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2시 21분, 바깥 기온은 17도입니다. 편안한 일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페이퍼를 쓰려고 찾아보니까, 어제와 같은 기온인데 공기가 좋지 않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모두 나쁨 나쁨입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창문을 열기도 힘든데, 그래도 창문 안 열고 살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두 가지의 마음이 교차합니다.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열어서 찬공기 들어오면 추워서 싫었는데, 그래도 환기를 하지 않으면 오전이 되면 공기가 답답하긴 해요. 낮에는 겨울에도 잠깐 열어두고 싶은 날도 있어요. 여기까지 쓰고 아아, 안되겠어, 하는 마음으로 창문을 열었습니다. 공기가 순환한다는 것이 보이지는 않는데, 느낄 수는 있는 것 같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공기같은 느낌이 듭니다. 계속 창문을 닫고 있었으니까, 실내의 공기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닐텐데. 하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라고 하잖아. 하면서 오래 열고 있지는 못할거예요.;;

 

 벌써 10월부터 미세먼지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인지 잘 모르고 나갔지만, 어쩐지 보이는 게 뿌연 느낌이야, 그러면 그 날은 조금 수상(?)합니다. 겨울이 되면 조금 더 시야가 멀리 보이지 않는 날도 생기고, 안개같은 것처럼 보이거나, 흙먼지 같은 공기가 되는 날도 있어요. 그런 날에는 잠깐 밖에 나가서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후유증을 겪습니다. 얼굴이 눈이 가렵고요. 어쩐지 코와 목도 느낌이 다릅니다.

 

 10월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11월은 아예 겨울의 시작 같은 거 아닐까 했는데, 10월말보다는 11월이 조금 더 따뜻합니다. 이러다 다시 기온은 내려가겠지만, 아직은 가을인거지? 하고 물어보고 싶어졌어요. 집 가까운 곳의 은행나무는 노란 것도 있지만, 아직 파란색인 것도 있고, 목련나무도 그래요. 서서히 노란색이 되는 것도 있지만, 갑자기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것들도 보입니다. 3일만 안 보면 달라져있다는 건, 요즘 이야기도 되는 것 같아요.^^;

 

 지난달, 그러니까 10월 12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초록색 목련나무 잎 사진을 찍어둔 게 있어요.

그 때만 해도, 별로 안 이쁘다, 같은 기분이었지만, 지금이 되어 생각하니, 거의 20일 사이에 많이 달라져서 그 때는 조금 더 예쁜 시절이었어, 같은 기분이 됩니다. 잎도 많이 있고, 조금 더 생생한 느낌인데요. 앗, 이 느낌 뭐지? 어쩐지 오래전 시절을 돌아보는, 약간 그런 느낌 비슷하잖아, 앗, 그건 아닌데, 하면서도 어쩐지 그런 거 비슷해, 같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았습니다.^^;

 

 그러면 너무 멀지 않은, 어제 있었던 일 이야기를 조금씩 해볼까요.

 어제 있었던 일이니까, 아주 멀지는 않은데, 오늘 생각하니까, 아주 먼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요.;;

 

 어제 낮에 저는 많이 불편한 일이 있었어요. 그 때는 그게 왜 불편한지를 몰라서, 더 당황스러웠어요. 정말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다른 자리가 되어 혼자 있게 되니까, 앗, 그게 아니야, 이런!! 어쩐지 이상했어. 그러니까... 하면서 아까 왜 불편한지를 알게 되니까 그리고 나서는 화가 났어요. 무척요.

 

 전에는 화가 나면 조금 오래 갈 때도 많았거든요. 때로는 그 이야기를 해야 풀릴 때도 있었어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참는 동안은 힘들었어요. 그런데, 어제는 낮에 있었던 일은 예전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화가 난 다음이 많이 달랐어요. 화를 많이 내거나 하지도 않고, 앗, 이게 어디서 문제다, 라는 것을 조금 더 빨리 찾았습니다. 그리고 화를 내면서 시간을 아깝게 쓰지도 않았어요.

 

 예전에 어떤 분이 마음에 생기는 이 감정을 '화'라고 표현했는지 궁금해져요. 동음이의어인 불(火)과 너무 비슷해서요. 화재가 생기면 불이 연소될 때까지는 계속 옆의 것들을 태우면서 불이 커져가잖아요. 그러는 사이에 우리가 아끼는 많은 것들을 태우고 사람도 위험해집니다. 그렇다고 없앨 수도 없는 게, 불이 없어지면 오늘 점심 때 라면도 먹기 힘들어요.

 

 마음 속의 '화'는 꼭 필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커져서 원하지 않는 것들을 태우는 순간의 모습이 화재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예전에 사람들은 한자로 표현한 말이 많아서 찾아보니 심리적인 상태인 '화병'의 '화'도 불 화(火)를 씁니다. 마음에 분노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분노로 나를 태워서는 안되지. 그것도 아무때나. 하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면 가끔씩 마음 속의 불을 태우는데는 제 마음과 시간을 태워서 써던 날이 없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래 태울만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게 오늘의 평가입니다.

 

 다시 어제 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하면, 어제는 화가 나긴 했지만, 계속 화를 펄펄 내면서 있진 않았어요. 배가 고팠고, 간식이 맛있는 게 있었고, 저녁에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어요. 잠깐 밥을 먹고 나면, 다시 화나는 일은 조금 생각났어요. 하지만 뭐 그렇게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간식을 먹는 동안에는 어딘가 치워버렸는지 잘 모르고요, 다른 것들을 할 때도 잘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러다 다시 생각났을 때는 밤이 되었는데, 그 때는 며칠 전에 산 네일 컬러를 손톱에 바르다 잘안되어서 어, 이거 왜 이래? 하면서 신경을 쓰다가, 그리고 매니큐어 통이 기울어져서 테이블에 한두 방울 떨어지는 걸 보고 기겁하고 닦는 일이 지나가다 보니, 뭐, 그냥 더이상 아까처럼 화내는 거 하기 싫어졌어요. 아마 그 때쯤 되어서는 제 안에서 산소부족으로 불이 꺼진 건 아닐까 싶어요.

 

 화내다가 내가 뭐하러 왜 화내지? 하는 기분이 조금 이상했어요. 근데 그걸로 계속 화를 내는 거 보다 낫잖아. 그리고 종료. 참 간단하네, 지금까지는 잘 안 되었지만. 그럴 수도 있나? 그런 기분인데요. 낮에 있었던 일을 잊어버린 건 아니예요. (앗,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그정도는 아니예요.) 어제는 사실 앗, 그게 아니잖아! 하면서 화산폭발하지 않았다는 게, 오늘 생각해보니 좋았어요. 어제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낮의 일은 화가 날 만한 일이었어요. 다만 어제는 그냥 화를 내기보다는 조금 더 다른 것들이 급했던 걸지도요. 매니큐어 병이 쏟아지는 순간에는 그게 더 급해요. 그 순간에는 저도 모르게, 으악으악 한단 말이예요. 그리고 다른 일들도요.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는데, 조금씩 달라지는 것들을 만들고 싶어요.

 조금더 달라져가고 싶어요. 처음에는 잘 되지 않는다면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그런 정도라면, 조금씩 조금씩이라도요.

 

 오늘 날씨 무척 따뜻해요. 미세먼지가 많이 아쉽네요.

 오후에 따뜻하고 좋은 날, 기분 좋은 일들과 함께 하시면 좋겠어요.

 점심 맛있게 드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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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11-03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병은 한국인들에게만 있어서 영어로 쓰는 같은 뜻의 낱말이 없고
그래서 표기할 때 그냥 화병을 소리나는 대로 영어 철자를 쓴다고 합니다.

화병 나면 자기만 손해이지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 일로도 화가 날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화를 낼 일이 있을 땐 시간을 좀 보내서 나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참고로 인간은 배가 고플 때 작은 일에도 화가 난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먼저 소중히 돌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서니데이 2018-11-03 13:29   좋아요 1 | URL
화병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병 같아요. 화라는 건 다른 나라에도 있지만, 화병은 이미 증상이 된 거라서 화를 내는 상태와는 또 다른 것 같아요.

네, 화를 내면 자기가 제일 손해입니다. 불이 나는 것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어제 들었어요. 페크님의 말씀처럼 배가 고프거나, 너무 피곤할 때, 그리고 흥분되어 있을 때에도 화가 나기 쉬운 것 같아요.
전에는 자기를 잘 돌본다는 것을 잘 몰랐는데, 이제는 저도 자신과 조금 더 가깝고 좋은 친구가 되기로 했어요. 아직은 조금 먼 친구라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씩 친해져보려고합니다.

페크님,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