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수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3시 06분, 바깥 기온은 25도입니다. 편안한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전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오후가 되면서 구름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구름이 많은 오후는 실내에서도 형광등 조명이 없으면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어요. 어느 날에는 너무 밝아서 책읽기가 좋지 않은 날도 있긴 한데, 그건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햇볕을 직접 받을 때의 일이고, 실내에서는 낮에 환한 시간에는 밝아서 좋은데, 오늘처럼 흐린 날에는 곧 비가 올 것 같고, 그리고 실은 계속 졸려요.

 

 그런데 오늘처럼 흐린 날에도 자외선 지수가 높다고 나옵니다. 자외선지수 6이면 높음이라고 옆에 나오는데, 전에 여름에는 9보다 높은 날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때는 매우 나쁨 이런 것 나왔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흐린 날에도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하다, 그런 말인 것 같은데, 자외선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좋지 않다고 하니까, 요즘은 여름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시기에 자외선 차단제를 쓰는 것 같은데, 자외선 차단제는 괜찮을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지난주에 찍은 사진입니다. 초에 불이 막 붙었을 때. 처음에는 투명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조금씩 안쪽부터 노란 색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불이 타고 있다는 것은 열기가 느껴져서 알게 되지만, 보이지 않아서 닿기 전에는 알기 어렵고, 닿는 순간에도 타는 뜨거움을 느끼기 전까지는 불에 닿았다는 것을 알기 어렵습니다. 미세한 차이, 아주 짧은 순간, 있는 것, 있는 것, 있는 것들이 이어지고 나면 나중에는 살짝 흔적이 남을지도요.

 

 요즘 기분이 예상했던 것과 달라서 무척 낯설어요. 시험 전, 시험 중, 시험 후의 느낌이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인지, 토요일과 일요일의 느낌이 다르고, 월요일와 수요일의 느낌은 더 많이 달라지는 중이예요. 조금 더 게을러지고, 조금 더 느릿느릿해지고 있는 것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것 말고, 시험이 끝났으니까 기분이 좋아, 그런 느낌이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낯선 느낌이 들어요.

 

 시험 보기 전날까지만 해도, 시험이 끝나면 생각하자, 하고 미루어두었던 것들이 많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시험 끝나고 나면 그동안 못했던 것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는데, 그 때는 그 생각을 하면 좋았거든요. 그런데, 금요일과 토요일 시험을 보고 끝나서 돌아올 때부터는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없어지기 시작했어요. 원래 시험 끝나고 나면 꼭 기분이 좋은 날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번이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번에는 마음이라도 편하게 지나가자, 그런 마음이 토요일 이었다면, 일요일은 그동안 엉망이 된 방을 조금 치우느라 생각 없이 잘 지나갔고,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는 그동안 미루어둔 것들을 하다보니 여유가 있을 때가 적어서 잘 지나갔던 것 같은데, 수요일이 되어서, 마음이 급한 것들부터 정리를 조금 하고 여유가 생겼더니, 이제는 피곤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지난주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하고 싶었던 것들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요. 겨우 한 주일 사이인데, 아주 오래 전 같은, 느낌도 들고, 또 한 순간이 빨리 지나가서 보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빠르면서 느릴 수 없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시험을 보고 나서 그 때는 잘 보았거나 아니거나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지만, 며칠을 지나는 동안 계속해서 시험은 잘 봤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전화를 여러번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 지 몰라서 난처할 때도 있었고, 조금은 어려운 질문처럼 들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인사로 하는 거야, 하는 걸 알고 있어요. 큰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니고, 시험 잘 봤는지, 잘 봤으면 좋겠는데, 하는 그런 마음일거야, 그런것들도요. 그리고 시험을 보고 나서 그 때는 잘 몰랐지만, 계속 생각나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나니까, 조금씩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시험지를 제출했고, 아쉬워도 올해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찾아볼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힘든 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그 생각이 날 때면 같이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잘 되지 않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을 알지만, 그래서 더.

 

 기분이 나쁜 건 아닌데, 낯선 기분이 찾아오는 것도 조금은 적응이 필요한 것일지도요. 이럴 때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내가 왜 이러지? 하는 것보다는 그냥 별 일 아니야, 그러면서 맛있는 주스라도 한 잔 마시고, 가까운 곳 잠깐 걸어서 돌아오는 게 실은 더 나을 것 같아서, 얼른 페이퍼를 쓰고 잠깐 걷다 와야겠어요. 어쩌면 어제처럼 할 일이나, 바쁜 느낌이 사라져서 잠시 생긴 시간이 낯설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니까요.

 

 구름이 많아서 날씨가 흐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햇볕이 강한 날과는 다른 또다른 편안한 느낌도 있는 오후예요.

 살짝 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것들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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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9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19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8-09-19 2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좀 걸으셨나요? ^^
저 책의 미키마우스 포즈가 너무 귀엽고 예뻐요. 흉내내서 한번 해볼까봐요. ^^

서니데이 2018-09-19 20:13   좋아요 1 | URL
네, 엄마가 간단한 심부름 부탁하셔서 집 가까운 거리 조금 걸었어요.
날씨가 많이 흐려서 일찍 돌아왔는데, 조금 지나서 비가 와서 그 때 다녀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 저책은 표지가 저도 예뻐서 다른 책보다 눈에 잘 보였어요.
다시 보니 포즈도 재미있는 것 같은데요.
저도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