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2시 01분, 바깥 기온은 영상 20도입니다. 구름이 조금 있는 오후예요.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어제 저녁에도 바람이 차가웠는데, 오늘도 아침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는 것 같아요.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닌데, 같은 생각을 하면서, 매일 차가워지는 공기가 닿을 때마다, 작년은 작년, 올해는 올해인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지난해의 이 때에는 추석 연휴였어요. 여름의 더위는 지나갔지만, 그래도 낮은 뜨거웠지 아마? 그런 생각을 하면, 오늘의 차가운 공기가 겨울에 더 가까워지는 것만 같은데, 그러다 다시 햇볕이 밝은 순간이 되면, 조금 전의 생각은 구름과 함께 사라집니다. 밝은 햇볕에 길가에 잠깐 주차중인 자동차가 반짝반짝 하는 오후니까요. 그리고 바람이 살짝 불어서 어느 가게 앞의 광고가 프린트된 천이 날리면, 바람이 이만큼 지나가는 중이구나, 그런 것들이 느껴지니까, 그 순간에는 그런 것들 지나간 날들이 아니라 이 순간의 느낌을 말해줍니다.

 

 오늘은 월요일인데, 내일은 다시 휴일입니다. 한글날이예요. 내일의 휴일을 지나고 나면 이제는 12월의 크리스마스가 될 때까지는 휴일은 주말에만 옵니다. 별생각없이 살다가 가끔은 금요일이 되면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는데, 오늘은 월요일인데, 금요일 같은 기분이예요. 지난주를 지나고 이번주가 되면서 10월은 벌써 8일이 되었습니다. 늘 그렇듯 첫날, 첫번째 주간이 그래도 조금이라도 천천히 지나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아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이 며칠이지?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주, 10월 3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가을이 가까워지면서 이전보다는 초록색 느낌이 많이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초여름 그러니까 6월까지는 밖에만 나가면 어디든 꽃이 핀 곳이 있을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것들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봄에 연한 분홍색의 낯선 꽃이 피었던(아마 5월 1일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에는 저게 뭐지 했던 나무는 어제 지나가면서 보았더니 동그란 열매가 열렸습니다. 모과입니다. 동글동글한 열매는 아직 초록색인데, 조금 더 지나면 살짝 노랗게 되겠지? 잘 모르지만, 어쩐지 그럴 것 같긴 합니다. 이 꽃은 요즘도 가끔씩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며칠 전 페이퍼에 올렸던 빨간색 히비스커스도 이제는 꽃이 많이 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조금은 있는 것 같고요. 근데, 이 꽃은 이름이?

 

 지나간 것들은 이미 지나간 것들인데, 가끔은 오늘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 지나간 어느 시간의 좌표를 다시 불러옵니다. 오늘은 원점에서 얼마나 멀어지고 있는지 찾기 위해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목표를 점검하기 위해서 가끔은 그것들은 지나간 페이지에서 다시 찾아읽는 시간이 됩니다. 어느 날의 메모는 그럴 때 꽤나 좋은 역할을 합니다. 기억보다 메모가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것들은 기억을 다시 환기시키기 위한 일종의 키워드, 인덱스 그런 것들일 뿐이야,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사라진 것들은 그런 메모를 본다고 해도 기억 안에서 다시 재생되지 않으니까요. 어느 날 그런 일이 있었다는 다른 사람의 기록을 읽는 것과, 내가 썼던 단편의 기록을 읽을 때의 느낌이 달라진다는 건, 내 안에 지나간 날들의 기억이 남아있어서 인 것 같아요. 다 기억하지 못하고, 기억은 조금씩 재생될 때마다 그 순간 순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해도, 주관적인 느낌을 남기는 것들은 기억에 의존하는 때도 있는 모양이예요.

 

 어느 날의 일들은 나중에 그렇게 찾아볼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메모없이 살았던 시기도 있지만, 나중에 메모라는 것을 읽어보는 일이 많지 않은데도, 가끔은 그런 것들이 내가 그 순간을 살았다는 것을 남기는 발자국과 같아서, 어느 날의 그런 일들은 지나가고, 그런 날들의 자국만이 조금 남습니다. 어느 날에는 그 자국이 꽤나 담담하게 쓰여졌지만, 때로는 짧은 메모도 쓰지 못할 때도 있었을 것 같고, 때로는 길고 장황한 내용을 써두었지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나오지 않았던 때도 있었을 거예요. 어느 날에는 별일 아니야, 시시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지, 그런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하고 있어도 감출 수 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얼굴 가득 담고, 돌아서는 등 위에 얹을 때도 있다는 걸 알지만, 때로는 그런 것들이 어느 날의 메모나 일기 속에서도 느껴진다는 것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보이지 않는 글 안에 딴 곳을 보면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어제 본 텔레비전 드라마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느껴질 때, 어느 날은 평범한 날들처럼 썼지만 그 날이 참 힘들었다는 것을 느낄 때. 그런 것들이 지나온 날들의 기록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어제와 오늘은 이만큼, 이만큼 멀어지고 있어요. 구름이 지나가면 햇볕이 반짝이고, 다시 바람이 불면 차가운 공기가 옷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이런 날들의 느낌이 오늘을 지나는 순간에도 계속 계속 조금씩.

 

 가끔씩 생각합니다.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 떠올리는 지나간 순간은 지나간 순간. 그리고 이 순간도 생각 속으로 돌아가면 지나간 순간이 됩니다. 조금 더 좋은 것들을 많이 채워넣고 싶어요. 겨울이 오기 전에 초록색 잎이 많을 때 사진을 조금 더 찍어두고, 더 차가운 바람이 불기 전에 바깥에 나가서 햇볕 좋은 날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그런 날들이 올해가 지나면 다음해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통해서, 지나가도 아쉽지만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어요.

 

 오후에는 기분 좋은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이 조금 차갑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아요.

 기분 좋은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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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8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18-10-08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꽃을 보니 봄의 꽃을 마주하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 님의 남은 하루가 좋은 일들로 채워지길 바라요.

서니데이 2018-10-08 19:56   좋아요 0 | URL
얼마전에 찍은 꽃인데, 저는 여름에 보았던 생각이 납니다.
자목련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18-10-08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8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