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0시 58분, 바깥 기온은 3도 입니다.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졌어요. 따뜻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 오후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지난 밤에는 유리창을 스치는 빗소리가 들리는 밤이었어요. 비가 많이 온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오랜만에 비가 왔던 것 같습니다. 비가 오기 직전, 미세먼지가 너무 많아서 공기가 좋지 않았어요. 지금은 비가 와서 조금 낫지만, 그래도 조금 전에 찾아보니까, 초미세먼지는 나쁨입니다.

 

 오늘 오후,  그러니까 5시가 조금 지났을 때,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잠깐 나갔다 왔어요. 바람이 많이 불지는 않는데, 공기가 차가워서, 오늘은 공기는 좋은 편일거야, 그렇게 생각했는데, 날씨를 보고, 나쁨이 있는 걸 보니까 어제보다는 낫겠지만, 그래도 좋은 날은 아니었네, 하는 마음이 됩니다. 어제는 진짜 매우 나쁨이었고, 오늘은 그보다는 나은 편이라서, 밖에 나왔을 때, 어제처럼 금방 나쁜 것을 느낄 만큼은 아니었어요. 어제는 밖에 오래 있었던 것도 아닌데, 집에 오기 전부터 코와 목이 금방 불편졌고, 그리고 집에 와서는 눈이 조금 좋지 않았어요.

 

 봄이 되어서 따뜻한 날이 이어지다가, 다시 꽃샘추위입니다. 수요일 비가 오기 전에 기온이 많이 올라가 있어서, 지난주 추운 날보다도 더 차갑게 느낄 것 같아요. 내일 아침 기온이 다시 영하로 내려갑니다. 오늘도 어제보다 기온이 많이 낮아졌어요. 지금 기온은 아직 영상이긴 하지만, 어제의 같은 시간보다 7도가 낮습니다.

 

 조금 전에 날씨 때문에 검색하면서 보았는데,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중에는 "꽃샘추위에 중부 한파 주의보" 도 있었습니다. 2월 후반에 따뜻해질 때부터, 그냥 그렇게 쉽게 따뜻해질 것 같지는 않았어, 오늘은 그런 기분도 조금 들었지만, 살짝 차가워도 공기가 좋은 날이 좋지, 했던 것이 얼마 전이라서, 차가워지고 공기가 좋아지는 날을 더 좋아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 공기가 덜 좋지만 따뜻한 날을 좋아할 것인지는 내일이 되어 보면 알 것 같습니다.

 

 작년 9월 18일애 찍은 사진입니다. 제라늄입니다. 요즘 꽃집 앞에 새로 핀 제라늄 화분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작은 화분이어서 그런지 꽃이 조금 작았어요. 작년의 9월 이 때는 하늘이 파란 날이 참 많았는데, 그런 생각이 납니다. 기억하는 것보다 사진 속의 하늘이 더 파란 것 같지만, 꽃은 조금 더 진하고 선명한 붉은 색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우체국에 갈 때마다 이 화분을 지나갔는데, 봄에 꽃이 피면서 여름에는 조금 쉬었다가 다시 가을이 되었을 때에도 꽃이 피었지만, 봄의 꽃과 가을의 꽃의 느낌은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그것도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릅니다만, 그냥 봄에 피었던 꽃이 조금 더 크고 동그란 공처럼 생겼던 것 같은, 그다지 믿을 수 없을 것 같은 기억 안에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페이퍼를 쓰면서, 근데 오후에 왜 밖에 나갔었지? 하는데 금방 생각이 나지 않아요. 요즘 기억력이 정말 별로입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은 잘 모르고, 오른손이 하는 일도 왼손이 잘 모르는, 요즘은 양손의 협업이 되지 않는 중입니다. 그러니 손과 발의 차이는 더 크면 클 거고, 그리고 어제와 오늘 간의 차이도 크지 않을까, 살짝 (실은 조금 많이) 걱정이 됩니다.

 

 며칠 전에는 잠깐 밖에 나갈 때, 음악을 듣고 싶어서 이어폰을 찾았는데, 어? 없어요. 한참을 찾았는데, 그래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나갔다가 돌아왔어요. 음악 들으면서 조금 걸으면 좋았는데, 하면서 대신 집에 일찍 왔습니다. 그리고 방에 아주 잘 보이는 위치, 그러니까 작은 테이블 위에 이어폰 줄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며칠 전인 일요일에는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주는 전단지를 받았는데, 집에 와서 아무리 봐도 없습니다. 신문지 위에 찾아보아도, 가방 속을 뒤져보아도, 심지어는 바지 주머니를 뒤져보아도 없어요. 그래서 그 때도 이제는 못 찾을 거 같아, 하는 마음으로 포기했더니, 역시 그 테이블 위에 있었습니다. 손으로 대충 구겨지게 돌돌 말은 그대로요.

 

 그런 일이 조금 더 생기니까, 그 때부터는 저 테이블이 의심스러워집니다. 저기 혹시 안 보이는 마법 그런 거 걸린 거 아니야? 같은. 난 머글이니까 당연히 그런 거 못 걸겠지만, 마법사가 그런 거 걸면 그것도 모를 거 아니야. 하다가, 아니지 여기는 호그와트가 없는 세상이라는 걸 0.몇 초 차이로 떠올리면서, 역시 그럴리는 없어, 하는 마음이 됩니다만, 그건 상식이고, 마음은 조금 그런 마음이 남은 걸요. 그러니까 수상한 마음.^^;

 

 언젠가부터 중요한 거니까 잘 둔다고 정리를 해 두면, 그게 제게 잘 두는 거라서 찾을 수가 없고, 대충대충 아무데나 두면 그건 눈에 잘 보이는 때가 있어요. 그리고 요즘에 일어나는 일 플러스. 포기하면 바로 보이는 그런 것도 늘었습니다. 그러다... 아니, 다 그런 건 아니고, 저 테이블이 수상합니다. 같은 이상한 생각이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테이블을 한 번 보니까, 크지 않은 공간 위에 이것저것 정말 많이 두었네, 하는. 그러니까 잘 보이지 않지, 같은 기분이 됩니다. 다행히 마법이 풀린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정리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 수납장에 물건을 잘 넣는 것보다 수납장을 없애고 물건 자체를 아예 줄이는 것에 대한 설명이 생각납니다. 매일 매일 물건들은 많아지고, 많아지는데, 다 기억하지는 못할거고, 정리가 잘 되어있지 않으면 찾을 수 없어서 새로 사는 일들도 계속될 거라는, 그런 것들도 생각납니다.

 

 눈에 보이는 공간은 볼 수 있어서 바로 알 수 있지만, 머릿 속의 공간은 어떨까요.

 가끔은 단순하게 사는 것이 좋고, 또 가끔은 복잡하지만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날을 좋아합니다.

 그러니 어느 날에는 정리가 안 되어 엉망이지만 기분은 괜찮은 날도 있고, 또 어느 날에는 정리는 잘 되었지만 그다지 즐겁지는 않은 날도 있을 것 같아요. 꼭 이렇게 해야 하고, 꼭 그런 것들을 해야하고, 그런 것들이 있긴 하지만, 너무 많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입니다.

 

 날씨가 차가워져서, 내일은 조금 더 차가운 날이 될 거예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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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3-22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진명이 새로운 소설을 냈군요

서니데이 2019-03-22 00:57   좋아요 1 | URL
신작은 아니고, 개정판이예요.
저는 이전판을 읽었는데, 개정판이니까 어쩌면 조금 달라진 점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갑자기 꽃샘추위에 한파주의보입니다.
카알벨루치님 따뜻한 밤 되세요.^^

카알벨루치 2019-03-22 01:00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김진명소설은 거의 다 읽었는데 본듯합니다 워낙 개정버전이 많아서~잘 지내시죠? 요즘 북플에 좀 뜸해서 굿밤!

서니데이 2019-03-22 01:01   좋아요 0 | URL
네, 김진명 작가는 개정판으로 나오는 책들이 적지 않아요.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