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5시 25분, 바깥 기온은 24도입니다. 갑자기 구름이 많아졌는지 날씨가 흐려졌어요. 편안한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오전에 날씨 뉴스를 보았는데, 낮에는 여름 느낌이, 그리고 아침과 저녁에는 가을 느낌이 드는 두 계절의 날씨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아요. 많이 덥지 않은 여름과 많이 춥지 않은 가을, 어쩌면 이 시기가 일년 중에 제일 좋은 날씨일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만, 실제로는 지난 토요일부터 아침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서 아침에는 추운 느낌이 들어요. 올 여름이 너무 더워서, 조금만 기온이 내려가도 덥지 않게 느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8월에 태풍과 많은 비가 지나가고 나서 부터는 그때만큼 습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바람이 불어도 느낌이 달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더운 여름을 참느라, 언제 여름이 지나갔을까,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도 낮은 따뜻한 햇볕 덕분에 가벼운 반소매 옷을 입을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 좋고, 그리고 저녁에는 창문을 닫고 잘 수 있을 정도로 열대야가 지나간 것도 좋아요. 하루 하루 어제와 조금씩 다른 날들이 되어간다는, 그런 것들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그래도 어제에서 오늘로, 오늘에서 또 다음의 오늘로, 또 다른 계절로 넘어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비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아도 비가 왔으면 하는 날이 있고, 더운 여름이 힘들었지만, 다시 생각하면 좋은 것들도 있었어, 같은 기분이 될 때도 있어요.
지난주 목요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지난주의 일이라서 벌써, 그 날은 어땠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사진은 남았고, 사진 속의 식물들은 초록색으로 남아있어요. 아직은 나무가 초록색이 많지만, 점점 가을에 가까워지면서 색이 달라져갈 시기가 다가오는데, 그 전에 초록색이 많은 시기에 사진도 조금 더 많이 찍어두면 좋을 것 같은데, 마음은 그렇고, 실제로는 게을러서 마음만큼은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끔씩, 지나온 일들은 지금의 기분과 느낌으로 좋은 것들이 생각나거나 아쉽거나 힘들었던 것들이 생각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에는 그런 것들은 이미 지나간 것이라서, 이제는 잘 모르겠다는 기분이 될 때도 있어요. '그런 것' 같은 실체를 기억한다고 해도, 그게 자신할 수 있을 진짜가 아닐 것 같은 불확실함을 느낄 때. 어느 부분이 조금 더 강조되고, 조금 더 진한 색으로 남지만, 또 어느 때에는 다른 부분이 조금 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있지만 지워지는 것과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생긴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떄문인 것 같아요.
지나간 것들은 그렇게 잘 지나가고, 그렇게 잘 지나가야 새로운 것이 올 수 있고, 새 것을 채울 만큼의 공간을 남겨두고, 남는 것들도 정리를 잘 해두면 공간을 활용하기 좋은 것처럼 마음의 공간 역시 그런 것들을 잘 담을 수 있겠지, 그런 느낌 비슷합니다. 어느 날의 좋아했던 것들을 지금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어제 먹었던 떡볶이가 오늘 맛있을 수 있지만, 꼭 오늘 다시 좋아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오늘은 다른 것들을 좋아할 수 있는 것이 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리고 내일도 또 다른 선택을 하면서, 어제의 아쉬움, 오늘의 만족감, 그런 것들과 또 다른 시간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나간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이 찾아오기를. 지나간 것과 새로 올 것들을 두고 서로 비교하면서 아쉬워하지 않기를. 마음 안에서도 잘 보내고, 잘 보내주기를. 좋은 날도 있었고, 좋지 않은 날도 있었고,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이제 지나간 것들이라는 것을, 많이 지나가고 나면 거리가 멀어져서 잘 보이지만, 가끔은 실제의 시간과 마음의 시간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간다는 건, 차를 타고 가는 길 창밖의 풍경이 바뀌는 것처럼 가끔씩 낯설기도 하지만, 조금 지나면 별 생각없이 보게 되던 그런 때의 느낌을 떠올립니다.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 그리고 내일은 내일, 매일 이어지지만, 매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는 잊고, 어쩌다 생각이 나면, 적어두다가 다시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운이 좋다면 다시 찾아서 읽을 수 있겠지,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오후에는 구름이 많아졌는지 갑자기 날씨가 조금 흐려서 실내도 환한 느낌이 덜합니다.
졸리는 오후예요. 그래도 바람이 시원하고, 좋은 날씨일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페이퍼를 쓰고 나면 집 앞 가까운 곳이라도 잠깐 가볍게 걷고 오고 싶어졌어요.
기분의 전환이 조금 필요하고, 집에서 나올 때와 집으로 돌아갈 때는 다른 마음이 되어서, 새로운 순간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조금 생겼거든요.
기분 좋은 느낌의 음악 들으면서 좋은 바람 맞고 나면 짧은 시간이지만, 조금이라도 달라지겠지, 그런 기대감 같은 것입니다.
편안한 오후 기분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