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5시 22분, 바깥 기온은 24도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 시간당 강수량이 30 정도 된다고 하니까, 갑자기 비가 많이 올 때도 여러 번 있었어요. 하루 종일 조금씩 계속해서 비가 내려서 그런지, 오늘은 공기는 좋은 편이고, 자외선 지수도 많이 높지 않은지, 네이버 날씨에서는 오늘은 자외선 표시가 없었어요.
어제 너무 더워서, 뜨겁다는 말도 잘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부터는 장마의 영향으로 비가 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후에 뉴스를 보니까 남쪽에는 비가 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부산, 광주, 제주 지역에는 지금 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온도는 어제만큼 높지는 않은 것 같아요. 대신 내일은 오늘 비가 오지 않았던 남쪽 지역에 비가 많이 올 것 같은데, 날씨가 덥지 않은 건 좋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오는 것도 대비할 일은 많아서, 신경쓰이는 점이 없지 않습니다.
별일 아닌 것 같아도, 계절이 변하는 것을 가끔은 뒤늦게 알아차리는 것 같습니다. 벌써 그럴 시기가 되었지, 하면서도요. 매년 여름 가면 가을 오고, 가을 다음 겨울오고, 그리고 너무 춥다가도 어느 새 봄이 온다거나 잠깐 사이에 여름이 된다는, 순환하는 것들을 보고 살았으면서도, 그런 기억은 가지고 있지만, 언제 비가 오고, 언제 더위가 찾아오고, 그런 것들을 잘 기억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어느 날에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아, 그 날에는 비가 왔어요. 또는 눈이 내려서 무척 길이 미끄러웠어요. 너무 뜨거운 햇볕 때문에 더웠던 기억이 나요, 같은 단편적인 것들이 남기는 하지만, 지난해의 오늘 날씨를, 기온을 기억하기에는, 우리가 매일 만나는 것들이 그보다 더 바쁘고 중요하고, 심각해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더 중요한 것도 많이 있을 수 있고요.^^
어제 찍은 사진입니다. 너무 더워서 얼른 계단으로 올라오는데, 돌계단에 나방이 있었어요. 너무 더워서 못 보고 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보고 나니까, 왜 날아가지 않고 조금씩 걸어가지? 너무 더워서? 그런 기분이 조금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밟힐텐데, 같은 생각도 들고요. 그러기 전에 어디라도 가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얼른 사진을 찍었는데, 그 다음은 잘 모르겠어요. 나비는 보면 예쁘다고 하지만, 나방은 보면 으악! 나방 나왔어, 같은 말을 하는 것에 가깝지만, 그래도 이 날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런 작은 생물들도 힘들어한다는, 평소에 하지 않던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예쁘거나 키우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거니까...
가끔은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소한 일이 아니었을 때도 있었고, 가끔은 중요한 것들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들만 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닌 거구나,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우선 순위를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해, 같은 말을 아는 것과, 어떤 것을 우선 순위로 할 거지? 하는 게 좋지? 사이에는 실제로 잘 모르는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때는 이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런 건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었을 때가 있고, 때로는 그게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잘 몰라서 난이도를 이해하지도 못했던, 여러 가지의 일들이 있습니다.
많이 겪어보면 하나의 일들은 그 몇 분의 일로 여러 가지 중의 하나가 됩니다. 많은 일들 가운데 때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거나, 아니면 그 때는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별 것 아닌 것들이 될 때도 있고, 시간이 많이 지나도 아쉬움이 남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 그런 것들은 시간이 지나서 그 시점의 평가이고, 언제나 이 순간은 그런 것들을 명확하게 잘 보여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잠시 비가 그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가까운 곳에 잠깐 다녀올 때는 우산이 있어도 쓰지 않고 들고 다니게 됩니다. 돌아올 때까지 우산을 쓸 일이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산을 들고 나가는 것이 더 낫다는 건, 이런 날에는 곧 비가 다시 올 지도 모른다는 과거의 일들에 대한 경험입니다. 물론 비를 맞았더니 좋지 않았다는 기억을 살려서 그런 것이지만, 비를 맞아서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우산을 들고가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비슷한 점이 있지만, 조금 다른 설명으로 해보면, 언제나 성공할 수는 없어서, 크고 작은 실패의 기억과 경험이 남습니다. 하지만 다음 번에 대비하는 건 그 순간 다음에 올 일들을 위해서 이전의 경험을 살리는 것이지, 이전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서 그 때와 비슷한 선택을 하려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는 그 때, 그리고 지금은 지금이니까요. 또 다른 선택을, 또 다른 미래를 살 수 있고, 그리고 과거의 경험에서 배운 것들이 아직 오지 않은 날의 어느 순간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오늘은 창문을 닫고 있어요. 조용합니다.
가끔 바람 부는 소리가 유리창을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제처럼 더운 날이 아니어서 좋은 점도 있긴 해요. 물론 비가 많이 내려서 불편한 점도, 그리고 걱정되는 점도 있지만, 비를 오지 않게 할 수는 없을 거예요. 거기서부터 시작해보고 싶어요.
편안한 오후, 기분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