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에서 오늘 날짜인 2월 19일에 쓰여진 글을 손글씨로 썼습니다. 

 

 첫번째는 <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문학동네, 2016년11월

 두번째는 <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 공경희 옮김 포레 2014년 1월

에 대한 독서일기입니다. 이 책은 왼쪽에는 장으뜸 저자의, 그리고 오른쪽에는 강윤정 저자의 책에 대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2017년 2월 19일 일요일
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문학동네 - 2016년 11월

에세이는 작가와 글 사이에 여백이 없어서 불편할 때가 많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에세이를 통해 어떤 사람과 특별한 교감을 느끼는 때도 있다. 허지웅씨는 너무 약하거나 너무 강해 보였다. 그 둘은 다르지 않다. 고온과 냉탕을 오가면서 우리는 언젠가 우리가 단단하게 제련될 거라고 믿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언젠가는 오지 않고, 우리는 언제나 너무 약하거나 너무 뜨거운 채로 살 것이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장으뜸 강윤정, 난다, 2017, p.114

2017년 2월 19일 일요일
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공경희 옮김, 포레, 2014년 11월

어떤 책을 읽은 뒤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책의 구절이 떠오르거나 장면이 그려질 때야말로 그 책이 완전히 자기 것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불현듯 떠오른 <봄에 나는 없었다>의 한 장면. 안락한 삶을 살아가던 한 여인이 낯선 여행지에서 직므가지의 삶이 자기기만으로 점철된 신기루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추리소설계의 대모인 애거서 크리스티가 필명으로 발표했고 50년 가까이 그 사실을 비밀에 부친 소설 "몇 날 며칠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면 자신에 대해 뭘 알게 될까." "당신은 외톨이고 앞으로도 죽 그럴 거야. 하지만 부디 당신이 그 사실을 모르길 바라." 사막에 홀로 서서 절규하던 그녀의 모습을 나는 오늘 왜 갑자기 떠올렸나. 앞으로 내가 겪을 날들의 복선이라도 되는 것처럼 급작스레 떠오른 장면들이 한참 동안 나를 뒤흔들고 간다. 실감으로 온몸이 떨린다.

-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장으뜸 강윤정, 난다, 2017,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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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8-02-19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손글씨가 예뻐요!!
서니데이님^^

서니데이 2018-02-19 23:52   좋아요 0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손글씨 떄문에 걱정이 조금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