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금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1시 01분, 바깥 기온은 영하 2도 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 눈이 내렸어요. 어제 뉴스에서 스치듯이 눈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지만, 눈이 올 것 같지는 않았는데, 오늘 눈이 꽤 많이 내렸어요. 오전에도, 오후에도,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도 눈이 내리는 모습이 창 밖으로 보입니다. 오전에는 눈이 많이 내린 것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베란다에서 바깥을 내려다 보는데, 나무에 하얀 눈이 많이 남아있더라구요. 아스팔트로 포장된 주차장은 다 녹아서 까맣게 보였어요. 아마도 낮에 기온이 높아서 도로와 같은 포장된 곳들은 거의 녹았을 것 같고, 화단이나 나무에는 조금 남아있을 것 같은데요.
저녁을 먹고 나서, 잠깐 집 근처로 나왔어요. 오후에도 그리고 저녁에도 눈이 조금 더 내렸으니까, 하면서요. 올해는 일찍 눈이 내렸지만, 지난 1월에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겨울이 많이 지나갔지만, 지난주부터 다시 차가운 공기가 찾아왔는데, 추운 날씨와 함께 눈도 내린 오늘은 페이퍼에 눈 사진이 좋을 것 같아서요.
밖에 나오니까 따뜻한 실내와는 다른 차갑고 서늘한 공기가 얼굴에 닿습니다. 차가울 것 같아서 모자도 쓰고 마스크도 썼지만, 그래도 눈은 가릴 수 없잖아요. 눈에 닿는 공기가 아주 차가운, 그러니까 마트의 식품코너의 냉기처럼 오더라구요. 금요일 저녁이어서, 아니면 눈이 내린 저녁이어서 그런지, 일찍 조용해지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어요.
눈이 내려서 녹은 자리는 밤이 되니까 가로등과 근처 상가의 불빛으로 조금 미세하게 반짝이지만, 그것보다는 눈이 남은 게 좋은데, 하면서 조금 걸었습니다. 길가에 조금 남아있기는 하지만, 별로 없고, 그렇게 하얗지도 않아요. 나무에는 남은 것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 같고, 화단의 흙 위에 조금 남았지만, 너무 어두워서 그게 그렇게 예쁘지도 않고, 하면서 조금씩 가까운 곳을 걷다가 어느 나무 아래에 조금 더 하얗고, 조금 더 많이 남은 눈 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오늘 사진입니다.^^
1. 차갑지만 많이 차갑지는 않은, 얼었지만 많이 미끄럽지는 않은
눈 사진을 찍으러 나왔는데, 바깥 공기는 차갑기는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어요. 계속 서 있으라고 하면 그건 싫겠지만, 잠깐 걷는 정도라면 괜찮을 정도는 됩니다. 그래도 바닥을 보니까, 눈이 녹은 자리는 조금씩 살얼음처럼 굳어가는 것들이 보입니다. 눈이 있을 때는 덜 미끄럽지만, 눈이 녹기 시작하면 조금씩 더 미끄러운데. 내일 아침에 날씨가 많이 차갑다면 도로의 노면이 얼어서 블랙아이스 현상이 생길거고... 하다보니, 처음에는 좋았는데, 괜히 눈 오는 게 별로야, 하는 마음이 됩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들 버스를 타거나 자동차를 타는 일들이 많으니까요.
오늘 뉴스를 보았는데, 서울은 눈이 2cm왔지만, 눈 때문에 많은 불편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도 눈이 조금씩 내리기는 했으니까, 눈 때문에 생긴 불편은 적지 않았을거예요. 눈이 와서 좋은 날도 있지만, 보통은 눈이 내리는 날은 잘 미끄러지니까 밖에 나갈 때도 조심스러워집니다. 겨울철의 낙상사고는 위험할 수 있으니까, 조심조심 걸어도, 운이 나쁘면 미끄러질 수 있어요. 겨울에 춥다고 손을 옷 속에 집어넣고 걸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오늘도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습관적으로 주머니 속으로 넣게 되던걸요.^^;
2. 어제는 발렌타인데이였습니다.
어제는 발렌타인데이였습니다. 그래서 가게 앞에는 초콜렛 포장된 상품이 많이 보였어요. 오늘은 하루 지났지만, 그래도 조금은 그대로 있는 곳도 있던데요. 눈 사진을 찍으러 나왔다가, 지나가는 동선에 위치한 다이소를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이번주는 간식을 잘 참았지, 하면서 지난번에 샀던 그 커다란 필통만한 초콜릿을 또 산 거예요. (이런...) 사서 계산하고 자동문을 지나 밖으로 나올 때까지는 좋았는데, 그리고 몇 걸음 더 걸으니까, 그때 생각이 났어요. 간식을 참은 상품으로 간식을 주다니...
매일 매일 크고 작은 이상한(?) 목표를 하나둘 세우는데, 요즘의 리스트에는 간식과 커피를 줄이는 것이 들어있습니다. 이것들은 가끔씩 나오고, 자주 실패하는 것들로, 이번주에는 그래도 많이, 잘 참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습니다. 근데 이런 것들이 한 주의 목표가 되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좋은 습관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보니, 한동안 먹지 않았는데, 오늘은 점심에 라면까지 먹었습니다.;;
3. 그건 매일의 상품이었을까요.
언젠가 들었던 건데, 어디서 보았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용은 이런 거였어요. 사람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날 힘든 일이 있으면 평소에 잘 참는 것들을 참을 수 있는 에너지가 없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금연을 잘 하고 있다가도 그날 일이 힘들게 되면 그동안 유지해온 금연상태를 그날은 유지할 수 없다는, 그런 예시였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읽었을 때, 인내심에 한계가 있구나, 하는 게 신기했지만, 흡연자가 아니어서 금연에 대한 건 많이 와닿지 않았는데, 오늘은 생각해보니까, 참는다는 건 어떤 것이든 쉽지 않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니까, 특별히 힘든 일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지만, 일단은 어떤 것을 참는다는 것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것은 아닐까합니다.
조금은 그런 생각도 들어요. 억지로 참으려고 하니까, 에너지를 더 많이 쓰고, 그리고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집안에 물건이 많으면 정리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을 떠올리게 되는데, 어떤 것을 해야지,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은 하나 둘 늘어나면 그런 것들 역시 집안의 물건처럼 정리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살 만큼 정리가 잘 된 상태도 아니니까, 당분간은 조금 조정된 리스트가 필요하긴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쓰면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간식을 먹지 않는 건 좋은 일이지만, 간식을 참는 것이 리스트에 목표로 들어가게 되면, 그것들을 하는데도 인내심의 에너지가 쓰이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에너지를 쓴 다음의 상품으로 그보다 더 커다란 간식이 필요했을지도요. 어쩌면 매일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상품 같은 것들이었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지겠지요.
지금까지 좋다고 알고 있었던 많은 것들도 다시 생각해보면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것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고요. 물건을 살 때, 처음에는 다 좋아보여서 사는 거지만, 집에 오면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많이 있는 것처럼, 그 때는 좋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들이라면, 조금은 줄일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버리는 것이 쉽지 않듯, 그런 것들 역시 쉽게 바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계속 오래된 것들을 안고 살 수 없다는 그런 말들은 여기에서도 한번쯤 생각해보고 싶어집니다.
오늘은 눈이 내려서 서늘하고 차가운 공기가 있는 밤이예요.
이번주도 오늘이 금요일, 한주 동안 바쁜 시간 보내셨나요.
기분 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