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 수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5시 29분, 바깥 기온은 24도입니다. 기분 좋은 수요일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오후 5시가 지났는데도, 햇볕이 무척 뜨거워요. 미세먼지와 오존은 보통이지만, 예상대로 자외선지수는 매우나쁨에 해당되는 8입니다.  오늘은 밖에 나오면서 귀찮은데, 귀찮지만, 하면서 양산을 챙겨왔어요. 들고 나올 때는 그랬지만, 바깥에 나와서 뜨거운 햇볕을 보는 순간, 귀찮다는 말은 사라지고, 햇볕을 가려주는 작은 그늘이 무척 다행스러운 느낌이 됩니다. 언젠가 비닐 우산으로 한 번 써봤는데, 무척 덥기만 하고 전혀 가려주는 느낌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양산은 진짜 UV처리가 되어 있는 건지, 아니면 천이라서 그런지, 조금은 덜 뜨거운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오래 서 있으면 더우니까, 얼른 그늘로 들어갔어요.

 

 지금 기온이 24도지만, 낮에는 조금 더 기온이 올라갔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좋은 날입니다. 조금 전에 걸어오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잎으로 가득한 목련 나무를 흔드는 모습을 잠깐 보았어요. 여름에 가까워지면서 나무는 봄에 보았던 것보다 조금 더 커다란 나무가 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커다랗게 된 나뭇잎 아래 서 있으니, 바람이 스치는 소리가 기분좋게 들렸습니다. 겨울이 되면 마른 가지가 되지만, 봄이 되면 더 많은 새 가지를 뻗고, 잎으로 채우면서 봄과 여름의 시간을 지나갑니다.

 

 살짝 흔들리는 정도의 바람이었지만, 사진은 이렇게 세차게 흔들린 것처럼 보입니다.^^

 

 어제 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는데, 11시 조금 지나서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꺠고는 잠들지 못햇어요. 밖에서 사이렌 소리도 아니고, 낯선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어? 이게 뭐지? 하다가 소리가 사라진 다음에도 잠이 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하루 종일 멍, 하는 중인데, 그렇다고 잠이 오는 것도 아니고 해서 오후가 되니까 조금 더 멍한 사람이 되었어요.

 

 점심을 먹기 싫어서, 늦은 오후에 커다란 고로케빵 하나와 우유를 마셨습니다. 고로케는 크로켓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고로케라는 말을 들으면 제과점에서 파는 그 빵이 생각나고, 크로켓은 그것보다는 조금 작고 동글동글한 감자샐러드 같은 것들이 들어있는 동그란 볼 같은 반찬 느낌이 떠올라요. 조금 짜고, 고기 같은 것이랑 당근과 감자 같은 것들이 들어있는, 겉에는 빵가루 같은 도톨도톨한 것들이 있는, 그리고 종이로 잡으면 살짝 기름이 배어 나오는, 그런 질감이 있는 빵인데, 오늘은 조금 짰어요.^^

 

 오후까지는 집에 있다가 페이퍼를 쓰려고 집 가까운 카페에 나왔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숙제를 하는 중입니다. 과목이 국사인지, 조금 전부터는 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이거 나올 거 같아, 밑며느리,

 밑며느리? 그런 게 어디있어?

 믿며느리

 아닌데, 밎며느리. 

 ...

 한참동안 밑며느리, 밎며느리, 아니야 며느리 아니야... 하다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그거 국사에 나오는 옥저 민며느리제 말하는 거야?? 같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해주지 않아도 될 거예요.

 

 만약 시험에 주관식 답안이면, 채점하는 선생님 재미있으시겠다, 생각보다는 주관식 쓸 때 얼마나 고민될까, 하는 마음에 가까워지는 걸 보면, 아 역시 시험 보는 입장이라서 그렇구나, 같은 것들을 발견합니다. 뭐, 어제도 수험생이었고, 지난달에도 수험생이었으니까, 너무 익숙해져서 잘 모르는 그런 거였겠지, 하는 마음이 되기도 하고요.

 

 작년에는 이 시기에 1차 시험을 보았기 때문에, 무척 초조했던 시간인데, 올해는 너무 늘어져있어서 참 큰일이다, 그런 생각을 몇 시간 전까지 했었어요. 올해는 이번주 토요일이 1차 시험일이라서, 더이상 여유를 부릴 수는 없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 실감나기도 하고, 올해는 이 때가 될 때까지 거의 한 게 없다는 걸 생각하고 기가 죽기도 합니다.

 

 옆테이블 학생들은 모여서 공부하는 것보다 여러명 모여서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아, 그래서 공부는 혼자 해야 하는 건가봐, 하면서도, 여러명 공부하는 사이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질 때도 요즘은 많으니까, 옆 테이블 학생들의 이야기가 오늘은 재미있게 들려요.^^

 

 오늘은 시간이 진짜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시원한 바람 잘 들어오는 기분 좋은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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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6-20 2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을 사진에 담으셨네요 ^^

서니데이 2018-06-21 13:58   좋아요 0 | URL
사진은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는 모습이 남네요.
hnine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자목련 2018-06-21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싱그러운 사진, 좋아요.

서니데이 2018-06-21 13:58   좋아요 0 | URL
목련나무인데, 잎이 많이 커졌습니다.
초록색이 예쁠 시기예요.
자목련님,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