루어진다. 한마디로항일 게릴라 투쟁 당시 중국 공산당에 의해 구금되고 스탈린식 인종차별정책 때문에 체포된 김일성이 주체노선을 택한 것은 당연하며, 한국전쟁 당시 미국의 화력을 경험했고 지금도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에 노출돼 있는 북한으로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매달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일본이 준동하고, 북핵으로 -미간의 이견이 갈등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간에도 알력이 감지되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나날이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문제의 중심축인 북한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핵위기의 해법을 찾는 것은 2005 출간 당시 한국인들에게 미룰 없는 당면과제였다


어쩌면 책이 출간될 시점의 집권세력, 노무현 정부가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하했고 결과 2005 9.19 공동성명과 2007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공존과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커밍스 교수의 결론과 맥락이 적중했다는 점을 있다.

그리고 커밍스 교수의 결론에서 한참이나 벗어난 미국의 부시-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효과도 없는 대북정책들의 결과를 우리는 2016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 그들이 취한 정략적인 대북 봉쇄/대립정책과 대화 회피정책으로 말미암아 오늘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러와 --한의 정치군사적 대립이라는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높아지게 되었다. 또한 군작전권과 싸드 배치 그리고 한미일 군사동맹 한국의 대외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다.


책뿐 아니라 커밍스 교수의 한반도와 동북아 관련 저서는 독자들이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처음 <김정일 코드> 읽게 이유, 박헌영에 대한 사실관계와 손석춘과 다른 평가를 책에서는 찾아볼 없었다..)


[ 2016 9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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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영 트라우마 - 그의 아들 원경과 나눈 치유 이야기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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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 저 <박헌영 트라우마 - 그의 아들 원경과 나눈 치유 이야기> 2013. 04., 204쪽, 철수와영희


<박헌영 트라우마>는 박헌영과 조선공산당의 주요 간부들이 국가전복 음모로 평양에서 체포된 지 60년을 맞아 기획한 책이다. 저자는 박헌영이 남과 북의 지도자가 되었다면 20세기 후반의 우리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박헌영이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다면 어떤 길을 걸어갈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독자들의 사유의 지평을 넓혀주고, 남과 북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역사적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사진 자료를 풍부하게 수록하였다.


박헌영(1900.5~1956.12)은 일제강점기에 주로 국내에서 활동한 사회주의 계열의 항일투사이자 혁명운동가이다. 1925년 조선공산당 창당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이며, 1945년 해방 직후 조선공산당 재건시 당수로 선출되었다. 해방 후 한반도 남단을 무력 강점한 미군정에 의해 조선공산당(남조선노동당)이 불법화된 후 월북하여 해주에서 활동하였으며, 한국전쟁 전후까지 한반도 남단의 남로당 활동을 지도했다. 한국전쟁 당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외무상이었으나 정전 후, 북한에서 "미제국주의 간첩 및 국가전복 음모"라는 죄명으로 사형되었다.

박헌영은 일제강점기 때 일제 경찰에게 체포된 후 모진 고문을 이겨내고 변절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그의 첫 아내였던 항일여성운동가 주세죽은 2007년 남한에서 복권되어 건국훈장이 추서되기도 했다.


한국전쟁과 전세계적인 냉전 이후 반공주의와 반북주의가 성경처럼 유지되어온 대한민국 정부와 학계에서는 대부분의 사회주의계열의 항일독립투사는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박헌영은 남한에서도 항일투사이자 사회주의 혁명가로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군정이 조선공산당을 불법화시킨 계기가 되었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의 조작에 대한 재심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 역사에서도 박헌영은 ‘미제의 간첩’이자 ‘반역자’로 기록되어 있다. 그가 일제강점기 때 고군분투한 항일운동은 역사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박헌영에 대한 북한의 조사와 재판을 ‘고문에 의한 사건조작’이며 ‘정적에 대한 부당한 숙청’으로 규정한다.


<박헌영 트라우마>는 2014년 한국현대사를 다시 공부하면서 구했던 책인데, 최근 위안부 문제와 식민지 청산 등 일제강점기 관련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박헌영씨의 아들로 알려져 있는 원경 스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헌영의 삶과 활동에 대해 재평가를 시도했다. 더불어 책의 부제 '그의 아들 원경과 나눈 치유 이야기’처럼, 이 책은 박헌영의 아들과 한국사회 전반의 '치유'에 대해서도 저자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한편 이 책에는 박헌영의 방송연설문과 8월테제, 연표를 담아 당시 박헌영이 제시한 진보적 민주주의 국가의 개념도 재조명해 본다. 남과 북이 통일되었을 때 ‘진보적 민주주의 국가’는 공통된 목표가 될 수 있어서다. 물론, 그다음 단계를 어디로 갈 것인가는 다음 세대의 몫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을 창립해 원장과 이사장으로 일했던 손석춘이며, 2011년부터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저자는 남과 북의 박헌영에 대한 거짓과 위선적인 태도를 끝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남과 북이 통일로 가는 길에 박헌영은 반드시 거쳐야 할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한국전쟁으로 인한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면 박헌영과의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책 서문에서 박헌영을, 박헌영의 삶과 죽음을, “조선공산당의 역사를 남과 북이 함께 풀어야 할 '역사적 트라우마'로 규정하며, 장기적으로 한민족이 통일을 향해 나아갈 때 박헌영에 대한 복권과 트라우마 치유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그 반대로 수긍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공감되는 부분은 박헌영을 항일독립운동가이자 사회주의 계열의 투사로서 복권시키고 재조명해야 한다는 점과 미군정이 조선공산당을 불법화했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의 조작 여부를 재조사해야 한다는 점 등이다.

반면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은 특정 개인(강상호)의 주장을 토대로 북한에서 이루어진 박헌영에 대한 재판이 ‘정치적’이고 ‘부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점과 박헌영 사망 시기에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아들(원경스님)의 기억과 진술로 박헌영과 주변인물에 대한 평가를 대신하려 한 점이다.(물론 그들의 증언도 사건의 목격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가치는 충분하다.)


북한에서 내무성 정치국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러시아 거주 강상호(1909~2000)의 증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이유는, 그가 생애 마지막 10년을 국제적으로 ‘북한민주화 운동’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북한민주화 운동’이 국제정치적인 의도와 목적을 지닌 채 하나의 주권국가를 위협하고 국가간 갈등과 긴장을 유도할 뿐 국제적인 평화나 화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들은 CIA나 국정원 등 한미 권력기구가 배후로 의심되는 단체의 자금을 수령하면서 자금을 횡령하거나 국제적인 사건사고를 일삼는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의 통일은 커녕 남북화해와 평화를 가장 앞서서 가로막고 있는 세력 중 하나가 바로 ‘북한민주화 운동단체’이다. 북한에서 1990년대 후반 노동당 중앙위원까지 엮임한 후 특별한 반북활동을 하지 않았던 박병엽의 증언록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탄생>(2010 유영구,정창현 선인)과 <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2010 유영구,정창현 선인)이 오히려 신뢰가 간다.

아들(원경스님)의 증언 역시 그의 생애를 인간적인 측면에서 생각해볼 때, 측은함과 안타까움에 대해서는 동정과 공감을 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아버지 박헌영이 젊은 시절 추구했던 양심과 정의를 따라 살았다기보다는 권력의 공안기관과 접촉하며 ‘목숨을 연명’해왔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 아들의 희미한 증언을 토대로 박헌영에 대한 객관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민족의 후세들에게는 이처럼 논쟁이 많은 박헌영의 생애에 대한 지속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일제강점기 시절 그가 사회주의 항일운동을 전개한 부분과 해방 후 조선공산당과 남조선노동당 지도자로서 활동한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조선공산당이 불법화된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조작’ 역시 해방 후 한국현대사와 한미관계, 그리고 사회주의 운동사의 관점에서 재조사와 재평가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에게 협력했다는 의혹과 해방 후 미군정 정보부서에서 간첩으로 활동했다는 북한의 조사 결과, 해방 후 조선공산당이 근로인민당 및 조선신민당과의 관계 및 남조선노동당 설립 과정, 사회주의 항일투사 김삼룡의 체포 과정, 해방 후 남한 내 빨치산 투쟁, 한국전쟁 과정에서 박헌영과 남로당의 활동, 이승엽 이강국 등 남로당 지도부의 간첩 및 국가전복 음모, 북한에서의 재판과정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재조사와 재평가는 필요할 것이다.


해방 전후 박헌영과 남로당의 활동에 대한 진실과 평가를 위해서는 앞으로 꾸준히 박헌영과 남로당, 김일성과 남북현대사에 대해 공부해야 할 것 같다.


[ 2016년 9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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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의 탄생 - 뇌과학, 진화심리학이 들려주는 성격의 모든 것
대니얼 네틀 지음, 김상우 옮김 / 와이즈북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대니엘 네틀, 김상우 역 <성격의 탄생 Personality : What makes you the way you are was originally published in English in 2007> 2009 와이즈북


이 책은 공부모임 교재로 채택되어 읽게된 성격심리학 소개서이다. 성격심리학은 서구식 일반심리학에 진화론, 진화심리학, 유전학, 뇌과학 등을 적용한 후 개인의 성격을 중심으로 심리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문제를 다르게 보고 다르게 행동한다. 이런 차이는 성격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이 성격 여하에 따라 인생사는 확연히 달라진다. 나의 세계관, 직업, 인간관계 모두 성격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 책은 이런 차이의 근원인 성격의 문제를 규명하고 있다.”

필자는 사람들이 눈 앞에 닥친 상황을 다르게 인식하고 행동하는 이유는 상당히 많고 그 개별 이유들 역시 서로 복합적이고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성격에서만 비롯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서구에서 태어난 사람은 서구라는 지역, 사회, 문화, 교육, 역사, 언론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지식과 성격이 구성되고 그에 근거하여 어떤 문제나 상황에 대해 자신의 가치판단을 하고 행동에 옮기게 될 것이다. 개인적인 문제나 상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저자가 처음 설정하는 연구 주제 또는 명제가 기존 지식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경우에 이런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우선, 저자는 모든 사람에게 성격수치를 부여할 수 있는 ‘5대 성격특성’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을 인간 성격에 관한 흥미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5대 성격특성은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이다. 이 5대 성격특성을 기본 틀로 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토리와 과학적 연구를 토대로 성격의 특징과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그런데 영국인 545명과 여러 국가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각국에 몇명~몇십명에 불과한 사람들의 성격을 통해 전체 인류의 성격을 유형화시키고 공통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과학적 성과’나 ‘학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의아하다. 그냥 ‘통계’ 수준이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최근 심리학계에서는 성격이 이 5가지 성격특성으로 이루어졌다는 데 합의가 이루어졌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 5가지로 모든 사람의 성격점수를 낼 수 있고, 이 성격점수를 알면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 사람의 인생사까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2013년 현재 71억 명에 달하는 전세계 인구의 성격을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는 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마치 전세계 인류를 인종별로 나누어 사람의 성격을 규정지으려는 ‘인종주의’ 비슷한 게 느껴진다. 심리학계가 ‘5가지 성격특성을 합의’한 것이 5대 성격특성이 과학적이거나 합리적이라는 근거는 되지 못할 것이다. 다수가 합의한 것은 ‘권력’이 될 수는 있어도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각 성격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저자는 유전학과 뇌과학 분야의 최신 연구결과들을 소개하고, 성격이 서로 다른 진화론적 이유를 살펴본다. 독자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진단할 수 있도록 앞부분에 ‘성격진단표’를 첨부하였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자신의 성격이나 행동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혼자가 아닌 집단과 사회를 구성하고 대화와 토론을 하여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고 서로에게 조언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진단표’ 메뉴의 수십 가지 항목을 체크하여 자신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 규정을 자신의 성격으로 인정하고 그에 근거하여 혼자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당사자에게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다.

혼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터무니 없는 자신감 내지 자만심을 부추기는 주장이나 이론이 사회 전체적으로 서구식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남발을 가져오는 원인 중 한 가지가 아닌가 걱정될 정도이다.


저자는 성격의 약 50퍼센트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며,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이유는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간 성격에 관한 진화심리학적 해설과 동물 진화와 관련된 사례들로 '만들어진 성격'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렇다면 성격의 나머지 50 퍼센트는 환경의 영향일까? 이 책은 양육환경, 가족환경 등이 성격 형성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놀라운 주장을 전개한다.


저자는 일란성 쌍둥이 연구 등 권위 있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성격의 약 50퍼센트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며,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이유는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성격이 유전된다는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저자의 논지는 매우 새롭다. 

사람마다 성격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방황선택’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인간이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좇는 진화과정에서 어떤 환경에서는 A라는 성격이, 또 다른 환경에서는 B라는 성격이 자연선택되는 진화 모델이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되풀이되면서 다양한 유전적 차이를 낳았고, 이것이 65억 인구만큼 다양한 성격을 낳았다는 주장이다. 인간 성격에 관한 진화심리학적 해설과 동물 진화와 관련된 광범위한 사례들이 교차되면서 ‘만들어진 성격’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사람은 생존에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좇기도 하지만 집단을 이루어 생존에 유리하도록 외부적인 조건과 환경을 의식적으로 바꾸기도 한다는 것은 이제 인류 전체에는 상식에 속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진화론’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장구한 진화의 과정에서 인류가 탄생하고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될 정도까지 성장하기까지는 인류가 ‘적응’과 ‘선택’이라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집단적인 ‘개조’와 ‘창조’라는 적극적인 태도로 변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가족환경은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성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즉 양육환경, 가족환경, 어머니와의 애착관계, 형제서열, 태아환경, 키/몸매/매력/지능 등의 육체적 특징이 성격 형성에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가장 쇼킹한 주장은 가족환경이나 가족관계가 성격 형성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로, 우울증과 이혼을 겪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똑같이 우울증과 이혼을 겪기 쉬운데, 그것은 자녀들이 부모를 보고 배운 것이 아니라 애당초 그런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형제서열이 성격 형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결론짓는데, 이는 부모의 자원을 놓고 벌이는 형제 경쟁이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프랭크 설로웨이의 주장을 반박하는 논리다. 저자는 설로웨이가 모범적인 성격 데이터가 아니라 역사적, 생물학적 정보만을 기초로 했다는 학계의 문제제기를 언급하고 있다. 수많은 가족 사례 연구와 일란성/이란성 쌍둥이 연구를 통해 저자는 성격과 환경의 연관성을 과학적, 객관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우울증이나 이혼에 대한 ‘유전자 이론’은 논리가 빈약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자식의 우울증과 이혼이 환경이 아니라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면, 부모의 우울증과 이혼 유전자 역시 그들의 부모에게 물려받았다는 주장이 성립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부모의 부모로 거슬러 올라가 자식의 수십, 수천대 조상은 이혼을 하는 유전자를 가져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그런 논리라면 인류 탄생 순간부터 우울증이나 이혼이 존재하게 되고, 대를 이어 우울증과 이혼 유전자가 증가하여 21세기에는 거의 대부분의 인류에게 우울증과 이혼 유전자가 존재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론이 내려지게 될 것이다.

이런 주장이나 이론은 사람의 성격이나 가치관, 행동들이 부모 및 조상의 유전자에 기인한다는 ‘조상탓’ 이론에 불과해버리게 된다. 결국 저자의 ‘성격심리학’은 사회와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고, 사람과 인류의 의지와 노력을 폄하해버리는 거의 중세기적 사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인간 성격을 규명하는 다양한 심리 실험과 뇌과학 이야기도 펼쳐진다. 걱정, 불안, 슬픔, 기쁨, 행복감 등의 감정과 관련된 뇌 메커니즘을 밝히면서 성격이 뇌신경과 유전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많은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한다. 마약, 도박, 알코올에 빠지는 사람들, 우울증과 신경과민인 사람들, 외향적인 사람들의 뇌 구조와 작용을 설명하면서 성격이 단지 심리학의 문제가 아니라 뇌과학으로 풀어야 할 숙제임을 지적한다. 인간의 성격특성(외향성, 친화성, 성실성)을 밝혀내기 위해 행해진 다양한 심리 실험과 추적조사(아이오와 도박과제, 침팬지 실험, 독재자 게임, 터먼의 아이들 사례 연구 등)는 인간 성격의 파노라마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복잡한 성격 심리를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한 뇌과학 이야기는 ‘5대 성격특성’을 소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뇌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증거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라는 문장만으로 근거를 찾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의 결론 부분에서 저자는 근본적인 성격은 바꿀 수 없지만 자신의 성격을 표현하는 행동과 자신의 삶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는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행동을 바꿈으로써 자신의 성격이 가진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순방향 행동을 택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단점을 최소화하는 역방향 행동은 자신의 성격에 역행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자신의 뇌를 억지로 써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을 통해 성격으로 초래되는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자신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면 노력할 가치가 있다. 삶을 보는 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예컨대, 가난한 자신의 삶을 비관하는 대신 ‘무소유’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저자는 특히 삶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강한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은 인지행동요법 등을 통해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책을 심하게 평가하면 “운명에 순응하라” “조상탓을 하라” “자신과 사회를 바꾸려고 하지 마라”는 주장을 ‘성격심리학’이라는 이름으로 풀어쓴 것처럼 보인다. 개인의 성격에 따라(부모의 유전자에 따라) 세계관과 인간관계가 결정되고, 직업이 결정되고, 소득이 결정되고,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헬조선’이 사회경제적인 구조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노오력’이 부족하고 ‘성격이 별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 2016년 9월 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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