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일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05분, 바깥 기온은 36도입니다. 더운 오후,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주도 계속해서 더웠는데, 그러다보니, 한 주 내내 더운 날씨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지난주에도 그 전주에도 계속 더웠으니까, 이제는 더운 날씨는 새로운 것이 아닌데도, 매일 하루종일 덥기 때문에, 덥다는 것을 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더운 날씨가 되어서 좋은 것도 있을텐데, 그런 거보다는 조금 더 불편하고 힘들고, 귀찮은 것들이 먼저 눈에 보입니다. 조금만 덜 더웠으면 좋을텐데, 같은 생각도 자주 들고요. 그래서인지 이번주도 무척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았어요.

 

 더운 날씨가 되어도 대부분의 하루는 비슷하게 흘러가야 하는데, 요즘 더위 때문인지, 무척 게을러지고 물렁물렁해지는 느낌입니다. 아이스팩이 딱딱하게 얼었다가 금방 물렁해지는 것처럼 더운 날씨가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다들 매일 덥긴 하지만 매일 하는 일들을 평소처럼 하는 분들이 많을거예요. 그런 생각으로 이어지면 어쩐지 게으른 사람은 별로 없고 나만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되기도 합니다.

 

 전에는 그렇게 더위를 많이 타는 것 같지 않았는데, 요즘은 더위나 추위에 약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들다가, 아니지 전에 이렇게 더운 날이 많지는 않았을거야, 같은 마음이 됩니다. 더운 날이 그렇게 많았다면, 매일 뉴스에서 그날의 날씨에 대한 뉴스를 뉴스 시작하고 바로 나오지는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이 지나면 바로 8월이 지나갈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들면, 더워도 조금이라도 열심히 살고 싶은, 그런 마음이 되었다가, 아니야 조금만 있다가, 같은 마음이 되었다가, 두 가지 사이를 계속 정하지 못하고 머무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다 달력을 보면 깜짝 놀랐다가, 시계를 보면 벌써? 그런 기분이 되었다가. 주말이 되어도 그런 것들이 매일 한 두번은 지나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침이면 조금 덜 더운 것 같은데,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선풍기와 아이스팩이 없다면 계속 체온이 상승하는 것만 같습니다. 조금 전에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었는데, 먹고 나니 시원하고 좋았지만, 어쩐지 달달해서 목이 더 마른 것 같아요. 매일의 기분처럼 좋은 시간이 짧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시간들이 더 긴 것 같은. 그런 일요일의 오후입니다.

 

 

 8월이 되니 무궁화가 나무에서 조금씩 피기 시작했습니다. 이 나무는 조금 빨리 피는 것 같고, 집 가까이 있는 나무는 조금 늦게 필 것 같아요. 가까이 가면 조금 더 잘 보이겠지만, 화단에 피어있는 꽃이라서 하얗고 빨간 부분이 잘 보이지 않게 사진에 찍혔습니다만, 살짝 나무 그늘이 진 곳에서 이 사진을 찍을 때에는 바람도 살짝 불었지만, 실은 무척 더웠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요즘은 가끔씩 소소한 것들을 삽니다. 집에 있긴 하지만, 새로운 볼펜을 하나 사고, 우리 집에는 없는 새로운 색의 인덱스를 사고, 포스트잇처럼 붙일 수 있는 꽃 그림이 그려진 메모지를 사고, 작은 수첩을 사거나, 노트를 사는 것. 한동안 미루어두었던 책들을 읽다가 갑자기 책을 한 권 사기도 했고, 많이 쓰지도 않지만 마스킹 테이프를 몇 개 샀습니다. 그런 것들은 어느 날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서 서랍 안에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에는 집에 없는 색의 형광펜이 하나둘 늘었고, 새로 나온 검정색 펜은 필기감이 좋을지도 몰라서 사두었는데, 또 새로운 것이 보여서 하나 더 늘어나고, 그렇게 서랍 속에서 쓸 시간을 기다라면서 모은 것들은 집에도 많이 있는데, 요즘 조금 더 늘었어요.

 

 한동안 그런 것들은 많이 사지 않았는데, 요즘은 가끔씩 그런 것들을 사고, 모으고, 씁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거지만 인덱스를 붙이다보니, 새로 산 인덱스는 금방 썼고, 노트에 낙서를 마구 하다보니, 예쁜 표지의 노트는 내지가 많이 줄었습니다. 형광펜으로 이것저것 그어보면 재미있으니까 계속 해보게 되고, 그런 것들이 싫지는 않은데, 그렇게 필요한 것도 아닌 것 같은, 하지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같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면서 매일 매일의 일상에 조금씩 많아지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렇지만, 언젠가 이런 것들을 이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하는 날도 생기게 될 수 있겠지, 그 때에는 다른 것들을 좋아하게 될 지도 몰라, 같은, 당연하지만 언제인지 알 수 없을 날들이 있을거예요. 좋아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생기는 것이 나은 것 같고, 가끔은 작은 것들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고민이란 큰 것이어서가 아니라 일종의 습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부터 무얼 할까, 하는 마음이 가끔은 즐거움을 주고, 가끔은 이제부터 뭘 하면 좋을까, 하는 막막함을 줍니다. 같은 시간이라면 이제부터 더 재미있고, 즐겁고, 신나고 기분 좋은 일들을 하는 것이 더 좋을거라는 건, 너무 당연하지만, 가끔 생각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더운 날의 느낌도 그럴지도 모릅니다. 더워서 더워서, 더워서만 하다가 그 사이 할 수 있을 즐거운 일들, 좋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지 않도록, 기분 좋은 것들을 많이 찾고 싶어요. 지금 기분 좋은 것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생각하면 기분 좋을 일들, 그런 것들이 찾아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 많이 있다는, 그런 날을 매일 그리고 자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어느 순간의 기쁨이 그렇게 길지 않다고 해요. 그러니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과 자주 마주치면 좋겠습니다. 하나가 좋으면, 하나는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좋은 하나가 좋지 않은 하나보다 더 좋은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더운 여름을 지나고 있어요.

 건강하고 기분 좋은 일요일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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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8-12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저희는 봄까지
냉동 택배에 끼어 있는 아이스팩을
쓸모없다고 버린 게 이렇게 후회가 될 줄 몰랐어요.
모아두면 다 쓸모가 있는 건데...
그래도 얼추 살인적 더위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오늘 새벽엔 선선한 바람도 불어주던데요?
앞으로 1주일 정도만 잘 버티면 밤에 꿀잠을 잘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 2018-08-12 20:33   좋아요 1 | URL
저희집도 올 여름 더위가 시작될 때 정리를 하면서 조금 남기고 버렸는데, 날씨가 많이 더워지니까 몇 개 없어서 조금 아쉬워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아이스팩이 많이 비싸지 않아서 조금더 살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많지 않지만 아직은 집에 있는 걸로 얼려서 쓰고 있습니다.
이제 지난주만큼 덥지는 않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조금은 더 덥지 않을까요. 이번주가 되면서부터는 그래도 조금은 나은 것 같습니다.
더위가 지나가는 건 좋은데, 날짜가 점점 시험에 가까워지는 게 저는 부담이예요.
stella,K님, 더운 여름 건강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