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금요일입니다. 9시가 될 것 같은데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지금 기온이 16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바람이 없어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조금 덜 추운(?) 느낌인데요, 그래도 16도라는 숫자를 보고 나니 갑자기 춥다는 느낌이 들어요. 조금 전에 잠깐 집 앞에 나갔을 때는 추운 기분이 아니었는데, 숫자를 보고 나니 달라지는 마음같은 추운 기분. 저녁과 아침, 어느쪽이 더 추울까 생각하면 어쩐지 아침이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그것도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요즘 날씨가 흐린 날이 많지만, 오늘은 아침에 그렇게 흐리진 않았는데, 그래도 오후 세 시가 되니까 햇볕이 지나가는 느낌이예요. 갑자기 그늘에 서 있는 느낌처럼요. 그리고 햇볕도 여름처럼 환한 느낌이 많지 않아요. 그래도 아직 해가 여섯 시 가까운 시간까지는 있는 시간인데, 아직 두 달 가까이 해가 짧아지는 시간이 오고, 다시 이만큼 정도 되려면 두 달에 다시 두 달 을 더 지나야 합니다. 그러니 벌써부터 추워지고 있다거나, 겨울이 빨리 오면 어쩌지 같은 생각을 하면 안 돼! 하면서도 가끔씩 여름의 긴 낮을 생각합니다. 아마 봄에 가까워질 때는 겨울의 긴 밤을 생각했을 거예요. 그렇게 조금은 늦게 늦게 적응하면서 가을이 지나가고 있어요. 




 어제 횡단보도를 건너서 걸어오는데, 나무에 빨간 열매가 많이 달렸어요. 도로 옆에 심은 키가 작은 나무들은 도로와 인도 사이에 있는데, 같은 길을 지나가도 관심있게 보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래도 가끔은 지나가면서 보면, 가로등 기둥 같은 것에 핀 꽃이 조화가 아닐 때도 있고, 어느 길에는 꽃이 있지만, 어느 길에는 없거나, 또는 있어도 모양이나 색이 조금 다를 때도 있어요. 멀리서 차를 타고 가면서 이 나무를 보았을 때는 저게 뭘까?? 하는 기분이었는데, 가까이 걸을 때는 앞으로 가는데만 마음이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날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어느 날에는 오래전 일들을 생각하기도 하겠지만, 또 그리워하거나, 아쉬워하거나, 후회도 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고 싶어요. 운동화를 신고 달리고 싶은 날도, 예쁜 구두를 신었지만 발이 아파서 조금만 걷고 싶은 날도 있을 거예요. 어느 날에는 매일 신던 신발이 잘 맞지 않는 날이 오겠고, 모르는 사이에 낡아서 새 신발을 신어야 하는 날도 오겠지요. 발이 더이상 자라지 않아도 신발은 잘 맞지 않는 날은 올 수 있어요. 어느 날에는 조금 더 빠르게, 어느 날에는 조금 천천히, 그렇게 원하는 곳에 닿을 수 있기를. 집에서 출발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날들이 계속 되기를.  바람이 조금 부는 날, 걸으면 머리카락이 살짝 날려요.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가고 싶어요. 가야 할 곳으로 가고 싶어요. 


 이번주도 금요일 되기까지,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보내셨나요.

 편안하고 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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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0-20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요시모토 바나나도 반갑네요.^^

syo 2017-10-20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열매 뭘까요?? 여기저기 되게 많은데.

서니데이 2017-10-20 22:17   좋아요 0 | URL
요즘 많이 보이는데 저도 모르겠어요.^^

겨울호랑이 2017-10-20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상으로는 살짝 얼핏 크리스마스꽃-포인세티아-로 장식된 리스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마음은 곧 연말로 향하네요. 서니데이님 편한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17-10-21 01:32   좋아요 1 | URL
저도 연말의 장식이 생각나는 꽃이었는데, 찾아보니까 피라칸타 라는 것과 비슷해보여요. 그렇지만 피라칸타는 남쪽에 심는 나무 같아서 자신은 없고요.
벌써 10월도 많이 지나갔지만, 그래도 아직 연말까지는 시간 많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겨울호랑이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17-10-20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1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7-10-20 2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처럼 저도 사진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저 열매가 뭐가 됐든, 오늘 사진은 제 마음을 울리네요. 쉽게 잊히지 않는 감동이 있네요.

서니데이 2017-10-21 01:37   좋아요 1 | URL
저 사진을 찍을 때 잠깐 서서 자동차 지나가는 도로를 보고 있었어요.
차에 타고 있을 때는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 것 같지 않지만, 지나가는 차는 참 빠르더라구요. 밤이 되어서 도로엔 불빛이 반짝이고요.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앞에 서있는 때가 생각나요.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컨디션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AgalmA 2017-10-21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글 검색해보니 피라칸타 나무 같네요? 서울 부근에서 조경으로 많이 심었다고도 하니까. 사진이 흐릿해서 정확히 알긴 어려운데 직접 보신 서니데이 님이 피라칸타 검색해 보세요^^ 아, 위에서 이미 피라칸타 같다고 말씀하셨네요^^ 한국이 점점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서 북쪽도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됐죠.

서니데이 2017-10-21 21:42   좋아요 0 | URL
검색을 해보면 피라칸타가 비슷한데, 잘 모르겠어요. 작은 화분에서 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고, 사진으로 보면 비슷한 다른 나무일 수도 있어서요. 갑자기 빨간 열매가 많이 보이니까 낯설어요. ^^;
점점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워지네요. 오늘은 바람없이도 기온이 꽤 차갑습니다.
a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