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꽃 백가지 1
김태정 지음 / 현암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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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서평] 김태정 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가지 1>를 읽고 / 2005. 9., 436쪽, 현암사

가끔은 사회학이나 철학, 소설 같은 사람과 관련이 없는 자연에 대한 책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다. 현란한 문장이 가득한 책보다 눈과 마음이 즐거운 책을 읽는 것이다. '우리 꽃 백가지를 읽으며 공부하는 것은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며, 동시에 자연을 아는 것이었다. 한반도에서만 고유하게 자라는 '특산식물'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 역시 이번에 알았다.
특산식물로는 인삼꽃, 개나리꽃, 지리산괴불, 오동나무꽃, 민민들레꽃, 금마타리꽃, 큰용담꽃, 거문도쑥부쟁이, 바위구절초꽃, 늘메기천담성꽃, 잔대꽃, 솔체꽃, 솜다리꽃 등이 있다.
그리고 한반도와 만주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를 한가지씩 아는 과정은 그대로 한반도와 한국인을 아는 과정일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소개해주는 내용 때문이다. 꽃의 용도는 결국 사람을 위한 '용도'이고, 꽃에 얽힌 전설은 조상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것이니...

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우리 꽃과 나무를 나 혼자만 알고 지나가는 게 아쉬워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100회에 걸쳐 페이스북에 우리 꽃 백가지를 소개했다. 처음 솜양지꽃에서 시작하여 마지막 단풍나무꽃까지. 페이스북의 많은 친구들도 우리 꽃과 나무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였고 즐거워하였다.  

물론 책 한 번 읽는다고, 꼬박꼬박 사진을 찾아보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고, 책에 보이는 꽃과 나무의 사진을 한두 번 본다고 하여 산과 들에서 꽃이나 나무를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철쭉꽃과 진달래꽃을 구분하는 것 하나만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공부를 거듭해야 했다.
'삼천리 금수 강산'의 꽃 하나하나를 쉽게 기억할 수는 없겠지만, 책과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고 책을 곁에 두다보면 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생기고 잘 알게 되리라 생각해본다.

이 책은 2010년 입적하신 고 법정스님이 추천한 50개의 독후감을 모은 <내가 사랑한 책들>(2010, 문학의숲)에서 알게되었다. 한반도에서 나는 들꽃 백가지를 골라내어 시리즈로 엮은 첫째 권이다. 꽃의 유래, 전설, 분포 지역, 생김새의 특징에서부터 식용방법까지 술술 이야기하듯이 풀어낸 재미가 넘친다.
저자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우리 야생화를 찾아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마흔 해 넘게 진행했다. 2005년 현재 '한국야생화연구소' 소장이며, 젊은 시절 건강이 좋지 않았을 때 이름 모를 약초를 먹고 회복한 것을 계기로 야생화에 몰두했다고 한다.

가끔 기차나 버스를 타고 지방을 돌아디닐 때면 한반도 남단 곳곳에 굴착기와 포크레인 소리가 요란하다. "아스팔트와 콘트리트가 도시를 넘어 시골 곳곳에 깔려 있고, 무슨 올림픽이 국제대회니 아니면 기업도시니 산업단지니 하면서 인간의 이익과 편리를 명분으로 수만 년을 이어온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만 면, 수십 만년 후손들과 동식물들이 살아야  할 이 곳을. 인간의 탐욕과 폭력으로 이름없는 들꽃들은 밟히고 쓰러진다. 
하지만 그렇게 쓰러지고 사라진 연약한 들꽃들이 한겨울 동토보다 강하고 포크레인보다 숭고한 목숨이다.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백두산 정상에서도 개감체라는 연약한 풀은 단단한 얼음을 뚫고 피어난다.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섬 독도에서는 기린초, 섬초롱꽃, 섬노루기 등의 식물들이 모진 바람 속에서 흙만 보이면 뿌리를 내린다."

이 땅은 '우리의 땅'이 아니라 '우리 꽃들의 땅'이다. 
"꽃이 없으면 우리의 존재도 사라진다. 꽃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소도구나 관상용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기반이다. 이 기반이 허물어지면 우리의 삶도 허공꽃이 되고 만다. 꽃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삶의 모습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아름다운 세상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볼 줄 몰라서 가까ㅏ지 않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세상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이렇게 마음껏 꽃을 피우는데, 과연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지 거듭거듭 살필 줄 알아야 한다."

꽃이나 약초 이야기를 들으면 절친한 후배 한 명이 생각난다. 사람보다 산을 사랑하고 꽃과 약초, 산나물을 좋아하는 후배가. 후배가 산에서 캐오는 나물과 더덕으로 지인들과 오손도손 삼겹살을 먹을 수 있는 내년 새봄이 기다려진다.


※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꽃 백 가지에 대한 소개와 사진이 궁금하신 분은 http://blog.daum.net/hy2oxy/8691769를 참고하세요..^^

[ 2014년 10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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