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토요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31분, 바깥 기온은 26도 입니다. 편안한 토요일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벌써 4시 30분이 지났네요. 4시부터는 페이퍼를 써야지, 하면서도 이웃 서재를 조금 더 보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30분, 1시간, 그렇게 지나가는 것이 언제? 하는 사이가 될 정도로요. 인터넷에 접속해 있을 때는 그런 것 같아요. 뉴스를 찾아보아도, 이웃의 블로그를 보아도, 서점의 책구경을 해도요. 잠깐 사이에 여기저리 이어진 곳으로 가다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갑니다. 누군가의 일상을 구경하다 내 일상의 시간을 많이 쓴 거네, 같은 생각이 조금 전에 들었어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사이트는 정말 많아요. 가상의 공간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이 공간들이 실제의 우리 생활의 또다른 연결방식이 되어 있습니다. 현실의 확장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만큼 많은 것들이 있고, 다양한 정보와 읽을 거리도 많고, 소소한 이야기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때로는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해보느라 오늘 아침에 집 앞에 온 신문을 전만큼 읽지 않는 날이 있고, 통화를 하지 않아도 간단한 메시지를 통해서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이 어느 새 우리의 일상에서 친숙해졌습니다.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불렀던 것은 오래전의 일처러 느껴집니다. 지금은 그런 것도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일상의 많은 것들을 함께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공간 안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미있어서, 한참 즐겁게 이야기하다보면 앗 시간이 이만큼 되었네, 같은 느낌 비슷해요. 기분 좋은 사람과의 한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고, 어렵거나 불편한 자리의 대화는 어쩐지 시계를 보고 싶은 기분이거나, 아니면 주변의 다른 것들로 시선이 움직이는 것처럼, 같은 시간을 보내도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5월 26일은 벌써 20일 전인데, 이 날은 햇볕이 참 좋은 날이었어요. 저 하얀 꽃이 조금만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없어졌어요. 아쉽네요.^^;

 

  이번주에는 사소하지만, 잘 풀리지 않은 고민 같은 것들이 많은 한 주였어요.

 그러다보니, 머리가 조금 아팠어요. 하지만 오늘 새벽에 뒤척이다가 생각해보니, 그런 것들, 어

쩌면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같은 마음이 되었습니다. 한참 고민하다 결론이 그거냐,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면 복잡하고 불확실한 많은 것들의 중간과정을 지나고 나면 결론이라는 것이 때로는 그럴 수도 있는 거구나, 같은.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어쩌면 그런 것들이어서 더 답을 찾기 힘들었을지도,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 전 복잡하고 난이도 있는 수학문제를 풀 때에도, 처음에는 어떤 것을 물어보는지, 어떤 공식을 쓰는지, 어떤 과정으로 풀어야하는지, 그런 것들을 배웠지만, 문제를 만나면 잘 모르는 것처럼, 전에 본 것 같은 아는 것 같은 것들도 다시 만나면 늘 생소하고 잘 모르는 것들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결론이 0, 1, -1, 같은 답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찍은 사람이나 한참 푼 사람이나 같은 답을 얻는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과정을 풀어서 복잡한 중간 과정을 지난 답은 과정보다는 간결해지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중간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니까, 0,1,-1,로 찍지 않은 그런 거겠지요. 실은 가끔 찍고 싶을 때도 있고, 찍어서 잘 맞출 수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능력이 없어서, 열심히 풀어야 하는 것 같아요.

 

 잘 푸는 것, 잘 이해하는 것, 그리고 결론이 왜 이렇게 되지? 이런 과정에 이를 때까지, 계속 이게 맞는지, 잘 모를 때도 자신이 없을 때도 있어요. 아마 그런 것들은 어떤 목적지를 설정하고 길을 찾아갈 때에, 중간에 잘 모르는 길에서 여기가 맞는걸까, 하는 느낌으로 비슷한 자리를 계속 돌게 되는 기분과도 비슷합니다. 어느 길의 끝에는 답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일단은 가보지 않으면 결과를 알 수 없어요. 중간에 이게 아니어서 그만두고 다시 돌아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하나의 끝이거나, 또는 조금 먼 거리에서 보면 중간과정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에는 뭐든 잘 되는 기분, 어느 날에는 뭘 해도 잘 되지 않는 그런 기분, 그런 날들의 중간에 오르락 내리락 움직이면서 매일 매일 지나가는 것 같아요. 오늘은 좋은 날이 되기를, 오늘은 즐거운 날이 되기를, 평안하기를. 그렇게 바라면서요. 하지만 바라는 것과 다른 날, 다른 순간이 왔을 때, 그게 꼭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은 준비없는 때에 오기 때문에 낯설고, 조금은 당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지 않은 것들은 불확실하고, 이미 지나간 것들도 점점 불확실해집니다. 그럼 지금 이순간은? 너무 순간이어서 잘 보이지도 않는 것 같은데요.

 

 그런 날들을 지나면서 매일 매일의 자신을 잘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고, 매일 매일의 자신을 잘 다독이는 것도 쉽지 않고, 그래서 가끔은 목적지에 가야한다는 것을 아는데도, 너무 힘들어서 발이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어요. 언젠가, 넘어지면 쉬어가는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그 이야기가 이런 말일지도 모르겠어, 같은 느낌으로 옵니다. 그리고 살짝 바꿔서, 넘어지면 숨을 고르고 다친 곳이 있는지 찾아보고 천천히 일어나야해, 같은 생각으로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매일 넘어지는 것 같아요. 넘어졌을 때, 크게 다치지 않는 법, 그리고 다시 툭툭 잘 털고 일어나서 이전에 가던 길로 잘 가는 것, 그리고 다시 그 자리를 지날 때, 다시 넘어지면 어쩌지 하는 불안 대신에, 조금 천천히 가거나 조심해서 가면 되지, 같은 마음이 되는 것. 그런 것들이 조금은 급한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을 진정하게 하는데 좋을 것 같은데, 생각만큰 잘 되지 않더라구요.^^;

 

 편안한 주말 오후에는 넘어지고 일어나는 그런 심각해보이는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는 시원한 바람 잘 들어오는 집에서 초코맛, 포도맛, 아니면 딸기맛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텔레비전 채널 마구 돌리면서 있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요즘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되었고, 방송사에서 중계를 해줄테니까요. 축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러시아에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즐거운 주말, 시원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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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6-16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린 다 소 입니다 한병철의 저서에서 인터넷의 브라우저browser란 단어, browse란 단어의 어원이 소가 여기저기 풀을 뜯어먹는 의미라 하더군요 풀을 잘 뜯어먹읍시다! 뭔 소릴 하는지 ㅋ 즐건 주말 되세요 책을 제대로 읽기 시작하겠다 마음먹은 이후로 월드컵이 시작했는지도 몰랐네요 ㅎ

서니데이 2018-06-16 18:14   좋아요 1 | URL
저도 월드컵 시작한 걸 잘 몰랐는데, 며칠전에 시작했나봐요.
앗, 저도 소가 되어서 요즘 풀을 열심히 ....^^;
카알벨루치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8-06-16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6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6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6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6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6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6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6-17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블로그 없이 어떻게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컴퓨터에 빼앗기는 시간이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어제 네이버 블로그 여기저기 살피면서 많은 정보와 일상 이야기를 읽으며 보냈어요. 중요한 정보도 좋지만 화초 예쁘게 가꾸는 법이라든지 몸에 좋은 음식이라든지 이런 가벼운 이야기도 좋은 것 같아요.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8-06-17 18:09   좋아요 0 | URL
요즘은 스마트폰 때문에 인터넷 접속이 이전보다 더 가까워졌어요. pc에 인터넷전용선이 사무실과 가정에 보급되기 전보다 그렇고, 또 그 시기는 이전의 전화모뎀으로 pc통신을 하던 시절보다 더 그럴거예요. 계속해서 점점 더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가면서, 멀리 있고,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 연결되는 접점이 되는 것을 느낍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건 좋은데, 한번 들어가면 시간이 빠른 속도로 흐른다는 게 한편으로는 조금 문제같아요. 화면 밖의 일들을 할 시간이 적어지니까요.
오늘도 벌써 저녁먹을 시간이예요.
페크님, 편안한 일요일 저녁시간 보내세요.^^