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2시 15분, 바깥 기온은 36도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씩 더 기온이 올라가고 있어요. 더운 오후입니다.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어제 밤에 실내 기온이 31도 정도에서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 오늘은 오전에 이미 35도가 넘었어요. 이렇게 더운 날이! 계속되는데 8월까지 이어질 거라고 합니다. 너무 더워서 길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고, 저녁이면 바깥이나 집안이나 더워서 잠을 자기 힘듭니다. 이렇게 덥다보니 30도 가까운 정도의 날씨라면 그렇게 덥지 않게 느끼게 되는 건 아닐까, 하면서도 오늘 아침에 30도인데 무척 더웠던 것이 생각납니다. 아마 이 더위가 지나갈 때가 되어서야 더운 날씨에 적응하게 될 것 같은데, 그리고 나면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그리고 갑자기 어느 날 추운 날씨가 찾아올 것 같은, 지난해에도 그랬고, 매년 반복되는 계절의 순환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렇게 추운 날을 계속 생각해도, 여전히 덥고, 뜨겁고, 식지 않는 오늘의 한 순간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이 순간의 뜨거운 햇볕이 진짜 여기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겨울의 추웠던 것들은 기억이고, 지난해의 더운 여름도 기억이지만, 오늘 이 순간에 닿는 느낌은 현재니까요. 어느 순간에는 현재에 머물고, 어느 순간에는 과거의 한 순간에 머물기도 하고, 그리고 오지 않은 시간을 살아보기도 합니다. 어디에 사는 것이 좋은지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이 없는 페이퍼는 어쩐지 이상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전에 나가서 찍었습니다. 사진 찍는 동안 햇볕이 무척 뜨거웠어요. 이렇게 더운 날에도 새로 장미가 피는, 이 나무는 참 신기합니다. 먼저 핀 꽃들은 이제는 시들어서 색이 바랜 꽃잎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위로 가지를 뻗고 그리고 꽃이 피는데, 지나가면서 보면, 이 장미나무만 계속 꽃이 피는 것 같아요. 어딘가에 꽃이 피는 나무가 있겠지만, 있을거지만, 그건 너무 멀리 있어서 오늘의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이 나무 하나인 것만 같았습니다.
토요일부터 감기 비슷한 알레르기 증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더운 날인데, 열이 나서 조금 더 불편합니다. 그래서 오전에 이비인후과를 다녀왔습니다. 병원에 다녀오고 약을 먹고. 빨리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오전은 별일아닌 것들로 무척 바빴습니다. 아마 오후도 비슷할 것 같아요.
가끔은 크고 작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바쁘게 움직이다가 정신을 차리면, 내가 어디 서 있는걸까, 물어보고 싶어지는 때가 있어요. 오늘 오전에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오후가 되니까, 내가 서 있는 곳이 궁금하면 내 발밑을 보고, 내 옆을 돌아보고 다시 생각해보자, 그렇게 조금 달라졌습니다.
가끔은 누군가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도 심하게 흔들리는 날이 있고, 때로는 그런 말들을 잘 흘려듣는 날도 있고, 그리고 불편한 말에 적절히 대응하기도 합니다. 매번 그 때마다 잘 맞는 것들이 있을텐데, 매번 잘 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고, 큰 실수 하지 않으며, 순간의 감정 때문에 좋은 선택지를 두고 그다지 좋지 않은 선택지 고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 늘 어렵고, 잘 되지 않고, 그리고 어쩌다 잘 되는 날이 있긴해도 다음에 다시 실행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이제는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근데 그거 내가 진짜 알고 있는걸까, 하면 다시 자신이 없고. 어느 날엔가는 그렇게 자신 없는 것이 이상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고. 그렇게 조금씩 달라져갑니다. 그러는 어느 날의 기분도 마음 상태도 매번 달라지는 것들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미세한 차이로 달라지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시간이 지나고 결과가 되기 전에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동안에, 더 많은 것들을, 더 할 수 있을 것들을 하자. 지금까지 못해준 많은 말들이 있다면 좋은 말을 전해주자. 지나고 나면 별 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지나고 나서는 못할 수도 있으니까.
더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어요.
여름은 좋은 기억이 많지만, 이번에는 무척 뜨거운 날들의 기억을 남길 것 같아요.
더위 조심하시고, 잘 피하시고, 건강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